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14일 (일요일)
◈ 산행일정
서초구청앞
배티고개(23:30-06:52)
능선갈림길(07:11)
배티고개(07:32)
하성이정판(07:43)
북서진봉(08:02)
시멘트고개(08:19)
경주최씨묘(08:42)
국사봉갈림길(08:54)
국사봉(09:03-09:17)
767봉(09:29)
시멘트도로(09:37)
남서진봉(10:26)
877.0봉(10:47)
907봉(11:14)
능선갈림봉(11:40)
시멘트도로(11:52)
빈집(11:53-12:23)
고랭지밭끝(12:33)
밀양박씨묘(13:23)
백두대간합류(13:27)
삼도봉(13:35)
망덕산갈림봉(13:55)
대덕산(14:16-14:26)
지능선갈림봉(14:33)
무명봉(15:09)
서진봉(15:27)
절벽(15:50)
시멘트도로(16:22)
삭골마을(16:38)
설천(17:10-18:55)
서초구청앞(21:50)
◈ 도상거리
약 16.0km (지맥9km, 국사봉왕복1km, 대덕산2km, 삭골하산4km)
◈ 산행시간
9시간 46분
◈ 동행인
벽산, 술꾼, 광인, 캐이, 높은산, 가난한영혼, 정대장, 상록수, 이사벨라
◈ 산행기
- 국사봉
아직 어둠에 잠겨있는 배티고개에서 내려 전번 구간에 잘못 하산했던 마루금을 확인하러 시멘트도로를 따라가다 안동권씨묘로 올라가니 뚜렸한 길과 함께 숨어있던 능선이 나타난다.
소로를 따라가다 산으로 올라붙어 잡목들을 헤치고 가파른 눈길을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내려오면서 왼쪽 지능선으로는 뚜렸한 길이 형성되어 있고 오른쪽으로 꺽어지는 마루금은 족적도 보이지 않아 혼돈하기 쉬워 보인다.
마루금을 확인하고 돌아와 마을의 시멘트도로를 따라가다 무덤가와 대숲사이로 산으로 올라가니 안내판이 서있는 백제시대의 '하성'이란 성터가 나오는데, 임진왜란때 왜병들에 맞서 마을사람들이 돌멩이를 던지며 싸웠다는 기록이 있어 얼마나 많은 양민들이 속수무책으로 도륙을 당했을 지 측은한 마음이 생긴다.
앞을 막아서는 빽빽한 잡목과 관목들을 어렵게 헤치며 성터가 남아있는 좁은 능선을 따라가면 산줄기는 북서쪽으로 꺽어지고, 무성한 산죽들을 헤치며 내려가니 무덤들이 나오며 낮은 구릉지대가 이어지고 앞에 대덕산이 우뚝한 모습을 드러낸다.
한기저수지를 바라보며 신기마을과 밭사이로 이어지는 농로 따라 시멘트도로를 건너고 앞에 솟아있는 국사봉을 향하여 산으로 올라가니 이장한 무덤을 지나며 아주 가파른 된비알이 시작된다.
나뭇가지들을 잡고 진땀을 흘리며 급한 능선을 한동안 올려치면 석축을 쌓은 경주최씨묘가 나오는데 발아래로 한기리 일대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내려왔던 봉산 너머로 보해산, 금귀산과 지리의 연릉이 잘 보인다.
흐릿한 눈길 따라 능선에 올라서서 마루금에서 오른쪽으로 약간 떨어져있는 국사봉(875.1m) 정상에 올라가니 삼각점(무풍308/1983재설)과 깃대가 서있고 조망이 시원하게 트여서 월매산에서 수도산으로 이어져 올라가는 능선과 가랫재를 넘어 삼방산으로 이어지는 금오지맥의 산줄기가 가깝게 펼쳐지며, 멀리 황매산과 지리산이 하늘금을 그리고, 눈을 덮고있는 덕유 삼봉산과 종착점인 대덕산이 가깝게 보인다.
▲ 배티고개에서 바라본 삼도봉과 국사봉
▲ 성터
▲ 신기마을에서 바라본 국사봉
▲ 국사봉 정상
▲ 국사봉에서 바라본 삼도봉과 대덕산
- 877.0봉
시계 방향으로 크게 원을 그리며 달려가던 마루금이 정점을 이루는 대덕산을 코앞에 마주보며 사방으로 펼쳐지는 조망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 갈림길로 돌아와 두리뭉실한 767봉을 넘고 흐릿한 잡목길 따라 한기마을과 내감마을을 잇는 시멘트도로를 건너는데 내감쪽은 아직 비포장으로 남아있다.
