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22일 (수요일)
◈ 산행경로
양재역 (07:10)
백암리(10:45)
합수부(11:19)
백암폭포(11:24)
계곡우회(12:22)
계곡우회(12:55)
암봉(13:38)
능선(13:50)
1347봉(14:12)
1399봉(14:34)
대청봉(15:38)
관터골상류(16:21)
합수부(17:21)
관대(17:42)
양재역(21:40)
◈ 산행시간
약 6시간 57분
◈ 동행인
ㅇ산악회 40여명
◈ 산행기
- 백암폭포
백암골은 꼭 1년전에 혼자 다녀온 바 있지만 무지개가 걸려있는 백암폭포를 사진에 못담은 아쉬움도 있던 차에 마침 백암골을 간다는 안내산악회가 있어서 따라가기로 한다.
다시 찾은 백암리는 따뜻한 햇볕 아래에서 감들이 노랗게 익어가고 하늘은 눈이 부시도록 푸르지만 가을을 시샘하는 듯 사나운 바람이 불어 닥친다.
계곡을 내려다 보며 낙엽 쌓인 한적한 길을 따라 물을 건너고 계곡을 우회하여 큼지막한 흰색 암반들이 널려있는 합수부에 내려가니 아직도 남아있는 단풍들이 고운 빛을 띠고 있다.
가파르게 산으로 올라가서 백암골 왼쪽의 지능선으로 올라가는 등로를 지나치고 밧줄이 걸려있는 사면을 따라가면 물소리가 들리며 백암폭포가 나타난다.
30여미터 높이의 폭포는 물줄기가 그리 크지 않지만 협곡의 막바지 단풍들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고 물이 떨어지는 동굴입구에는 여전히 영롱한 무지개가 걸려 있으며 검은 색으로 뒤덮힌 물이끼는 억겁의 세월을 말해준다.
폭포를 구경하는 일행들을 뒤로 작년에 올라갔던 능선길을 버리고 다시 합수부로 내려와 직접 계곡을 치고 올라가기로 한다.
(백암리에서 바라본 관모산능선)
(백암골 합수부)
(백암폭포)
(폭포밑의 동굴과 무지개)
- 백암골
큰 암반들을 딛고 낙엽들로 뒤덮혀 있는 계곡을 오르다 보면 오른쪽으로 족적이 보이고 빛바랜 표지기 두어개가 길을 확인해 준다.
잡목과 덤불을 헤치며 올라가다 희미하게 이어지던 족적은 곧 흐지부지 없어져 버리고, 계곡을 따라 한동안 올라가니 왼쪽으로 족적을 발견하게 된다.
지도상으로 백암골등로는 계곡의 왼쪽으로 줄곳 오르다가 상류쯤에서 계곡을 버리고 북서방향으로 올라가 1347봉 못미처의 능선과 닿게 되어 있다.
협곡을 우회하며 계곡을 따라가면 눈을 뜨기 힘들만큼 거센 광풍이 불어오며 누워있던 낙엽들은 일제히 공중으로 날아 올라 이방인을 향하여 덤벼든다.
다시 가파른 협곡을 우회하면서 연신 왼쪽으로 올려치는 등로를 찾아 보지만 흔적도 없고 키작은 조릿대사이로 보이는 족적도 바람결에 나타났다 곧 사라져 버리곤 한다.
어느덧 황량한 계곡의 상류로 접어들고 졸졸 흐르는 물줄기 너머로 관모산능선이 가깝게 보이지만 쓰러진 나무들이 계곡을 막고 있고 잡목과 덤불들이 심해 더 이상 진행하기가 힘들어진다.
계곡을 벗어나 왼쪽에 보이는 지능선으로 올려쳐서 관목과 덤불들을 헤치고 한동안 올라가니 관모산에서 1347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의 암봉이 나타나고 반가운 표지기들도 보인다.
