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맥

땅끝기맥 4구간 (314.7봉-당재-서기산-계라리고개)

킬문 2006. 7. 13. 15:28
2005년 3월 20일 (일요일)

◈ 산행일정
강남터미널(00:30)
광주터미널(03:51)
성전터미널(05:32)
제안고개(06:26)
314.7봉(07:19)
335봉(07:56)
임도(08:30)
295.6봉갈림길(08:49)
276봉(09:17)
당재(09:29)
328봉(09:48)
사거리안부(10:06)
355봉(10:38)
능선갈림길(11:18)
헬기장(11:54)
서기산(12:09)
405봉(13:02)
366봉(13:27)
299.2봉(14:16)
사거리안부(15:45)
계라리고개(16:10)
강진터미널(17:30)
강남터미널(20:22)

◈ 도상거리
약 18.0km

◈ 산행시간

약 9시간 44분

◈ 산행기

- 제안고개
주말에는 단축운행한다는 것을 깜박하고 늦으막히 전철을 탔다가, 마지막 역인 약수동에서 간신히 택시를 합승하고 강남터미널에는 아슬아슬하게 출발 5분전에 도착을 한다.
예매를 하고 표를 구입하지 않으면 위약금이 20%나 되어 후회했지만 막상 터미널에 가보니 한시간 더 늦은 1시 30분 표만 남아있아 오히려 다행스런 일이 되었다.
급한 마음에 부지런을 떨며 광주에서 성전가는 4시 30분 첫버스를 탔다가 예상보다 너무 일찍 도착해, 컴컴한 대합실에서 30여분을 서성이며 궁색하게 날이 밝기를 기다린다.
2km 떨어진 제안고개를 향해 13번도로를 천천히 걸어가면 앞에 벌매산이 우뚝하고 월각산에서 이어지던 암봉들은 전시대의 수석처럼 평야에서 불끈 솟아올라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어언 날이 밝아오고있는 고갯마루에서 잡목들을 헤치며 숲으로 들어가니 웬 삼각점 하나가 놓여있고 시야가 트이는 무덤이 나오며 마을뒤로 잠을 깨고있는 기맥의 봉우리들이 보인다.


- 314.7봉
억새 무성한 잔솔밭에서 길을 찾다가 송전탑 방향으로 묵밭을 가로질러 넓은 길로 무덤과 밭을 지나면 앞에 푸른 대숲이 넓게 펼쳐진다.
흐릿한 등로따라 빽빽한 대숲을 통과하고 억센 관목과 명감넝쿨들을 헤치며 가파른 능선을 올라가니 티브이 안테나선이 따라오고 산중턱에는 마을의 공동안테나가 설치되어있다.
억새밭에 삼각점이 있는 314.7봉에 힘겹게 올라서면 조망이 시원하게 트여서 월출산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마루금이 잘 보이고, 벌매산에서 흑석산과 두억봉으로 흐르는 영산남기맥의 울퉁불퉁한 암봉들이 뚜렸하며, 가야할 서기산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삥 돌아 앞에 가깝게 보인다.
장소리와 도림리의 푸른 전답들을 바라보며 암릉지대를 내려가면 억센 관목들이 꽉 차있고 명감넝쿨과 산딸기나무들이 울창해서 헤쳐나가기가 힘이 든다.



▲ 314.7봉 정상



▲ 314.7봉에서 바라본 흑석산, 가학산과 벌매산



▲ 314.7봉에서 바라본 월출산



▲ 314.7봉에서 바라본 왼쪽끝의 서기산



- 335봉
한동안 잡목가지와 까시덤불들을 헤치며 커다란 바위 세개가 나란히 서있는 삼형제봉을 지나 335봉에 오르니 구덩이 하나만 파여있고 커다란 바위들이 나타난다.
암봉에서 왼쪽으로 꺽어져 급사면 능선을 내려가면 베어진 나무들이 널려있어 길이 어지러운데 쓰러진 노간주나무를 구부리고 통과하다 바늘처럼 날카로운 잎들이 옷속으로 들어가 한동안 등을 찔러댄다.
지능선으로 잘못 들어갔다 까시덤불에 갇혀 고생을 하고 왼쪽 기맥으로 트래버스해서 내려가니 도림리에서 올라오는 넓직한 임도가 나오며 이어지는 능선은 조금씩 길이 좋아진다.
산불초소가 있는 봉에 오르면 지나온 기맥줄기너머로 월출산의 암봉들이 머리를 드러내고있고, 왼쪽으로는 작은 저수지들이 골골마다 물을 담고있으며, 내려온 335봉의 암벽이 멋지게 보인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주위를 둘러보고 간벌한 나무들이 온통 길을 막고있는 능선을 지나 295.6봉이 갈라지는 봉우리에 오르니 역시 구덩이만 깊게 파여있고 기맥은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 바위 세개가 나란히있는 암봉



▲ 산불초소에서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 당재
관목과 까시나무들이 무성한 능선을 따라가면 베어진 나무들이 온통 길을 막고있어 짜증스럽고 이리저리 우회하느라 힘이 들며 진행속도가 느려진다.
능선이 꺽어지는 276봉에서 왼쪽으로 급하게 내려가다 희미한 안부를 넘고 조금 좋아진 길을 만나 돌무덤이 높게 쌓여있는 당재로 내려서니 양쪽으로 홈통길이 뚜렸하다.
왼쪽으로 커다란 서산저수지를 바라보며 가파르게 328봉에 올라 맛이 좀 간듯한 김밥을 억지로 먹고, 서둘러 좁은 능선을 따라가면 왼쪽 서산리에서는 안내 마이크소리가 들려오고 오른쪽 법곡리에서는 흘러간 가요도 아닌 외국곡이 경음악으로 흘러나와 묘한 느낌을 준다.
월남마을로 이어지는 사거리안부를 지나고 다시 가파르게 봉우리를 넘어 송전탑으로 올라가니 공사후 맨땅에 심어놓은 측백나무 묘목들이 누렇게 죽어가고있어 전시행정을 보는듯 언찮아진다.



