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지맥 (Ⅰ)

수도지맥 5구간 (좌대곡령-단지봉-수도산-봉산-배티고개)

킬문 2006. 12. 28. 22:45
2006년 12월 24일 (일요일)

◈ 산행일정
서초구청앞
가조
하개금(23:30-06:48)
목통령(07:11)
1124.9봉(07:43)
전망봉(08:31)
좌대곡령(08:48)
사거리안부(09:10)
단지봉(09:42-09:55)
삼거리안부(10:13)
구곡령(10:27)
무덤안부(10:47)
불석안부(11:03)
수도산(11:42-11:54)
금오지맥분기봉(12:00)
중촌삼거리(12:40)
양각산갈림길(12:48)
전망암봉(13:19-13:26)
1008봉(13:36)
능선갈림봉(13:56)
헬기장(14:14)
우두령재(14:24-14:49)
임도(15:03)
봉산(15:34)
벌목지대(16:08)
목림이고개(16:15)
능선갈림길(16:35)
배티고개(16:57)
대덕
서초구청앞(18:55-21:30)

◈ 도상거리
약19.5km (지맥18.5km, 접근1.0km)

◈ 산행시간
10시간 09분

◈ 동행인
벽산, 광인, 술꾼, 높은산, 가난한영혼, 금수강산, 상록수, 이사벨라

◈ 산행기

- 1124.9봉
으례 그러하듯이 술 한잔 마신 몸으로 군포에서 막걸리 한잔 더 걸치고 좁은 승합차 안에서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며 가까스로 잠에 빠져든다.
전에 뒷풀이를 했던 가조의 식육식당에서 아침을 든든히 먹고 얄팍한 마음에 하개금마을에서도 시멘트 소로를 타고 차로 올라갈 수 있는 데까지 올라가 본다.
언제나 처럼 귀찮은 마음을 억눌러가며 조금씩 여명이 트이는 황톳길을 올라가면 가야산자락의 농가들은 붉은 빛으로 옅게 채색되기 시작하지만 산자락은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있다.
시들은 억새들을 지나쳐 목통령에 오르고 수북하게 쌓인 눈길을 밟고 올라가니 서서이 동이 터오며 가야산 일대가 활기를 되찾고 아연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다.
부지런히 봉우리에 올라 눈부신 일출을 구경하고 눈 덮힌 바위를 조심스레 딛으며 용두암이라고도 하는 1124.9봉에 오르니 삼각점(가야451/1981.6재설)이 있고 사방으로 조망이 트여서 석화성으로 치솟은 가야산은 물론 오도산에서 이어온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형제봉에서 독용산으로 뻗는 산줄기가 뚜렸하며, 가야 할 단지봉과 수도산너머로 지리산 주능선과 덕유산줄기가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 동 터오는 가야산



▲ 1124.9봉에서 바라본 개금마을과 지리산



▲ 1124.9봉에서 바라본, 오도산에서 이어져오는 마루금



- 단지봉
연이어 나타나는 암봉들을 넘으며 1124.9봉너머로 언제나 멋들어지게 솟아있는 가야산을 바라보고 미끄러운 눈길을 내려가 무명봉으로 오르면 두리뭉실하게 퍼진 단지봉이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왼쪽으로 능선 갈림길을 지나고 시야가 훤히 트이는 전망대 절벽에 서서 눈 시리게 지리산과 덕유산을 바라보다 좌대곡령으로 이름 붙은 1257.6봉에 오르니 삼각점은 볼 수 없지만 역시 사방으로 멋진 조망이 펼쳐지고 남덕유산에서 기백산과 금원산으로 이어지는 남강기맥의 암릉들이 도드라져 보인다.
사방 휘둘러 보는 재미에 시간을 빼았기고 서둘러 눈길을 내려가다 실제적인 좌대곡령으로 추측되는 뚜렸한 사거리안부를 지나면 바람도 잦아들고 따사한 햇살이 머리위로 내려와 마음이 편안해진다.
오른쪽 증산면 방향으로만 길이 있는 삼거리를 지나고 넓은 초원처럼, 키 낮은 관목지대가 펼쳐지는 능선을 따라가니 문득 몇년전 추운 가을에 단지봉을 내려오며 찬바람에 몸을 덜덜 떨던 생각이 떠오른다.
봉우리들을 넘고 금방 나타날 것만 같았던 단지봉(1323.7m)에 힘겹게 올라서면 넓은 정상에는 삼각점(가야447/1981.6재설)이 있고 소문대로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지며 그중 운해속에 머리를 내밀고있는 지리산 주능선과 마치 빙하위로 몸을 솟구친 것 같은 덕유산이 몽환적인 모습을 보여줘 모두들 감탄사를 터트리기 바쁘다.



