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6일 (목요일)
◈ 답사경로
청평역(05:30-06:12)
현리터미널(06:27-06:45)
보아귀골(07:30)
연인산(09:03)
용추계곡 버스종점(11:13)
가평역(13:44)
상천역(15:47)
호명호수(16:59)
호명산(18:58)
청평역(20:00)
◈ 답사거리
43.3km
◈ 답사시간
12시간 30분
◈ 후기
현리에서 오늘부터 바뀐 시간표를 모르고 반대쪽 정류장에 서 있다가 첫 버스를 눈앞에서 놓치고 쓰린 마음으로 택시를 잡아 보아귀골에서 내려 전에 매몰차게 소주 한 병을 거절했던 그 남자 주인장을 보며 골짜기로 들어가 작년 폭설로 척척 늘어진 잡목들을 헤치며 본격적으로 보아귀골을 올라간다.
어느 산에서나 볼 수 있는 돌 참호에 붙어있는, 숯가마터라는 믿기 힘든 안내판들을 보며 가파르게 이어지는 바위지대들을 한동안 타고 고도를 높여가며 눈부시게 펼쳐지는 초원을 지나 낯익은 연인산에 올라가 서너 명의 등산객들과 함께 명지산과 운악산을 휘휘 둘러보고 갈 길이 바빠 능선 길을 달려 내려가 계곡으로 나있는 정규 등 로로 떨어진다.
성가신 자갈길을 지나 널찍한 임도와 만나서 수량 많은 용추계곡을 한동안 따라가다 밑에서 삼삼오오 올라오는 등산객들과 지나쳐 징검다리로 잘 정비된 물길을 차례로 건너 물놀이하는 피서객들을 부럽게 바라보며 데크 계단들을 타고 관리사무소로 내려간다.
분수가에서 서늘한 바람을 즐기며 간식을 먹고 화려하게 피어있는 초여름의 야생화들을 바라보며 의례 아파오는 어깨를 주무르고 승안천 꽃길을 지나 기억에 남는 우무교를 지나서 계량교로 가평천과 합류해 낙석 공사를 하는 보납산을 바라보며 피곤한 모습으로 자라섬을 물어보는 외국인 여성에게 길을 알려준다.
도심으로 들어가 지겨운 도로를 터벅터벅 걸어 쉬지 않고 맹렬하게 눈과 귀로 달려드는 날파리들을 쫓으며 여행객들로 붐비는 가평역으로 가서 늘 애용하던 편의점에 앉아 시원한 맥주와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우며 언제나 질리지 않는 옛 추억들을 헤아린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바라보며 앞뒤로 지나치는 자전거족들과 함께 달천천 벚꽃길을 따라가다 따가운 햇볕을 피해 태양광 펜널들이 천장을 만든 도로를 지나 예전의 경춘선 터널로 들어가 서늘하다 못해 냉기가 도는 바람을 즐기고 지겹게 이어지는 도로 따라 에덴스포츠센터를 지나 아픈 어깨를 달래줄 소주 한 컵을 생각하며 상천역으로 걸어가지만 기대했던 편의점이 없어 아쉬워하며 바로 가게가 있다는 호명호수로 향한다.
공원 벤치에 앉아 이것저것 간식을 먹고 반질반질하게 이어지는 산책로 따라 호명호수로 올라가 기다렸던 소주 한 컵과 찬 콜라로 지친 몸을 달래고 가뭄으로 바짝 마른 호수를 바라보며 산으로 붙어 눈에 익은 기념 석과 문 닫은 이층 상가를 지나쳐 이어지는 바위지대들을 지나 금방 나타나지 않는 기차바위를 어렵게 올라간다.
데크에서 미세먼지로 가린 산하를 둘러보고 지쳐서인지 금방 줄어들지 않는 거리를 생각하며 뻐근한 다리를 채근해서 호명산에 올라 벤치에서 남은 소주를 벌컥거리고 멀리 명지산과 연인산을 바라보며 쓰잘데없는 잡생각에 잠겼다가 뒤따라 올라오는 노인 한분을 보며 바삐 배낭을 들고 하산을 서두른다.
오래전에 동그라미님과 야등을 하던 때를 그리워하며 뚝 떨어지는 산길을 타고 체육 시설들이 놓여 있는 삼거리로 내려가 청평댐 길을 주의하며 오른쪽으로 꺾어 무슨 행사가 있는 지 밑에서 마이크로 떠드는 소리를 들어가며 가평천을 건너 청평역으로 걸어간다.
이 먼 곳을 기차로 다니며 인생의 황금기를 몇 년이나 말아먹었던 흑역사를 생각하며 매점에서 찬 캔맥주라도 살까 기웃거리다가 금방 달려온 상봉행 전철에 올라 마구잡이로 떠드는 노인네들을 바라보며 같이 반성하고 자리 한쪽에 앉아 갈아입지 못한 옷에서 땀 냄새라도 날까 노심초사한다.
▲ 연인산 정상
▲ 연인산에서 바라본 명지산과 화악산
▲ 칼봉산과 매봉
▲ 운악산
▲ 용추계곡
▲ 꽃밭
▲ 마루산과 보납산
▲ 보납산 낙석 공사
▲ 터널
▲ 에덴스포츠센터와 불기산
▲ 호명호
▲ 호명산 정상
▲ 호명산 산그리매
▲ 호명호와 지나온 능선
▲청평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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