▲ 당재


- 서기산
가파르게 355봉을 오르고 간벌된 나무들이 잔뜩 널려있는 능선을 지나 키를 넘는 산죽지대를 힘겹게 올라가니 잘 정비된 쌍묘가 나오는데 신평리쪽으로 조망이 잘 트인다.
잠시후 기맥이 동쪽으로 꺽어지는 갈림길을 지나면 마치 산꾼의 인내를 시험하듯 까시덤불과 쓰러진 나무들이 한무더기로 엉켜있는 길이 계속 이어져 정강이를 찌르고 온몸을 할키며 괴롭힌다.
올무를 제거하며 사철나무들이 군락을 이룬 숲을 지나 힘겹게 헬기장에 올라서니 서기산 정상이 바로 앞에 보이고 보상이라도 하듯 산들바람이 땀을 말려준다.
편해진 등로따라 잔돌깔린 임도를 건너서 된비알을 올려치면 산불초소의 흔적을 만나고 기맥은 남쪽으로 꺽어지지만 서기산 정상은 마루금에서 약간 벗어나있다.
산불감시시설과 헬기장이 있는 서기산(511.3m)정상에 올라가니 삼각점은 없지만 사방으로 막힘이 없어 월출산에서 이어지는 기맥이 한눈에 들어오고, 만덕산과 석문봉 그리고 덕룡산과 주작산의 아름다운 연릉너머로 높게 솟구친 두륜산과 시설물을 얹고있는 대둔산이 아스라하게 보여 가슴이 설레어온다.
정상주 한잔 마시며 강진군의 너른 들판과 짓푸른 저수지들을 내려다보고 또 만덕산 암봉뒤로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우리의 산하가 너무나 아름다워 감탄사가 나오고 막혔던 가슴이 시원스럽게 뚫린다.



▲ 서기산 정상



▲ 서기산에서 바라본, 월출산에서 이어지는 마루금



▲ 서기산에서 바라본 가야할 마루금



▲ 마루금너머로 보이는 만덕산



- 405봉
갈림길로 돌아와 간간이 나타나는 암릉들을 밟으며 힘겹게 355봉을 넘고, 남쪽으로 꺽어져서 뾰족하게 솟은 405봉에 오르면 소나무들이 서있는 멋진 암봉들이 나타나는데 영파리쪽으로 조망이 좋고 내려온 서기산이 당당하게 올려다 보인다.
계속 암릉들을 넘고 소나무들이 덮고있는 폐헬기장을 지나 366봉을 오르니 건너편 만덕산으로 낮으막한 능선이 갈라져 나가고 기맥은 오른쪽으로 꺽어진다.
간벌한 나무들이 어지럽게 덮혀있는 잡목지대는 끊이지않고 이어지며 이리저리 힘들게 우회하다 짜증을 참지 못하고 기어이 점잖치못한 욕설을 터뜨리고 만다.
축대처럼 돌이 쌓여있는 봉을 지나고 기름바른듯 이파리들이 반질거리는 동백나무들을 보며 베어진 나무들로 덮혀있는 사거리안부를 쉬지않고 넘는다.
헬기장을 지나서 쉬어버린 김밥대신 사과 한개로 기운을 차린후 삼각점이 있는 299.2봉에 오르니 바로 밑에 헬기장이 있고 덕룡산 연릉너머로 두륜산이 잘 보인다.



▲ 405봉에서 바라본 서기산



▲ 366봉 오르며 바라본 만덕산



▲ 헬기장에서 바라본 덕룡산 연릉



- 계라리고개
까시덤불과 잡목지대는 계속 이어지고, 가파르게 293봉을 넘고 소나무들이 많은 봉우리를 지나서 기맥이 ㄷ자로 휘어지는 지점에 서니 낮은 능선끝에 계라리고개의 통신탑이 보이지만 아직도 갈길이 많이 남아있다.
오른쪽으로 동령저수지의 푸른 수면을 바라보며 안부로 떨어졌다 봉우리에 오르면 최근에 벌목했는지 아직 푸른 잎이 달린 나무들이 사방에 쓰러져있어 갈길바쁜 산객의 힘을 빠지게한다.
키작은 소나무들이 울창한 낮은 능선을 내려가다 사거리안부를 넘고 쓰러진 나무들이 길을 덮고있는 희미한 능선을 조심스럽게 따라가니 까시덤불들이 사방에서 극성을 부린다.
잡목들을 헤치며 낮은 봉우리에 올라서면 비로서 시야가 트이며 앞에 통신탑이 보이고 무덤지대로 내려가 소로를 따라가면 18번국도상의 계라리고개가 나온다.
통신탑으로 올라가는 다음 구간의 들머리를 확인하고 강진가는 버스를 타러 양유동마을로 내려가니 풍광좋은 남도땅에는 이미 봄냄새가 물씬 풍겨나고있다.



▲ 계라리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