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9일 (목요일)
◈ 산행일정
강남터미널(23:40)
경주터미널(03:32)
마치재(04:23)
어림산(05:03)
성황당안부(05:55)
벙커봉(06:40)
382.9봉(07:26)
호국봉(07:29)
시티재(07:46)
349.8봉(08:11)
521.5봉(09:07)
삼성산(09:19)
368.4봉(09:56)
오룡고개(10:05)
도덕산(11:06)
570.7봉(11:30)
임도(11:45)
614.9봉(12:31)
이리재(12:57)
621.4봉(13:45)
운주산(14:44)
노송봉(15:12)
421.2봉(15:29)
310봉(15:51)
불랫재(16:00)
화령현(16:27)
545봉(16:46)
한티재(17:09)
한티터널(17:25)
기계(17:58)
포항터미널(19:00)
강남터미널(23:17)
◈ 산행시간
약 13시간 02분
◈ 산행기
- 어림산
경주터미널 앞의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요기를 하고 마치재에서 택시를 내리니, 사방은 정적에 잠겨있지만 보석처럼 하늘에 박혀있는 별들은 맑은 기운을 내려 보낸다.
낙엽을 밟으며 마른 숲을 천천히 올라가면 경주시내의 불빛들은 아방궁처럼 화려하게 밤을 밝히고있고, 잠을 깬 새 한마리는 마치 큰 나방처럼 느린 날개짓을 하며 머리위 나뭇가지로 올라가 앉는다.
약한 랜턴불 하나에 의지해서 돌무더기가 있는 봉을 오르고, 쌉싸름하게 냉기가 감도는 숲을 따라가니 무덤이 나타나며 한쪽에 어림산이라 쓰인 코팅용지가 떨어져 있다.
무덤 주위에서 삼각점을 찾아보다 바위지대를 조금 더 올라가면 좁은 공터가 있는 어림산(510.4m) 정상이 나오는데 뽑혀져 뒹군다는 삼각점은 똑바로 앉아있고, 시야가 트이며 낮게 이어지는 마루금이 어둠속에 모습을 보인다.

▲ 어림산 정상
- 시티재
길이 어지러운 잡목숲을 내려가SL 어둠속에 서있는 거대한 송전탑이 골리앗처럼 보이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기적소리는 외톨이 산객의 마음을 쓸쓸하게 만든다.
돌무더기가 쌓여있는 성황당안부를 지나고 봉우리 하나를 넘으AUS 저 멀리 시티재로 향하는 28번국도의 불빛이 보이며, 새벽을 여는 찬바람에 갑자기 몸이 떨려온다.
빽빽한 관목과 싸리나무들을 헤치며 녹슨 안내판이 서있는 안부를 지나고 철조망을 따라서 벙커가 있는 봉우리에 오르니 녹슨 철봉 하나가 비스듬히 서있다.
왼쪽으로 펼쳐지는 너른 고경저수지를 바라보며 철문이 있는 사거리안부를 넘고, 새벽안개가 뭉실뭉실 피어나는 숲을 지나 돌무더기속에 삼각점이 있는 382.9봉을 오른다.
잠시후 이정목이 서있는 호국봉을 지나고, 통신소뒤로 덤불을 뚫고 수로를 내려가 영천시 고경면과 경주시 안강읍을 잇는 28번국도상의 시티재로 내려선다.

▲ 382.9봉 정상

▲ 호국봉

▲ 시티재
- 삼성산
질주하는 차량들을 피해 중앙분리대가 있는 4차선도로를 조심해서 건너고, 안강휴게소에서 음료수 하나 마시며 따뜻한 난로불에 언몸을 녹인다.
휴게소뒤로 들어가 묘지들을 지나고 미끄러운 돌길 따라 묘지와 삼각점이 있는 349.8봉에 오르면 환한 햇빛이 비쳐오며 어둠속에 걸어왔던 봉우리들이 윤곽을 보인다.
벌거벗은 무덤들이 흉하기는 하지만 굵은 소나무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아름다운 봉우리를 지나고, 우뚝 솟은 삼성산을 바라보며 낙엽들이 감촉 좋게 밟히는 능선을 걷는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산길 따라 역시 묘지와 삼각점이 있는 521.5봉에 오르니 벌목이 되어있고 사방으로 조망이 트이며 봄날처럼 대기도 따뜻해서 나른해진다.
곧 나오는 능선갈림길에서 마루금은 왼쪽으로 꺽어지지만 직진해서 바위지대들을 넘고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능선을 지나 삼각점이 있는 삼성산(590.6m)에 오르면 정면으로 자옥산이 손에 닿을 듯 가깝게 서있고, 가야할 도덕산도 뚜렸하게 보인다.

