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Ⅰ)

설원을 비마처럼 달리며 (청태산-대미산-덕수산-승두봉)

킬문 2006. 7. 21. 16:43

2002년 1월 6일 (일요일)

* 일정표
동서울터미널(06:10)
원주터미널(07:30)
안흥터미널(08:30)
청태산휴양림(09:41)
청태산(10:38)
대미산(11:29)
덕수산(13:33)
장미산(14:18)
935봉(14:50)
968봉(15:36)
승대봉(16:22)
포장도로(17:20)
멋다리주유소(17:25)

* 산행시간 
약 7시간 44분

* 동행인
이상열, 곽상훈, 송재설, 강환구

* 후기

평소에 넷 상에서 자주 글을 주고받던 광인님의 주선으로 몇분들과 호젓한 겨울 산행을 하게 되었다.
원주에서 62-2번 버스로 안흥에 도착해서 택시를 기다리는데 얼마나 추운지 안흥 찐빵을 먹으며 발을 동동 구르다가 택시를 탄다.
차로 둔내의 휴양림 안에까지 들어가서 스펫츠를 하고 잘룩이 안부를 향해서 무작정 올라가니 눈을 쓰고있는 산죽들이 아주 무성하다.
청태산 0.5km 이정표를 만나고 눈길을 올라가면 오봉산으로 갈라지는 헬기장을 지나서 바로 청태산(1200m)인데 앞에 대미산이 우뚝하다.

청태산에서 희미한 길을 따라 안부로 떨어졌다가 흔적 없는 눈길을 러셀을 하며 올라가면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에 숨도 차고 힘이 든다.
대미산(1232.4m)에 오르면 맑고 화창한 날씨에 조망이 훤히 트여서 치악산과 백덕산의 주능이 가깝고 남병산과 가리왕산이 잘 보이며 송전탑이 서 있는 벽파령도 잘 볼 수 있다.
대미산을 내려가 1157봉을 지나고 따뜻하게 햇볕이 비추는 안부에서 라면을 끓이고 소주 한 잔씩을 마신다.

급한 안부로 떨어졌다가 가파른 눈길을 올라서 개수리에서 올라오는 일반 등로와 만나면 표지기들이 많이 붙어있지만 전에 보았던 "청태산가는길"이라고 쓰인 종이 판은 보이지 않는다.
덕수산(1000.3m)을 지나고 봉우리를 3개나 넘어 장미산(979.8m) 에 오르는데 전과는 달리 벌목을 해서 전망이 트인다.
정상을 내려가면 눈은 더욱 많이 쌓여있고 자주 나타나는 지능선들을 조심하며 노송들이 멋있는 암봉들을 지난다.

전에 규석을 파다 중단된 옛 광산 터가 나오고 무너지는 바윗길을 조심해서 바닥까지 완전히 내려섰다가 다시 가파른 눈길을 올라간다.
무선 송신탑이 서있는 승대봉(1013.4m)에 올라서 기념 사진을 찍고 억새 군락지를 내려간다.
키 높은 억새들을 지나면 안부가 나오고 계속 오르면 985봉을 넘어서 방학동으로 내려갈 수 있지만 시간이 없어 오른쪽 하산로로 바로 내려간다.
희미한 잡목 숲을 내려가서 무너진 옛 집터를 지나면 컨테이너 건물이 서있고 중년 부부가 살고있는데 무슨 피치못할 사정이라도 있는 것 같다.

눈길을 내려가면 시멘트 도로가 나오고 곧 횡성과 원주로 이어지는 42번 국도로 내려서는데 이름도 멋진 멋다다리주유소가 보인다.
아까 타고왔던 안흥 택시로 원주까지 바로 가기로 하고 주유소 옆의 식당에서 오징어볶음에 소주를 마시며 첫 만남을 자축하는데 소주 몇병이 금새 동이난다.
원주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해장국 집에서 소주를 한잔씩 더 마시고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는 산행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