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ⅴ)

an old fashioned love song (봉화산-부용산)

킬문 2013. 2. 5. 13:28
2013년 2월 2일 (토요일)

◈ 산행경로
상봉역
춘천역(05:55-07:12)
소양댐
들머리(08:30-08:46)
292봉(09:02)
391.6봉(09:25)
삼거리안부(09:59)
부청고개(10:06)
포장도로고개(10:36)
봉화산(12:11)
615.4봉(12:40)
하우고개(12:50)
청평사갈림길(13:40)
청평사갈림길(14:06)
868봉(14:48)
부용산(15:22)
백치고개(16:02)
청평사
소양댐(16:30-16:35)
춘천역(17:00-17:33)
상봉역(17:43-19:00)

◈ 도상거리
12km

◈ 산행시간
7시간 16분

◈ 산행기

- 391.6봉
바닥이 얼어 미끄러운 선창을 조심스레 딛고 물로리 가기 바로 전의 삼막골 쪽 바위 위로 내려 손짓 하는 선장과 인사 하고 어구 하나가 뒹구는 숲으로 들어간다.
흐릿하게 이어지는 족적을 보며 흙묘를 거푸 지나고 물살을 가르며 물로리로 향하는 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292봉으로 올라가니 짙은 소양호가 양쪽으로 펼쳐진다.
미끄러운 산길을 떨어져 내려가 안부에서 나무들을 잡고 한동안 가파른 능선 길을 지나 391.6봉으로 올라가면 잔설 속에 묻힌 오래된 삼각점(내평410/2002복구?)이 반겨준다.
송림이 울창한 한적한 능선을 지나 북쪽 지능선으로 가다 돌아와 미끄러운 급 사면을 벌벌 기어서 내려가니 나뭇가지 사이로 봉화산 정수리가 빼꼼하게 모습을 보인다.



▲ 소양호



▲ 들머리



▲ 댐쪽



▲ 들머리



▲ 391.6봉 정상



- 부청고개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고 불 땐 흔적이 남아있는 안부를 지나서 점처 뚜렷해지는 산길 따라 임도가 넘어가는 부청고개로 내려가면 빈 움막들이 곳곳에 보인다.
절벽을 이룬 절개지를 왼쪽으로 돌다가 급사면을 치고 땀을 흘리며 무덤들이 널려있는 능선으로 올라가니 어디선가 한적한 산길이 나타난다.
묘들로 이어지는 뚜렷한 산길을 타고 1차선 포장 도로에 반사경이 서있는 고개로 올라서면 모처럼 시야가 트여 부귀고개로 이어지는 맞은편 지능선이 멋진 모습을 보인다.
얼어붙은 도로가에서 으레껏 막걸리 한컵을 마시고 산으로 붙어 전신주들과 검은 광케이블 선이 넘어가는 능선으로 올라가니 점차 적설이 많아지고 냉랭한 바람에 몸이 에인다.



▲ 부청고개



▲ 도로고개



▲ 도로에서 바라본 부귀고개쪽 지능선



- 봉화산
발목을 덮다가 무릎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며 거친 바위지대들을 이리저리 넘고 큰 암릉들을 우회하며 올라가면 양지 쪽은 눈이 녹으며 얼어붙어 미끄럽기 그지없다.
흐릿하게 족적이 찍혀있는 눈길에 푹푹 빠져가며 전위 봉을 넘고 가파른 능선을 한동안 치고 둥그런 공터에 석축이 쳐져있는 봉화산(735m)으로 올라가니 작은 플래카드 한장만이 걸려있고, 맞은편으로 박무 속에 마적산줄기가 흐릿하게 펼쳐지며 부용산이 나뭇가지 사이로 보인다.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길을 뚫고 험한 암릉을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해서 넘어 높게 눈 처마를 이룬 능선을 잡목들을 헤치며 어렵게 나아간다.
삼각점은 볼 수 없지만 벌목된 615.4봉을 지나고 습설에 푹푹 빠지며 포장 도로가 지나가는 하우고개로 내려서면 수북하게 쌓인 눈과 반질반질하게 얼어붙은 바퀴 자국 때문에 차가 넘기는 힘들 것 같고 적막한 분위기만이 든다.



▲ 봉화산 정상



▲ 봉화산 정상



▲ 하우고개



- 설원
스펫츠도 없어 다 젖어버린 발가락을 대책 없이 꼼지락거리다 고개를 왼쪽으로 조금 돌아 나무들을 부여잡고 짧은 절벽지대를 기어올라 능선으로 붙는다.
한적한 잣나무 지대에서 다시 막걸리 한컵으로 갈증을 달래고 족적도 없는 눈길을 헤치며 찬바람만이 불어오는 능선을 쉬지않고 올라간다.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청평사 갈림 길부터 나타나는 흐릿한 발자국을 딛으면 굳은눈에 허벅지까지 푹푹 빠지고 중심을 잃어 넘어지기도 한다.
다시 청평사 갈림 길을 한번 더 지나고 새파란 겨울 하늘을 바라보며 점점 가팔라지는 설원을 한발자국씩 올라가니 구슬땀이 떨어지고 숨은 턱까지 찬다.


- 부용산
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바위지대들을 넘어 가파른 능선을 한동안 치고 868봉으로 올라가면 앞에 부용산이 모습을 보이고 찬바람만이 거세게 불어온다.
유일한 전망대에서 추엽산과 사명산을 바라보고 허벅지까지 굳은 눈에 빠져서 이리저리 넘어지는 곤욕을 치루며 가도가도 나오지않는, 머나먼 부용산(882.0m)으로 힘겹게 올라가니 삼각점은 눈 속에 파묻혀 있고 발자국들만이 어지럽게 나있다.
서쪽으로 꺾어 여전히 많은 적설을 헤치며 마지막 배를 놓칠까 서둘러 능선을 내려가면 앞에 넘어야 할 오봉산 연봉이 모습을 보여 아쉽지만 등산화는 물론 양말과 바지가 다 젖었고 내일 창선도 산행도 있어 그만 접기로 한다.
지겨운 눈길을 헤치며 백치고개로 내려가 승합차를 히치해서 청평사로 내려가니 오늘부터 다시 17시 30분으로 배편이 연장됐다고 하고 손을 잡은 연인들이 떼를 지어 올라온다.
선착장에서 16시 30분 배를 타고 옛 추억을 떠올리며 캔맥주를 벌컥이고 있으면 꽉 찬 실내에서는 연인들이 주고받는 나지막한 밀어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 868봉에서 바라본 죽엽산과 사명산



▲ 당겨본 사명산



▲ 부용산 정상



▲ 백치고개



▲ 선착장



▲ 청평사



▲ 오봉산



▲ 소양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