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9일 (금요일)
◈ 산행경로
도봉산광역환승센터
만세교(06:25-07:18)
451.3봉
금주산(09:08)
희망봉(10:44)
곰넘이봉(11:53)
관모봉(13:19)
481.0봉
343.9봉
성동1교(15:20)
469.9봉(16:43)
관음골재
관음산(18:28)
낭유고개(19:53)
영북농협
동대문광역환승센터(20:30-22:01)
◈ 산행거리
23.48km
◈ 산행시간
12시간 35분
◈ 산행기
자주 오는 만세교에서 버스를 내려 알싸한 추위에 몸을 떨며 얼어붙은 명덕천을 따라가다 금룡사 도로로 들어가 수많은 작은 불상들이 모셔져 있던 사찰 바로 앞에서 왼쪽의 나무계단 따라 능선으로 붙어 줄줄이 걸려있는 밧줄들을 잡고 바위 지대들을 올라가니 험한 벼랑에 자리한 금룡사가 내려다보이고 천주산 너머로 왕방산이 듬직한 모습으로 펼쳐진다.
뾰족한 451.3봉으로 붙어 눈 덮인 암 능을 걸어가다 웬일인지 정상 바로 전에서 되돌아간 선답자의 발자국을 둘러보고 숫눈길에 기분 좋게 족적을 남기며 정상석과 삼각점이 놓여있는 금주산(568.3m)에 올라 예전의 추억들을 떠올리며 앉아서 쉬고 지현교로 지능선이 갈라지는 562.6봉을 두리번거리며 낙엽들만 수북한 눈길을 바삐 따라간다.
헬기장에 희망봉 기념석이 놓여있는 543.3봉에 올라 몇 년 전 산우와 나란히 앉아 소주를 마시며 한담을 나눴던 그 벤치에 앉아 따사한 햇살을 벗 삼아 간식을 먹고 가파른 눈길에 이리저리 미끄러지며 공터에 표지기들만 날리는 곰넘이봉(x600.4m)을 넘어서 아직 멀리에 삐쭉하게 모자 형상으로 서 있는 관모봉으로 향한다.
한동안 지루한 산길을 지나 낡은 임도를 건너 능선으로 붙어 가파른 바위 지대들을 타고 예전 군부대가 있던 관모봉(585.5m)에 올라 달짝지근한 과자로 쓴 입속을 달래고 찬 바람을 맞으며 얼기설기 파진 참호 따라 양문리로 길이 갈라지는 481.0봉으로 내려가 발자국이 일제히 사라진 북쪽으로 향한다.
삼거리인 343.9봉에서 멀리 박 무에 가려있는 관음산을 겨냥해서 오른쪽으로 꺾어 급경사 돌길을 치고 내려가 임도와 만나서 성동리 민가로 떨어져 성동1교로 영평천을 건너서 손두부 식당들이 몰려있는 파주골로 들어가 도로에 앉아 쉬며 초콜릿과 콜라 한 모금으로 힘을 보탠다.
엉성한 등산로 안내도가 있는 삼거리에서 옛 기억을 되살려 왼쪽으로 꺾어 임도를 따라가다 무작정 길 없는 된비알을 30여 분 치고 힘겹게 능선으로 붙어 거센 바람을 맞으며 참호 공터에 낡은 삼각점이 놓여있는 469.9봉에 올라 반대쪽으로 아직 멀리에 서 있는 관음산을 겨냥해서 참호들만 어지러운 능선을 미끄러져 가시덤불 가득한 관음골재로 내려간다.
족적 하나 없이 온통 적설로 가려있는 가파른 능선을 한발 한발 러셀을 하며 힘겹게 올라가면 점차 산자락은 땅거미가 물들기 시작하고 차가워진 바람에 몸은 떨리는데 정상은 아직 멀리에 있고 예상했던 시간은 훌쩍 넘어서 긴장이 된다.
찬 눈에 정강이까지 푹푹 빠지며 명성지맥과 만나서 몇 번을 속으며 마지막 산길을 지나 기진맥진해 앙증맞은 정상석이 반겨주는 관음산(732.1m)에 올라 현란한 포천시의 야경들을 바라보며 숨을 고르고 혹시 눈길이 없을까 우려하며 북동쪽 마루금으로 들어가니 우려했던 것과 달리 뚜렷한 발자국들이 어지럽게 찍혀있어 마음이 놓인다.
랜턴을 밝히며 내려오다 바람 잔잔한 바윗가에 서서 3주 전에 낭유고개에서 왕복을 하며 발자국을 남겨 주신 악수님의 공덕을 떠올리며 단 감귤 하나 까먹고 지루한 눈길을 지나 언제나 까칠한 비탈을 떨어져 내려가서 전차 방호벽이 있는 낭유고개에서 산행을 마치고 힘 좋을 때는 다녀왔던, 건너편 사향봉 자락을 기웃거리며 운천 택시를 기다린다.
▲ 금주산
▲ 금룡사
▲ 천주산 너머의 왕방산
▲ 관모봉과 곰넘이봉 능선
▲ 금주산
▲ 천주산
▲ 금주산 정상
▲ 희망봉 정상
▲ 곰넘이봉 정상
▲ 폐광지대
▲ 관모봉 정상
▲ 성동1교
▲ 관음산 정상
▲ 낭유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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