▲ 349.8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 삼성산에서 바라본 자옥산

▲ 삼성산에서 바라본 도덕산
- 도덕산
갈림길에서 왼쪽 사면으로 이어지는 숲길을 내려가니 고도가 급하게 떨어지고 다시 삼각점이 있는 368.4봉에 오르면 벌목이 되어있으며 삼성산에서 내려온 가파른 능선은 마치 절벽처럼 급해 보인다.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오룡고개를 건너고, 산불초소와 묵밭을 지나서 넓고 편한 수레길이 이어지다, 묘지를 만나며 다시 좁은 산길로 붙게된다.
돌멩이들이 흘러내리는 움푹 패인 급사면을 나뭇가지들을 잡으며 한걸음 한걸음 힘겹게 오르니 왼쪽으로 너덜지대들이 나타나고 된비알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비지땀을 흘리며 간신히 오른 능선에서 마루금은 왼쪽으로 이어지지만, 오른쪽으로 꺽어져 책장처럼 결지고 넓은 바위를 넘어서 도덕산을 향한다.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정상석이 있는 도덕산(702.6m) 암봉의 너럭바위에 오르면 천장산 너머로 운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잘 보이고, 발밑으로 안강일대가 훤하게 펼쳐지며, 며칠전 다녀갔던 호미곶 동해바다도 보일 듯 전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 오룡고개

▲ 도덕산 정상

▲ 도덕산에서 바라본 운주산

▲ 도덕산에서 바라본 안강의 산봉들과 옥산저수지
- 이리재
갈림길로 돌아가 삼각점이 있는 570.7봉에 오르니 앞으로는 천장산이 우람하게 서있고, 이리재를 향하여 반원을 그리듯 이어지는 산봉들이 잘 보인다.
배티재와 천장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갈림길을 지나고 임도를 건너면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길이 이어지고 낮은 봉우리들을 연신 우회하게 된다.
도덕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가파르게 능선을 치고 오르니 마루금이 갈라지는 614.9봉이 나오고 운주산이 한결 가깝게 보여 기운이 난다.
시원스레 뻗어나가는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바라보며, 마치 산을 내려가듯 뚝 떨어지는 사면길 따라 영천시 임고면과 포항시 기계면을 잇는 921번 지방도로상의 이리재로 내려서면 한켠에는 "원주낙동정맥종주대"의 버스가 서있다.
혹시라도 정맥팀들이 보일까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수직 절개지를 기어오르고, 이제 얼마 안 남은 운주산을 생각하며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을 천천히 올라간다.

▲ 이리재
- 운주산
구슬땀을 흘리며 급한 숲길을 올라가다 나무등걸에 걸터앉아 김밥을 먹고있으니 내려온 쪽으로 멋진 암릉을 이루고 있는 봉좌산이 뒤늦게 보여 아쉬움이 남는다.
돌무더기들이 굴러다니는 621.4봉에 오르면 시야가 트이며 운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잘 보이고, 속살을 감추고 있었던 동릉의 바위절벽들이 험준한 모습을 보여준다.
봉우리들을 사면으로 우회하며 흐릿한 사거리안부를 지나고 서쪽으로 꺽어져 올라가니 일반등산로인 듯 뚜렸한 길이 이어지며 넓고 평평한 바위들을 만난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가다 돌탑이 서있는 봉우리에 오르면 마루금은 오른쪽으로 꺽어져 내려가고 앞쪽으로 운주산의 정상부가 보인다.
미끄러운 진흙길과 헬기장을 지나서 삼각점과 정상석이 있는 운주산(806.2m)에 오르니 조망이 트이며 침곡산 너머로 물결치듯 이어지는 낙동정맥의 산봉들이 보여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햇볕 따뜻한 헬기장에 앉아 정상주를 한잔 마시고 포항에서의 귀경버스를 생각하다가 무거운 엉덩이를 애써 일으킨다.

