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Ⅱ)

황병산과 발왕산 사이에서 (장군바위산-싸리재-투구봉-칼산)

킬문 2006. 11. 1. 16:52
2006년 6월 4일 (일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
진부터미널(06:32-08:58)
간평리 도성초교(09:11)
만과봉
832봉(10:28)
966.7봉(10:46)
숫돌골갈림길(11:22)
높은다리갈림길(11:45)
장군바위(11:55)
장군바위산(12:35)
차항리갈림길(13:04)
1085봉(13:43)
1166.9봉(14:16)
점심(-14:32)
1094봉(14:55)
국립공원표시석(15:11)
큰갈골(15:46)
포장도로(16:10)
능선복귀(16:32)
976봉(16:47)
971봉(16:58)
891봉(17:40)
차항육교(17:55)
투구봉(18:20)
칼산(18:52)
삼현동(19:47)
횡계터미널
동서울터미널(20:25-23:10)

◈ 도상거리
약 18km

◈ 산행시간
10시간 36분

◈ 동행인
술꾼

◈ 산행기

- 966.7봉
진부에서 택시를 타고 창 밖으로 전에 올랐던 병두산을 바라보며 산행 들머리인 도성초교 앞에서 내려 유럽 풍의 별장 식으로 지은 교사를 보며 능선으로 들어간다.
송림이 우거진 아늑한 숲길을 따라가면 참호들이 종종 파여있고 거미줄들이 연신 걸리지만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뚜fut한 안부를 거푸 넘고 간간이 보이는 참나물을 뜯으며 울창한 숲길을 따라 지형도상의 만과봉(671m) 에 오르니 그저 펑퍼짐한 둔덕에 불과해 영진지도에 표기된 맞은 편 봉우리(706m)를 아쉽게 쳐다본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등로 따라 퇴색한 망부석이 있는 오래된 무덤 봉에 오르면 막혔던 시야가 트이며 오대산 주능선이 펼쳐져 보이는데 이후 길은 사라지고 빽빽한 잡목 숲만이 이어져 초장부터 진을 빠지게 한다.
잡목 가지에 찔리고 긁히며 오래 전 베어진 나무들이 깔려있고 앞도 안 보이는 울창한 숲을 헤치고 832봉에 올라서니 사방으로 조망이 트여서 노인봉에서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오대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병두산에서 매산을 지나 발왕산으로 흐르는 산줄기도 두어달 전 우중 산행의 기억을 되살려준다.
땅바닥만 쳐다보며 잡목들을 헤치고 송홧가루 날리는 숲을 내려가면 무덤 한 기가 나오며 길이 좋아지고 낙엽이 수북하게 깔린 가파른 산길이 이어진다.
구슬 땀을 흘리며 암릉들을 휘돌아 병내리에서 올라오는 능선과 만나서 삼각점(도암413/2005재설)이 있는 966.7봉에 오르니 따가운 햇살이 쨍쨍 내려오고 더위에 숨이 막힌다.



▲ 도성초교



▲ 832봉에서 바라본 오대산 주능선



▲ 966.7봉 정상



- 장군바위산
간간이 나타나는 오대산 국립공원 표시석들을 보며 깨끗하고 푹신한 숲 길을 따라 숫돌골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만나니 이정표가 서있고 길이 갑자기 뚜렷해진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높은다리에서 올라오는 능선봉을 지나 밧줄이 걸린 암릉 지대를 따라가면 역시 조망이 트이며 뭉게 구름 피어나는 오대산줄기가 아련하게 보인다.
암릉 따라 사람의 얼굴이나 남자 성기를 연상케하는 장군바위에 올라서니 소나무 밑둥에 헝겁 끈이 매어져있고 동대산과 황병산이 잘 보이며 바위 벽에는 유명한 곳처럼 다녀간 사람의 이름들이 음각되어있다.
조금 떨어진 소나무가 서 있는 아찔한 절벽에 오르면 평창 쪽으로 시야가 확 트여서 영동고속도로 너머로 가야 할 투구봉과 칼산이 납작하게 보이고, 매산에서 발왕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시원하게 눈에 들어오며, 가리왕산과 중왕산이 아스라하게 보여 감탄사가 나온다.
조망에 흠뻑 빠진 술꾼님을 채근하여 장군바위 이정표가 서있는 작은 암봉을 지나고 잘 나있는 산길 따라 삼각점(도암305/1990복구)이 있는 장군바위산(1140.4m) 정상에 오르니 벌목되어있지만 조망은 가려있다.
숲에 널브러져 있는 굵은 더덕들을 캐다 그늘에서 얼음 막걸리를 한잔씩 마시며 땀을 말리고있으니 어느 사이엔가 냄새를 맡고 검은 파리 떼들이 몰려와 서둘러 일어난다.



