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Ⅱ)

충주호의 봄 (제비봉-사봉-용두산)

킬문 2006. 11. 1. 14:06
2005년 4월 14일 (목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
충주터미널(06:20-07:48)
장회나루(08:10-09:22)
544.9봉(10:07)
제비봉(10:28)
얼음골안부(10:56)
사봉(11:35)
회미니재(12:17)
능선갈림봉(13:32)
용두산(13:45)
지능선(14:53)
절벽우회(15:32)
송전탑(15:40)
674.4봉(15:49)
시멘트임도(16:10)
상선교(16:25)
단양역(17:00-17:35)
청량리역(18:39-21:40)

◈ 산행시간
약 7시간 03분

◈ 동행인
곰발톱

◈ 산행기

- 장회나루
충주터미널에서 대전의 곰발톱님을 만나고 라면으로 아침을 먹은후 막걸리 한병과 식수를 챙겨넣어 8시 10분발 단양행 첫버스를 탄다.
용하구곡의 들머리인 덕산을 지나 구담봉과 옥순봉의 산행깃점인 계란치에서 잠시 세워달라고 부탁하니 완고하게 생긴 기사분은 인상처럼 일언지하에 거절해 버린다.
장회나루에서 내려 앞에 보이는 계란치를 향해 도로를 올라가는데 제비봉 매표소에 있던 공단직원이 트럭을 타고 달려와 산불통제기간이라 못간다고 하며 벌금을 운운하고 먼저 올라가서 기다리니 구담봉-옥순봉 산행은 물 건너가 버렸다.
나이든 기사분이 고지식떨 것없이 고개에서 잠깐 세워줬으면 잽싸게 두 봉우리를 구경하고 내려와 산행을 개운하게 시작할 수 있었는데 일이 초장부터 꼬이기 시작해 기분이 언찮아진다.



▲ 도로에서 바라본 구담봉


- 제비봉
다리에 서서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구담봉을 아쉽게 바라보다 매표소를 지나 가파른 통나무계단을 타고 오르면 짙푸른 충주호가 발밑에 펼쳐지고 유람선을 기다리는 관람객들과 버스들이 내려다 보인다.
금방 바윗길이 시작되지만 가능하면 날등을 릿지로 타고 오르며 봉우리에 올라서니 충주호너머로 말목산과 가은산의 암릉들이 멋지게 보이고, 금수산의 뾰족한 봉우리가 하늘을 찌를듯 하며, 제비봉을 감싸 오르는 봉우리마다 아찔한 절벽지대를 이루고있어 연신 감탄사를 터뜨린다.
암릉에 설치된 가파른 나무계단을 타고 오르며, 모진 풍상을 이겨내고 등이 휜채 바위에 뿌리 내리고있는 노송들을 만나고는 금수산을 넘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을 말린다.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룬 바위봉을 내려가 호젓한 송림을 계속 올라가면 정상목과 돌탑이 서있는 제비봉(721m)이 나오는데 조망이 시원하게 트여서 금수산일대의 멋진 암봉들은 물론 두악산과 덕절산너머로 소백산이 잘 보이고 가야할 사봉과 용두산의 정상부가 맞은 편으로 높게 솟아있다.



▲ 제비봉 오르며 바라본 말목산



▲ 충주호와 암봉들



▲ 제비봉 오르는 암릉



▲ 제비봉 정상



▲ 제비봉에서 바라본 충주호



▲ 제비봉에서 바라본 금수산



▲ 제비봉에서 바라본 사봉과 오른쪽 뒤의 용두산



- 사봉
남쪽으로 꺽어져 고즈넉한 산길을 여유롭게 걸어가면 봄 햇살은 따사하게 숲을 비추고, 바람은 목덜미에 살랑거리며, 새들은 즐겁게 지저귀며 날라다닌다.
시원한 숲그늘에서 막걸리 한잔씩으로 갈증을 풀고 외중방리로 이어지는 안부로 내려가니 얼음골이라 쓰인 이정표가 서있으며 좌우로 길이 뚜렸하다.
안부를 넘고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면 생강나무가 지천에 꽃망울들을 터뜨리고있고, 두터운 낙엽을 뚫고 노루귀들이 사방으로 머리를 내밀고있으며, 봄의 전령사인 복수초들은 이미 조금씩 시들어가고있다.
넓직한 공터가 있는 암봉에서 남동쪽으로 방향을 꺽어 봉우리를 올라가니 ㅁ 산악회의 회원들이 사봉쪽에서 연신 내려오고 몇번 안면이 있는 여자 대장님도 만난다.
봉우리들을 넘고 석탄석이 널려있는 바위지대를 따라 사봉(879.4m)에 오르니 돌무더기가 쌓여있고 깨진 플라스틱판이 걸려있으며 2등 삼각점(단양23/2003재설)도 있지만 나무들에 가려 시야는 좋지않다.



