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월 24일 (목요일)
◆ 산행일정
상봉터미널(06:10)
한계령(09:05)
서북주능선(10:21)
끝청(11:58)
대청봉(12:36)
희운각대피소(13:40)
양폭산장(14:14)
비선대(15:09)
설악동(15:45)
◆ 산행시간
약 6시간 40분
◆ 후기
상봉터미널안의 식당에서 아침을 사먹고 매표소 앞에서 기다려보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하기는 바로 전날에 번개를 때렸으니 나올 사람은 없겠지만 혹시 단풍님은 어떨까 기대했는데...
졸며 깨며 하다 보니 어느 새 한계령에 도착하고 버스에서 내리면 찬바람이 마구 휘몰아친다.(08:57)
황급히 휴게소안으로 들어가 스펫츠를 하고 벙거지 모자도 쓰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출발한다.(09:05)
계단을 올라 매표소에 가보니 문은 열려 있는데 공단직원이 안 보인다.
조금 기웃데다가 검문소를 무사통과하고 능선으로 오르니 살을 에이는 찬바람이 불어대고 눈도 제법 쌓여있지만 다행히 앞서 간 발자국들이 보인다.
터벅터벅 눈길을 올라가면 사람들이 한둘씩 보이는데 가다 쉬다하며 아주 힘들어 하는 표정들이다.
단체로 온듯한 이십여명을 추월하고 선두에 서니 그때부터는 눈에 파묻힌 오래된 발자국들 뿐이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앞서가며 러쎌을 하고 길을 튼다.
점점 눈은 많이 쌓여있고 미끄러운 길을 열심히 올라간다.
하늘은 한점의 구름도 없이 가을 날씨처럼 푸르고 주위의 수많은 바위들과 나무들마다 온통 눈을 뒤집어 쓰고 있어 찬란한 겨울 설경을 보여준다.
밧줄을 잡고 내려가면 어느새 샘터근처가 나오는데 눈으로 덮혀있어 어디인지 알 수는 없다.
나무등걸에 매어 놓은 굵은 밧줄을 잡고 얼음 깔린 급사면을 조심스레 오르면 서북주능선에 닿는다.(10:21)
평소에 1시간정도 걸렸는데 눈길에 1시간 16분 걸렸으니 제법 빨리 온 셈이다.
땀을 딱으며 물 한모금 마시고 갈길을 재촉한다.
바람 부는 사면에는 눈이 많이 쌓여있고 길 흔적이 없지만 자주 왔던 길이라 기세 좋게 눈을 뚫으며 나아간다.
1459봉에 오르니 귀청 가리봉 주걱봉 안산등 수많은 봉우리들이 흰눈을 쓰고 있고 겹겹이 둘러 쌓인 계곡들마다 설화가 눈부시게 피여 있다.
맑아서 그런지 평소보다 중청의 시설물이 가깝게 보이고 대청봉도 아주 뚜렸하게 보인다.
완만해진 길을 한동안 따라 가다 가파른 오르막을 쉬지 않고 꾸준히 오르면 끝청((1604m)이다.(11:58)
바위위에 서면 점봉산을 지나 오대산과 청옥 두타로 이어지는 대간의 능선봉들이 뚜렸하고 공룡과 황철봉을 거쳐 마산에서 향로봉까지 달리는 대간의 막바지 기세가 비장하게 보인다.
눈터널사이의 아늑한 길을 가면 "쟁그랑 쟁그랑"하는 아름다운 소리가 들린다.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보니 나뭇가지에 붙었던 눈이 녹아서 얼음이 되었다가 내몸에 부딪혀 떨어지며 생기는 신비스러운 얼음들의 합주곡이다.
중청을 지나고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한동안 오르면 드디어 대청봉(1707.9m)이다.(12:36)
눈길에도 3시간 30여분 걸렸으니 빠른 시간에 왔고 작년 7월의 설악종주 때 오고는 처음으로 밟는 대청이다.
중청대피소에서 컵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아이젠을 한후 백담사로 내려갈 생각으로 서둘러 출발한다.
소청에 와서 구곡담 길로 직진하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발길을 돌린다.
