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맥

땅끝기맥 2구간 (차일봉-국사봉-활성산-불티재)

킬문 2006. 7. 13. 15:24
2005년 3월 3일 (목요일)

◈ 산행일정
강남터미널(00:30)
광주터미널(03:45)
영암터미널(05:40)
금정
오두재(07:31)
363봉(08:05)
칠성동안부(08:28)
노룡재(09:08)
차일봉(09:29)
434봉(10:06)
국사봉(10:56)
가음치(11:50)
송장고개(12:12)
사거리안부(12:46)
쌍묘(13:06)
362봉(13:32)
417봉
활성산(14:28)
기맥능선(14:57)
350봉(15:38)
250봉(16:03)
돈받재(16:20)
338봉(16:52)
375봉(17:23)
불티재(17:50)
영암터미널
광주터미널(20:15)
강남터미널(23:38)

◈ 도상거리
약 22.0km

◈ 산행시간
약 10시간 19분

◈ 산행기

- 오두재
문을 연 식당이나 다방도 없고 광주터미널처럼 난방기구도 없는 텅빈 영암터미널에서 1시간넘게 속수무책으로 떨면서 해가 뜨기를, 버스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기다린다.
7시 첫버스로 금정에서 내려 택시로 아크로골프장을 올라가는데 도로도 꾸불꾸불하고 경사가 심해 그냥 걸어 올라갔으면 크게 낭패를 볼뻔했다.
골프장 입구인 오두재에 내리니 찬바람이 불고 가뜩이나 새벽추위에 지쳤던 몸이 떨려와 귀덮개를 하고 파일점퍼를 꽉 닫은채 가파른 돌길을 올라간다.
통신탑이 서있는 곳에서 넓은 길은 끊어지고 골프장을 내려다 보며 낮으막한 능선으로 들어가면 잡목들이 성가시기는 해도 족적은 뚜렸하게 나있다.


- 노룡재
잡목들을 헤치며 내려가다 골프장도로로 내려서고 잠시후 억새가 무성한 안부에서 덤불사이로 들어가면 흐릿하게 등로가 이어진다.
교통호가 파여있는 363봉을 지나고 희미한 오른쪽 족적따라 내려가다 방향을 잡고 능선으로 트래버스하니 억새가 무성한 안부가 나오고 왼쪽으로 칠성동 농가들이 가깝게 보인다.
덤불지대를 지나 오랫만에 시야가 트이는 전망대바위로 올라가니 차일봉에서 국사봉을 넘어 통신시설이 있는 활성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오매불망 기다려왔던 월출산이 정면으로 모습을 드러내 한동안 발걸음을 멈추게한다.
송전탑을 지나고 시멘트도로로 내려가 칠성목장의 우사를 통과하니 철망안에는 수십마리의 꽃사슴들이 한쪽에 모여 동그란 눈망울로 이방인을 경계한다.
임도절개지에서 잠깐 방향을 살펴보다 길도 없는 봉우리를 오르니 반가운 표지기가 보이고, 가시에 찔려가며 돌무더기들이 널려있는 361봉에 올라서면 꾸불꾸불한 도로가 내려다 보인다.
뚜렸한 산길을 내려가 묵밭을 만나고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노룡재로 내려서니 팔각정모양의 버스정류장이 있으며 푸른 대숲은 쏴 소리를 내며 찬바람에 출렁거린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국사봉



▲ 전망대에서 바라본 활성산과 뒤의 월출산



▲ 줌으로 당겨본 활성산과 월출산



▲ 노룡재



- 차일봉
시멘트임도를 올라가다 능선으로 붙어 돌참호를 지나고 차일봉(382.0m)에 오르니 무덤 두기가 있고 넝쿨들만 차 있으며 삼각점은 보이지 않는다.
국사봉을 올려다보며 남쪽으로 내려가면 왼쪽으로 임도가 지나가고 처음에는 의외로 편안한 등로가 이어지지만 곧 가시덤불들이 무성해지고 벌목된 나무들이 길을 막는다.
잡목들을 헤치며 산죽지대를 넘고 숲속의 층층바위를 지나면 묵은 임도가 나오는데 벌초를 했는지 걸리는게 없어 마치 금방 사라질 길인양 서둘러 산을 올라간다.
낮은 봉우리에서 기맥은 왼쪽으로 꺽어지고, 쓰러진 나무들이 등로를 막고있어 주위로 우회하면 가시덤불들이 울창하며 금방 거센 관목사이에 갇혀버린다.