▲ 사봉 정상


- 용두산
되돌아 내려가며 회미니재로 이어지는 등로를 찾으려 기웃거리다가 약 800m정도 쯤에서 흐릿한 능선으로 꺽어지니 처음에는 급경사라 길이 없어보이지만 차츰 낙엽사이로 등로가 나타난다.
이리저리 갈라지는 지능선들을 조심해서 커다란 늪이 있는 무덤가를 내려가면 양당리와 회산리를 잇는 회미니재가 나오고 비포장임도에는 누런 억새들이 가득하다.
풀밭에 퍼질러 앉아 남은 막걸리에 점심을 먹고 절개지를 넘어 잡목을 헤치고 올라가니 점차 족적이 뚜렸해지고 황사가 오려는지 바람이 거세게 불어온다.
관목들이 들어찬 가파른 산길을 한동안 오르고 불을 피운 흔적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 밑에서 높게 솟아보이던 봉우리에 올라서니 산텃골쪽으로 능선이 갈라져 나가고 용두산 정상은 남쪽으로 보인다.
낙엽이 수북하게 덮혀있는 바위지대를 따라 삼각점(443재설/77.6건설부)이 있는 용두산(994.4m) 정상에 올라가니 조망은 그리 좋지않지만 문수봉너머로 대미산에서 황장산으로 향하는 백두대간이 아련하게 펼쳐지고 정면으로 도락산의 암벽들이 멋지게 보인다.



▲ 회미니재



▲ 용두산 정상



- 674.4봉
갈림봉으로 돌아와 동쪽으로 진달래들이 곱게 피어있는 바위능선을 따라가다 무명봉에서 남동쪽으로 꺽어져 내려가니 ㅇ 산악회의 표지기들이 촘촘하게 달려있다.
급하게 떨어지던 산길은 흐지부지 사라지고 암봉을 급하게 우회하며 내려가는데 역시 길이 없고 능선이 끊어지는 것같으며 옆에 뚜렸한 능선이 보여 다시 올라온다.
동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계속 따라가면 능선은 자연히 남동으로 휘지만 옛 광산터같은 곳에서 역시 족적이 사라지고 험한 절벽이 나타난다.
암봉을 우회해서 무너져내리는 너덜지대를 조심스럽게 통과하고 시커멓게 석탄석이 드러난 사면을 길게 돌아 능선에 붙어도 역시 족적은 보지지 않는다.
뚝 떨어지는 급사면을 치고 내려가 송전탑을 지나고 억새가 가득한 안부로 내려가니 처음에 내려갔었던 능선이 잘 보이는데, 역시 절벽처럼 떨어지다가 낮은 능선으로 계속 이어져 개념도에 나왔던 산텃골로 연결되는 일반등로라는 생각이 든다.
잡목들을 헤치며 674.4봉에 오르면 반쯤 깨진 오래된 삼각점이 있고 산텃골 농가들이 내려다 보이며 단양천을 끼고 도는 59번 국도너머로 단양의 명산인 도락산이 멋지게 솟아있다.



▲ 674.4봉 정상


- 상선교
다시 급한 사면길을 내려가면 바로 앞에는 소나무들이 울창한 마지막 봉우리가 보이지만 도로쪽으로 틀림없이 절벽이 있을것 같아 오른쪽의 밭으로 내려간다.
시멘트임도를 만나서 도락산의 암벽들을 바라보며 외딴 농가를 내려가니 "사랑의집"이란 교회이정판이 있는 시멘트길과 합류하는데 위로 올라가면 아마 산텃골의 일반등로와 연결될 것이다.
단성으로 이어지는 포장도로로 내려가면 도락산 올라가는 들머리인 상선교가 바로 앞이고 산악회 버스들이 서 있으며 많은 등산객들이 계곡에 앉아 술과 음식을 먹고있다.
찬물에 소금기 들러붙은 얼굴을 딱고 정류장 나무의자에 앉아 등산화에 들어간 낙엽들을 털어내고 있으려니 도락산을 넘어온 맑고 깨끗한 바람이 얼굴에 와 닿는다.



▲ 도락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