겨울이라 해도 짧은데 백담사까지 11.7km이고 매표소까지도 7km 를 더 가야 하니 중간에 날도 저물테고 무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희운각으로 내려가는 길은 눈이 아주 많고 가운데로는 엉덩이 스키를 타고 내려갔는지 음푹 패여 있지만 눈이 굳어 있어 굉장히 미끄럽고 곳곳에 얼음이 깔려 있다.
좌우로 눈덮힌 곳을 밟으면 미끄러지지도 않고 비교적 수월하게 내려 간다.
철계단을 내려와 희운각대피소에서 잠깐 쉬고 바로 길을 떠난다.
무너미고개에 서서 공룡능선쪽에서 내려온 발자국을 확인하니 최근에 내려온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잘 아는 두분이 오늘 새벽 공룡을 탄다고 했는데 지금까지도 발자국이 없으면 아예 시도를 하지 않은건가?
천불동 길은 많은 사람들이 다녀 잘 다져졌지만 대신 얼어 있고 상당히 미끄러워 조심해야 한다.
한동안 내려오니 죽음의계곡 쪽에서 두런두런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며칠전에도 눈사태로 한명이 죽은것으로 아는데 가만히 보니 몇명의 젊은이들이 올라 가고 있고 여학생 한명은 소리를 질러가며 노래를 부른다.
조금 있다가 여학생의 선창으로 남자들이 일제히 고함을 지르는데 "앞으로 밀착" "정신통일" 뭐 이런 구호들이다.
산악부 학생들이 동계훈련을 가는 참이고 여학생이 아마 상급자인듯 한데 바라보고 있으니 실소가 실실 나온다.
조금 더 내려가면 양폭산장이고 몇명의 등산객들만 라면을 끓이고 있고 한적하다.(14:14)
아직도 소공원 까지는 갈길이 멀어서 낑깡 몇개를 입에 털어 넣고 바쁘게 움직인다.
반들반들한 얼음길을 내려가면 좌우로 멋있는 바위들이 머리에 흰눈을 얹고 마치 중생을 바라보는 부처님처럼 아래세상을 내려다 보고있다.
오련폭포를 지나고 귀면암을 바라보며 두텁게 얼어붙은 계곡을 한동안 내려가면 드디어 비선대에 도착하고 관광객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15:09)
인파를 뚫고 빠른 걸음으로 내려가 소공원과 매표소를 지나고 오늘의 산행을 끝낸다.(15:45)
◆ 산행일정
상봉터미널(06:10)
한계령(09:05)
서북주능선(10:21)
끝청(11:58)
대청봉(12:36)
희운각대피소(13:40)
양폭산장(14:14)
비선대(15:09)
설악동(15:45)
◆ 산행시간
약 6시간 40분
◆ 후기
상봉터미널안의 식당에서 아침을 사먹고 매표소 앞에서 기다려보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하기는 바로 전날에 번개를 때렸으니 나올 사람은 없겠지만 혹시 단풍님은 어떨까 기대했는데...
졸며 깨며 하다 보니 어느 새 한계령에 도착하고 버스에서 내리면 찬바람이 마구 휘몰아친다.(08:57)
황급히 휴게소안으로 들어가 스펫츠를 하고 벙거지 모자도 쓰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출발한다.(09:05)
계단을 올라 매표소에 가보니 문은 열려 있는데 공단직원이 안 보인다.
조금 기웃데다가 검문소를 무사통과하고 능선으로 오르니 살을 에이는 찬바람이 불어대고 눈도 제법 쌓여있지만 다행히 앞서 간 발자국들이 보인다.
터벅터벅 눈길을 올라가면 사람들이 한둘씩 보이는데 가다 쉬다하며 아주 힘들어 하는 표정들이다.
단체로 온듯한 이십여명을 추월하고 선두에 서니 그때부터는 눈에 파묻힌 오래된 발자국들 뿐이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앞서가며 러쎌을 하고 길을 튼다.
점점 눈은 많이 쌓여있고 미끄러운 길을 열심히 올라간다.
하늘은 한점의 구름도 없이 가을 날씨처럼 푸르고 주위의 수많은 바위들과 나무들마다 온통 눈을 뒤집어 쓰고 있어 찬란한 겨울 설경을 보여준다.
밧줄을 잡고 내려가면 어느새 샘터근처가 나오는데 눈으로 덮혀있어 어디인지 알 수는 없다.