▲ 뒤돌아본 1124.9봉



▲ 1257.6봉에서 바라본 가야산



▲ 1257.6봉에서 바라본 지리산과 기백.금원산



▲ 1257.6봉에서 바라본 단지봉.수도산과 그너머의 덕유산



▲ 1257.6봉에서 바라본 형제봉과 독용산



▲ 단지봉 정상



▲ 단지봉에서 바라본, 가야산에서 이어지는 산줄기



▲ 단지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 단지봉에서 바라본 덕유산



▲ 단지봉에서 바라본 수도산과 오른쪽의 삼도봉줄기



- 수도산
환상적인 조망을 핑계로 소주를 한모금씩 돌려마시고 옆의 헬기장으로 가니 덕유산쪽의 조망이 거침 없이 펼쳐지고, 월매산너머로 수도지맥의 종착점인 대덕산과 삼봉산이 모습을 바짝 가깝게 드러내며, 삼도봉에서 황악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긴 하늘금을 그리고 있다.
뾰족 솟은 수도산의 정수리를 바라보며 수북하게 쌓인 눈길 따라 사거리안부를 지나고 좌우로 뚜렸하게 길이 나있는 구곡령을 넘어서면 예전 기억처럼 등로가 나뻐지기 시작한다.
미역줄나무와 억센 관목들이 걸기적거리는 능선을 지나고 가을이면 황금물결을 이루었을 억새지대를 넘으며 전망 트이는 무덤가에 서서 단지봉에서 이어온, 시원하게 펼쳐지는 마루금을 넋이 빠지게 되돌아 본다.
왼쪽으로 나타나는 양각산과 흰대미산을 바라보며 심방3.5km 이정표가 서있는 불석안부를 지나고 아직 원거리에 남아있는 수도산을 향하여 가파른 오름짓을 계속 한다.
간간이 나타나는 이정표를 만나며 봉들을 넘고 수도암 갈림길을 지나 돌탑과 일등삼각점(무풍11/1988재설)이 놓여있는 수도산(1316.8m)에 오르니 등산객들 몇명이 보이며, 몇년전 새벽 이곳에서 처음 바라보았던 가야산 석화성의 그 감격이 되살아난다.
새벽의 목통령부터 수없이 봐왔던 조망에도 연신 셔터를 누르며 가야산에서 이어오는 장쾌한 설능을 바라보다가 보해산과 금귀산너머로 펼쳐지는 지리와 덕유의 멋진 모습에 환호성을 지르고 양각산 가기 전에서 꺽어져 낮게 이어지는 마루금을 눈여겨 봐둔다.



