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1월 17일 (수요일)
◈ 산행일정
강남터미널(23:40)
경주터미널(03:36)
땅고개(04:54)
396봉(05:06)
오리재
582봉(06:04)
651.2봉(06:22)
독고불재(06:52)
산불초소봉(07:29)
부산성터(07:49)
숲재(08:30)
사룡산(09:06)
사거리안부(10:17)
비포장도로(10:40)
경부고속도로(11:14)
아화고개(11:39)
만불산(12:12)
294.9봉(12:24)
관산(13:25)
성황당안부(14:06)
316.4봉(15:08)
청석재(15:22)
267봉(15:59)
임도(16:14)
471봉(16:26)
마치재(16:54)
경주터미널(18:00)
강남터미널(22:06)
◈ 산행시간
약 12시간
◈ 산행기
- 651.2봉
경주터미널에서 택시기사와 차비를 흥정하고 시커먼 정적에 묻혀있는 땅고개에서 내려 2년전 여름에 내려왔던 고갯마루의 산내면 이정석을 확인한다.
어둠속에서 들머리를 못찾아 우왕좌왕하다가 수로를 타고 절개지를 올라 고개를 드니 하늘에는 마치 별들이 쏟아질듯 바짝 내려와 있고 한기가 들며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된다.
삼각점이 있는 396봉을 넘고 임도를 건너 무덤들을 따라 낙엽길을 올라가면 나뭇가지사이로 건천읍내의 불빛들이 아늑하게 보인다.
오리재는 어디인지도 모르게 통과하고 암릉지대를 지나 미끄러운 낙엽들을 밟으며 582봉에 오르니 사방은 허허한데 발밑으로 목장의 불빛들이 가까워 위로가 된다.
점차 커다란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어둠속에 잠겨있는 산줄기들을 바라보며 천천히 올라가면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하고 때맞쳐 거센 바람이 불어온다.
철조망따라 삼각점이 있는 651.2봉에 오르니 발밑으로 목장들이 누워있고 맞은편의 산줄기들은 바햐흐로 기지개를 켜며 희망찬 아침을 준비한다.
- 산불초소봉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꺽어 철조망옆으로 급한 사면을 내려가니 낙엽들때문에 미끄럽고 길이 희미해서 종종 능선을 놓친다.
역겨운 가축냄새를 맡으며 목장 울타리에 바짝 붙어 내려가다 보면 바로 옆의 축사문이 열리고 검은 돼지들이 꽥꽥 소리를 지르며 쏟아져 나와 번들거리는 눈동자로 이방인을 쳐다본다.
축산폐수가 흘러내리는 덤불속에서 헤메다가 어두목장으로 이어지는 독고불재 임도를 찾아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가니 일출이 시작되며 기다려왔던 햇살이 산마루를 밝게 비춰준다.
저 멀리 솟아있는 단석산을 바라보며 가파른 잡목지대를 올라가면 영남채석장에서는 아침부터 소음이 들려오고, 훤한 벌목지너머로 산불초소가 올려다 보인다.
산중턱에 걸려있는 외딴 농가를 바라보며 허옇게 서리깔린 산길을 지나 산불초소가 있는 560m정도의 봉우리에 오르니 지나온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생식마을이 들어차 있는 사룡산이 마주 보인다.