▲ 능선이 갈라지는 돌탑봉

▲ 운주산 정상
- 불랫재
오는 구간중 가장 높은 운주산을 지났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고도를 낮추는 능선길을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안국사 하산로가 갈라지고 "불랫골 빈들바위"라 쓰인 붉은 헝겊이 너풀거리며 산악회 표지기들도 몇개 걸려있다.
기품 좋게 굽어진 노송이 있는 봉우리에서 정맥은 오른쪽으로 꺽어지고, 벌목된 나무들이 삼각점을 덮고있는 421.2봉에 오르니 운주산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마루금이 역동적으로 보이고, 불랫재로 이어지는 꾸불꾸불한 임도가 반가워진다.
사거리안부를 지나 No5 측량점이 있는 310봉을 넘고, 잡목숲을 헤치며 사자상이 서있는 무덤으로 내려가면 잔돌들이 깨끗하게 깔린 불랫재 임도가 나타난다.
인적 끊어진 고갯마루에서 주위를 둘러보니 고개를 떨군 태양은 점차 빛을 잃어가지만 가깝게 들려오는 차량들의 굉음은 지친 산객의 마음을 편하게 달래준다.

▲ 421.2봉에서 되돌아본 운주산

▲ 불랫재 임도
- 한티터널
가파른 능선길을 힘겹게 올라가면 내리막이 이어지고, 희미한 안부로 남아있는 화령현을 넘으니 마지막 비탈길이 시작된다.
능선에서 왼쪽으로 꺽어져 무덤들을 지나고 545봉에 오르면 마루금은 삼각점이 있는 601.3봉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꺽어지며, 드디어 31번국도와 한티터널로 이어지는 낮은 산줄기가 내려다 보인다.
잡목숲을 내려가 전신주가 지나가는 한티재 비포장도로로 내려서니 포항 팔도산악회에서 세운 이정판이 기우는 햇볕을 받으며 산객을 기다리고 있다.
쓰레기들이 널려있는 밭을 지나고 덤불지대를 오르면 왼쪽으로 깍아지른 절개지가 내려다 보이고, 안부로 내려가 오른쪽으로 허리길을 따라가서 포항시 죽장면과 기계면의 경계가 되며 31번 국도가 지나가는 한티터널입구로 내려선다.
택시를 불러 기계로 내려가니 운좋게 포항으로 직접 가는 버스가 연결되고, 포항에서도 19시에 출발하는 서울행 마지막 버스를 탈수 있어 운이 좋다고 하겠다.
찬 캔맥주와 소주 한컵에 피곤함을 잊은채, 점점 어려워지는 교통편을 걱정하고 있으려면 버스는 어둠에 잠긴 고속도로를 쏜살같이 달려간다.

