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 23일 (화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06:30)
한계령(09:30)
서북주능선(10:30)
1459봉(11:14)
끝청(12:06)
대청봉(12:45)
소청봉(13:14)
쌍룡폭포(14:21)
수렴동산장(15:28)
백담사(16:48)
셔틀버스정류장(17:19)
백담매표소(17:56)
동서울터미널(21:40)
◈ 산행시간
약 8시간 26분
◈ 산행기
한계령에서 내리니 역시 찬바람이 맹렬하게 불어오지만 겨울치고는 날도 맑고 따뜻해서 산행하기에는 좋은 편이다.
매표소 요금은 어느틈에 300원 인상되었고 미안해하던 공단직원은 용대리까지 당일에 하산하기가 어렵다고 조심하시라며 걱정해 준다.
가파른 돌길을 오르면 눈은 많지않고 전에 못보던 철계단과 철난간이 설치되어 있어 한결 오르기가 수월하다.
딴은 한계령에서 올라가는 것은 작년 1월이후 처음이니 거의 2년만이라고 할 수 있고 지금껏 사람들이 덜 찾는 한가진 곳을 다녔기 때문이기도 하다.
깔딱고개를 올라가고 있으니 아까 버스에서 보았던, 가벼운 배낭과 릿지화를 신은 젊은 친구가 나를 추월하고 뛰듯이 빨리 가는데 대단한 주력이다.
밧줄을 잡아가며 쓰러진 나무에 의지해서 힘겹게 오르던 빙판지대를 철난간으로 쉽게 통과해서 서북주능선으로 오른다.
낯익은 능선에는 눈이 적당하게 쌓여있고 또 적당하게 미끄럽지 않아서 아이젠을 안 하고도 적당히 빨리 갈 수 있다.

(귀떼기청봉)

(끝청, 중청,대청)
1459봉을 살짝 우회하면서 독주폭포를 건너 여기까지 연결되는 능선을 눈여겨 보고 언제 거꾸로 내려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끝청을 오르며 생각지도 않게 나무에 이마를 세게 찧었는데 눈이 꽤 많이 쌓여서 나무들이 키가 낮아진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얼어붙어 돌처럼 딱딱해진 눈길을 밟으며 끝청을 오르니 역시 설악일대가 훤하게 보이고 점봉산 너머로 겹겹히 솟아있는 봉우리들을 보고 있으면 백두대간에 대한 향수가 아련하게 일어난다.

(끝청에서 바라본 대청)
중청가는 길은 양지가 들어서 눈이 많이 녹아있고 질퍽질퍽하며, 새파란 하늘로 용솟음치고 있는 대청은 볼때마다 위압적이다.
속초시와 겨울바다를 내려다 보며 대청봉에 오르니 몸이 날릴 듯한 강풍이 불어와 눈도장만 찍고 정상주도 못한 채 재빨리 내려온다.
텅 비어있는 중청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고 용대리에서 서울 나가는 18시 50분 마지막 버스를 놓칠까 봐 부지런히 길을 나선다.

(중청에서 바라본 대청)
희운각으로 갈라지는 소청봉의 이정표에는 백담사까지 11.9km라 적혀있고 백담사에서 매표소까지는 7.1km이니 용대리까지는 거의 19km를 내려가야 할것이다.
새로 방갈로식으로 지은 소청산장을 지나고 눈속에 빠지며 봉정암으로 내려가니 용아장성이 시작되고 삐쭉삐쭉 솟은 봉우리들은 다시 올라오라 손짓하는 듯 멋지게 보인다.
날카로운 바윗길을 가파르게 떨어져서 사자바위를 지나고 응달이 들어 미끄러운 사면길을 내려가 봉정골이 시작하는 계곡 최상단부로 내려선다.
이십몇년전의 젊었던 시절에 수렴동산장에서 새벽에 출발해 기다시피 하면서 올랐던 그 봉정암길을 내려가고 있자니 슬그머니 웃음이 떠 오른다.

(용아장성의 시작)
허옇게 얼어있는 계곡을 내려가면 점차 물길이 보이고 폭포들은 얼음기둥이 되어 겨울산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다.
철난간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빙판을 이루고 있어 난간위로 통과하던지 귀찮아도 아이젠을 하고서야 지날 수 있다.
역시 꽁꽁 얼어붙은 쌍룡폭포로 내려가니 두줄기 빙폭이 대단히 크고, 깊은 소를 향해서 얼음밑으로 떨어지는 물소리도 또한 크게 들린다.

