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지리산 (ⅰ)

지리 형제능선과 대소골 (월령봉-형제봉-노고단-임걸령-심원)

킬문 2006. 7. 18. 10:48

2002년 9월 13일 (금요일)

◆ 산행일정
오미리(06:00)
무덤가(07:40)
월령봉(08:03)
무명봉(09:08)
형제봉재(09:20)
형제봉(09:34)
밤재(10:11)
우측등로(10:58)
무명봉(11:22)
노고단(13:20)
임걸령(14:30)
합수곡(16;18)
심원(17:15)
들꽃산장 

◆ 산행시간
약 11시간 15분 

◆ 동행인
강환구 

◆ 후기


택시로 오미리에 도착하니 먼동이 트면서 월령봉쪽 능선이 훤하게 보여서 길을 찾을 것도 없다.
저수지끝에서 수로를 건너니 뚜렸한 산판길이 보이고 얕은 능선으로 오르면 백계남씨 표지기도 걸려있다.
산길을 따라가다 능선을 우회하는 좋은 길을 버리고 일부러 날등으로 붙으면 길도 없고 잡목숲이 심하다.
조금 오르면 소나무숲이 시작하는데 송이버섯을 채취할려고 했는지 나무 밑둥마다 갈퀴로 땅을 엎어 놓았다.

좌측으로 시야가 트이며 마을이 보이는 억새밭을 지나면 가파른 산길이 이어진다.
전망좋은 무덤가에서 휴식을 취하고 가파른 능선을 오르며 잡목숲을 이리저리 헤친다.
비지땀을 흘리며 오르면 바위사이에 삼각점이 있는 월령봉(749.6m)인데 밋밋해서 별다른 특징은 없고 조망도 막혀있다.
정상을 지나면 잡목숲이 이어지고 간혹 시야가 트이는 바위지대와 소나무숲을 지난다.

한동안 길도 없는 능선을 헤치고 오르니 넓직한 공터에 무덤이 있는 봉우리가 나오는데 전망이 대단히 좋아서 차일봉능선과 왕시루봉능선이 훤하고 형제봉을 지나서 노고단까지 길게 이어지는 형제봉능선이 뚜렸하게 보인다.
어쩐 일인지 꼬막껍질이 널려있는 봉우리에서 숨을 고르고 내려가니 능선은 좌측으로 급하게 꺽이며 가파른 내리막 길이 시작된다.
좌우로 등로가 뚜렸한 형제봉재로 내려가면 일반산악회의 표지기들도 눈에 많이 띈다.

급경사길을 한동안 오르면 작은 바위지대에 소나무들이 서있는 형제봉(912m)인데 역시 사방이 트여서 조망이 좋고 길게 패인 문수골이 인상적으로 보이며 우뚝 솟은 왕시루봉은 내내 뒤를 따라온다.
다시 울창한 잡목숲이 이어지는데 뚜렸한 길은 없으며 간혹 걸려있는 선답자들의 표지기만이 길을 일러준다.
밤재로 추정되는 확실하지 않은 안부를 지나고 잠시후 문수리로 하산하는 갈림길을 지난다.
어제의 장거리산행으로 기운은 빠져서 터벅 터벅 힘든 발걸음을 옮긴다.
바위가 많은 무명봉에 오르면 노고단까지는 아직도 몇개의 봉우리들이 남아 있어서 기운이 빠진다.

가다가 쉬고 또 가다가 쉬며 지겨운 산길을 올라간다.
산죽과 잡목들을 헤치며 봉우리들을 넘으면 이따금씩 바위지대가 나오며 시야가 잠깐씩 트인다.
하염없이 능선을 오르니 어느틈에 우량국시설물들이 나타나고 힘을 내어 관목지대를 지나면 암릉이 나온다.
거대한 암릉에 오르면 불어오는 바람도 시원하고 전망이 툭 트여서 노고단과 종석대가 바로 앞에 보인다.
형제봉능선이 시작되는 큰 암봉을 뒤로 노고단길을 내려와 주능으로 들어간다.

임걸령까지 3.2km 의 산길을 속보로 달려 샘터에 도달한다.
라면을 끓여서 늦은 점심을 먹고 샘터물이 흐르는 계곡으로 들어간다.
희미한 길은 있는듯 하다가 없어지고 잠시 내려가면 오래된 표지기가 한두개 보이는데 도움은 되지 않는다.
물이 흐르기 시작하는 계곡상류를 지나니 아름드리 거목들이 쓰러져 있고 숲은 우거져 어둠침침하다.
곧 수량이 많아지고 물가의 바위들을 밟으며 내려가면 이끼가 끼어서 미끄럽다.
한동안 내려가면 고로쇠채취호스가 나오고 10여분 더 내려가면 너른 바위터가 있는 합수곡에 이른다.

반야봉에서 내려오는 뚜렸한 길과 만나며 등로는 좋아진다.
대소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크고 작은 폭포들이 줄을 잇고 깨끗한 소들이 연이어 나타나며 맑은 물은 철철 넘쳐 흐른다.
넓어진 비포장로를 내려가면 물줄기가 커지고 자연휴식년제라 막아놓은 철망을 뛰어 넘으면 민박집들이 있는 심원마을이다.
관광객들의 차를 얻어타고 반선으로 나와 인월에 있는 들꽃산장에서 하루 쉬기위해 버스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