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의 산행과 과음으로 느지막하게 일어나 막걸리 한 병 챙겨서 우이동에서 흉물스러운 콘도미니엄 공사 현장을 지나 우이남릉으로 들어간다.
곳곳의 바위 틈새에서 웃고 떠드는 중년 남녀들을 보며 삼거리에서 가파른 암 능으로 붙어 첫 노송 쉼터로 올라가 맞은편의 수릭산과 불암산을 바라보며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한동안 앉아있다가 바위 틈새로 내려간다.
전에 올랐던 바윗길을 피해 우회로를 타고 능선으로 붙어 구멍바위 전의 안부에서 암릉을 넘어서 굵은 밧줄이 걸려있는 에덴동산에 올라 개미들이 노니는 너럭바위에 자리를 잡고 비장의 꽁치통조림을 따서 소주를 마시며 두어 시간 멍을 때리고 누워있다가 으슬으슬한 추위를 느끼며 일어난다.
인수봉에서 상장봉으로 이어지는 유장한 능선을 바라보다 바위를 내려가 우이암 일반 능선으로 나가 고색창연한 원통사를 지나 우이동으로 돌아가 웬일인지 어제부터 스멀스멀 밀려오는 씁쓰레한 기분을 애써 떨구며 집으로 돌아간다.
10:25-16:30, 2020.7.26. (일요일)
▲ 첫 노송 쉼터
▲ 백운봉과 용문산
▲ 에덴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