(얼어붙은 무명폭)

(쌍룡폭포)

(쌍룡폭포)

(쌍룡폭포의 얼어붙은 깊은소)
철계단들을 따라 쓸쓸한 겨울계곡을 내려가며 백운동계곡 갈림길을 지나고 용아장성의 칼날 같은 암능을 올려다 본다.
변함없이 이어지는 계곡이 지겨워질때쯤 기다리던 수렴동산장이 나오고 산장지기는 많이 미끄럽지 않았냐면서 반겨주신다.
활활 타오르는 난로 옆에서 세상 시름 접어놓고 동동주라도 한잔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아직도 용대리까지는 먼길이고 아마 셔틀버스도 못타기 십상이니 아쉽지만 그냥 지나친다.

(용아장성)
넓고 완만해진 계곡을 편안한 마음으로 내려가며 곰골과 길골 갈림길을 지나고 올 가을에 쉬지않고 돌아다녔던 설악순례를 떠올린다.
봄날처럼 따뜻한 햇빛을 만끽하며 백담사로 내려가니 가을내내 법석이던 사람들은 간데 없고 물가를 거니는 스님의 모습만이 쓸쓸하게 보인다.
인적 없는 포장도로를 터벅터벅 걸어 셔틀버스정류장으로 내려가니 역시 버스는 일찍 끊어졌고 산자락에는 서서히 어둠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쓸쓸한 수렴동계곡)

(수렴동계곡)

(수렴동계곡)

