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일 (일요일)
◈ 산행경로
신사역
소석문(23:30-03:19)
동봉
서봉(05:11)
작천소령
주작산휴양림(10:20)
주작산진달래(11:54)
흔들바위(13:11)
봉양저수지(13:41)
수양마을13:57)
대흥사
신사역(16:30-22:52)
◈ 도상거리
16.3km
◈ 산행시간
10시간 38분
◈ 함께 하신 분들
신사산악회 (바람부리)
◈ 후기
소석문에서 버스를 내려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마른 먼지 풀풀 일어나는 된비알을 치고 능선으로 붙어 아득한 속세의 불빛들을 바라보며 안전시설들이 줄줄이 놓여있는 암 능 지대들을 넘는다.
우회로를 버리고 가파른 암 능들을 치고 동봉을 넘어 서봉을 지나 멀리 바닷가와 저수지들의 푸른 물빛을 바라보며 붐비는 인파들과 함께 진달래들이 붉게 만개한 산길을 따라가면 마치 천상의 화원에 온 듯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왠지 힘이 없고 심한 갈증이 타는 부실한 몸을 느끼며 바위 한쪽에 앉아 배낭을 뒤지며 막걸리를 찾다가 착각으로 챙겨오지 못한 것을 알고는 기운이 빠져 500밀리 생수를 벌컥거리지만 이제 남은 물이나 음료수도 전혀 없어서 난감해진다.
바다를 물들이는 멋진 일출을 한동안 바라보며 쉬고는 진달래 대신 억새들이 출렁이는 완만해진 초원을 지나 끼리끼리 모여 단란하게 식사를 하는 등산객들을 부럽게 바라보며 천혜향 귤 두 개를 까서 아침을 대신하고 독한 소주를 조금씩 마시지만 갈증만 심해지고 어질어질해서 몇 번이나 바위에 발이 걸려 넘어질 뻔했던 상황을 넘긴다.
타는 목마름에 찬 막걸리나 한 잔 얻어 마시려고 벌써 주작산을 왕복하고 정자 삼거리에서 쉬고 있다는 바람부리님과 통화하고 힘겹게 작천소령 임도로 떨어졌다가 너무 거리 차이가 나서 두륜산은 지레 포기하고 혼자 가시라 하고는 왼쪽의 휴양림으로 꺾는다.
분주하게 오르내리는 택시들을 보며 샤워장과 공동취사장을 기웃거리다 아무리 돌려도 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수도꼭지에 실망을 하며 터벅터벅 힘겹게 관리사무소로 내려가 정수기 물을 마음껏 마시고 벤치에 앉아있으니 심술궂은 봄바람에 아까운 벚꽃비가 온몸으로 떨어진다.
비몽사몽 40여 분을 맥없이 앉아 있다가 다시 작천소령으로 올라가 임도를 타고 분홍색 진달래로 화려하게 물들은 암 봉들을 보며 주작산 갈림길을 지나서 봉우리를 넘어서니 주변에 원초적인 색상의 화원이 활짝 펼쳐져서 그만 정신이 혼미해진다.
정자 삼거리를 지나서 넘치는 상춘객들과 함께 암 봉들을 넘고 오소재 까지 라도 갈려고 마지막 봉우리로 진행하다가 오고가는 인파들로 꽉 막힌 암 능들을 보고는 마음을 돌려 정자 삼거리로 돌아가 양란 재배장 길을 타고 작천소령으로 내려간다.
연신 큰소리로 ‘아새끼’를 외치는 상인에게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서 벤치에 산객들과 같이 앉아 대화를 나누며 남은 소주를 마시며 쉬고는 다시 도로를 타고 휴양림으로 내려가다가 이정표가 있는 흔들바위로 올라가 맞은편의 주작산을 아쉽게 바라보고 돌아온다.
택시는 많지만 너무 시간이 일러서 편의점에서 찬 맥주를 마실 요량으로 계속 도로를 타고 짙푸른 봉양저수지를 지나 많은 등산객들과 함께 신전면 수양마을로 내려가지만 가게 하나 보이지 않는다.
걸어가기는 너무 먼 거리이라 포기하고 휴양림에서 나오는 택시에 합승해서 오소재를 넘고 대흥사로 돌아가 두륜산까지 종주했다는 바람부리님과 만나 역시 손님으로 차고 넘치는 식당에서 찬 맥소 몇 잔으로 뒤풀이를 하고 피곤한 몸을 뉘이고는 지겨움에 후회를 하며 막히는 고속도로를 간신히 통과해 마지막 전철 시간에 맞춰 아슬아슬하게 서울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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