(백암골1)
(백암골2)
(백암골3)
(백암골상류)
(계곡에서 올라오다 만난 암봉)
- 1347봉
험한 암봉을 길게 우회하며 마른 낙엽속에 숨어있는 희미한 등로를 따라 능선에 붙으면 속초시와 검은 바다가 내려다 보이고 목표로한 1347봉은 앞에 솟아 있으며 먼저 지나갔을 일행들은 보이지 않는다.
거친 잡목들을 헤치고 "천연보호구역" 표시석이 서있는 1347봉에 오르니 차가운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며 장벽처럼 솟아있는 대청의 전위봉은 위압적으로 올려다 보인다.
봉우리에서 약간 내려와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사면으로 들어가면 희미한 등로가 이어지지만 간간이 낙엽사이에서 길을 놓친다.
암봉들을 우회하며 시야가 트이는 1399봉에 오르면 대청으로 이어지는 넓은 관목지대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마산골에서 올라오는 등로가 눈길을 끈다.
빽빽하게 들어찬 억센 철쭉들을 헤치며 소나무들이 서있는 멋있는 암봉을 우회하면 나무들이 듬성듬성해 편해지고 잡목과 넝쿨들사이로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을 한동안 올려치면 관터골에서 올라오는 뚜렸한 길과 만난다.
땅바닥에 뒹굴던 내 표지기 하나를 다시 붙혀놓고 피뢰침이 서있는 봉우리에 오르니 앞이 훤하게 트이며 옛 대청대피소와 대청봉이 가깝게 보이고 차가운 바람에 몸이 움추려진다.
(대청의 전위봉으로 이어지는 관목지대)
(암봉 너머로 보이는 대청 전위봉)
(표지기)
- 관터골
대청봉에서 간식을 먹으며 오늘 따라 깨끗하게 보이는 천불동계곡과 화채능선을 한번 쳐다보고 왔던 길을 되돌아 추위에 몸을 덜덜 떨며 관터골로 내려간다.
뚜렸하지만 인적없는 쓸쓸한 등로가 이어지고 작년에는 낑낑대며 힘들게 올라왔던 가파른 길을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뛰듯이 내려간다.
한동안 가파르게 떨어지면 전에는 못보던 통신탑이 서있는 어둠침침한 관터골상류로 내려서고, 큰 돌위에 앉아 숨을 고르다 낙엽을 젖히고 차가운 물 한모금 마시니 속이 시원해진다.
물을 건너고 다시 계곡 왼쪽으로 암봉을 길게 우회해서 능선에 붙으면 편안하고 온순한 낙엽길이 이어지며 쭉쭉 뻗은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한국인의 기상을 나타내 듯 그렇게 당당하게 서있다.
한동안 내려가다 나무 밑에 앉아 늦은 점심도 한술 뜨고 소주 한잔 마시니 적막강산에 떨어진 듯 쓸쓸함도 느껴지지만 혼자만이 느낄수 있는 억제할 수 없는 자유스러움에 몸이 떨려온다.
(관터골상류)
(소나무)
- 관대
아직도 붉은 빛을 뽐내는 단풍들을 간간이 구경하며 내려가면 왼쪽으로 각두골과 만나고 층을 지어 내려오는 작은 폭포들은 저절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큰 물줄기를 만들며 떨어지는 넓은 관터골과 작지만 앙증맞게 내려오는 각두골이 합류하는 암반지대로 내려가니 서서이 어둠이 몰려오고 물을 건너서 등로는 계속 이어진다.
화전민터를 지나고 굉음을 내는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서 가을 내내 돌아 다녔던 설악의 계곡들을 하나하나 떠올려 본다.
설악의 줄기에서 깊이 간직했던 빗물들을 한방울 한방울 떨어뜨려 설악의 정기와 함께 내려보내는 이 깨끗한 물줄기가 어찌 사람사는 마을만 지나면 더러워지는 것인지 안타까워진다.
발밑에서 부서지는 낙엽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어두어진 숲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면 도로를 지나는 차량들의 소리가 들리고 관대마을이 가깝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 거센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그나마 남아있는 단풍은 다 떨어지고 아마 설악의 겨울은 더 빨리 찾아올 지도 모르겠다.
