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북.낙동.낙남정맥

낙동정맥 9구간 (785.0봉-질고개-무포산-피나무재)

킬문 2006. 7. 11. 14:56
2005년 3월 26일 (토요일)

◈ 산행일정
서울역(06:00)
동대구역(07:37)
포항시외버스터미널(09:01)
상옥리(11:41)
통점재(12:07)
간장현(12:38)
785.0봉(13:34)
억새안부(13:59)
웅덩이안부(14:49)
산불초소(15:16)
질고개(15:23)
622.7봉(16:32)
668.3봉(17:06)
무포산(17:31)
668.3봉(17:55)
피나무재(18:30)
주왕산시설지구

◈ 도상거리
약 17.2km

◈ 산행시간
약 6시간 23분

◈ 산행기

- 통점재
포항에서 하루 세번밖에 없는 상옥리행버스를 타기위해 KTX로 동대구까지 가서 시외버스로 포항으로 돌아가니 오히려 1시간이상을 기다려야한다.
상할지는 모르지만 이틀치 김밥을 사넣고 터미널에서 기웃거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10시 15분 상옥리버스를 타니 정류장마다 사람들을 태우고 상옥리 잔치집가는 가족들로 버스는 이내 만원이 된다.
버스는 청하를 지나서 포항의 명산인 내연산줄기를 구비구비 돌아 샘재를 넘고, 낯익은 상옥리마을로 들어가 통점재 올라가는 어귀의 주유소에 나만 남겨놓고 하옥리로 바삐 돌아간다.
두터운 상의를 벗고 따사한 햇살이 내리쬐는 포장도로를 구슬땀을 흘리며 20여분 올라가니 통점재가 나오고 세찬 봄바람이 몰아치며 다시 찾아온 산객을 반겨준다.


- 785.0봉
가파른 능선길을 천천히 올라가면 양지바른 무덤들이 잇달아 나오고 오른쪽으로는 향로봉에서 내연산과 동대산으로 흐르는 유장한 산줄기가 눈길을 끈다.
청량한 느낌을 주는 기분좋은 장송숲을 따라가다 잔설이 남아있는 바위지대를 통과하고 무덤 한기가 넓게 자리잡고있는 간장현을 넘는다.
바람 거세게 부는 황량한 산길이 이어지고, 왼쪽 나뭇가지사이로 나타나는 785.0봉을 바라보며 마지막 겨을을 지키는 지저분한 눈밭을 조심스레 넘는다.
넓은 묘지를 지나서 억새들이 가득한 헬기장에 오르니 한쪽에 보도블럭과 페인트통들이 쌓여있고, 안부로 내려갔다 글씨없는 삼각점이 있는 785.0봉에 오르면 묵은 헬기장은 벌목되어있고 올라온 쪽으로 팔공기맥이 분기하는 776.1봉이 잘 보인다.



▲ 785.0봉 정상



▲ 776.1봉부터 이어지는 정맥길



- 질고개
수북하게 남아있는 잔설에 빠지고 낙역밑에 깔려있는 얼음에 미끄러지며 억새들이 꽉찬 안부로 내려가니 어떻게 올라왔었는지 커다란 타이어 두개가 버려져있다.
가파르게 봉우리를 오르고 묘지를 지나 왼쪽으로 높게 솟아있는 봉우리를 비껴서 오른쪽 낮은 능선으로 꺽어지니 계곡이 바로 밑이지만 정맥은 다시 오묘하게 이어져 올라간다.
장송숲따라 봉우리들을 조금씩 우회하는 편한 등로가 이어지고 큰 무덤을 지나서 물웅덩이가 파여있는 안부로 내려서니 오른쪽에서 뚜렸한 길이 올라온다.
노송들사이로 산불초소가 서있는 봉우리로 내려가면 발아래로 꾸불꾸불 올라오는 포장도로가 보이고 조망도 좋지만 산불지기 할아버지는 사람기척도 모른채 초소안에서 유행가를 크게 따라 부르고있다.
소나무길을 내려가 밭과 무덤들을 지나고 932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질고개로 내려가니 초소근무자가 타고온 오토바이 한대만 서있을뿐 고개는 비어있고 차량통행도 별로없어 을씨년스럽다.



▲ 산불초소



▲ 질고개



- 622.7봉
시멘트옹벽을 오르고 무덤을 지나 능선으로 붙으니 벌목이 되어있어 길이 어지럽지만 무자비한 가지치기에서도 용케 살아남은 표지기들이 간간이 길을 확인해준다.
석축이 쌓여있는 폐무덤을 지나고 높은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하다 혹시나해서 낑낑거리며 올라가보니 잡목사이에 역시 무덤 한기만이 쓸쓸하다.
되돌아와 전망이 좋은 무덤 한기를 지나고 벌목되어있는 헬기장을 오르니 비로서 평두산이라고도 하는 622.7봉이 앞에 모습을 보인다.
잡목들을 헤치며 무너진 성터처럼 돌무더기들이 널려있는 622.7봉에 오르면 중앙에는 바위들이 몇개 놓여있고 헬기장 한끝에 삼각점이 있으며 무포산이 앞에 우뚝 솟아 기를 죽인다.



▲ 622.7봉에서 바라본 무포산


- 무포산
봉우리를 내려가 묵은 헬기장을 지나고 거센 바람을 맞으며 중키의 자작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있는 산길을 돌아가면 무포산이 너무 높게보여 은근히 부담이 된다.
베어진 나무들이 멋대로 쓰러져있는 광활한 벌목지를 어렵게 통과하고 668.3봉에 올라 흐린 하늘을 한번 바라보고 정맥에서 조금 떨어져있는 왼쪽의 무포산으로 꺽어진다.
흐릿한 족적을 보며 억새밭에 까시나무들이 널려있는 봉을 오르고, 뾰족한 정상을 바라보며 낙엽 수북하게 쌓인 안부로 떨어져 내려가니 숲은 어둡고 인적이 별로 없다.
코가 땅에 닿을듯한 된비알이 이어지고, 나뭇가지들을 잡고 바위지대를 따라 무포산(716.7m) 정상에 올라가니 대구 뫼사랑산악회에서 세운 정상목과 글씨없는 삼각점이 있고, 벌목되어있어 주왕산쪽으로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며 옆에있는 666.3봉의 암벽들도 멋지게 보인다.



▲ 무포산 정상



▲ 무포산에서 바라본 가야할 마루금



- 피나무재
50분만에 갈림길로 돌아와 임도를 건너서,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을 못보고 봉우리를 넘어 남동쪽으로 잘못 내려가다 황급하게 되돌아온다.
벌목된 봉우리를 우회하는 편한 길을 찾아 완만한 숲길을 따라가면 참호들이 파여있고, 통신탑을 지나니 914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피나무재가 나온다.
철망사이의 개구멍으로 빠져나와 고갯마루를 건너가니 재작년 여름에 아내와 함께 차로 넘어갔던 바로 그곳인데 그때 걸어놨던 표지기는 없어졌지만 옛 기억이 새록새록 솟아난다.
해는 뉘엇뉘엇 떨어지고 택시를 부를려다 운 좋게도 주왕산시설지구에 사는 아주머니들의 승합차를 얻어타고 주왕산밑의 식당에 자리를 잡아 지친 몸을 눕힌다.
옆방의 젊은 연인들은 천박하게 소리를 지르고, 낡은 텔레비는 직직거리다 자주 끊어지는데 주왕산의 밤은 아직 차다.



▲ 피나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