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Ⅰ)

대간에서 미지의 산길로 (약수산-응복산-복룡산)

킬문 2006. 7. 24. 17:44
2002년 5월 25일 (토요일)

◆ 산행일정
서초구민회관(06:30)
구룡령(09:50)
약수산(10:20)
사거리안부(10:45)
1280봉(11:11)
안부(11:45)
응복산(12:18)
1210.1봉(13:13)
능선갈림길(14:12)
복룡산(14:29)
사거리안부(14:49)
오른쪽하산로(14:55)
779.5봉(15:42)
부연동계곡(16:20)

◆ 산행시간
약 6시간 30분

◆ 동행인
안일준, 권태진, 이동건, 강환구, 인치성, 또마, 낙원, 산수, 이사벨라, 바랭이

◆ 후기
작은 승합차에 11명이라는 대식구가 타고 차는 운두령을 넘고 삼봉약수를 지나 구룡령으로 오른다.
대간할 때 내려왔던 구룡령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능선으로 오르니 하이텔 산사랑의 인치성님이 이름답게 급경사길을 성큼성큼 올라가는데 따라가기가 벅차다.
진땀을 흘리며 약수산(1306.2m)에 오르니 양지바른 곳에는 곰취들이 사방으로 보여 산행은 뒷전이고 나물 뜯기에 바쁘다.
겨울에 눈 쌓인 약수산을 오를 때는 그렇게도 힘들었지만 완만한 능선을 내려가면 신록이 우거지고 숲은 아늑하다.

사거리안부를 넘고 암봉으로 이루어진 1280봉에 오르면 시야가 트이면서용트림하는 대간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식수를 구할 수있는 안부를 지나니 급경사 오르막이 이어지고, 한동안 땀깨나 쏟으며 올라가면 관목이 빽빽한 응복산(1359.6m)인데 선두는 벌써 곰취에 점심을 먹으며 마가목주를 한잔씩 하고있다.
점심을 먹으며 후미를 기다리다 정상을 내려가 암봉들로 이루어진 만월산(1280.9m)을 지나고 내림길에 신배령 표시목을 만난다.
대간할 때도 있었던, 엉뚱한 위치에 서있는 이정표가 아직도 잘못된 자리에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대간갈림길인 1210.1봉을 오르면 잡목숲에 "강릉시계종주 한국산악회강원지부" 라고 쓰인 프라스틴 판이 나무밑에 떨어져있는데 1995년에 온 것 같다.
30여분 기다리다 후미와 만나 능선으로 들어가니 족적도 별로 없고 쓰레기도 안 보이는 깨끗한 산길이 이어진다.
잡목들을 헤치고 억센 관목들이 꽉찬 봉우리(1034m)에 오르면 능선은 남에서 동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희미한 능선을 따라 복룡산(1014.5m)에 오르니 뭉툭한 봉우리에는 깨진 삼각점에 탄피가 꽂혀있어서 눈길을 끌고 나무가 빽빽해 조망은 막혀있다.

정상을 내려가며 무덤한기를 지나고 능선길이 뚜렸해진다.
안부를 넘어 소나무 숲길을 따라가다 740봉 가기 전에 능선은 왼쪽으로 급하게 꺽어져서 안부로 떨어지는데 까시나무와 넝쿨들이 앞을 막고 잡목이 빽빽해서 길이 안 보인다.
안부를 넘어 급한 능선으로 오르니 아름드리 노송들이 많고 벼락맞아 쓰러진 거목들이 자주 눈에 띈다.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웬 녹슨 철조망이 버려져 있는데 아마 송이버섯때문이 아닌가 추측들을 해본다.

한동안 능선을 따라가다 마을로 내려가는 뚜렸한 길을 버리고 북동쪽으로 올라가 산죽사이로 다시 길을 이어간다.
수림이 우거진 779.5봉에 이르면 또 강릉시계종주 표지판이 나무에 걸려있다.
여기에서 계속 직진하면 머구재가 나오지만 준치님의 생각으로는 등고선이 너무 촘촘해서 아마 계곡으로 떨어지는 절벽이 나올 것 같으니 마을로 내려가자고 한다.
물론 나는 반대이고 머구재까지 가고 싶지만 다른사람들은 묵묵히 그 의견에 따르는 모양이다.

조금 내려가다가 능선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족적을 따르니 잠시 길이 있는듯 하다가 없어져 버린다.
방향만 잡고 잡목과 어린 소나무들을 헤치며 무작정 내려가면 물소리가 들려오고 가파른 절벽지대를 조심해서 내려가니 부연동계곡이 나온다.
조금 상류로 올라가 유명한 가마소를 구경하고 비포장도로로 올라가면 밑으로 부연약수터와 민박집들이 있고 먼저 내려온 일행들이 보인다.
악수터로 올라가 철분이 있어서 쌉쌀한 맛이 나는 약수를 마시고 페트병에 하나씩 가득 채워온다.

식당겸 민박집으로 돌아가니 갑자기 하늘이 시컴해지더니 소낙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황급히 들어가 동동주를 시키니 향기로운 참나물과 병풍나물이 입맛을 돋구고 낙수물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성산초등학교 부연분교를 지나 비포장 험로를 넘고 주문진에 가서 회에다가 소주를 한잔씩 더 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