▲ 차일봉 정상


- 국사봉
434봉에서 남쪽으로 꺽어져 잡목과 덤불들을 헤치면 묵은 임도와 만나고 조금 편해진 등로따라 산죽들이 정리된 봉우리에 오르니 국사봉이 전면으로 모습을 보인다.
울창한 억새지대를 지나고 가시에 찔려가며 눈덮힌 너덜지대를 통과해 시야가 트이는 바위로 올라가니 저 멀리 호남정맥의 봉우리들이 뚜렸하고 오두재를 넘어 낮게 이어오는 기맥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불감시시설을 지나고 무덤옆에 삼각점이 있는 국사봉(614.8m)에 오르면 오석이 서있고 사방으로 조망이 트여서 월출산은 물론 호남정맥과 수많은 남도의 연봉들이 시원하게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바위에 걸터앉아 가음치와 활성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도면과 맞춰보며 김밥에 정상주 한잔을 마시고 있으니 삐죽삐죽 기묘하게 솟은 월출산 암봉들은 어서오라 손짓을 하지만 봄을 맞이하는 바람은 아직도 차갑다.



▲ 국사봉 오르며 바라본 지나온 기맥의 마루금



▲ 국사봉 정상



- 가음치
서쪽으로 이어지는 뚜렸한 등로를 따라가면 임도와 만나고 기맥은 우측으로 흐르지만 방향이 거의 일치하고 표지기들도 걸려있어 그냥 임도를 따라간다.
한동안 내려가면 목장후문이 나오고 자물쇠가 굳게 걸려있어 월장을 할까 고민하다 멧돼지를 기른다는 이야기도 들은터라 그냥 철망 오른쪽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잡목들을 헤치며 사면을 치고 내려가면 지저분한 계곡으로 떨어지고 컨테이너집을 만나 도로로 올라가니 23번국도상의 가음치인데 천연목장 입구가 있으며 도로절개지 공사가 한창중이다.
도로를 건너 빽빽한 산죽들을 뚫고 올라가면 옆 수로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며 바로 위의 남양방씨묘지에서 기맥은 오른쪽으로 꺽어져 묵은 임도로 이어진다.
송림이 우거진 편한 길을 따라가니 왼쪽으로 지도에 표기않된 저수지가 나오고 곧 댐이 보이는 시멘트임도 삼거리가 나오는데 바로 송장고개이다.



▲ 가음치



▲ 송장고개



- 362봉
표지기가 붙어있는 가파른 사면을 외면하고 왼쪽으로 임도따라 올라가다 무덤위로 진행하니 길이 없어지며 잡목들만 빽빽해 꾀만 부린 꼴이 되었다.
간신히 기맥으로 붙어도 벌목된 나무들이 능선에 잔뜩 쌓여있고 가시덤불들이 심해서 나무없는 사면으로 봉우리들을 어렵게 올라간다.
연소리쪽에서 올라오는 등로를 만나며 점차 길은 좋아지고 뚜렸한 사거리안부를 넘어 311봉에 오르며 기맥은 남쪽으로 급하게 방향을 돌린다.
조금 진행해서 잘 정비된 쌍묘를 지나니 온갖 가시덤불들이 군락을 이루고있고 쓰러진 나무들과 잡목들이 한데 뭉쳐 괴로운 길이 이어진다.
긁히고, 찔리고 넝쿨에 걸려 넘어지며 힘겹게 가시밭을 통과하면 송림과 만나며 잠시 길이 좋아지고, 다시 나타나는 덤불들을 이리저리 뚫고 헬기장이 있는 362봉에 올라가니 시원하게 머리를 벗은 활성산이 지척에 보인다.