▲ 장군바위



▲ 장군바위



▲ 장군바위에서 바라본, 가운데의 동대산과 오른쪽의 노인봉



▲장군바위에서 바라본 황병산



▲ 절벽에서 바라본 왼쪽의 발왕산



▲ 장군바위산 정상



- 1166.9봉
높은다리 갈림길을 다시 지나고 완만하고도 펑퍼짐하게 이어지는 강원 고산 특유의 한적한 숲길을 따라 잠시 길이 어지러운 산죽 안부를 통과한다.
뭉툭한 1055봉을 넘어 뚜렷한 등로는 차항리가 있는 오른쪽으로 내려가버리고 나무로 막혀있는 능선길로 접어들면 길이 흐릿해지지만 '소내암' 표지기 한장이 반겨준다.
등로에 깔려있는 더덕들을 캐며 시간을 보내다 구덩이가 파여있는 1085봉을 넘고 맞은 편으로 U턴하듯 돌아가는 가야 할 산줄기를 바라보며 키 작은 산죽과 온갖 초본류들이 덮고있는 초지를 따라간다.
방향 잡기도 어려운 펑퍼짐한 안부에서 멧돼지들이 갈아뭉갠 사면을 치고 1166.9봉에 오르니 잡초들이 무성하고 글씨 없는 삼각점이 풀섭에 숨어있으며 나뭇가지 사이로 소황병산의 풍차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구 몰려드는 파리 떼들을 쫓으며 급히 식사를 하고 남쪽으로 되돌아 내려가다 안부에서 남동 쪽으로 능선만 가늠하고 소위 황병지맥으로 꺾어 들어서면 흐릿한 족적이 나타난다.



▲ 1166.9봉 정상


- 황병지맥
무덤이 있는 1094봉을 지나고 울창한 숲속에서 남쪽으로 방향만 잡고 내려가니 사방으로 길이 어지럽고 도통 정확한 마루금을 잡기가 힘들어진다.
뚜렷해진 야산 길을 따라 내려가면 좌우로 길이 있는 안부가 나오고 국립공원 표시석이 보여서 이제 등로가 막 국립공원을 벗어 남을 알 수있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을 위안삼아 나른한 늦오후의 산길을 따라가다 목장 철선을 만나 내려가면 넓은 밭이 나오고 농가가 보이는데 도면상의 큰갈골마을 쯤이니 마루금에서 왼쪽으로 벗어난 꼴이 되었다.
마을 시멘트 길을 건너서 앞에 보이는 산줄기를 겨냥하고 멀리 대관령 삼양목장을 구경하며 고랭지밭으로 올라가 시원한 바람을 맞고있으니 이제 지루한 마음이 든다.
백일평과 차항리를 잇는 1차선 포장 도로를 건너고 밭을 가로질러 가파른 사면 따라 황병지맥의 마루금으로 올라가면 다시 뚜렷한 길이 이어진다.



