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ⅴ)

기상청과 구라청 (종유산-부용산)

킬문 2012. 11. 6. 12:44
2012년 11월 4일 (일요일)

◈ 산행경로
상봉역
춘천역(05:59-07:16)
소양강댐
들머리(08:30-08:54)
임도고개(09:10)
469봉(09:38)
577.8봉(10:16)
584봉(10:56)
부귀고개(11:19)
710봉(12:02)
점심식사(-12:22)
늘목고개(12:52)
653.9봉(13:11)
699봉(13:22)
종유산(14:10)
783봉(14:15-14:28)
건천령(15:08)
능선갈림길(15:56)
부용산(16:12)
백치고개(16:51)
청평사선착장
소양강댐(17:30-17:50)
춘천역
상봉역

◈ 도상거리
15km

◈ 산행시간
7시간 57분

◈ 산행기

- 소양호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소양강댐 휴게소에 앉아 아침부터 소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가 가리산 간다는 일단의 산객들과 모터보트를 타고 물로리 입구 맞은 편의 호수가에서 혼자 내린다.
멀어지는 배를 바라보다 무덤들을 여럿 지나서 흐릿하게 인적이 남아있는 만추의 능선을 천천히 올라가면 소양호가 옆으로 펼쳐지고 오른쪽으로 내평리의 도로와 민가들이 내려다 보인다.
묵은 임도고개를 넘어 밑에서 나는 소 울음 소리를 들으며 목장의 철선이 쳐져있는 산길 따라 힘겹게 469봉으로 올라가니 박무 속에 부청고개에서 봉화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가깝게 펼쳐진다.
음산하게 불어오는 찬바람을 맞으며 전위봉을 넘어 억새로 뒤덮혀 있는 577.8봉으로 올라가면 생각지도 않은 이등삼각점(내평22/1988재설)이 반겨주고, 종유산 뒤로 죽엽산과 사명산이 시야에 들어오며 빼콤한 대암산 정수리가 멀리 모습을 보인다.



▲ 소양호



▲ 들머리



▲ 가운데의 쏙 들어간, 봉화산으로 이어지는 부청고개



▲ 577.8봉 정상



▲ 577.8봉에서 바라본 종유산, 죽엽산, 사명산



▲ 577.8봉에서 당겨본, 이어지는 능선



- 부귀고개
가을로 곱게 물든, 이어지는 능선을 바라보며 구덩이들이 파여있는 능선을 따라가니 2군단의 6.25 유적지 탐사 리본들이 여기저기에 촘촘하게 달려있다.
584봉에서 북쪽으로 꺽어 잔 너덜과 두툼하게 깔려있는 낙엽에 미끄러지며 급 사면을 떨어져 2차선 포장도로가 넘어가는 부귀고개로 내려가면 이런저런 안내문들이 서있지만 차량 통행은 거의 없어 적적한 분위기가 난다.
낮부터의 비 소식에 연신 하늘을 기웃거리며 통신탑 옆으로 들어가 한동안 가파른 능선을 치고 710봉으로 올라가니 둥그런 공터가 있어 비오기 전에 20여분 막걸리를 마시며 점심을 먹어둔다.
시간당 20mm까지 온다는 예보에 계획했던 삼척 산행을 포기한 터라 점차 날이 개이고 햇볕까지 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기상청을 욕하다가 한적한 능선길을 지나 좌우로 길이 뚜렷한 늘목고개로 내려가면 정상이라고 쓰인 이상한 안내판 하나가 서있고 왼쪽으로 임도가 가깝게 보인다.



▲ 부귀고개



▲ 710봉



▲ 낙엽송



▲ 늘목고개로 내려가며 당겨본 병풍산과 죽엽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653.9봉과 죽엽산



▲ 늘목고개



- 종유산
언제부터인가 다시 나타난 철선을 보며 삼각점(내평409/2005재설)이 풀섭에 숨어있는 653.9봉을 넘고 바로 위의 699봉으로 올라가니 문 닫힌 산불 초소가 있는데 안에는 가지런히 정돈된 초소지기의 물품들이 보인다.
앞에 뾰족하게 솟아있는 종유산을 바라보며 간간이 나타나는 암릉지대를 돌거나 넘어서 가파른 능선을 한동안 올라가지만 아직도 정상은 저너머로 모습을 보인다.
몇번이나 속은 끝에 글씨 없는 삼각점과 작은 정상판이 붙어있는 종유산(811.1m)으로 올라가면 앞에 부용산줄기가 가깝고 죽엽산으로 이어지는 도솔지맥의 산줄기가 흐릿하게 펼쳐진다.
독한 마가목주 한컵으로 목을 축이고 잡목이 무성한 능선길을 지나 도솔지맥상의 783봉으로 올라가니 몇년전 건천령에서 힘들게 올라와 퍼져 앉아 쉬던 기억이 떠올라 슬그머니 웃음이 나온다.



▲ 653.9봉 정상



▲ 699봉



▲ 종유산 정상



- 부용산
양쪽으로 더욱 뚜렷한 지능선들을 살피며 간간이 표지기들이 붙어있는 잡목 숲을 헤치고 임도 삼거리인 건천령으로 내려가면 야영하기 좋은 장소라는 말답게 가까운 곳에서 물소리가 들려온다.
임도를 따라가다 능선으로 붙어 땀을 흘리며 한동안 가파른 능선을 지나 능선 갈림길로 올라서니 전에 없던 표지기들이 여럿 붙어있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고 길을 못찾아 한참 헤메이던 생각이 난다.
뚜렷해진 산길 따라 오늘의 최고봉인 부용산(882.0m)으로 올라가면 낡은 헬기장 한편에 삼각점(내평302/2005재설)이 놓여있고 작은 정상판도 붙어있지만 조망은 가려있다.
미끄러운 능선길을 뚝 떨어져서 2차선 도로가 넘어가는 백치고개로 내려가 오봉산은 포기하고 청평사로 걸어가다 지나가는 차를 잡아타고 선착장으로 간다.
싱거운 산행을 마치고 내일부터는 막배가 17시로 단축된다는 주인장의 말을 들으며 17시 30분 표를 끊어 데이트 하는 아베크족들과 함께 뉘엿뉘엿 해가 지기 시작하는 유원지길을 내려간다.



▲ 건천령 내려가며 바라본 부용산



▲ 건천령



▲ 부용산 정상



▲ 백치고개



▲ 선착장



▲ 소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