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ⅵ)

중포한 백석산행

킬문 2015. 9. 8. 12:44
2015년 9월 6일 (일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진부터미널(06:22-08:42)
막동교(08:59)
859봉(10:34)
903봉(11:33)
김해김씨묘(12:08)
임도(12:28)
1074.4봉(13:14)
임도(14:01)
탈출(15:10)
임도(15:41)
임도(16:36)
903봉(17:10)
장전계곡(19:13)
진부터미널
동서울터미널(20:05-22:35)

◈ 도상거리
약 10km

◈ 산행시간
10시간 14분

◈ 후기

예보와 달리 아침부터 부슬부슬 내려오는 비를 맞으며 막동폭포를 구경 하고 야영을 하는 피서객들을 보며 막동계곡을 조금 따라가다 흰색 파이프관을 넘어 왼쪽의 급사면으로 들어선다.
사방에 쓰러진 나무들을 피해 약한 고비나물의 순들을 부여잡고 길도 없는 급사면을 치고 올라가면 큰소리로 흘러가는 오대천이 밑으로 펼쳐지고, 최근 비가 와서인지 큰 발로차버섯들이 여기저기 모습을 보인다.
눈개승마 군락지를 지나 왼쪽에서 오는 희미한 족적들을 만나서 머리 위의 공제선을 바라보며 끝없이 이어지던, 미끄러운 된비알을 힘겹게 넘어 859봉으로 올라 찬 막걸리 한컵으로 흐르는 땀을 식힌다.
서쪽으로 꺽어 성가신, 잔너덜 깔린 능선을 지나고 줄지어 나타나는 큰 암릉들을 이리저리 우회하며 903봉으로 올라가니 비구름에 가린 주능선이 멀치감치 떨어져 시야에 들어온다.



▲ 막동교



▲ 막동폭포



▲ 눈개승마



김해김씨묘와 호식총 비숫한 돌무덤 한곳을 지나 쑥부쟁이 피어있는 임도를 건너서 다시 된비알을 치고 1074.4봉에 올라 미역줄나무 군락들을 뚫고 간신히 삼각점(정선405/2004재설)을 확인한다.
간간이 나타나는 싸리와 가지버섯들을 따다 그쳤다 내리기를 반복하는 빗줄기를 맞으며 한여름의 무성한 잡목과 가시덤불들을 헤치고 두번째 임도로 오르지만 벌써 시간이 많이 흘러 백석산에나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절개지로 붙었다가 빽빽한 산죽에 막혀 되돌아와 잠시 임도를 따라가다가 능선으로 붙는데 질긴 미역줄나무와 굵은 칡넝쿨들로 뒤섞인 산죽지대가 가로막고 족적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손으로 넝쿨들을 하나하나 끊으며 한시간 넘게 온몸으로 산죽숲을 뚫지만 200미터도 가지 못하고, 주능선까지는 아직 1.5km나 남아있는데 벌써 오후 3시가 넘어 더는 진행할 수가 없게 된다.



▲ 돌무덤



▲ 첫 임도



▲ 늪지대



▲ 1074.4봉 정상



▲ 두번째 임도



백석산을 포기하고 임도로 내려가 오른쪽으로 임도를 따라가면 하안미리와 모릿재를 잇는 삼거리 이정표에 막동리까지 5km라 적혀있지만 아무리 지도를 살펴도 너무 멀어보여 판단이 서지 않는다.
한적한 임도를 따라가다 장전교쪽으로 이어지는 샛길 임도를 흘려보내고 아까 건넜던 임도고개로 내려가 능선으로 붙어 지겨운 임릉들을 우회해서 왔던 길을 내려간다.
903봉에서 엉뚱하게 북쪽으로 잘못 가다 돌아와 동쪽으로 방향을 잡아 뚝 떨어지는 바윗길을 한동안 치고 내려가다 보니 주능선은 왼쪽인데 너무 높아보여 그냥 계곡으로 가기로 한다.
잔너덜과 젖은 암릉에 미끄러지며 족적 없는 급사면을 긴장해서 치고 내려가다 넓은 너덜지대를 횡단해서 잡목들을 뚫고 어둑어둑해지는 장전계곡을 만나 피서객들의 흔적을 보며 징검다리로 물을 건너 포장도로로 올라선다.
진부 택시를 부르고 우렁찬 물소리를 들으며 도로에 걸터앉아 마지막 남은 마가목주를 마시며 몸단장을 하고 있으면 험준한 장전리쪽 산자락에는 금방 실한 어둠이 몰려온다.



▲ 임도 삼거리



▲ 임도에서 바라본, 주능선 전의 1325봉



▲ 너덜자대



▲ 장전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