▲ 산불초소봉을 오르며 바라본 단석산과 이어지는 마루금

▲ 산불초소봉
- 사룡산
헬기장을 만나고 억새들이 바람에 나풀거리는 평원을 지나서 중키의 소나무들이 빽빽한 산길을 상념에 잠겨 내려간다.
참새들이 떼지어 노니는 덤불지대가 나오고 뚜렸한 사거리안부를 넘어 올라가니 아직도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신라시대의 부산성터가 나오고 구덩이 하나가 깊게 패여있다.
인적 끊어진 고랭지 채소밭을 지나고 드넓은 억새밭을 꿈결처럼 걸어가면 오른쪽으로 오봉산의 봉우리들이 삐쭉삐쭉 멋지게 서있고 암벽에 붙어있는 작은 사찰이 위태스럽게 보인다.
무너진 성벽을 밟으며 임도따라 건천농장을지나고 능선과 나란히 하는 임도를 지나 숲재로 내려서니 서면과 산내면을 잇는 포장도로에는 생식마을 표시석이 있으며 빈 도로는 쥐 죽은듯 고요하다.
도로따라 들어가다 능선으로 붙어 아름드리 노송 두그루가 지키고 있는 무덤가를 넘어 코가 땅에 붙을듯한 된비알을 치고 오르면 숨이 턱턱 막힌다.
다시 도로와 만나고 길따라 생식마을 안으로 들어가니 마루금에는 집들이 들어차 있고 일하던 할머니들은 편안하고도 잔잔한 미소를 보내주신다.
능선에서 왼쪽으로 꺽어져 억새들이 하늘거리는 숲길을 지나고 마루금에서는 벗어나있는 사룡산(685m)에 오르면 잘 정돈된 무덤이 있고 따사하게 햇살이 내려와 아늑하다.

▲ 성터에서 바라본 산불초소봉

▲ 억새평원 너머로 보이는 오봉산

▲ 생식마을 표시석이 있는 숲재

▲ 사룡산 억새지대

▲ 사룡산 정상
- 아화고개
바위에 걸터앉아 김밥으로 아침을 먹고 갈림길로 돌아가면 종같은 녹슬은 시설물이 있는 곳에서 마루금이 시작되고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좁은 능선에는 잡목들이 가득하다.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가면 바위지대들이 나타나고 노송 한그루가 서있는 암봉위에 올라서니 영천일대의 전답들이 훤하게 펼쳐지고 푸른 저수지들이 아름다운 농촌의 모습을 보여준다.
전망이 트이는 암릉지대들을 지나 가파르게 떨어져 내려가면 고속도로가 보이고 아화리일대로 낮게 펼쳐지는 정맥에는 송전탑들이 촘촘하게 서있다.
계속 고도를 낮춰가며 잡목숲따라 넓은 임도를 만나고 사거리안부로 내려서니 천촌리의 논밭들이 가깝고 포장도로가 바로 옆으로 지나간다.
언덕을 넘어서면 송전탑들이 시야에 들어오고 갈림길들을 조심해서 낮은 야산길을 따라가면 물웅덩이와 대밭사이로 비포장도로가 나오고 길이 애매해진다.
임도따라 능선에 붙어 잡목숲을 헤치며 경부고속도로 내려가, 오른쪽으로 굴다리를 찾아 건너고 과수원으로 능선이 사라진 곳을 조심해서 길을 찾아간다.
송전탑을 겨냥하고 덤불들을 헤치며 희미한 마루금을 찾아 내려가면 아화리마을이 나오는데 감나무는 노란 감들을 욕심스럽게 달고있고 사과밭에는 떨어진 사과들이 마냥 썩고 있다.
길따라 텅 비어있는 철로를 무심코 건너려니 뭔가 검은 물체가 보이는가 싶더니만 금방 기차 한대가 경적을 울리며 등뒤로 무섭게 지나간다.
한창 도로공사를 벌이고있는 4번국도상의 아화리고개로 올라서니 휴게소가 보이고 뭔가 음료수라도 마실까 머뭇거리다 귀찮기도 하고 식수도 남아있어 그냥 도로를 건넌다.