(각두골)
(각두골)
(관터골)
◈ 산행경로
양재역 (07:10)
백암리(10:45)
합수부(11:19)
백암폭포(11:24)
계곡우회(12:22)
계곡우회(12:55)
암봉(13:38)
능선(13:50)
1347봉(14:12)
1399봉(14:34)
대청봉(15:38)
관터골상류(16:21)
합수부(17:21)
관대(17:42)
양재역(21:40)
◈ 산행시간
약 6시간 57분
◈ 동행인
ㅇ산악회 40여명
◈ 산행기
- 백암폭포
백암골은 꼭 1년전에 혼자 다녀온 바 있지만 무지개가 걸려있는 백암폭포를 사진에 못담은 아쉬움도 있던 차에 마침 백암골을 간다는 안내산악회가 있어서 따라가기로 한다.
다시 찾은 백암리는 따뜻한 햇볕 아래에서 감들이 노랗게 익어가고 하늘은 눈이 부시도록 푸르지만 가을을 시샘하는 듯 사나운 바람이 불어 닥친다.
계곡을 내려다 보며 낙엽 쌓인 한적한 길을 따라 물을 건너고 계곡을 우회하여 큼지막한 흰색 암반들이 널려있는 합수부에 내려가니 아직도 남아있는 단풍들이 고운 빛을 띠고 있다.
가파르게 산으로 올라가서 백암골 왼쪽의 지능선으로 올라가는 등로를 지나치고 밧줄이 걸려있는 사면을 따라가면 물소리가 들리며 백암폭포가 나타난다.
30여미터 높이의 폭포는 물줄기가 그리 크지 않지만 협곡의 막바지 단풍들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고 물이 떨어지는 동굴입구에는 여전히 영롱한 무지개가 걸려 있으며 검은 색으로 뒤덮힌 물이끼는 억겁의 세월을 말해준다.
폭포를 구경하는 일행들을 뒤로 작년에 올라갔던 능선길을 버리고 다시 합수부로 내려와 직접 계곡을 치고 올라가기로 한다.
(백암리에서 바라본 관모산능선)
(백암골 합수부)
(백암폭포)
(폭포밑의 동굴과 무지개)
- 백암골
큰 암반들을 딛고 낙엽들로 뒤덮혀 있는 계곡을 오르다 보면 오른쪽으로 족적이 보이고 빛바랜 표지기 두어개가 길을 확인해 준다.
잡목과 덤불을 헤치며 올라가다 희미하게 이어지던 족적은 곧 흐지부지 없어져 버리고, 계곡을 따라 한동안 올라가니 왼쪽으로 족적을 발견하게 된다.
지도상으로 백암골등로는 계곡의 왼쪽으로 줄곳 오르다가 상류쯤에서 계곡을 버리고 북서방향으로 올라가 1347봉 못미처의 능선과 닿게 되어 있다.
협곡을 우회하며 계곡을 따라가면 눈을 뜨기 힘들만큼 거센 광풍이 불어오며 누워있던 낙엽들은 일제히 공중으로 날아 올라 이방인을 향하여 덤벼든다.
다시 가파른 협곡을 우회하면서 연신 왼쪽으로 올려치는 등로를 찾아 보지만 흔적도 없고 키작은 조릿대사이로 보이는 족적도 바람결에 나타났다 곧 사라져 버리곤 한다.
어느덧 황량한 계곡의 상류로 접어들고 졸졸 흐르는 물줄기 너머로 관모산능선이 가깝게 보이지만 쓰러진 나무들이 계곡을 막고 있고 잡목과 덤불들이 심해 더 이상 진행하기가 힘들어진다.
계곡을 벗어나 왼쪽에 보이는 지능선으로 올려쳐서 관목과 덤불들을 헤치고 한동안 올라가니 관모산에서 1347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의 암봉이 나타나고 반가운 표지기들도 보인다.
