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지막하게 일어나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가까운 당고개역에서 내려 학림사 가는 도로를 따라가다 돌계단들을 타고 소리 내어 빗물이 세차게 흐르는 계곡들을 보며 귀임봉에서 이어지는 주 능선으로 올라간다. 장마철 습도가 높아서인지 아남 몸이 부실해서인지 빗물과 함께 줄줄 흐르는 땀을 닦으며 우산을 접었다 펴기를 반복하고 도솔봉 안부로 올라가니 그래도 선선한 바람이 불어준다. 후드득거리며 반복해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비안개에 가린 암 능들을 타고 치마바위에 올라 일부러 안 가져온 막걸리 대신 달짝지근한 콜라를 마시며 20 여분 앉아있다가 무거운 엉덩이를 일으킨다. 언제나 지겹게 느껴지는 바위지대들을 타고 넘어서 등산객 몇 명이 앉아있는 수락산으로 올라가 바위에서 운무에 가린 속세를 바라보며 멍을 때리다가 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