▲ 4번국도가 지나가는 아화고개
- 관산
수로따라 가파른 절개지를 올라가면 왼쪽으로 공장들이 나타나고 만년사에서 조성하고있는 큰 불상이 보이는데 꼭 불상이 커야만 성불을 하는 것인지 엉터리 불자의 마음은 편치 않다.
그윽한 불경소리를 들어가며 잡목숲 따라 별 다른 특징도 없는 만년산(275m)을 지나고 가파르게 내려가 차들이 서있는 시멘트도로를 건넌다.
꼬불꼬불한 시멘트도로를 따라 294.9봉에 오르니 양계장들이 보이고 산은 온통 망가져있어 삼각점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볼 수도 없다.
닭똥이 산처럼 쌓여있는 길가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맞추고 양계장으로 꺽어져 들어가면 사료탱크와 비포장임도가 나오고 저 멀리 모자처럼 생긴 관산이 보여서 마루금을 확인할수 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넓은 임도를 한동안 따라가다 능선으로 붙으니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고 낙엽깔린 미끄러운 길을 한참 오르니 뾰족한 관산이 비로서 모습을 보인다.
땀을 뻘뻘 흘리며 된비알을 올려쳐 관산(393.5m)에 오르면 무덤 한기가 있는데 무덤에도 올라가 보고 빙빙 돌아다녀도 심각점은 찾을수 없고 "산가사"의 오래된 표지기 하나만이 땅바닥에 뒹굴고있다.
넓은 심곡저수지의 수면을 바라보며 사과 한개 깍아먹고 희뿌옇게 원을 그리듯 돌아나가는 마루금을 확인하고 발걸음을 서두른다.

▲ 양계장에서 바라본 관산

▲ 관산 정상
- 316.4봉
봉우리를 내려가면 거의 직각으로 떨어지는 급사면이 나타나고 나무들을 잡아가며 한발한발 긴장해서 내려가니 완만한 소나무길이 이어진다.
어김없이 무덤들이 자리하는 봉우리들을 비껴서 등로는 조금씩 사면으로 이어지고, 돌무더기들이 널려있는 성황당안부를 넘어 잡념으로 덮힌 길을 따라가니 바람은 거세지고 내려왔던 관산이 내내 시야에 들어온다.
지겨울 정도로 이어지는 낙엽덮힌 야산길을 따라가면 인내산이 앞에 높게 솟아있어 눈길을 끌고, 삼각점이 있는 316.4봉에 오르니 벌목이 되어있으며 밑에서 차소리가 들려와 반가워진다.
잡목숲따라 급한 비탈길을 내려가니 909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청석재가 나오는데 2차선 시멘트도로에는 차량통행이 별로 없고 한산하기 이를데 없다.
시멘트계단을 올라 능선으로 올라가면 왼쪽으로는 927번 지방도로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인내산을 사이에 두고 꼬불꼬불하게 이어져 올라가는 시멘트도로가 내려다 보이며 작은 저수지들이 기우는 햇볕에 반짝거린다.

▲ 909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청석재
- 마치재
황수사와 황수탕으로 이어지는 사거리안부를 지나고 지저분한 잡목숲으로 267봉을 넘어 낙엽들로 길이 어지러운 숲을 따라간다.
자갈깔린 비포장임도를 건너니 왼쪽으로는 비포장도로가 지나는데 무슨 용도인지 넓게 나대지를 조성해 놓았고 시뻘건 진흙이 드러나있어 안스러워진다.
다시 급사면으로 황량한 낙엽길이 이어지고 진땀을 흘리며 남사봉이라고도 하는 471봉에 오르니 듬성듬성한 잡목사이로 927번 지방도로와 오늘 산행을 마칠 마치재가 내려다 보인다.
봉우리를 내려가면 임도와 만나고 개들이 짖어대는 외딴 농가를 보며 임도를 따라가다 다시 잡목숲으로 들어간다.
봉우리들을 연신 넘고 깊숙하게 길이 패인 사거리안부를 지나 드디어 영천시 고경면과 경주시 현곡면의 경계가 되는 927번 지방도로상의 마치재로 내려선다.
다시금 시작하는 낙동정맥의 고갯마루에 서서 다음에 올라야 할 들머리를 확인하고 내려온 산줄기를 돌아보니 황량했던 숲들은 예쁜 가을빛으로 가득 차있다.
매봉산에 올라 백두대간과 만날 그날을 그려보며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기고 지나는 차에 손을 흔든다.