▲ 한티재

▲ 어둠에 잠긴 한티터널
◈ 산행일정
강남터미널(23:40)
경주터미널(03:32)
마치재(04:23)
어림산(05:03)
성황당안부(05:55)
벙커봉(06:40)
382.9봉(07:26)
호국봉(07:29)
시티재(07:46)
349.8봉(08:11)
521.5봉(09:07)
삼성산(09:19)
368.4봉(09:56)
오룡고개(10:05)
도덕산(11:06)
570.7봉(11:30)
임도(11:45)
614.9봉(12:31)
이리재(12:57)
621.4봉(13:45)
운주산(14:44)
노송봉(15:12)
421.2봉(15:29)
310봉(15:51)
불랫재(16:00)
화령현(16:27)
545봉(16:46)
한티재(17:09)
한티터널(17:25)
기계(17:58)
포항터미널(19:00)
강남터미널(23:17)
◈ 산행시간
약 13시간 02분
◈ 산행기
- 어림산
경주터미널 앞의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요기를 하고 마치재에서 택시를 내리니, 사방은 정적에 잠겨있지만 보석처럼 하늘에 박혀있는 별들은 맑은 기운을 내려 보낸다.
낙엽을 밟으며 마른 숲을 천천히 올라가면 경주시내의 불빛들은 아방궁처럼 화려하게 밤을 밝히고있고, 잠을 깬 새 한마리는 마치 큰 나방처럼 느린 날개짓을 하며 머리위 나뭇가지로 올라가 앉는다.
약한 랜턴불 하나에 의지해서 돌무더기가 있는 봉을 오르고, 쌉싸름하게 냉기가 감도는 숲을 따라가니 무덤이 나타나며 한쪽에 어림산이라 쓰인 코팅용지가 떨어져 있다.
무덤 주위에서 삼각점을 찾아보다 바위지대를 조금 더 올라가면 좁은 공터가 있는 어림산(510.4m) 정상이 나오는데 뽑혀져 뒹군다는 삼각점은 똑바로 앉아있고, 시야가 트이며 낮게 이어지는 마루금이 어둠속에 모습을 보인다.
▲ 어림산 정상
- 시티재
길이 어지러운 잡목숲을 내려가SL 어둠속에 서있는 거대한 송전탑이 골리앗처럼 보이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기적소리는 외톨이 산객의 마음을 쓸쓸하게 만든다.
돌무더기가 쌓여있는 성황당안부를 지나고 봉우리 하나를 넘으AUS 저 멀리 시티재로 향하는 28번국도의 불빛이 보이며, 새벽을 여는 찬바람에 갑자기 몸이 떨려온다.
빽빽한 관목과 싸리나무들을 헤치며 녹슨 안내판이 서있는 안부를 지나고 철조망을 따라서 벙커가 있는 봉우리에 오르니 녹슨 철봉 하나가 비스듬히 서있다.
왼쪽으로 펼쳐지는 너른 고경저수지를 바라보며 철문이 있는 사거리안부를 넘고, 새벽안개가 뭉실뭉실 피어나는 숲을 지나 돌무더기속에 삼각점이 있는 382.9봉을 오른다.
잠시후 이정목이 서있는 호국봉을 지나고, 통신소뒤로 덤불을 뚫고 수로를 내려가 영천시 고경면과 경주시 안강읍을 잇는 28번국도상의 시티재로 내려선다.
▲ 382.9봉 정상
▲ 호국봉
▲ 시티재
- 삼성산
질주하는 차량들을 피해 중앙분리대가 있는 4차선도로를 조심해서 건너고, 안강휴게소에서 음료수 하나 마시며 따뜻한 난로불에 언몸을 녹인다.
휴게소뒤로 들어가 묘지들을 지나고 미끄러운 돌길 따라 묘지와 삼각점이 있는 349.8봉에 오르면 환한 햇빛이 비쳐오며 어둠속에 걸어왔던 봉우리들이 윤곽을 보인다.
벌거벗은 무덤들이 흉하기는 하지만 굵은 소나무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아름다운 봉우리를 지나고, 우뚝 솟은 삼성산을 바라보며 낙엽들이 감촉 좋게 밟히는 능선을 걷는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산길 따라 역시 묘지와 삼각점이 있는 521.5봉에 오르니 벌목이 되어있고 사방으로 조망이 트이며 봄날처럼 대기도 따뜻해서 나른해진다.
곧 나오는 능선갈림길에서 마루금은 왼쪽으로 꺽어지지만 직진해서 바위지대들을 넘고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능선을 지나 삼각점이 있는 삼성산(590.6m)에 오르면 정면으로 자옥산이 손에 닿을 듯 가깝게 서있고, 가야할 도덕산도 뚜렸하게 보인다.
▲ 349.8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 삼성산에서 바라본 자옥산
▲ 삼성산에서 바라본 도덕산
- 도덕산
갈림길에서 왼쪽 사면으로 이어지는 숲길을 내려가니 고도가 급하게 떨어지고 다시 삼각점이 있는 368.4봉에 오르면 벌목이 되어있으며 삼성산에서 내려온 가파른 능선은 마치 절벽처럼 급해 보인다.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오룡고개를 건너고, 산불초소와 묵밭을 지나서 넓고 편한 수레길이 이어지다, 묘지를 만나며 다시 좁은 산길로 붙게된다.
돌멩이들이 흘러내리는 움푹 패인 급사면을 나뭇가지들을 잡으며 한걸음 한걸음 힘겹게 오르니 왼쪽으로 너덜지대들이 나타나고 된비알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비지땀을 흘리며 간신히 오른 능선에서 마루금은 왼쪽으로 이어지지만, 오른쪽으로 꺽어져 책장처럼 결지고 넓은 바위를 넘어서 도덕산을 향한다.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정상석이 있는 도덕산(702.6m) 암봉의 너럭바위에 오르면 천장산 너머로 운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잘 보이고, 발밑으로 안강일대가 훤하게 펼쳐지며, 며칠전 다녀갔던 호미곶 동해바다도 보일 듯 전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 오룡고개
