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Ⅱ)

소양호를 굽어보는 양구의 계명산

킬문 2006. 11. 1. 16:45
2006년 5월 5일 (금요일)

◈ 산행일정
상봉터미널
홍천터미널(05:50-07:30)
신남터미널(08:05-08:50)
덕거리(09:15)
665.2봉(10:33)
660.0봉(11:18)
무명봉(12:10)
폐묘(12:28)
암봉(12:37)
점심(12:50-13:17)
730.0봉(13:47)
능선갈림봉(14:06)
681.8봉(14:48)
능선갈림봉(15:33)
725.6봉
계명산(16:39)
북진봉(16:56)
안부(17:13)
583봉(17:25)
소양호(18:10)
양구선착장
춘천터미널(18:45-19:37)
남춘천역
성북역(21:45-23:27)

◈ 도상거리
약 16.0km

◈ 산행시간
8시간 55분

◈ 동행인
고순우, 정회장, 건달, 쥐약, 술꾼, 안성섭, 노고지리, 동그라미

◈ 산행기

- 덕거리
홍천터미널 지하의 수미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춘천 산꾼 4분과 같은 버스로 오신 청평의 동그라미님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상봉에서 타고왔던 그 버스로 신남까지 간다.
두대밖에 없다는 택시를 나눠타고 대동치까지 연결되는 도로로 샘말까지 잘못 올라갔다 내려와 덕거리에서 내리니 개천 옆의 한적한 농가에는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산객들을 맞아준다.
지형을 대강 휘둘러보고 나무다리를 건너 무덤 옆으로 가파른 능선을 올라가니 간벌된 나무들이 사방에 깔려있어 시작부터 숨이 차고 힘이 든다.
지천에 널려있는 고사리들을 뜯으며 신남을 지날 때마다 관심을 갖고 기웃거리던 그 산줄기를 따라가면 짓푸른 소양호가 발 아래에 펼쳐지고 쓰레기 한점 없는 강원의 청정 오지능선이 이어진다.



▲ 덕거리 농가


- 665.2봉
목장의 철선을 만나서 덕거리에서 나란히 올라가는 왼쪽 지능선을 바라보며 두릅이라도 없는지 연신 고개를 돌려보다 애꿏은 여린 고사리들만 흩는다.
삼각점(어론302/2005재설)이 있는 665.2봉에 올라 즉석에서 더덕을 찢어 넣은 막걸리로 갈증을 달래고 있으니 맑은 하늘에서 후두둑거리며 빗방울이 뿌리고 세찬 바람이 불어온다.
관리나무판이 쓰러져있는 헬기장을 지나서 온통 붉은 진달래꽃들이 수 놓고있는 산길을 따라가고, 바위지대들을 지나 너덜이 깔린 오르막을 오르며 여름처럼 더운 날씨에 구슬땀을 떨어뜨린다.
벙커가 있는 660.0봉에서 춘천시계 능선과 만나 남서쪽으로 급하게 꺽어져 한적한 숲을 걸어가니 사냥꾼들의 엽총 탄피들이 여기 저기 널려있어 눈살이 찌프려진다.



▲655.2봉 정상



▲ 한적한 산길



- 730.0봉
무명봉을 넘어 우회하는 길을 버리고 직접 암릉지대를 따라가면 시야가 트이며 바위산에서 매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너머로 가리산 쌍봉이 모습을 드러내고 대동치로 꾸불꾸불 올라가는 비포장도로는 웬지 쓸쓸하게 보여 보는 사람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든다.
소양호너머로 솟아있는 봉화산을 바라보며 노송들이 줄지어 서있는 능선길을 따라가니 곧 민둥머리의 폐묘 한기를 지나는데 민가에서도 멀리 떨어진 이런 외진 곳에 누가 묘를 썼는지 궁굼해진다.
가파른 암릉지대를 휘돌아 무명 암봉으로 오르면 산불이 났었는지 검게 그을린 소나무들이 많이 서있지만 시야는 막힘없이 트여 가리산에서 소뿔산과 백암산으로 이어지는 영춘지맥이 훤하게 보이고 우뚝한 730.0봉이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먹구름이 끼고 세찬 바람이 불어오는 봉우리를 내려가 숲에 모여 점심을 먹으며 돌배주와 대나무술을 돌려가며 마시다 앉았던 자리에서 진한 잎의 봄더덕을 여러 뿌리 캐어 본다.
개두릅이라고 하는 엄나무순을 뜯어가며 능선을 오르고 분홍색 헝겊끈이 매어져있는 펑퍼짐한 산길을 무료하게 따라가면 오래된 참호들이 파여있는 능선갈림봉에 닿고 처음으로 산악회의 표지기들이 나타난다.
왼쪽으로 조금 떨어져있는 730.0봉에 오르니 삼각점(내평418/2005재설)이 있고 벌목되어 잇으며 681.8봉으로 꺽어지는 지능선이 잘 보이고 대동치로 이어지는 춘천시계쪽으로도 길이 뚜렸하게 나있다.



