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지리산 (ⅰ)

막바지 여름날의 지리산 (초암릉-하봉-상내봉-벽송사)

킬문 2006. 7. 18. 12:18
2002년 9월 14일 (토요일) 

◆ 산행일정
추성리(06:00)
초암농장(06:20)
무명봉(07:45)
무명봉(08:59)
능선갈림길(09:36)
국골갈림길(10:16)
촛대봉(10:20)
하봉(10:57)
국골사거리(11:28)
샘터삼거리(12:05)
어름터길(12:07)
윗쑥밭재(12:33)
어름터길(12:43)
독바위(12:54)
아래쑥밭재
빨치산루트갈림길(13:29)
상내봉(14:07)
벽송사7km이정표(14:28)
벽송사5km이정표(14:36)
벽송사3.4km이정표(14:48)
벽송사(15:27)
추성리삼거리(15:40) 

◆ 산행시간
약 9시간 40분 

◆ 후기
들꽃산장에서 주인인 이춘옥여사와 흑도야지고기를 안주로 꽤 초를 많이 쳤다.
단풍님은 내일 다른 사람들과 동부능선을 산행할 계획이고 나는 홀로 초암능과 빨치산루트를 다녀올 생각이다.
새벽에 일어나 전화드리니 피곤할텐데도 선뜻 일어나 추성리까지 승용차로 태워 주신다.
추성리에서 용소가는 길로 잘못가다가 되돌아 나와 초암농장을 지나고 계곡을 건너 능선으로 붙는다.
어제 마신 술로 컨디션도 안좋고 거듭되는 장거리산행으로 몸은 말이 아니다.
가다쉬다 암봉에서 아침을 먹고 힘들게 발걸음을 옮긴다.
노송들이 어우러진 수려한 암봉을 지나고 능선이 동쪽으로 꺽이는 갈림길에는 넓은 공터가 있어서 쉬기에 좋다.
점점 하늘이 트이며 주능이 보이고 암봉들과 노송군락이 이어진다.
왼쪽으로 국골 내려가는 길에는 표지기들도 많이 붙어있고 물소리가 가깝게 들려온다.

산죽들을 헤치며 나가면 칠선계곡으로 내려가는 길들이 보이는데 반대쪽에서 추성리로 내려갈 때는 잘못들기 십상이겠다.
밧줄을 잡고 급경사 험한 암릉을 우회하여 촛대봉을 지나면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진다.
점점 뚜렸해지는 급경사 길을 한동안 오르고 큰 암봉을 오른쪽으로 돌아 하봉에 닿는다.
자주 오는 곳이지만 중봉과 천왕봉 일대의 기암들과 아름드리 고목들은 항상 볼 때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낯익은 길을 내려가 국골사거리를 지나고 샘터삼거리에서 조금 내려가면 조개골 상류인데 맑은 물이 철철 흐른다.
물도 마음껏 마시고 식수도 충분히 보충해서 돌아온다.
샘터에서 2분여 올라가니 표지기들이 많이 붙어있는 어름터하산로가 나오고 잡목길이 이어진다.
한동안 오르면 산죽군락이 울창한 윗쑥밭재가 나오는데 어름터길은 좀 뚜렸하고 조개골쪽 길은 다소 희미하다.
10여분 더 오르면 역시 어름터길이 다시 한번 나오고 게속 오르면 독바위가 나온다.

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밧줄을 잡고 독바위에 오르니 운무가 짙게 깔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바위를 내려가 숲속에서 전에는 못봤던 무덤을 지나고 길을 못찾아 우왕좌왕한다.
한동안 헤메다 길을 찾고보니 독바위는 능선에서 벗어나있는데 바위에서 내려와 그냥 길을 찾으니 혼란이 생기는 것이다.
조금 올라가 역시 산죽이 무성한 아래쑥밭재를 지나는데 조개골 하산로가 희미하다.

잡목들과 산죽을 계속 헤치면 왼쪽으로 흐릿한 길이 보이는데 여기가 빨치산루트 진입로이다.
평탄한 오솔길을 따르니 1323봉에서 내려오는 능선과 만나고 한적한 길이 이어진다.
능선갈림길인 상내봉에 오르면 누군가 배를 깍아먹고 껍질을 마구 버려 놓아서 지저분 하다.
오른쪽 능선으로 조금 들어가 바위에 오르니 휴천면쪽으로는 길이 아주 희미하다.

왼쪽으로 벽송사 길로 내려가면 소나무길은 평탄하고 아늑하며 힘들지 않다.
빨치산바위비트를 지나다 바위속에 따발총을 들고 숨어있는 인민군모형에 잠깐 놀란다.
선녀굴은 어딘지도 모르고 지나치고 벽송사 이정표들을 보며 내려간다.
한동안 내려가다 배껍질을 버린 아주머니 일행들을 만나 충고 한마디 해준다.

아름드리 노송들이 많이 서있는 완만한 길을 계속 내려가면 벽송사가 나온다.
돌로 만들어진 이색적인 장승들을 보고 빨치산루트 안내판을 지나니 넓은 길이 나온다.
추성리삼거리에서 마천택시를 부르고 마천매표소에서 캔맥주 한잔을 마시며 길었던 3일간의 지리산행을 접는다.
다음에는 또 어느 지리산자락을 갈 것인가...
지리산은 넓고 또 갈 곳은 무궁무진하다.
조금 기다리니 창밖으로 동서울행 버스가 보이고 서둘러 가게문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