설악.지리산 (ⅰ)

지리산 태극종주 (덕산-인월)

킬문 2009. 8. 18. 12:34

2009년 8월 14-15일 (금-토)

◈ 산행경로

남부터미널
원지(20:00-23:10)
덕산교(00:00)
시무산(00:41)
수양산(01:15)
계곡(01:53)
능선안부(02:28)
926봉
채석장갈림길(04:09)
웅석봉(05:51)
밤머리재(07:51)
아침(-08:41)
도토리봉(09:15)
동왕등재(10:24)
서왕등재(12:02)
왕등재습지(12:13)
외고개(12:32)
새재(12:56)
점심(13:19-13:51)
새봉(14:28)
독바위(14:53)
청이당고개(15:26)
쑥밭재
국골사거리(16:13)
하봉(17:24)
중봉(18:06)
천왕봉(18:34)
장터목산장(19:16)
저녁(-20:26)
세석산장
벽소령산장(01:19)
연하쳔산장
임걸령(07:01)
노고단(08:12)
성삼재(08:53)
아침(-09:16)
작은고리봉(09:52)
만복대(11:17)
정령치(12:04)
고리봉(12:24)
세걸산(14:21)
부운치
바래봉(16:36)
덕두산(17:02)
구인월마을(18:14)
인월터미널
동대전터미널(19:00-20:45)
동서울터미널(21:30-23:26)

◈ 도상거리
90.5km (?)

◈ 산행시간
42시간 14분

◈ 동행인
더산, 유사장

◈ 산행기

덕산-밤머리재
원지 택시부 옆의 평상에 누워 잠깐 시간을 보내다가 택시를 타고 덕산교 못미처의 시멘트도로 입구에서 내려 0시 정각에 지리산 남쪽 들머리를 힘차게 출발한다.
임도를 따라가다 산으로 붙어 하늘에서 반짝거리는 별들을 바라보며 시무산(402.5m)을 넘고 잘나있는 산길을 타고 수양산(502.3m)으로 올라가서야 문득 지금 태극종주를 하고있다는 생각을 한다.
안부에서 능선길을 놓치고 '남명등산로'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사면길을 타고가다 찬물이 흘러내리는 계곡을 만나 우왕좌왕 하지만 계속 좋은 길이 이어져 따라간다.
벌목봉(743m)을 지난 안부에서 다시 마루금과 만나 어둠에 묻혀있는 봉우리들을 넘고 습지가 있는 곳에서 능선길로 들어 '웅석봉 5.1km' 이정판과 고령토 채석장 갈림길을 연신 지난다.
안부에서 샘터가 있는 헬기장을 지나 통신시설과 정상오석이 있는 웅석봉(1099.3m)으로 올라가니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동부능선이 앞에 장쾌하게 펼쳐지고 올라온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슬에 바지자락을 적시며 샘터까지 내려갔다가 지저분하다는 생각에 물을 못뜨고, 왕재를 지나서 앞에 우뚝한 도토리봉을 바라보며 반질반질한 산길을 바삐 내려간다.
나무계단길을 타고 밤머리재로 내려가 찬물에 얼굴을 씻고 간이식당의 권사장님이 준비하신 막걸리에 깨죽과 밥으로 식사를 하고 커피까지 한잔씩 마신 다음 밧줄에 막힌 뒷길로 서둘러 들어간다.



