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북.낙동.낙남정맥

낙남정맥 9구간 (실봉산-태봉산-234.9봉-원전고개)

킬문 2006. 7. 11. 15:25
2004.09.22 (수요일)

◈ 산행일정
남부터미널(24:00)
진주터미널(03:25)
고미동고개(04:01)
죽봉재(04:32)
93.8봉(04:42)
납골당(06:09)
가운데고개(06:41)
완주전씨묘(07:27)
실봉산(08:16)
유동도로(08:55)
유수재(09:32)
가화강(10:44)
2번국도(11:33)
태봉산(11:56)
2번국도(12:48)
190.5봉(13:55)
선들재(14:12)
딱밭골재(15:07)
234.9봉(15:55)
225봉(16:05)
245.5봉(16:32)
시멘트임도(17:08)
원전고개(17:35)
진주터미널(18:24)
남부터미널(23:00)

* 산행시간
약 13시간 34분

* 산행기

- 93.8봉
이른 새벽의 진주 시외버스터미널은 불도 환하게 켜져있고, 택시기사들은 소리높혀 손님을 부르며, 편의점도 바로 앞에 있어 서울에서부터 애써 먹을것을 준비할 필요도 없다.
컴컴한 고미동고개에서 의아해하는 택시기사를 보내고 과수원으로 올라가 어둠에 잠겨있는 감나무들을 지나간다.
시멘트도로를 건너면 또 과수원이 나오고 흙길을 따라서 송전탑을 지나 사방으로 뻗어있는 임도를 긴장해서 따라간다.
시멘트도로가 지나는 죽봉재를 넘고 배가 주렁주렁 매달린 과수원을 통과하며 길을 못찾고 헤메다가 능선으로 붙으니 불빛에 정맥표지기가 반갑게 손짓을 한다.
넓은 밭을 따라서 93.8봉에 오르면 산불감시초소에는 낙남정맥종주를 환영한다는 글귀가 붙어있고 불야성을 이룬 진주시내의 불빛들이 환상적으로 보인다.



(93.8봉의 산불초소)


- 가운데고개
임도를 따라 과수원들을 지나고 대나무숲으로 들어가 잡목지대를 통과하면 차소리가 가깝게 들리고 진주시내의 불빛이 반짝거리다 사라지곤 한다.
무덤지대를 지나 평상들이 놓여있는 과수원으로 들어갔다가 사방으로 낮은 능선들이 어지럽고 표지기는 사라져서 왔다 갔다하며 30여분을 헤메인다.
능선만 가늠하고 가족묘를 올라가니 숨어있던 표지기가 나타나고 잡목숲을 뚫고 내려가면 시멘트임도 사거리가 나오는데 역시 남쪽으로 잘못 내려가다 되돌아온다.
비포장길로 능선에 붙어 까시덤불들이 그득한 송전탑과 납골당을 지나고 시멘트도로를 건너 산마루에 올라서니 고속도로와 마을들이 훤하게 내려다 보인다.
산딸기와 아카시아가 꽉 차있고 베어진 나무들이 숨어있는 덤불지대를 어렵사리 내려가 진주-통영 고속도로현장을 지나고 2번국도가 넘어가는 가운데고개를 건넌다.



(가운데고개)


- 완산전씨묘
화원마을 표시석을 보며 굴다리로 남해고속도로를 건너고 왼쪽으로 꺽어져 마을길을 올라가 잡목들이 지저분한 능선으로 올라간다.
과수원을 통과해서 송전탑을 지나면 배나무밭의 울타리를 따라 길이 이어지다가 곧 왼쪽으로 꺽어지는데 한동안 따라가니 마을이 나타나고 밑에는 저수지가 보인다.
여기에서 30여분간 길을 찾다가 왼쪽으로 길이 휘어지는 지점에서 정면의 푸른색 물탱크를 올라 밭을 지나니 그제서야 숨어있던 마루금이 모습을 드러낸다.
완만한 구릉과 수많은 과수원들로 길찾기가 어려운 낙남에서 새벽부터 헤메이고 돌아다니니 진땀이 나고 아까운 시간은 물처럼 흘러간다.
과수원은 끝이나고 잡목길따라 완산전씨묘를 지나서 전망트이는 무덤에 앉아 삼각김밥으로 아침을 먹고있으니 고속도로가 발밑으로 지나가고 진주시가지가 훤하게 펼쳐져 보인다.
기운을 내어 지루한 잡목숲을 따라가면 곳곳에 무리지은 야생화들이 위안이 되고 산새들의 노래소리가 정겹게 들려오며 아침바람은 시원하게 불어온다.