▲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소양호



▲ 암봉에서 바라본 영춘지맥



▲ 암봉에서 바라본 대동치와 그너머의 바위산



▲ 730.0봉 정상



▲ 730.0봉에서 바라본, 681.8봉으로 이어지는 지능선



- 681.8봉
갈림길에서 북서쪽으로 꺽어져 우뚝 솟아있는 계명산을 바라보며 봄바람 불어오는 적적한 진달래길을 따라가면 왼쪽으로 681.8봉으로 능선이 갈라져나가는 암봉이 나오고 먼저 온 일행들은 피곤한지 대자로 누워서 잠을 청하고있다.
일부만이 왼쪽 지능선으로 꺽어져 들어가 의외로 잘 나있는 산길을 따라서 소양호에 바짝 코를 대고있는 681.8봉으로 향한다.
나뭇가지사이로 대동리의 외딴 민가들을 바라보며 뾰족 솟아있는 무명봉을 힘들게 넘고 흐릿하게 이어지는 진달래 꽃길을 따라가니 언제 왔었는지 산악회의 표지기도 하나 둘 보인다.
681.8봉이 바라보이는 낮은 봉에서 산악회의 표지기는 왼쪽의 대동리 방향으로 꺽어지고 급한 돌길을 미끄러지며 내려가면 안부에는 전주가 서있으며 검고 굵은 전선들이 대동리에서 대곡리로 길게 산을 넘어간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가파른 산길 따라 삼각점(내평416/2005재설)이 있는 681.8봉에 어렵게 올라가니 소양호가 눈부시게 펼쳐지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조망이 꽉 막혀있어 허탈한 마음만 생긴다.



▲ 681.8봉 정상


- 계명산
선두는 이미 떠나서 텅 빈 갈림봉으로 돌아와 남은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지척의 725.6봉을 넘어 낙엽이 정강이까지 빠지는 인적 끊어진 산길을 바삐 내려간다.
오른쪽으로 짓푸르게 눈에 들어오는 소양호를 마냥 바라보며 능선갈림봉에서 오른쪽 북서방향으로 꺽어 내려가면 왼쪽 끝으로 계명산이 험하게 솟아있어 산객들의 기를 죽인다.
노송들이 서있는 암릉을 지나며 앞에 또 다른 모습으로 육중하게 솟아있는 봉화산을 바라보다 안부로 내려서니 뾰족한 계명산 정상이 바로 앞에 보인다.
진땀을 떨어뜨리며 가파르게 이어지는 사면길을 한동안 올라가면 잡초들만 우거진 오래된 헬기장이 나오는데 삼각점은 보이지않고 구덩이 하나만 파여있다.
조금 떨어진 실제 계명산(763.4m) 정상에 오르니 역시 삼각점은 없고 오래된 벙커가 있으며 유난히 키 큰 소나무들이 많이 서있어 이색적으로 보인다.



▲ 계명산 정상의 헬기장



▲ 계명산 정상



- 양구선착장
봉우리를 내려가다 시야가 트이는 바위에서 가깝게 펼쳐지는 소양호를 내려다보고 관목들을 헤치며 더욱 흐릿해진 능선길을 따라간다.
북서쪽으로 이어지던 능선이 북쪽으로 방향을 트는 봉을 지나고 넓직한 안부로 떨어져 내려가면 고립된 호안과 가까워서인지 인적도 드물고 더욱 쓸쓸한 분위기가 든다.
안부에서 다시 무명봉을 넘고 583봉에서 다시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양쪽으로 소양호를 바라보며 내려가니 송이채취구간인지 붉은 비닐끈들이 계속 매어져있고 안내종이 하나도 코팅되어 나무에 걸려있다.
밑으로 46번국도와 양구선착장을 내려다보고 고도를 낮추며 소나무들이 우거진 암릉지대를 계속 따라가면 길은 흐지부지해지고 빽빽한 관목들이 앞을 막는다.
선두를 소리쳐 불러가며 울창한 잡목들을 헤치고 대강 내려가니 드디어 앞이 시원하게 트이며 모래사장이 나타나고 드넓은 소양호가 눈앞에 펼쳐진다.
미리 기다리고있던 낚시터의 모터보트로 조금 떨어진 곳으로 내려온 일행들을 태우고 호수로 나가니 막 춘천 나가는 마지막 쾌속선이 안타깝게도 옆으로 지나간다.
선착장 조금 위의 헌병검문소로 올라가 양구에서 출발한 직행버스를 잡아타고 차멀미로 고생하는 술꾼님을 위로하며 배후령을 넘어 뒷풀이를 가질 춘천으로 향한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봉화산



▲ 소양호



▲ 46번국도와 양구선착장



▲ 소양호



▲ 소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