▲ 마치재
◈ 산행일정
강남터미널(23:40)
경주터미널(03:36)
땅고개(04:54)
396봉(05:06)
오리재
582봉(06:04)
651.2봉(06:22)
독고불재(06:52)
산불초소봉(07:29)
부산성터(07:49)
숲재(08:30)
사룡산(09:06)
사거리안부(10:17)
비포장도로(10:40)
경부고속도로(11:14)
아화고개(11:39)
만불산(12:12)
294.9봉(12:24)
관산(13:25)
성황당안부(14:06)
316.4봉(15:08)
청석재(15:22)
267봉(15:59)
임도(16:14)
471봉(16:26)
마치재(16:54)
경주터미널(18:00)
강남터미널(22:06)
◈ 산행시간
약 12시간
◈ 산행기
- 651.2봉
경주터미널에서 택시기사와 차비를 흥정하고 시커먼 정적에 묻혀있는 땅고개에서 내려 2년전 여름에 내려왔던 고갯마루의 산내면 이정석을 확인한다.
어둠속에서 들머리를 못찾아 우왕좌왕하다가 수로를 타고 절개지를 올라 고개를 드니 하늘에는 마치 별들이 쏟아질듯 바짝 내려와 있고 한기가 들며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된다.
삼각점이 있는 396봉을 넘고 임도를 건너 무덤들을 따라 낙엽길을 올라가면 나뭇가지사이로 건천읍내의 불빛들이 아늑하게 보인다.
오리재는 어디인지도 모르게 통과하고 암릉지대를 지나 미끄러운 낙엽들을 밟으며 582봉에 오르니 사방은 허허한데 발밑으로 목장의 불빛들이 가까워 위로가 된다.
점차 커다란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어둠속에 잠겨있는 산줄기들을 바라보며 천천히 올라가면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하고 때맞쳐 거센 바람이 불어온다.
철조망따라 삼각점이 있는 651.2봉에 오르니 발밑으로 목장들이 누워있고 맞은편의 산줄기들은 바햐흐로 기지개를 켜며 희망찬 아침을 준비한다.
- 산불초소봉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꺽어 철조망옆으로 급한 사면을 내려가니 낙엽들때문에 미끄럽고 길이 희미해서 종종 능선을 놓친다.
역겨운 가축냄새를 맡으며 목장 울타리에 바짝 붙어 내려가다 보면 바로 옆의 축사문이 열리고 검은 돼지들이 꽥꽥 소리를 지르며 쏟아져 나와 번들거리는 눈동자로 이방인을 쳐다본다.
축산폐수가 흘러내리는 덤불속에서 헤메다가 어두목장으로 이어지는 독고불재 임도를 찾아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가니 일출이 시작되며 기다려왔던 햇살이 산마루를 밝게 비춰준다.
저 멀리 솟아있는 단석산을 바라보며 가파른 잡목지대를 올라가면 영남채석장에서는 아침부터 소음이 들려오고, 훤한 벌목지너머로 산불초소가 올려다 보인다.
산중턱에 걸려있는 외딴 농가를 바라보며 허옇게 서리깔린 산길을 지나 산불초소가 있는 560m정도의 봉우리에 오르니 지나온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생식마을이 들어차 있는 사룡산이 마주 보인다.
▲ 산불초소봉을 오르며 바라본 단석산과 이어지는 마루금
▲ 산불초소봉
- 사룡산
헬기장을 만나고 억새들이 바람에 나풀거리는 평원을 지나서 중키의 소나무들이 빽빽한 산길을 상념에 잠겨 내려간다.
참새들이 떼지어 노니는 덤불지대가 나오고 뚜렸한 사거리안부를 넘어 올라가니 아직도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신라시대의 부산성터가 나오고 구덩이 하나가 깊게 패여있다.