(수렴동계곡)
날이 저물면서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고 어둠속에서도 수려한 백담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는 우렁차게 들려온다.
목청껏 큰소리로 노래를 불러가며 도로를 내려가면 이윽고 반가운 불빛이 보이기 시작하고 가족호텔에서는 크리스마스캐롤이 정겹게 흘러 나온다.
널협이골 입구인 금교를 건너고 빈 매표소를 지나 용대리 버스정류장으로 급한 발걸음을 옮기면 바람소리가 귓전을 울린다.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06:30)
한계령(09:30)
서북주능선(10:30)
1459봉(11:14)
끝청(12:06)
대청봉(12:45)
소청봉(13:14)
쌍룡폭포(14:21)
수렴동산장(15:28)
백담사(16:48)
셔틀버스정류장(17:19)
백담매표소(17:56)
동서울터미널(21:40)
◈ 산행시간
약 8시간 26분
◈ 산행기
한계령에서 내리니 역시 찬바람이 맹렬하게 불어오지만 겨울치고는 날도 맑고 따뜻해서 산행하기에는 좋은 편이다.
매표소 요금은 어느틈에 300원 인상되었고 미안해하던 공단직원은 용대리까지 당일에 하산하기가 어렵다고 조심하시라며 걱정해 준다.
가파른 돌길을 오르면 눈은 많지않고 전에 못보던 철계단과 철난간이 설치되어 있어 한결 오르기가 수월하다.
딴은 한계령에서 올라가는 것은 작년 1월이후 처음이니 거의 2년만이라고 할 수 있고 지금껏 사람들이 덜 찾는 한가진 곳을 다녔기 때문이기도 하다.
깔딱고개를 올라가고 있으니 아까 버스에서 보았던, 가벼운 배낭과 릿지화를 신은 젊은 친구가 나를 추월하고 뛰듯이 빨리 가는데 대단한 주력이다.
밧줄을 잡아가며 쓰러진 나무에 의지해서 힘겹게 오르던 빙판지대를 철난간으로 쉽게 통과해서 서북주능선으로 오른다.
낯익은 능선에는 눈이 적당하게 쌓여있고 또 적당하게 미끄럽지 않아서 아이젠을 안 하고도 적당히 빨리 갈 수 있다.
(귀떼기청봉)
(끝청, 중청,대청)
1459봉을 살짝 우회하면서 독주폭포를 건너 여기까지 연결되는 능선을 눈여겨 보고 언제 거꾸로 내려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끝청을 오르며 생각지도 않게 나무에 이마를 세게 찧었는데 눈이 꽤 많이 쌓여서 나무들이 키가 낮아진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얼어붙어 돌처럼 딱딱해진 눈길을 밟으며 끝청을 오르니 역시 설악일대가 훤하게 보이고 점봉산 너머로 겹겹히 솟아있는 봉우리들을 보고 있으면 백두대간에 대한 향수가 아련하게 일어난다.
(끝청에서 바라본 대청)
중청가는 길은 양지가 들어서 눈이 많이 녹아있고 질퍽질퍽하며, 새파란 하늘로 용솟음치고 있는 대청은 볼때마다 위압적이다.
속초시와 겨울바다를 내려다 보며 대청봉에 오르니 몸이 날릴 듯한 강풍이 불어와 눈도장만 찍고 정상주도 못한 채 재빨리 내려온다.
텅 비어있는 중청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고 용대리에서 서울 나가는 18시 50분 마지막 버스를 놓칠까 봐 부지런히 길을 나선다.
(중청에서 바라본 대청)
희운각으로 갈라지는 소청봉의 이정표에는 백담사까지 11.9km라 적혀있고 백담사에서 매표소까지는 7.1km이니 용대리까지는 거의 19km를 내려가야 할것이다.
새로 방갈로식으로 지은 소청산장을 지나고 눈속에 빠지며 봉정암으로 내려가니 용아장성이 시작되고 삐쭉삐쭉 솟은 봉우리들은 다시 올라오라 손짓하는 듯 멋지게 보인다.
날카로운 바윗길을 가파르게 떨어져서 사자바위를 지나고 응달이 들어 미끄러운 사면길을 내려가 봉정골이 시작하는 계곡 최상단부로 내려선다.
이십몇년전의 젊었던 시절에 수렴동산장에서 새벽에 출발해 기다시피 하면서 올랐던 그 봉정암길을 내려가고 있자니 슬그머니 웃음이 떠 오른다.
(용아장성의 시작)
허옇게 얼어있는 계곡을 내려가면 점차 물길이 보이고 폭포들은 얼음기둥이 되어 겨울산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다.
철난간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빙판을 이루고 있어 난간위로 통과하던지 귀찮아도 아이젠을 하고서야 지날 수 있다.
역시 꽁꽁 얼어붙은 쌍룡폭포로 내려가니 두줄기 빙폭이 대단히 크고, 깊은 소를 향해서 얼음밑으로 떨어지는 물소리도 또한 크게 들린다.
(얼어붙은 무명폭)
(쌍룡폭포)
(쌍룡폭포)
(쌍룡폭포의 얼어붙은 깊은소)
철계단들을 따라 쓸쓸한 겨울계곡을 내려가며 백운동계곡 갈림길을 지나고 용아장성의 칼날 같은 암능을 올려다 본다.
변함없이 이어지는 계곡이 지겨워질때쯤 기다리던 수렴동산장이 나오고 산장지기는 많이 미끄럽지 않았냐면서 반겨주신다.
활활 타오르는 난로 옆에서 세상 시름 접어놓고 동동주라도 한잔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아직도 용대리까지는 먼길이고 아마 셔틀버스도 못타기 십상이니 아쉽지만 그냥 지나친다.
(용아장성)
넓고 완만해진 계곡을 편안한 마음으로 내려가며 곰골과 길골 갈림길을 지나고 올 가을에 쉬지않고 돌아다녔던 설악순례를 떠올린다.
봄날처럼 따뜻한 햇빛을 만끽하며 백담사로 내려가니 가을내내 법석이던 사람들은 간데 없고 물가를 거니는 스님의 모습만이 쓸쓸하게 보인다.
인적 없는 포장도로를 터벅터벅 걸어 셔틀버스정류장으로 내려가니 역시 버스는 일찍 끊어졌고 산자락에는 서서히 어둠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쓸쓸한 수렴동계곡)
(수렴동계곡)
(수렴동계곡)
(수렴동계곡)
날이 저물면서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고 어둠속에서도 수려한 백담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는 우렁차게 들려온다.
목청껏 큰소리로 노래를 불러가며 도로를 내려가면 이윽고 반가운 불빛이 보이기 시작하고 가족호텔에서는 크리스마스캐롤이 정겹게 흘러 나온다.
널협이골 입구인 금교를 건너고 빈 매표소를 지나 용대리 버스정류장으로 급한 발걸음을 옮기면 바람소리가 귓전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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