나무등걸에 매어 놓은 굵은 밧줄을 잡고 얼음 깔린 급사면을 조심스레 오르면 서북주능선에 닿는다.(10:21)
평소에 1시간정도 걸렸는데 눈길에 1시간 16분 걸렸으니 제법 빨리 온 셈이다.
땀을 딱으며 물 한모금 마시고 갈길을 재촉한다.
바람 부는 사면에는 눈이 많이 쌓여있고 길 흔적이 없지만 자주 왔던 길이라 기세 좋게 눈을 뚫으며 나아간다.
1459봉에 오르니 귀청 가리봉 주걱봉 안산등 수많은 봉우리들이 흰눈을 쓰고 있고 겹겹이 둘러 쌓인 계곡들마다 설화가 눈부시게 피여 있다.
맑아서 그런지 평소보다 중청의 시설물이 가깝게 보이고 대청봉도 아주 뚜렸하게 보인다.
완만해진 길을 한동안 따라 가다 가파른 오르막을 쉬지 않고 꾸준히 오르면 끝청((1604m)이다.(11:58)
바위위에 서면 점봉산을 지나 오대산과 청옥 두타로 이어지는 대간의 능선봉들이 뚜렸하고 공룡과 황철봉을 거쳐 마산에서 향로봉까지 달리는 대간의 막바지 기세가 비장하게 보인다.
눈터널사이의 아늑한 길을 가면 "쟁그랑 쟁그랑"하는 아름다운 소리가 들린다.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보니 나뭇가지에 붙었던 눈이 녹아서 얼음이 되었다가 내몸에 부딪혀 떨어지며 생기는 신비스러운 얼음들의 합주곡이다.
중청을 지나고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한동안 오르면 드디어 대청봉(1707.9m)이다.(12:36)
눈길에도 3시간 30여분 걸렸으니 빠른 시간에 왔고 작년 7월의 설악종주 때 오고는 처음으로 밟는 대청이다.
중청대피소에서 컵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아이젠을 한후 백담사로 내려갈 생각으로 서둘러 출발한다.
소청에 와서 구곡담 길로 직진하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발길을 돌린다.
겨울이라 해도 짧은데 백담사까지 11.7km이고 매표소까지도 7km 를 더 가야 하니 중간에 날도 저물테고 무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희운각으로 내려가는 길은 눈이 아주 많고 가운데로는 엉덩이 스키를 타고 내려갔는지 음푹 패여 있지만 눈이 굳어 있어 굉장히 미끄럽고 곳곳에 얼음이 깔려 있다.
좌우로 눈덮힌 곳을 밟으면 미끄러지지도 않고 비교적 수월하게 내려 간다.
철계단을 내려와 희운각대피소에서 잠깐 쉬고 바로 길을 떠난다.
무너미고개에 서서 공룡능선쪽에서 내려온 발자국을 확인하니 최근에 내려온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잘 아는 두분이 오늘 새벽 공룡을 탄다고 했는데 지금까지도 발자국이 없으면 아예 시도를 하지 않은건가?
천불동 길은 많은 사람들이 다녀 잘 다져졌지만 대신 얼어 있고 상당히 미끄러워 조심해야 한다.
한동안 내려오니 죽음의계곡 쪽에서 두런두런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며칠전에도 눈사태로 한명이 죽은것으로 아는데 가만히 보니 몇명의 젊은이들이 올라 가고 있고 여학생 한명은 소리를 질러가며 노래를 부른다.
조금 있다가 여학생의 선창으로 남자들이 일제히 고함을 지르는데 "앞으로 밀착" "정신통일" 뭐 이런 구호들이다.
산악부 학생들이 동계훈련을 가는 참이고 여학생이 아마 상급자인듯 한데 바라보고 있으니 실소가 실실 나온다.
조금 더 내려가면 양폭산장이고 몇명의 등산객들만 라면을 끓이고 있고 한적하다.(14:14)
아직도 소공원 까지는 갈길이 멀어서 낑깡 몇개를 입에 털어 넣고 바쁘게 움직인다.
반들반들한 얼음길을 내려가면 좌우로 멋있는 바위들이 머리에 흰눈을 얹고 마치 중생을 바라보는 부처님처럼 아래세상을 내려다 보고있다.
오련폭포를 지나고 귀면암을 바라보며 두텁게 얼어붙은 계곡을 한동안 내려가면 드디어 비선대에 도착하고 관광객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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