인적 끊어진 고랭지 채소밭을 지나고 드넓은 억새밭을 꿈결처럼 걸어가면 오른쪽으로 오봉산의 봉우리들이 삐쭉삐쭉 멋지게 서있고 암벽에 붙어있는 작은 사찰이 위태스럽게 보인다.
무너진 성벽을 밟으며 임도따라 건천농장을지나고 능선과 나란히 하는 임도를 지나 숲재로 내려서니 서면과 산내면을 잇는 포장도로에는 생식마을 표시석이 있으며 빈 도로는 쥐 죽은듯 고요하다.
도로따라 들어가다 능선으로 붙어 아름드리 노송 두그루가 지키고 있는 무덤가를 넘어 코가 땅에 붙을듯한 된비알을 치고 오르면 숨이 턱턱 막힌다.
다시 도로와 만나고 길따라 생식마을 안으로 들어가니 마루금에는 집들이 들어차 있고 일하던 할머니들은 편안하고도 잔잔한 미소를 보내주신다.
능선에서 왼쪽으로 꺽어져 억새들이 하늘거리는 숲길을 지나고 마루금에서는 벗어나있는 사룡산(685m)에 오르면 잘 정돈된 무덤이 있고 따사하게 햇살이 내려와 아늑하다.
▲ 성터에서 바라본 산불초소봉
▲ 억새평원 너머로 보이는 오봉산
▲ 생식마을 표시석이 있는 숲재
▲ 사룡산 억새지대
▲ 사룡산 정상
- 아화고개
바위에 걸터앉아 김밥으로 아침을 먹고 갈림길로 돌아가면 종같은 녹슬은 시설물이 있는 곳에서 마루금이 시작되고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좁은 능선에는 잡목들이 가득하다.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가면 바위지대들이 나타나고 노송 한그루가 서있는 암봉위에 올라서니 영천일대의 전답들이 훤하게 펼쳐지고 푸른 저수지들이 아름다운 농촌의 모습을 보여준다.
전망이 트이는 암릉지대들을 지나 가파르게 떨어져 내려가면 고속도로가 보이고 아화리일대로 낮게 펼쳐지는 정맥에는 송전탑들이 촘촘하게 서있다.
계속 고도를 낮춰가며 잡목숲따라 넓은 임도를 만나고 사거리안부로 내려서니 천촌리의 논밭들이 가깝고 포장도로가 바로 옆으로 지나간다.
언덕을 넘어서면 송전탑들이 시야에 들어오고 갈림길들을 조심해서 낮은 야산길을 따라가면 물웅덩이와 대밭사이로 비포장도로가 나오고 길이 애매해진다.
임도따라 능선에 붙어 잡목숲을 헤치며 경부고속도로 내려가, 오른쪽으로 굴다리를 찾아 건너고 과수원으로 능선이 사라진 곳을 조심해서 길을 찾아간다.
송전탑을 겨냥하고 덤불들을 헤치며 희미한 마루금을 찾아 내려가면 아화리마을이 나오는데 감나무는 노란 감들을 욕심스럽게 달고있고 사과밭에는 떨어진 사과들이 마냥 썩고 있다.
길따라 텅 비어있는 철로를 무심코 건너려니 뭔가 검은 물체가 보이는가 싶더니만 금방 기차 한대가 경적을 울리며 등뒤로 무섭게 지나간다.
한창 도로공사를 벌이고있는 4번국도상의 아화리고개로 올라서니 휴게소가 보이고 뭔가 음료수라도 마실까 머뭇거리다 귀찮기도 하고 식수도 남아있어 그냥 도로를 건넌다.
▲ 4번국도가 지나가는 아화고개
- 관산
수로따라 가파른 절개지를 올라가면 왼쪽으로 공장들이 나타나고 만년사에서 조성하고있는 큰 불상이 보이는데 꼭 불상이 커야만 성불을 하는 것인지 엉터리 불자의 마음은 편치 않다.
그윽한 불경소리를 들어가며 잡목숲 따라 별 다른 특징도 없는 만년산(275m)을 지나고 가파르게 내려가 차들이 서있는 시멘트도로를 건넌다.
꼬불꼬불한 시멘트도로를 따라 294.9봉에 오르니 양계장들이 보이고 산은 온통 망가져있어 삼각점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볼 수도 없다.