▲ 큰갈골마을과 뒤에 보이는 마루금



▲ 밭에서 바라본 삼양목장과 발왕산



- 싸리재
976봉을 넘고 잡초들로 덮혀있는 무덤들을 연신 지나서 다시 나타난 목장 철선을 보면서 971봉을 지나면 흐릿한 족적은 동쪽으로 꺾어진다.
길도 사라진 빽빽한 잡목숲을 내려가다 철망을 몇번이고 건너며 진행하지만 가시덤불을 뚫지 못하고 다시 목장으로 들어가니 짓푸르고 넓은 초지가 이어진다.
드넓은 삼양목장과 정상부의 시설물만 튀어나온 황병산을 바라보며 남쪽으로 방향을 꺾어 철조망을 넘어서 목장의 초지를 벗어난다.
능선만 가늠하며 잡목들을 뚫고 내려가다 고속도로로 끊어져있는 싸리재를 피해 왼쪽으로 흐릿한 족적을 치고 내려가면 비어있는 새 콘도 건물들이 나오고 도로 따라 내려가니 호텔 건물이 보인다.
도로 따라 456번 지방도로 삼거리로 내려가 용평리조트로 이어지는 차항육교로 고속도로를 건너고 싸리재를 눈으로 쫓으며 고개에서 왼쪽 칼산으로 올라간다.



▲ 초지에서 바라본 황병지맥



▲ 초지에서 바라본 대관령 삼양목장



▲ 초지에서 바라본 황병산 정수리



▲ 신축 콘도미니엄



▲ 차항육교



▲ 영동고속도로상의 싸리재



- 칼산
더위에 지친 술꾼님은 그냥 앞에 보이는 칼산으로 향하고, 다시 도로를 따라가다 오른쪽으로 목장으로 들어가 발왕산을 바라보며 무릎을 넘는 초지를 가로지른다.
초원이 끝나는 곳에서 길도 없는 사면을 치고 투구봉(909m)에 오르면 울창한 숲속에 망가진 산불초소가 있고 더 이상 길이 안 보여 앞으로 황병지맥을 중주하는 사람들은 고생깨나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급히 산을 내려가 도로를 건너고 목장 초원을 가로 지르다 두릅나무 군락지를 지나고 능선으로 붙으니 안부에서 올라오는 뚜렷한 길과 만난다.
간혹 나오는 바위 지대를 따라 글씨 없는 삼각점이 있는 942봉을 지나고 뚜렷한 산길로 칼산(940.5m) 정상에 오르면 삼각점(도암306/2005재설)이 있고 조망이 트여서 고속도로 너머로 대관령에서 삼양목장을 지나 소황병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가깝게 보이고 맹주 격인 황병산은 우뚝 서서 산객들을 바라보고있다.
고속도로가 아찔하게 내려다보이는 전망대 절벽에서 지나온 장군바위산과 어렵게 내려왔던 야산줄기를 바라보고 뚜렷한 등로를 따라 내려가다 삼거리에서 표지기 하나가 걸려있는 동쪽 마루금으로 꺾는다.



▲ 칼산과 투구봉사이로 보이는 발왕산



▲ 투구봉 정상



▲ 칼산 정상



▲ 전망대에서 바라본, 왼쪽의 장군바위산에서 시계방향으로 한바퀴 도는 산줄기


- 횡계
잠시 내려가다 무덤을 만나고 농로 따라 도로가 가까운 남쪽으로 넓은 밭을 가로질러 내려가니 외딴 농가들이 나오고 견공들이 반겨준다.
시멘트 도로를 한동안 따라가다 '상지영서대학축산실습장'에서 나오는 길과 만나고 곧 대관령스키 박물관과 이어지는 포장 도로가 나와서 횡계택시를 부른다.
마지막 서울 버스 시간에 쫓기며 횡계로 나와 산에서부터 생각했던 한우고기는 꿈도 못 꾸고 그냥 갈비탕에 소주 한잔으로 힘들었던 산행을 마감한다.
버스에서 찬 맥주 한모금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부쩍 막히는 고속도로를 피해 국도를 돌고 돌아 서울로 올라오니 어언 밤 12시가 다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