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Ⅰ)

제천시계 (천등산-대덕산-마미산)

킬문 2006. 10. 27. 17:27
2002년 6월 27일 (목요일) 

◈ 산행 일정
동서울터미널(06:50)
백운(09:05)
다릿재(09:28)
이정표쉼터(10:05)
천등산(10:18)
임도(11:17)
무명봉
원서천(12:07)
충북선(12:50)
대덕산(13:35)
마미산(14:40)
월령고개(16:00)
부산갈림길(17:15)
660.8봉(17:39)
600봉(18:10)
600봉(18:40)
안부(18:50)
밭(19:25)
부산리(19:50)
제천역
상봉터미널 

◈ 산행시간
약 10시간 22분 

◈ 동행인
안일준, 정익주, 강환구 

◈ 후기

오늘 역시 제천시계 종주의 일환으로 하는 산행인데 제천시민도 아니면서 시계종주를 계속 한다는 것이 별로 의미가 없다는 회의가 들곤한다.
동서울에서 백운가는 버스를 타니 마침 충주에서 다릿재를 넘어가는데 고개에서 잠깐 세워달라고 기사에게 부탁을 해도 퉁명스럽게 거절을 한다.
백운까지와서 시내버스를 타고 내려왔던 다릿재을 다시 올라가려니 욕이 튀어 나온다.
고개에서 희미한 길을 올라가면 곧 대형 등산안내판이 서있는 넓은 임도와 만나고 가파른 나무계단길이 이어진다.

날씨는 엄청 더운데 밧줄을 잡고 암릉을 오르면 땀이 비오는듯 떨어진다.
이정표가 있는 서늘한곳에서 잠시쉬고 밧줄이 쳐진 통나무계단을 한동안 오르니 천등산(807.1m)인데 나무한그루 없는 정상에서는 따가운 햇볕으로 잠시도 서있을 수가 없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꺽이는 능선으로 들어가면 서늘한 숲길이 이어지고 간간이 암릉들을 넘는다.
큰 헬기장을 지나니 방화선이 쳐져있고 임도와 만나는데 굵고 잘익은 산딸기들이 지천에 깔려있어 모두들 입에 넣기가 바쁘다.
능선갈림길에서 족적이 있는 북쪽길을버리고 북동으로 꺽어지면 낙엽길이 이어지다가 길은 없어진다.
방향만 잡고 암봉들을 우회하며 잡목을 헤치고 내려가니 까시나무와 넝쿨들이 밀림을 이루고있다.
이리저리 까시에 뜯기며 낮은 포복을 하고, 온몸으로 넝쿨들을 밀고 난리를 치루며 밀림을 간신히 빠져 나가 물이 꽤 흐르는 원서천을 건넌다.

여기서 제천시계는 개울을 따라 가다가 주포천과 충북선을 만나면서 대덕산으로 연결되는데 이렇게 뜨거운 날씨에는 5km를 걸어갈 여력이 없다.
마침 나가던 택시를 불러 주포천을 넘고 명암마을에서 고추밭을 따라 오르니 제철을 만난 산딸기들이 온통 산을 붉은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급경사 사면을 올라 능선에 붙으면 충북선에서 올라오는 원래의 제천시계와 만나고 대덕산(580m)에 오르니 돌탑이 서있으며 제천시계종주 표지기들이 붙어있다.
그늘에서 점심을 먹고 뙤약볕으로 나가서 임도를 넘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한동안 오르니 마미산(600.8m)이 나오는데 있어야 할 삼각점은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인다.

정상을 내려가면 능선은 희미해지고 길은 두갈래로 갈라지는데 준치님은 뒤도 안돌아보고 왼쪽으로 갔지만 지도를 보고 방향각을 아무리 맞춰봐도 오른쪽 길이 맞는 것 같다.
직진해서 한동안 긴능선을 타고 내려가다 길은 없어지고 밑에 보이는 도로로 내려갈려니 다시 까시나무들과 넝쿨들이 기다린다.
밀림을 뚫으며 온갖 고생을 하고 내려가면 공장터가 나오고 도로로 나오는데 조금 위에있는 월령고개에서 준치님이 한가롭게 웃으며 기다리고 있다.
고개에서 잡목숲을 올라가니 밭이 나오는데 밭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가 이 더운 날에 어떻게 산에 오르냐며 오히려 걱정을 하신다.
묘지가에 앉아서 잠시 쉬면 모두들 기운이 없고 지친 표정들이며 얼굴들이 허옇다.

관목과 싸리나무들이 배낭을 잡고 뺨을 때리는 잡목숲을 오르니 부산갈림길이 나오는데 처음의 생각대로 부산을 다녀오려다 시간이 없어 포기한다.
암릉들을 오르고 암봉들을 넘으면 660.8봉에 오르는데 지도상에 나와있는 삼각점은 찾을 수도 없다.
장거리산행에 지친 거르마님은 먼저 부산리로 탈출하시고, 600봉에서는 남동쪽으로 갈 것을 남서쪽으로 내려갔다가 그만 40여분을 허비하고 돌아온다.
이제 부산리에서 마지막 버스시간도 얼마 안 남았고 원래 계획대로 웃오미까지는 턱도 없어 급하게 하산을 서두른다.
지도에는 478봉가기 전에 사거리안부가 있고 부산리로 내려갈 수 있게 돼있으며 실제 안부에서 희미한 길을 보고 하산한다
.
처음에 족적이 뚜렸하던 길은 어느정도 내려가면 길이 없어지고 칡넝쿨과 온갖 까시나무들이 밀림을 이루고 있다.
없는 길을 만들어가며 내려가니 사방에서 까시들은 찌르고 넝쿨들은 발을 잡아당기며 온몸은 금새 땀으로 젖는다.
난리를 치며 까시들에 곤욕을 치루고 한동안 내려가면 이윽고 밭이 나타나며 곧 비포장도로에 내려선다. 충주호를 끼고 꼬불꼬불하게 도는 도로를 한동안 내려가 부산리 마을에 닿고 미리 기다리던 거르마님과 합류한다.
저녁 8시에 있는 마지막 버스를 기다리며 차가운 물로 대충 얼굴을 딱으니 지옥같은 밀림에서 빠져나온것이 꿈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