- 활성산
목장철망을 넘어 들어가니 또 철망이 나타나고 목장 안쪽으로도 가시덤불이 너무 심해 다시 철망밖으로 나와 잡목들을 헤치며 철망을 따라간다.
곧 서광목장의 너른 초지가 나오고 활성산쪽으로 초지를 횡단해서 앞에 보이는 더 높은 능선을 기맥으로 착각하고 올라가다 물이 흐르는 계곡을 만나 되돌아온다.
초지를 건너 기맥밑으로 지나가는 임도를 따라가다 포장도로와 만나고 목장시설물이 있는 417봉을 보며 도로를 올라간다.
포장도로를 왼쪽으로 보내고 산길로 붙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초지를 올라가면 드넓은 목장지대너머로 골프장에서 아침부터 이어오던 기맥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국사봉은 또 다른 각도로 웅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방송시설물을 지나고 활성산(488m) 정상에 오르니 산불초소에서 감시인이 나오며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돈받재 방향을 알려주고는 다시 초소로 올라간다.



▲ 활성산에서 바라본 서광목장과 국사봉



▲ 활성산 정상



- 돈받재
지도상의 성터는 보지도 못하고 철조망따라 억새지대를 내려가면 돈받재를 향해서 직선으로 내려가는 오른쪽의 마루금이 가늠되고 직사각형 월곡제가 그 끝에서 짓푸른 수면을 보인다.
잠시후 마루금을 따라가던 철조망은 기맥에서 점점 멀어지며 임도가 있는 왼쪽으로 꺽어지지지만 선답자들의 표지기를 따라 악명높은 가시지대를 우회하기로 한다.
임도를 한동안 내려가다 이정표가 서있는 삼거리를 지나고 임도가 휠때쯤 다시 능선으로 올라가면 역시 가시덤불들이 기승을 부리고, 흔적만 남은 묘를 지나며 기맥은 오른쪽으로 슬그머니 방향을 돌린다.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350봉을 지나니 편한 길은 오른쪽 학송리로 내려가고 왼쪽으로 꺽어져 들어가 월곡제를 기준으로 낮은 능선을 따라간다.
묘지들을 지나며 묵은 임도를 만나고 좋은 길따라 저수지가 가깝게 보이는 사거리안부를 넘다 교묘하게 발목을 옭아매는 쇠올무들을 몇개나 제거한다.
바위지대들이 있는 250봉을 지나고 잡목들을 헤치며 835번 지방도로상의 돈받재로 내려서니 표지석이 서있고 차량통행이 빈번하며 쓰레기들이 널려있다.



▲ 활성산에서 낮게 이어져 내려가는 까시밭길



▲ 올무



▲ 돈받재



- 불티재
마지막 구간을 남겨놓고 개운한 마음으로 소주 한잔을 마시며 앞에 우뚝하게 서서 위용을 보여줄 월출산을 가늠해 본다.
나무를 잡고 가파른 절개지를 올라 가시덤불들이 사라진 편한 등로를 천천히 따라가면 바람이 강하게 불며 숲을 진동시킨다.
338봉에 오르니 오른쪽으로 꺽어져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다 뾰족한 375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보이고 빽빽한 산죽지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키를 넘는 산죽들을 한동안 헤치고 봉우리들을 넘으면 375봉 오르기 전에 오른쪽으로 우회길이 있는데 일부러 정상에 올라가 보아도 길이 없고 가시덤불만 심해 되돌아 내려와 허리길을 따라간다.
억새 가득한 송전탑을 지나고 묘지들을 만나 13번국도와 829번 지방도로가 교차하는 불티재로 내려서니 공원처럼 예쁘게 조성되어있고 도로 건너에는 월출산국립공원의 출입을 막는 경고판이 보인다.
영암택시를 부르고 텅빈 도로가에 앉아 가시와 덤불에 상채기난 두다리를 매만지며 아름다운 월출산을 넘어 토말탑앞에 서있을 자신을 그려본다.



▲ 불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