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경기둘레길 16 (남양방조제-화성방조제-궁평항-탄도항)

킬문 2024. 8. 5. 12:34

2024년 8월 3일 (토요일)

◈ 답사경로
용산역
평택역(06:19-07:15)
평택항(07:27-8:30)
평택항홍보관(08:59)
신당근린공원
수도사(11:09)
남양방조제
이화리정류장(12:23)
매향리생태공원(13:56)
화성방조제
궁평항(16:58)
백미리어촌체험마을
제부도입구
탄도항(21:33)
오이도역(22:00-22:55)
사당역

◈ 답사거리
53.51km

◈ 답사시간
13시간 03분

◈ 후기





지난주부터 새카맣게 변한 내 모습에 충격을 받아 난생처음으로 선크림을 바르고 팔 토시까지 한 다음 대형 트럭들이 질주하는 공장단지를 지나 평택항 홍보관에 올라 신당근린공원을 지나고 동네 표지기 몇 개와 잘못 붙여진 서해랑 리본을 보며 뚜렷한 산길을 따라가다 두 번이나 홍보관으로 돌아와 신경을 바짝  써서 길을 찾아 공원으로 내려가지만 30 여분이나 시간을 허비한다.
지나 주에 하루 보내려 했던 찜질방을 보며 포승산업단지를 지나 철조망 따라 2함대 사령부를 돌아 원효대사의 전설이 깃든 수도사로 가서 기다렸던 찬물을 마시려고 경내로 내려섰다가 바짝 마른 돌 수조 옆에 고무호스가 달린 수도꼭지를 보고서야 산도 없는 절에서 계곡을 찾은 미련한 자신을 깨닫고 벤치에서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맡기며 그냥 소주 한 모금으로 타는듯한 더위를 달랜다.
남양만 갑문을 지나 아련한 바다 풍경이 펼쳐지는 방조제를 걸어 기아자동차 사거리를 지나 냉방기가 맹렬하게 돌아가는 편의점에서 찬 콜라를 두 캔이나 허겁지겁 마시고 이화리 마을들을 지나 화성 드림파크 야구장을 보면서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으로 들어가 잘 정비된 널찍한 단지를 지나 텅 빈 정자에 누워서 뜨거운 열기를 내뱉으며 그치지 않고 흐르는 땀을 닦는다.
땅에 떨어진 생수병을 주워 흙 묻은 팔에 부었다가 목욕탕 온수처럼 뜨거운 물에 놀라고는 만나는 편의점마다 들어가 찬 음료와 맥주를 쏟아 붓고 이런 날씨에 트레킹을 하지 말라는 주인아주머니의 충고를 들으며 일자로 길게 뻗은 화성방조제로 들어가니 나무 그늘들이 있지만 어질어질하고 자꾸 졸음이 와 바닥에 걸터앉는 일이 반복되어 전곡항 막차를 놓칠까 걱정이 된다.
굉음을 내며 질주하는 차량과 평화스럽게 저수지에 앉아있는 철새들을 바라보며 캠핑 차들이 널려있는 매향항을 지나서 10km나 된다는 시멘트 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다 길 가운데의 잡초더미를 큰 새로 착각하는 황당한 일도 겪으면서 멀리 모습을 보이는 궁평항으로 향하지만 가도 가도 끝이 안 나와 힘이 빠진다.
다행히 조금씩 컨디션이 돌아와 속도를 빨리해서 우정교를 건너 관광객들로 붐비는 궁평항으로 가서 찬 음료로 달아오르는 몸뚱이를 식히고 아름다운 데크 길을 지나 해변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을 보며 너른 해송군락지에서 신선하고 서늘한 대기를 즐기는 가족 단위의 사람들을 지나고 해안가에 아슬아슬하게 조성된 둘레 길을 긴장해서 따라간다.
둘레길이 맞을까 할 정도로 무성한 잡초 길과 좁은 방조제 시멘트 가장자리를 지나 백미리 어촌 체험 마을을 통과해서 너른 개펄이 펼쳐지는 해안가를 마냥 따라가다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음악을 틀어놓고 노래를 부르며 가족들과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동남아 가장을 지나쳐 땅거미에 지기 시작하는 제부도와 전곡항을 향해 새카만 방게 떼들을 피해 어두울 때는 실족도 할 수 있는 방조제를 따라가면 다행히 넓은 임도가 나타나 마음이 놓인다.
민머리의 젊은이가 부는 구슬픈 색소폰 소리를 들으며 불을 밝힌 해안의 식당들을 지나 제부도 입구의 도로 삼거리로 나가서 다시 편의점에서 시원한 음료로 갈증을 달래고 적막에 묻힌 도로를 서둘러 걸어가니 거의 포기했던 21시 40분 막차를 충분히 탈 수 있을 것 같아 힘이 솟는다.
불을 밝히고 전곡항으로 달려가는 1002번 버스를 두 대나 보며 바쁜 와중에도 컴컴한 공원을 통과해서 철문으로 굳게 막혀있는 둘레 길을 도로로 우회해 어둠 속에 리본들을 확인하며 방조제를 건넜다가 갑자기 나타난 탄도항 이정표를 보고는 산책 나온 주민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전곡항을 지나쳤음을 알아차린다.
남은 시간은 7분인지라 돌아갈 희망이 없어 도로로 올라와 마침 한편에 주차하고 있는 123번 버스를 보고 기사 분에게 확인해 꿩 대신 닭으로 22시 막차를 타고 오이도로 가 전철을 타고 종점인 사당역에서는 운 좋게 심야버스를 잡아타지만 4시간이 걸려서야 새벽 2시가 넘어 집에 도착해 시작하며 링반데룽 했던 대가를 톡톡히 치룬 날이 되었다.



▲ 평택항 마린센터


▲ 평택항홍보관





▲ 수도사



▲ 남양만



▲ 남양방조제



▲ 매향리생태공원의 소녀상



▲ 서해



▲ 화성방조제









▲ 화성호





▲ 궁평항



▲ 궁평해안



▲ 해송군락



▲ 해안 둘레길



▲ 제부도와 전곡항



▲ 지나온 둘레길



▲ 석양



▲ 탄도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