- 유수재
임도를 건너고 "시루봉두릅농원"이란 안내판이 붙은 시멘트길을 올라가면 드넓은 두릅밭이 펼쳐지는데 파란 하늘에는 잠자리들이 유유히 날라다니고 엄지손가락보다 굵은 쐐기들은 한창 살을 키우고있다.
잡목길따라 묘 두기가 지키고있는 실봉산(185m)에 오르니 삼각점이 있으며 한쪽으로는 시야가 트여서 진주시내의 아파트들이 높은 성처럼 보인다.
정상에서 가파른 비탈길을 내려가 기념석이 있는 임도를 가로지르고 임도와 나란히 하며 낮은 능선을 내려가면 유동도로공사가 한창 진행중인데 상탑과 버드골을 연결하는 안부쯤 될것이다.
잠시 방향감각을 잃고 당황하다가 도로를 내려가 목장이 있는 산마루로 올라가니 지겨운 과수원이 나오고 농약을 치던 청년들이 물끄러미 산객을 바라본다.
잡목숲을 지나고 밤나무과수원을 따라서 내려가면 내동면과 축동면의 경계가 되며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유수재인데 도로는 텅 비어있고 햇살만 따갑다.



(실봉산 정상)



(유수재)



- 가화강
수자원공사의 저수탱크를 뒤로 파란 물탱크들을 지나고 감나무들을 따라 산으로 올라가니 잡목과 까시덤불들이 무성하고 칡넝쿨 밀림이 나타난다.
허리를 구부리며 잡목들을 통과하고 얼마전 지나간 족적따라 공포스런 넝쿨지대를 간신히 헤치고 내려가면 안부가 나오고 억새와 까시덤불들이 기승을 부리는 봉우리를 넘는다.
덤불들은 사라지고 한적한 숲길을 따라 낙동강 홍수예보 시설물을 지나니 우렁찬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곧 가화강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농장을 지나고 유동마을 표시석이 있는 도로로 나와 가화강을 가로지르는 유수교를 건너고 있으니 진양호에서 역류된 물줄기는 급류를 이루며 남쪽바다를 향해 내려간다.
비록 산자분수령의 대원칙을 깨고 마루금을 가로지르는 인공강이기는 하지만 푸른 물줄기는 굽이쳐 흐르고 가화철교너머로는 파란 가을하늘이 펼쳐져 기분이 좋아진다.



(가화강)


- 태봉산
가화마을 표시석을 보며 능선으로 붙으니 빈 과수원 농가가 나타나고 밤나무그늘밑의 궤짝에 주저앉아 땀을 딱고 삼각김밥을 먹고 있으려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며 졸음이 온다.
철망울타리를 따라 묘지들을 연신 지나고 고속도로 공사현장의 높은 절개지를 내려가 2번국도를 건너면 송림이 나오고 등로가 편해진다.
돌담이 쌓여있는 묘지를 지나고 무너진 성곽처럼 돌무더기들이 널려있는 숲을 넘어 태봉산(190.2m)에 오르니 잡초속에 글씨없는 삼각점이 있고 조망은 막혀있어 답답하다.
잡목길따라 임도를 건너고 푸른 진양호를 바라보며 숲길을 올라가면 잘 정돈된 묘지앞에서 정맥은 왼쪽으로 급하게 꺽어져 내려간다.
밤나무단지를 지나고 묘지가 있는 곳에서 계단을 내려가니 민가가 있는 포장도로가 나오고 졸고있던 개들은 일제히 일어나 울부짖는다.
도로를 건너 능선으로 붙으면 정맥은 왼쪽으로 꺽어지고 묘지들을 따라 희미한 족적을 찾아 내려가면 건축자재가 쌓여있는 공장을 지나 2번국도가 다시 나온다.