▲ 태극종주 들머리



▲ 시무산 정상



▲ 수양산 정상



▲ 웅석봉 정상



▲ 웅석봉에서 바라본 천왕봉과 동부능선



▲ 밤머리재



밤머리재-장터목산장
진땀을 흘리며 가파른 산길을 올라 헬기장이 있는 도토리봉(908m)을 넘고 완만해진 한적한 숲길로 전망이 트이는 봉우리로 올라가면 멀리 웅석봉을 지나 이어온 능선이 아스라하게 보여 감탄사가 나온다.
깨진 삼각점(산청311)이 있는 동왕등재(935.8m)를 넘고 맞은편으로 가깝게 서있는 천왕봉을 바라보며 걸어가다 몇년전에도 직진해서 잘못갔던 갈림길에서 표지기들을 보며 오른쪽으로 꺽어진다.
능선에서 약간 떨어져있는 서왕등재(1048m) 정상을 확인하고 왕등재습지로 내려가니 최근에 비가 와서인지 흐르는 물이 양도 많고 깨끗해 식수로도 적당하게 보인다.
나무다리를 건너자마자 왼쪽으로 꺽어 서늘하고 완만한 등로 따라 외고개를 지나고 새재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새재로 내려가면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에 눈을 뜨기도 힘들다.
빽빽한 싸리나무와 억새들을 헤치고 가파른 능선을 올라가다 바람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위에 앉아 밤머리재에서 싸온 주먹밥을 김에 싸 먹지만 입이 써서 잘 들어가지 않는다.
가파른 바위지대들을 넘고 새봉(1315m)의 너럭바위로 올라가니 지리 주능선이 앞에 시원하게 펼쳐지고 독바위 너머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어름터로 뚜렸하게 길이 갈라지는 쑥밭재를 지나고 산죽숲을 헤치며 청이당고개로 내려가 차디찬 물을 마음껏 마시고 페트병을 채운 다음 공단에서 막아놓은 나무들을 넘어 가파르게 국골사거리로 올라서면 전에 있던 이정판은 보이지 않고 나무에 붉은 페인트만 칠해져 있다.
몰려드는 모기떼들을 쫓으며 체기가 있는 일행을 기다려 양쪽으로 간간이 나타나는 산길들을 조심해서 하봉(1746m)으로 올라가니 칠선계곡과 국골을 가르는 초암릉이 내려다 보이고 앞에는 사태지역이 있는 중봉이 높게 솟아있어 기를 죽인다.
여기저기 공단에서 막아놓은 고사목들을 짜증스럽게 넘고 나무들이 울창한 바위지대들을 지나 치밭목으로 기는 일반등로를 만나 중봉(1875m)으로 올라가면 앞에 한민족의 모산인 천왕봉이 웅장한 모습으로 서있다.
안부로 떨어졌다 가파른 바윗길을 타고 천왕봉(1915m)으로 올라 일망무제로 펼져지는 멋진 조망을 휘휘 둘러보다 장터목으로 내려가니 휴가철을 맞아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 동왕등재 오르며 바라본 웅석봉



▲ 동왕등재에서 바라본 천왕봉



▲ 왕등재습지



▲ 새봉에서 바라본 독바위와 천왕봉



▲ 청이당



▲ 하봉 오르며 바라본 두류봉



▲ 하봉에서 바라본 중봉과 천왕봉



▲ 천왕봉 정상



▲ 천왕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산줄기



▲ 천왕봉에서의 섬진강쪽 조망



▲ 천왕봉에서 바라본 주능선



장터목산장-성삼재
나무식탁 한자리를 차지해 빌린 버너와 코펠로 기대했었던 라면을 끓이고 낯짝 두껍게 밥과 술까지 얻어먹은 다음 몸이 안좋으신 유사장님을 산장에 모시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긴다.
밀려오는 졸음기를 쫓으며 연하봉과 촛대봉을 넘어 어둠에 묻혀있는 세석산장을 그냥 지나치고 추억이 서려있는 영신봉을 넘어 칠선봉의 바위지대를 통과한다.
마치 우회하는 것 같은 산길로 덕평봉을 지나고 가도가도 나오지 않는 벽소령산장을 찾아가 한켠에 몸을 누이지만 몸을 파고드는 한기에 20분을 넘기지 못하고 일어난다.
길이 헷갈린다는 동부능선을 낮에 넘으려고 연이어 밤을 지새게 잘못 계획을 짠 자신을 책하며 울퉁불퉁한 너덜들이 짜증스럽게 하는 능선길을 비몽사몽간에 힘겹게 넘는다.
연하천산장에서 또 30여분 몸을 누이다 선비샘에서 미숫가루를 타마시며 정신을 차리고 간간이 올라오는 산객들을 지나쳐 토끼봉을 힘겹게 넘어서면 본격적으로 수많은 등산객들이 밀물처럼 몰려들어 지리산이 난전처럼 시끌벅적거린다.
건네는 인사에 일일이 대꾸도 못한 채 화개재로 내려가 550개라는 계단길을 555개로 세며 삼도봉을 넘고 물맛 좋은 임걸령샘터에서 목을 축인 다음 수많은 사람들을 뚫고 앞에 보이는 노고단으로 향한다.
따가운 햇볕을 받으며 노고단고개를 지나고, 바람 한점 불지않는 사면길로 관광객들이 바글바글한 노고단으로 올라 지겨운 비포장길을 타고 성삼재로 내려가 휴게소에서 소주 한컵을 들이키고 비빔밥을 서둘러 먹는다.



