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과 근육통이 있어 직장을 하루 쉬고 받은 코로나 검사와 인플루엔자 검사가 모두 음성으로 나왔음에도 자기 밥 먹는 식탁에서 멀리 떨어져 앉아 있으라는 딸네미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기어이 고함과 폭언까지 쏱아내고는 마음이 편치못해
대강 배낭을 꾸려 우이동으로 나간다.
우여곡절 끝에 공사를 재개하는 콘도미니엄 건설 현장을 지나 사전 예약 해야한다는 이정표를 보고는 우이령 옛길로 갈 계획을 포기하고 용덕사 입구에서 텅 빈 산길로 들어가니 부실한 몸에서 굵은 비지땀이 뚝뚝 떨어진다.
힘겹게 융모정고개로 올라가 그늘의 의자에 앉아 시원한 골바람을 맞으며 막걸리 한 컵 마시고 힘든 몸을 추스려 용덕사 입구에서 이어지는 지능선의 암봉을 바라보며 영봉으로 올라가면 따가운 햇볕만이 내리쬔다.
그늘의 바위에 배낭을 베고 누워 인수봉을 바라보며 40 여분 멍을 때리다가 병 때문인지 아님 오래 바람을 맞아서인지 으슬으슬 추워오는 몸을 느끼며 무거운 배낭을 메고 하루재로 내려간다.
그저 무겁기만 한 다리를 채근하며 지겨운 돌밭 계곡 길을 지나 능선으로 붙어 우이동으로 내려가 자주 있는 130번 버스를 타고 창동으로 돌아와 아파트 앞 편의점에서 찬 캔맥주를 마시며 이모저모로 다사다난한 요즈음의 일들을 생각한다.
우이동(14:15)
융모정고개(15:06)
영봉(16:03)
우이동(16:43-17:51)
2020년 7월 16일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