(낮게 이어지는 정맥)



(태봉산 정상)



(정맥에서 보이는 진양호)



- 딱밭골재
길건너 SK주유소로 들어가 자판기에서 음료수도 빼 마시고 찬물도 보충해 절개지 수로를 따라 올라가면 까시덤불들이 귀찮게하지만 능선에는 깨끗한 소나무길이 기다린다.
한동안 완만하고도 상큼한 오솔길을 따라가다 까시덤불들을 뚫고 봉우리를 올라서니 앞이 트이며 광활한 공원묘지가 시작된다.
지나온 정맥을 바라보며 커다란 조경석들이 쌓여있는 흙길을 지나고 망자들을 따라 천사상이 서있는 190.5봉을 넘는다.
조경석을 넘어 공원묘지를 빠져 나가면 잡목숲이 이어지고 송전탑을 지나 시멘트도로에 곤양면 이정판이 서있는 선들재로 내려선다.
도로를 건너고 대나무숲을 지나 능선마루에 붙으니 41번 송전탑이 나오고 가파르게 오른 봉우리에서 밤나무밭을 따라 시멘트도로로 내려간다.
다시 능선으로 올라 송림따라 이어지는 한낮의 정맥길을 따라가면 인기척이 없는 외딴집이 나오는데 마치 알프스의 별장처럼 한가롭게 보인다.
어린 감나무 묘목들을 지나고 급하게 떨어지는 잡목숲따라 물이 줄줄 흐르는 바위지대를 내려가니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딱밭골재인데 절개지가 상당히 가파르고 차량통행도 없다.



(공원묘지에서 바라본, 가야할 정맥길)



(선들재)



(딱밭골재)



- 234.9봉
낙석이 뒹구는 고갯마루에서 바로 위의 감나무과수원으로 들어가 잡목들을 뚫고 어렵게 올라서니 곧 길이 부드러워진다.
잡목길을 내려가면 과수원을 만들려는지 땅을 갈아없는 공사현장을 만나고 묘목들이 심어져 있는 넓은 임도를 따라 정맥은 이어진다.
농가를 지나고 키작은 돌절구 하나가 놓여있는 숲으로 들어가 억센 관목들을 헤치고 올라가면 물탱크가 있는 농가가 두채 나오고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낮은 봉우리들을 연신 넘고 잡목숲으로 둘러싸인 234.9봉에 오르니 삼각점(곤양 25, 1991재설)이 놓여있고 정맥은 여기에서 북서쪽으로 급하게 꺽어져 올라간다.
잡목길을 따라 안부를 지나서 바위지대를 오르면 225봉 같은데 지형도에도 없는 삼각점(곤양 25, 001 복구)이 턱하니 누워있어 어리둥절해진다.



(234.9봉 정상)



(삼각점이 있는 225봉)



- 원전고개
완만한 숲길따라 봉우리들을 넘고 돌무더기들이 쌓여있는 오르막을 올라가면 묘 한기가 지키고있는 245.5봉이 나오고 늦은 오후들며 억새사이로 쓸쓸한 분위기가 감돈다.
지루하게 이어지는 숲길을 한동안 따라가니 송전탑이 나오고 정맥은 왼쪽으로 급하게 꺽어지며, 임도를 가로질러 무너져 가는 무덤 두기사이로 봉우리를 올라간다.
이리저리 휘어지는 낮은 야산길을 따라가면 오른쪽으로 시멘트임도가 가깝게 지나가고 지저분한 잡목길은 끝이없이 이어진다.
시멘트임도를 가로지르고 급하게 떨어지는 풀밭을 잠시 내려가면 돼지를 키우는 농가가 나오고 밤나무밭을 지나 곧 마을이 나온다.
경전선 철로를 건너고 2번국도가 지나가는 원전고개로 올라가 다음 구간의 들머리를 확인하고 버스정류장에서 대강 옷을 추스린다.
운좋게 1시간에 한번밖에 없다는 시내버스를 잡아타고 진주로 향하니 하루종일 힘들게 지나쳤던 정맥길이 눈앞으로 빠르게 스쳐간다.



(원전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