▲ 도덕산 정상
▲ 도덕산에서 바라본 운주산
▲ 도덕산에서 바라본 안강의 산봉들과 옥산저수지
- 이리재
갈림길로 돌아가 삼각점이 있는 570.7봉에 오르니 앞으로는 천장산이 우람하게 서있고, 이리재를 향하여 반원을 그리듯 이어지는 산봉들이 잘 보인다.
배티재와 천장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갈림길을 지나고 임도를 건너면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길이 이어지고 낮은 봉우리들을 연신 우회하게 된다.
도덕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가파르게 능선을 치고 오르니 마루금이 갈라지는 614.9봉이 나오고 운주산이 한결 가깝게 보여 기운이 난다.
시원스레 뻗어나가는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바라보며, 마치 산을 내려가듯 뚝 떨어지는 사면길 따라 영천시 임고면과 포항시 기계면을 잇는 921번 지방도로상의 이리재로 내려서면 한켠에는 "원주낙동정맥종주대"의 버스가 서있다.
혹시라도 정맥팀들이 보일까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수직 절개지를 기어오르고, 이제 얼마 안 남은 운주산을 생각하며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을 천천히 올라간다.
▲ 이리재
- 운주산
구슬땀을 흘리며 급한 숲길을 올라가다 나무등걸에 걸터앉아 김밥을 먹고있으니 내려온 쪽으로 멋진 암릉을 이루고 있는 봉좌산이 뒤늦게 보여 아쉬움이 남는다.
돌무더기들이 굴러다니는 621.4봉에 오르면 시야가 트이며 운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잘 보이고, 속살을 감추고 있었던 동릉의 바위절벽들이 험준한 모습을 보여준다.
봉우리들을 사면으로 우회하며 흐릿한 사거리안부를 지나고 서쪽으로 꺽어져 올라가니 일반등산로인 듯 뚜렸한 길이 이어지며 넓고 평평한 바위들을 만난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가다 돌탑이 서있는 봉우리에 오르면 마루금은 오른쪽으로 꺽어져 내려가고 앞쪽으로 운주산의 정상부가 보인다.
미끄러운 진흙길과 헬기장을 지나서 삼각점과 정상석이 있는 운주산(806.2m)에 오르니 조망이 트이며 침곡산 너머로 물결치듯 이어지는 낙동정맥의 산봉들이 보여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햇볕 따뜻한 헬기장에 앉아 정상주를 한잔 마시고 포항에서의 귀경버스를 생각하다가 무거운 엉덩이를 애써 일으킨다.
▲ 능선이 갈라지는 돌탑봉
▲ 운주산 정상
- 불랫재
오는 구간중 가장 높은 운주산을 지났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고도를 낮추는 능선길을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안국사 하산로가 갈라지고 "불랫골 빈들바위"라 쓰인 붉은 헝겊이 너풀거리며 산악회 표지기들도 몇개 걸려있다.
기품 좋게 굽어진 노송이 있는 봉우리에서 정맥은 오른쪽으로 꺽어지고, 벌목된 나무들이 삼각점을 덮고있는 421.2봉에 오르니 운주산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마루금이 역동적으로 보이고, 불랫재로 이어지는 꾸불꾸불한 임도가 반가워진다.
사거리안부를 지나 No5 측량점이 있는 310봉을 넘고, 잡목숲을 헤치며 사자상이 서있는 무덤으로 내려가면 잔돌들이 깨끗하게 깔린 불랫재 임도가 나타난다.
인적 끊어진 고갯마루에서 주위를 둘러보니 고개를 떨군 태양은 점차 빛을 잃어가지만 가깝게 들려오는 차량들의 굉음은 지친 산객의 마음을 편하게 달래준다.
▲ 421.2봉에서 되돌아본 운주산
▲ 불랫재 임도
- 한티터널
가파른 능선길을 힘겹게 올라가면 내리막이 이어지고, 희미한 안부로 남아있는 화령현을 넘으니 마지막 비탈길이 시작된다.
능선에서 왼쪽으로 꺽어져 무덤들을 지나고 545봉에 오르면 마루금은 삼각점이 있는 601.3봉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꺽어지며, 드디어 31번국도와 한티터널로 이어지는 낮은 산줄기가 내려다 보인다.
잡목숲을 내려가 전신주가 지나가는 한티재 비포장도로로 내려서니 포항 팔도산악회에서 세운 이정판이 기우는 햇볕을 받으며 산객을 기다리고 있다.
쓰레기들이 널려있는 밭을 지나고 덤불지대를 오르면 왼쪽으로 깍아지른 절개지가 내려다 보이고, 안부로 내려가 오른쪽으로 허리길을 따라가서 포항시 죽장면과 기계면의 경계가 되며 31번 국도가 지나가는 한티터널입구로 내려선다.
택시를 불러 기계로 내려가니 운좋게 포항으로 직접 가는 버스가 연결되고, 포항에서도 19시에 출발하는 서울행 마지막 버스를 탈수 있어 운이 좋다고 하겠다.
찬 캔맥주와 소주 한컵에 피곤함을 잊은채, 점점 어려워지는 교통편을 걱정하고 있으려면 버스는 어둠에 잠긴 고속도로를 쏜살같이 달려간다.
▲ 한티재
▲ 어둠에 잠긴 한티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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