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북.낙동.낙남정맥

낙동정맥 4구간 (취서산-신불산-가지산-외항)

킬문 2006. 7. 11. 14:47
2002년 6월 8일(토요일)

◈ 산행일정

35번국도(04:25)
삼남목장(05:15)
취서산장(05:55)
취서산(06:30)
신불산(07:25)
간월재(08:09)
간월산(08:24)
배내봉(09:37)
배내고개(10:12)
능동산갈림길(10:39)
삼각점봉우리(11:16)
석남고개(11:37)
가지산(12:46)
쌀바위(13:30)
상운산(14:00)
귀바위(14:05)
운문령(14:42)
894.8봉(15:25)
능선갈림길(15:44)
외항(16:04)

◈ 산행시간
약 11시간 39분

◈ 동행인
권태진, 또마, 강환구, 이사벨라, 바랭이, 이경한, 산길로, 능금

◈ 산행기

- 취서산(영축산)
오늘은 외항재까지 상당이 긴 구간이라 뿌옇게 안개가 낀 이른 새벽부터 산행을 시작하지만 날은 그리 어둡지 않다.
경부고속도로를 육교로 건너고 35번 국도에서 삼남목장 이정표를 따라 시멘트길을 지나서 밭을 가로질러 정맥을 이어간다.
억새가 무성한 삼남목장의 임도를 따라 올라가다 철조망을 지나고 수로가 있는 너덜지대에서 숨을 고른다.
꾸불꾸불 이어지는 임도를 직선으로 가로지르는 가파른 산길을 한동안 올라가면 산불초소가 있는 취서산장이 나오는데 문은 굳게 닫혀있다.
산장앞의 의자에 앉으니 조망이 대단히 좋아서 지나왔던 정맥의 연봉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삼남면 일대가 훤히 내려다 보이지만 바람이 너무나 차가워 이내 자리를 뜬다.
산길을 올라가다 우회길을 버리고 조금은 위험해 보이는 암릉으로 올라가 날등을 밟으며 암봉들을 통과한다.
정상석이 있는 취서산(1058.9m) 암봉에 오르면 시살등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잘 보이고 드넓은 억새밭 너머로 가지산이 까마득하게 멀리 보여 기가 죽는다.

- 신불산
찬바람을 맞고 땀에 젖은 몸을 벌벌 떨면서 광활한 억새밭사이를 지나면 평원에 듬성듬성 외롭게 서있는 노송들이 이색적으로 보인다.
안부를 넘고 돌투성이의 가파른 산길을 지나 무너진 돌탑이 있는 신불산(1208.9m)에 오르니 몇년전 올라왔던 공룡능선의 멋진 암릉들이 반겨준다.
후미를 기다리며 바위에 기대어 잠을 자다가 너무나 추어서 일어나고 휴식년제로 묶여있다는 간월재를 감시원이 출근하기 전에 빨리 통과하기로 한다.
울주군에서 설치한 쉼터들을 지나고 돌탑이 있는 봉우리를 넘어 고도를 급하게 낮추며 넓은 임도가 지나가는 간월재로 내려선다.
고개에는 영업을 준비하는 간이매점이 서있고 표지석옆에 6.25전쟁때 공비들의 아지트가 있었고 많은 양민들이 학살당한 곳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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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내고개
가파른 산길을 힘겹게 오르고 노송들이 어우러진 바위지대를 지나서 간월산(1083.1m)에 오르니 천황산과 재약산이 가깝게 보이고 사자평이 푸른색으로 넓게 펼쳐지며 가야할 가지산과 고헌산이 멀리 보여서 가지산으로 오르는 힘든 길을 벌써부터 걱정들을 한다.
돌무더기가 쌓여있는 안부를 지나고 동쪽으로 절벽지대가 있는 능선을 지나 넓은 헬기장과 정상목이 있는 배내봉(964m)에 올라서 이경한님이 얼려온 막걸리를 한잔씩 마시니 입이 얼얼하다.
억새밭을 지나다가 정맥은 이정표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꺽어지며 뚜렸한 길이 이어지지만 능선을 놓치는것 같아 되돌아 가보니 능선으로도 희미한 길이 있고 내려가면서 결국은 만난다.
미끄러운 진흙길을 내려가 63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배내고개로 내려서니 매점과 식당들이 있고 차량통행이 많으며 도로가의 수도에서 식수를 충분히 보충한다.

- 가지산
절개지를 오르고 헬기장을 지나서 억새군락지를 통과하면 뜨거운 햇빛이 내려쬐고 진땀이 줄줄 흐른다.
능동산갈림길에서 능동산은 왼쪽으로 지척이지만 마루금을 확인하느라 뒤쳐졌기 때문에 북쪽으로 꺽어지는 정맥길로 바로 내려간다.
기다리던 일행들과 시원한 숲속에서 권태진님의 분복주를 한잔씩 마시고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서 관목들이 빽빽한 능선을 내려간다.
이정표와 돌탑이 서있는 석남고개를 지나고 널찍한 등산로를 따라 간이매점을 지나서 밧줄이 매어져있는 가파른 나무계단을 올라간다.
땀을 흘리며 1168.8봉에 서니 그제서야 가지산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울퉁불퉁한 바윗길따라 이정표가 있는 안부로 내려선다.
급경사 암릉길을 한동안 오르면 드디어 영남알프스의 최고봉인 가지산(1240m)인데 정상석이 있는 암봉에 서니 사방으로 막힘이 없어 고헌산으로 이어지는 정맥길이 훤하게 보이고 맞은편으로 운문산이 높이 솟아 있으며 시원한 바람이 끊임없이 불어온다.

- 운문령
이정표따라 가파른 암릉길을 내려가서 한적한 능선따라 헬기장을 지나면 쌀바위가 잘 보이기 시작한다.
큰 암봉인 쌀바위를 돌아 내려가니 추모비가 서있으며 플라스틱통에 받아놓은 물을 한모금씩 마시고 식수도 보충한다.
매점으로 나가면 임도가 나오지만 능선으로 들어가 산죽이 무성한 길을 올라가니 정상목이 서있는 상운산(1114m)이며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바윗길을 내려가 전망대같은 귀바위를 지나고 가파르게 떨어지면 임도와 다시 만나는데 석남사와 가지산온천으로 갈라지는 길을 버리고 임도따라 내려가면 69번 지방도로상의 운문령이다.
미리 내려와서 기다리시던 산길로님과 능금님을 만나서 간이매점에서 시원한 막걸리를 돌려 마시고 근무가 있는 대전의 이경한님은 차를 얻어타고 밀양으로 먼저 내려간다.

- 외항
맞은편의 예쁜 카페 옆으로 들어가 능선으로 붙어 억새와 잡초들이 우거진 완만한 길을 오른다.
헬기장을 지나고 가파르게 이어지는 비탈길을 한동안 오르면 불탄 소나무 한그루가 지키고있는 894.8봉인데 왼쪽으로 문복산이 갈라지고 이제 고헌산은 지척으로 다가와 있다.
오른쪽으로 꺽어져서 낮은 봉우리를 넘고 낙엽이 두텁게 깔린 잡목길을 가다가 정맥은 도경계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가파르게 잡목길을 내려가면 임도와 만나고 우성목장을 지나서 시멘트길을 따라가니 691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대현리의 외항인데 고깃집들이 즐비하다.
외항재까지는 조금 더 가야하지만 고갯마루의 "정상식당"에서 유명하다는 한우고기를 곰취에 싸 먹으며 힘들었던 하루의 산행을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