▲ 불석안부



▲ 수도산 정상



▲ 수도산에서 바라본 가야산, 1257.6봉, 단지봉



▲ 수도산에서 바라본 양각산, 흰대미산, 보해산, 금귀산과 그너머의 지리산



▲ 수도산에서 바라본 덕유산



▲ 수도산에서 바라본 월매산



▲ 수도산에서 바라본, 가야 할 마루금과 그너머의 삼도봉.황악산줄기



▲ 덕유산 향적봉



▲ 수도산 지난 암릉에서 바라본,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 우두령재
수도산에서 남서쪽으로 꺽어져 뚜렸한 눈길 따라 왼쪽 사면길을 버리고 직등해서 올라가면 가칭 금오지맥이 갈라지는 봉우리가 나오는데 구덩이 하나만 파여있지만 언젠가는 밟아야 할 곳이라 눈길을 끈다.
소나무들이 서있는 암릉 전망대에서 시원하게 펼져지는 조망을 바라보고 심방으로 길이 갈라지는 봉우리를 넘어 양각산과 지맥의 갈림봉으로 올라가니 양쪽으로 표지기들이 많이 붙어있고 지맥으로도 길이 뚜렸하다.
가파르게 뚝 떨어지는 눈길을 한동안 내려가 산죽들이 무성한 안부를 지나고 낮게 이어지는 봉우리들을 넘어서면 푸른 송림에 암벽으로 서있는 1008봉의 전위봉이 앞에 나타난다.
암릉을 지나 짧은 슬링줄을 잡고 부처가 앉아있는 형상이라는 암봉으로 올라서니 전면으로 시야가 확 트여서 수도산과 금오지맥 갈림봉이 앞에 우뚝하고 가파르게 떨어져 내려오는 설릉들은 심산유곡에 들어온 양 험준한 모습을 보인다.
연이어 나타나는 바위지대를 따라 불 피운 흔적이 있는 천혜의 비박바위를 지나고 암봉들을 넘어 1008봉에서 서쪽으로 급하게 방향을 꺽어 가파른 낙엽길을 내려간다.
다소 흐릿해진 길 따라 안부를 넘은 봉우리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돌려 찬 겨울철에 잘 어울리는 낙엽송지대를 내려가면 헬기장이 나오는데 처음으로 봉산이 앞에 험준한 모습을 드러낸다.
산중에 마구 버려진 쓰레기들을 밟고 1099번 지방도로상의 우두령재로 내려가니 아직 태리쪽으로는 포장이 되어있지 않고 왼쪽 군암리 방향에서 승용차가 올라왔다가 되돌아가는 광경이 보이기도 한다.



▲ 전망암봉에서 바라본 금오지맥 갈림봉과 뒤의 수도산



▲ 헬기장에서 바라본 봉산



▲ 우두령재



- 봉산
상록수님이 준비한 김치찌개를 끓여 오랫만에 반주 없는 점심을 먹고 절개지를 올라 잡목숲을 헤치며 봉우리로 올라가면 군전화선이 따라오고 목장의 철조망이 나타난다.
철조망을 따라 임도를 건너니 길 흔적도 없는 가파른 사면길이 이어지고, 오랬만에 구슬땀을 떨어트리며 대충 능선만 가늠하고 지그재그로 잡목지대를 힘겹게 올라간다.
잘 자란 영지버섯들을 따며 어렵게 능선에 닿아 왼쪽으로 약간 떨어져있는 봉산(901.6m)에 오르면 무심산악회의 "거밀산(봉우산)"이라 쓰인 화강암 정상석이 서있고 글씨를 알아보기 힘든 삼각점(무풍)이 놓여있다.
역시 조망이 훤히 트이는 정상에서는 수도산에서 이어온 마루금이 잘 보이고 배티고개로 떨어졌다가 국사봉을 돌아 대덕산으로 달려가는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와 가슴이 설레어진다.
뚜렸한 길 따라 봉산을 내려가니 바위지대가 나오는데 눈이 깔려있어 미끄럽고 조심스럽지만 발아래로 한기리 일대가 펼쳐지고 배티고개로 낮으막하게 이어지는 산줄기가 잘 보인다.



▲ 봉산 정상



▲ 봉산에서 바라본, 수도산에서 이어져온 마루금



▲ 봉산에서 바라본, 배티고개로 이어지는 마루금



- 배티고개
잡목 들어찬 안부에서 봉우리를 올라 벌목지대로 내려가면 갑자기 길이 사라지고 까시덤불들이 앞을 막아서며, 헷갈리는 지형에서 방황하다 오른쪽 능선으로 트레버스하니 좋은 길이 이어진다.
무덤을 만나 홈통길이 넘어가는 목림이고개를 건너서 뚜렸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선두를 따라 약간 서쪽인 왼쪽으로 꺽어 잠시 길을 내려가니 지맥의 표지기도 보인다.
자연스레 북쪽으로 휘어지는 능선을 내려가면 시멘트도로가 나오고,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되돌아보니 갈림길에서 처음부터 북향인 오른쪽으로 내려왔던지 아니면 왼쪽 능선으로 내려오다 오른쪽으로 꺽었어야 정확한 마루금이라는 판단이 든다.
잠시 후 거창과 김천을 잇는 3번 국도상의 배티고개로 내려서면 '오산마을' 표시석과 '사과고을 거창' 표시판이 서있으며 수직 절개지너머로 월매산줄기가 낮게 펼쳐진다.
배티고개로 잘못 내려왔던 지형을 되돌아보며 젖은 양말을 벗고 삼겹살에 더덕소주로 즐거운 뒤풀이를 할 대덕으로 달려간다.



▲ 목림이고개



▲ 배티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