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ⅵ)

그 많던 밤버섯은 어디로 다 갔나? (잠두산-백석산)

킬문 2015. 9. 1. 14:54
2015년 8월 30일 (일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진부터미널(06:22-08:38)
증평교(08:54)
682봉(09:45)
임도(10:40)
주능선(11:26)
잠두산(13:27)
점심식사(-13:47)
백석산(14:49)
1315봉(15:09-15:49)
1083.0봉갈림길(16:08)
임도(16:32)
임도고개(16:37)
임도(17:49)
중평교(18:21)
진부터미널
동서울터미널(20:40-23:12)

◈ 도상거리
11km

◈ 산행시간
9시간 27분

◈ 동행인
더산

◈ 산행기

- 682봉
부석사와 화의리의 들머리인 증평교에서 택시를 내려 무덤가로 들어가 간벌목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가파른 능선을 치고 올라가니 초반부터 진땀이 흐르고 숨이 차오른다.
버섯 욕심에 연신 주위를 둘러보며 흐릿한 산길을 따라가다 바위 전망대로 나아가면 앞에 박무에 가린 박지산과 진부쪽 산봉들이 흐릿하게 펼쳐진다.
힘겹게 682봉을 넘고 왼쪽 사면으로 이어지는 묵은 임도를 따라가다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는 짓푸른 초원을 치고 능선으로 붙으니 흐릿한 족적이 나타난다.
이름도 모르는 발로차 버섯들을 보며 한여름의 무성한 가시덤불과 잡목들을 한동안 뚫고 교통 표지판도 서있는, 인적 드문 임도로 올라가 찬 막걸리로 갈증을 달랜다.



▲ 부석사 들머리



▲ 발로차버섯



▲ 임도



- 잠두산
왼쪽 임도 따라 백석산과 잠두산을 바라보며 1012봉을 우회하고 능선으로 붙어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한적한 능선길을 따라간다.
이따금씩 나타나는 싸리버섯들을 따며 1039.4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붙어 작년에 많이 보였던 밤버섯들을 찾으며 거친 철쭉나무들을 헤친다.
능선에 널려있는 싸리버섯과 시들어가는 꽃송이버섯들을 따며 고도를 높혀 능선을 올라가면 화려하게 꽃을 피운 곰취와 아직은 여린 작은 곰취들이 섞여있어 올해 유난히 심했던 가뭄을 생각나게 한다.
점점 뚜렸해지는 산길 따라 작년, 짙은 비안개에 가렸었던 우중산행을 떠올리며 삼각점과 정상판이 걸려있는 잠두산(1243.0m)에 올라 몰려드는 파리떼들을 쫓으며 참외 하나를 깍아 잠깐 점심을 먹는다.



▲ 임도에서 바라본 잠두산



▲ 임도에서 바라본 백석산과 잠두산



▲ 참나무에 달린 향기 좋은 버섯인데 이름은 몰라도 챙겨왔다.



▲ 잠두산 정상



- 백석산
암릉 전망대에서 절구산과 금당산쪽을 바라보다 멧돼지들이 마구 파헤쳐놓은, 허물어진 산길 따라 신리로 길이 갈라지는 안부를 지나고 잡초들로 뒤덮힌 대화리 갈림길을 찾아보며 가파른 능선을 올라간다.
비에 젖은 나무들을 헤치고 백석산(1364.6m)로 올라 온갖 야생화들로 장식하고 있는 헬기장 바닥에 앉아 참치캔에 독한 마가목주 한컵씩 마시며 시원한 바람을 맞고있으니 하룻밤 야영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왕지맥 주능선을 버리고 북동쪽으로 꺽어 흐릿하게나 족적이 남아있는 오지의 숲길을 천천히 내려가면 새들은 날라다니며 노래를 부르고 동자꽃들은 화사하게 피어 산객들을 맞아준다.
사방에 널려있는 굵은 더덕들을 캐며 1315봉을 넘고 다음의 봉우리에서 남동쪽으로 꺽어 내려가 1083.0봉과 부석사로 이어지는 오른쪽 길을 버리고 왼쪽 지능선으로 꺽는다.
족적도 없는 흐릿한 능선을 따라가다 오른쪽 사면으로 잘못 떨어져, 잡목들을 헤치고 임도로 내려가 바로 위의 고개로 올라가니 뚜렸한 산길이 나타나 아쉬워진다.



▲ 암릉에서 바라본 거문산과 금당산



▲ 지능선들



▲ 백석산 정상



▲ 백석산 정상



▲ 백석산에서 바라본 잠두산



▲ 백석산에서 바라본, 계방산에서 오대산으로 이어지는 한강기맥



- 중평교
족적이 흐지부지 사라지는 산길을 내려가다 다시 왼쪽 지능선으로 잘못 떨어져, 잡목들을 헤치고 잔돌밭에 미끄러지며 내려가면 낮부터 어두어지며 천둥소리가 울리던 하늘에서 기어이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폭우에 흠뻑 몸이 젖어 빗물이 넘쳐 흐르는 마랑골을 건너 임도로 올라가 비구름에 덮혀있는 산자락들을 바라보며 임도를 걸어가다 약수터에서 시원한 샘물 한모금을 마신다.
비어있는 썰렁한 펜션들을 보며 빗물이 철철 넘치는 임도를 지나 산행을 시작한 31번 국도의 증평교로 내려가 몸단장을 하고, 승강장에서 한참을 기다리지만 정선에서 떠난 마지막 버스는 보지도 않고 지나쳐 버린다.
택시를 불러 진부로 나가 터미널 직원에게 항의를 하다 포기하고 마지막 버스표를 끊고는 진한 더덕주에 실한 삼선짬뽕 한그릇으로 미진했던 짧은 산행을 마무리 한다.



▲ 임도고개



▲ 마랑골 임도



▲ 중평교



▲ 싸리버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