닭똥이 산처럼 쌓여있는 길가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맞추고 양계장으로 꺽어져 들어가면 사료탱크와 비포장임도가 나오고 저 멀리 모자처럼 생긴 관산이 보여서 마루금을 확인할수 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넓은 임도를 한동안 따라가다 능선으로 붙으니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고 낙엽깔린 미끄러운 길을 한참 오르니 뾰족한 관산이 비로서 모습을 보인다.
땀을 뻘뻘 흘리며 된비알을 올려쳐 관산(393.5m)에 오르면 무덤 한기가 있는데 무덤에도 올라가 보고 빙빙 돌아다녀도 심각점은 찾을수 없고 "산가사"의 오래된 표지기 하나만이 땅바닥에 뒹굴고있다.
넓은 심곡저수지의 수면을 바라보며 사과 한개 깍아먹고 희뿌옇게 원을 그리듯 돌아나가는 마루금을 확인하고 발걸음을 서두른다.
▲ 양계장에서 바라본 관산
▲ 관산 정상
- 316.4봉
봉우리를 내려가면 거의 직각으로 떨어지는 급사면이 나타나고 나무들을 잡아가며 한발한발 긴장해서 내려가니 완만한 소나무길이 이어진다.
어김없이 무덤들이 자리하는 봉우리들을 비껴서 등로는 조금씩 사면으로 이어지고, 돌무더기들이 널려있는 성황당안부를 넘어 잡념으로 덮힌 길을 따라가니 바람은 거세지고 내려왔던 관산이 내내 시야에 들어온다.
지겨울 정도로 이어지는 낙엽덮힌 야산길을 따라가면 인내산이 앞에 높게 솟아있어 눈길을 끌고, 삼각점이 있는 316.4봉에 오르니 벌목이 되어있으며 밑에서 차소리가 들려와 반가워진다.
잡목숲따라 급한 비탈길을 내려가니 909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청석재가 나오는데 2차선 시멘트도로에는 차량통행이 별로 없고 한산하기 이를데 없다.
시멘트계단을 올라 능선으로 올라가면 왼쪽으로는 927번 지방도로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인내산을 사이에 두고 꼬불꼬불하게 이어져 올라가는 시멘트도로가 내려다 보이며 작은 저수지들이 기우는 햇볕에 반짝거린다.
▲ 909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청석재
- 마치재
황수사와 황수탕으로 이어지는 사거리안부를 지나고 지저분한 잡목숲으로 267봉을 넘어 낙엽들로 길이 어지러운 숲을 따라간다.
자갈깔린 비포장임도를 건너니 왼쪽으로는 비포장도로가 지나는데 무슨 용도인지 넓게 나대지를 조성해 놓았고 시뻘건 진흙이 드러나있어 안스러워진다.
다시 급사면으로 황량한 낙엽길이 이어지고 진땀을 흘리며 남사봉이라고도 하는 471봉에 오르니 듬성듬성한 잡목사이로 927번 지방도로와 오늘 산행을 마칠 마치재가 내려다 보인다.
봉우리를 내려가면 임도와 만나고 개들이 짖어대는 외딴 농가를 보며 임도를 따라가다 다시 잡목숲으로 들어간다.
봉우리들을 연신 넘고 깊숙하게 길이 패인 사거리안부를 지나 드디어 영천시 고경면과 경주시 현곡면의 경계가 되는 927번 지방도로상의 마치재로 내려선다.
다시금 시작하는 낙동정맥의 고갯마루에 서서 다음에 올라야 할 들머리를 확인하고 내려온 산줄기를 돌아보니 황량했던 숲들은 예쁜 가을빛으로 가득 차있다.
매봉산에 올라 백두대간과 만날 그날을 그려보며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기고 지나는 차에 손을 흔든다.
▲ 마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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