(백암골1)
(백암골2)
(백암골3)
(백암골상류)
(계곡에서 올라오다 만난 암봉)
- 1347봉
험한 암봉을 길게 우회하며 마른 낙엽속에 숨어있는 희미한 등로를 따라 능선에 붙으면 속초시와 검은 바다가 내려다 보이고 목표로한 1347봉은 앞에 솟아 있으며 먼저 지나갔을 일행들은 보이지 않는다.
거친 잡목들을 헤치고 "천연보호구역" 표시석이 서있는 1347봉에 오르니 차가운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며 장벽처럼 솟아있는 대청의 전위봉은 위압적으로 올려다 보인다.
봉우리에서 약간 내려와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사면으로 들어가면 희미한 등로가 이어지지만 간간이 낙엽사이에서 길을 놓친다.
암봉들을 우회하며 시야가 트이는 1399봉에 오르면 대청으로 이어지는 넓은 관목지대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마산골에서 올라오는 등로가 눈길을 끈다.
빽빽하게 들어찬 억센 철쭉들을 헤치며 소나무들이 서있는 멋있는 암봉을 우회하면 나무들이 듬성듬성해 편해지고 잡목과 넝쿨들사이로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을 한동안 올려치면 관터골에서 올라오는 뚜렸한 길과 만난다.
땅바닥에 뒹굴던 내 표지기 하나를 다시 붙혀놓고 피뢰침이 서있는 봉우리에 오르니 앞이 훤하게 트이며 옛 대청대피소와 대청봉이 가깝게 보이고 차가운 바람에 몸이 움추려진다.
(대청의 전위봉으로 이어지는 관목지대)
(암봉 너머로 보이는 대청 전위봉)
(표지기)
- 관터골
대청봉에서 간식을 먹으며 오늘 따라 깨끗하게 보이는 천불동계곡과 화채능선을 한번 쳐다보고 왔던 길을 되돌아 추위에 몸을 덜덜 떨며 관터골로 내려간다.
뚜렸하지만 인적없는 쓸쓸한 등로가 이어지고 작년에는 낑낑대며 힘들게 올라왔던 가파른 길을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뛰듯이 내려간다.
한동안 가파르게 떨어지면 전에는 못보던 통신탑이 서있는 어둠침침한 관터골상류로 내려서고, 큰 돌위에 앉아 숨을 고르다 낙엽을 젖히고 차가운 물 한모금 마시니 속이 시원해진다.
물을 건너고 다시 계곡 왼쪽으로 암봉을 길게 우회해서 능선에 붙으면 편안하고 온순한 낙엽길이 이어지며 쭉쭉 뻗은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한국인의 기상을 나타내 듯 그렇게 당당하게 서있다.
한동안 내려가다 나무 밑에 앉아 늦은 점심도 한술 뜨고 소주 한잔 마시니 적막강산에 떨어진 듯 쓸쓸함도 느껴지지만 혼자만이 느낄수 있는 억제할 수 없는 자유스러움에 몸이 떨려온다.
(관터골상류)
(소나무)
- 관대
아직도 붉은 빛을 뽐내는 단풍들을 간간이 구경하며 내려가면 왼쪽으로 각두골과 만나고 층을 지어 내려오는 작은 폭포들은 저절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큰 물줄기를 만들며 떨어지는 넓은 관터골과 작지만 앙증맞게 내려오는 각두골이 합류하는 암반지대로 내려가니 서서이 어둠이 몰려오고 물을 건너서 등로는 계속 이어진다.
화전민터를 지나고 굉음을 내는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서 가을 내내 돌아 다녔던 설악의 계곡들을 하나하나 떠올려 본다.
설악의 줄기에서 깊이 간직했던 빗물들을 한방울 한방울 떨어뜨려 설악의 정기와 함께 내려보내는 이 깨끗한 물줄기가 어찌 사람사는 마을만 지나면 더러워지는 것인지 안타까워진다.
발밑에서 부서지는 낙엽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어두어진 숲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면 도로를 지나는 차량들의 소리가 들리고 관대마을이 가깝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 거센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그나마 남아있는 단풍은 다 떨어지고 아마 설악의 겨울은 더 빨리 찾아올 지도 모르겠다.
(각두골)
(각두골)
(관터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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