▲ 노고단고개에서 바라본 형제봉 능선



▲ 노고단고개에서 바라본 견두지맥



성삼재-구인월
눈에 익은 백두대간길 따라 간간이 불어주는 바람을 고마워하며 능선을 올라가다 30여미터 떨어져 있는 작은고리봉(1248.0m)으로 올라가 견두지맥종주 때 미처 보지 못했던 정상석을 확인한다.
헬기장을 지나고 흰 밧줄이 쳐져있는 가파른 초지를 지나 만복대(1438.4m)로 올라가니 조망이 탁 트여 반야봉과 노고단이 지척이지만 가야할 바래봉이 예상과는 달리 까마득하게 보여 그만 기가 죽는다.
견두지맥 갈림길을 지나고 북쪽으로 꺽어 백두대간 종주때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산불초소봉을 만나 여행객들이 왁작거리는 정령치 도로로 내려가 차디찬 캔맥주로 달구어진 몸을 식힌다.
잘나있는 바윗길로 이정표가 서있는 고리봉(1304.5m)을 올라 고기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을 버리고 바래봉쪽으로 꺽어지면 성하의 수림이 울창하지만 곳곳에 작은 야광테이프들이 나무에 붙혀져 있다.
바위지대를 휘돌아 '세걸산 1.3km'라 잘못 적혀있는 이정표를 만나고 흐릿하게 이어지는 산길을 한동안 지나 세걸산(1216m)으로 올라가니 아직 바래봉까지 5.6km라 적혀있어 기운이 빠진다.
세동치를 지나고 작열하는 태양빛을 맞으며 수많은 봉우리들을 넘어 부운치와 팔랑치를 넘어서면 앞에 드넓은 초원지대가 펼쳐지고 드디어 바래봉이 우뚝한 모습을 보인다.
가시나무들이 척척 널브러져 있는 초지 사이로 빽빽한 철쭉군락들을 지나고 나무데크 전망대로 올라가 마실 나온 마을분들께 시원한 오이를 아주 달게 얻어먹는다.
임도를 한동안 따라가다 그야말로 찬물이 뿜어져 나오는 샘터에서 등목까지 하고 가파른 사면길로 바래봉(1186m)으로 올라가니 조망이 시원하게 트여서 지나온 태극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흐릿해진 산길로 헬기장을 지나 정상판이 서있는 덕두산(1149.9m)으로 올라가 이어지는 북릉을 타고 휴양림갈림길을 지나 능선만 고집해서 내려가면 안부에 '구인월 0.7km' 이정표가 서있다.
지루하게 이어지는 숲길 따라 구인월로 내려가 종주자들이 단골로 사진을 찍는 마을회관 수도가에서 대강 땀에 찌든 몸을 딱고 지리산올레길 왔다는 사람을 지나쳐 마지막 동대전행 버스를 가까스로 잡아탄다.



▲ 작은고리봉 정상



▲ 작은고리봉에서 바라본 반야봉



▲ 만복대 정상



▲ 고리봉 정상



▲ 고리봉에서 바라본 서부능선



▲ 세걸산 정상



▲ 세걸산에서 바라본 바래봉



▲ 바래봉 샘터



▲ 바래봉 정상



▲ 바래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산줄기



▲ 덕두산 정상



▲ 구인월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