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오대산 봄나들이

킬문 2026. 5. 11. 16:58

진부역 버스 정류장 맨 앞에서 상원사 가는 빨간 버스를 기다리다 시간표를 잘못 읽고 눈앞에서 뒷사람들을 꽉 채운 버스를 그냥 보내는 바보짓을 했다가 뒤늦게 택시를 잡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달래며 상원사에 도착하여 언제 그랬냐는 듯 청정하고 상쾌한 대기에 환호성을 지르며 계곡으로 들어간다.

철 따라 피어나는 야생화들을 바라보며 능선 안부에 올라 전에 없던 이정표를 보며 찬 콜라를 마시며 쉬고 한강기맥 주능선으로 붙어 역시 짙푸른 박새들이 눈부시게 펼쳐지는 초원지대를 지나 늘 쉬던 곳에서 이제 공용 화기를 가져올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절절하게 깨달으며 곰취에 인절미를 싸서 점심을 먹고 숲으로 들어간다.

예년보다 크기도 작고 군락지도 많이 줄어들었음을 느끼며 눈에 띄는 나물들을 뜯다 호령봉을 넘어 감자밭등 안부로 내려가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곳곳에 머리를 들고 있는 연한 순들을 욕심껏 담고 계곡으로 진행하는 일행들과 헤어져 서대사 뒤의 사면을 마지막으로 뒤지며 상원사로 내려가 화장실의 찬 계곡물로 얼굴을 닦는다.

늘 가는 진부의 중국집에서 매운 짬뽕 곱배기에 소맥 한잔씩으로 뒤풀이를 하며 마음씨 좋은 주인 아주머니가 고봉으로 담아온 흰 쌀밥까지 배부르게 먹고, 진부를 차로 지나가며 봤다는 메아리님과 전화 통화를 하고는 오대산 산불 소식을 들으며  만원 열차에 올라 피곤한 몸을 누이고 일주일 후의 설악산 메인게임을 그리며 집으로 돌아간다.

 

(청량리역-진부역-상원사-호령봉-감자밭등안부-호령봉-상원사-진부-진부역-청량리역)

(09:38-17:13, 9.08km, 7'35", 2026.5.09.)

( 더산, 표산, 칼바위, 두루)

오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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