도로를 건너 잡목을 헤치다가 왼쪽에서 올라오는 넓은 임도와 만나 국사봉쪽으로 시야가 트이는 양지 바른 경주김씨묘에 모여 찬 맥주를 한잔씩 돌려마시고, 잡목을 헤치며 오른 봉에서 남서쪽으로 꺽어 내려가니 나뭇가지사이로 눈을 쓰고있는 877.0봉이 모습을 보인다.
잡목으로 시야가 가리는 다음 봉에서 오른쪽으로 꺽어 옷깃을 잡아채는 관목들을 헤치고 내려가면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얼은 뺨을 매섭게 때려댄다.
억새들이 무성한 877.0봉에 올라 삼각점을 찾다가 포기하고, 점점 울창해지는 잡목과 싸리나무들을 어렵게 헤치다 좌우로 삼봉산과 삼도봉을 바라보며 오랫만에 나타나는 바위지대를 넘는다.
벌목된 봉을 넘으며 잠시 길이 좋아지지만, 잡목과 덤불로 꽉 차있는 907봉을 만나 표지기가 붙어있는 오른쪽 설사면으로 길게 우회해서 어렵게 마루금으로 붙는다.
억새지대에 싸리나무와 미역줄나무들이 꽉 들어찬 밀림을 기다시피 어렵게 통과하고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꺽어 다시 벌목봉을 오르면 그동안 수도산에 가려있었던 가야산이 머리를 빼꼼하게 내밀고 있다.
잡목을 헤치며 밭으로 내려가 시멘트도로를 만나서 삼도봉 밑 개활지에 홀로 서있는 농가로 들어가니 농사철에만 쓰는 듯 비어있어 햇볕 따사한 마당에서 라면을 끓이고 소주를 돌리며 수도지맥의 마지막 구간을 아쉬워한다.
▲ 무덤에서 바라본 월매산과 수도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삼봉산
▲ 벌목봉에서 바라본 가야산
▲ 잡목지대
▲ 농가와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 대덕산
농가에서 나와 시멘트도로에서 바라보면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앞에 나란히 3개가 보이지만 마루금은 좌우의 뚜렸한 능선이 아니고 가운데로 이어지는 낮은 능선이다.
인건비도 안 나와 수확을 포기했는지 밭에서 얼어가는 무를 바라보며 오른쪽으로 산으로 올라가니 능선을 가늠하기 힘든 펑퍼짐한 잡목숲이 이어지지만 흐릿한 족적도 간간이 보인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잡목길을 한동안 올라가면 시야가 확 트여서 발아래로 수도산에서 이어 온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고산처럼 서있는 삼봉산에서 소사재로 떨어지는 백두대간과 스키장 슬로프가 있는 덕유산 향적봉이 한눈에 들어오며, 거칠봉 너머로 멀리 서대산자락이 아스라하게 보인다.
거센 바람을 맞으며 억새사이로 잘 나있는 등로를 따라 올라가니 밀양박씨묘를 지나고 바로 백두대간과 합류하며 소사재에서 탄탄한 등로가 이어진다.
몇년만에 다시 찾은 추억 어린 대간길을 걸으며 덕산재에서 올라온다는 대간종주자들을 지나쳐서 삼도봉(1249m)에 오르면 초점산이라 쓰인 정상석이 반겨주고 역시 조망이 확 터져 구미의 금오산이 처음으로 보이며 팔공산 라인이 하늘금을 그린다.
하산로로 계획된 맞은 편의 망덕산으로 이어지는 낮은 산줄기를 바라보며 억새와 관목들이 차있는 대간길을 올라가니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오고 까까머리 대덕산이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보인다.
억새길 따라 넓은 헬기장에 2등삼각점(무풍22/1988재설)이 놓여있는 대덕산(1290.0m)에 오르면 성난 바람이 몸을 휘청이게 하지만 조망은 그야말로 일망무제로 펼쳐져 지리산에서 덕유산을 지나 삼도봉으로 달려오는 백두대간과 오도산을 지나 가야산과 수도산으로 이어 온 수도지맥의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삼도봉에서 황악산으로 흐르는 산줄기가 뚜렸하게 보인다.
예전 백두대간 종주를 할 때는 왜 이런 장관을 보지도 못하고 또 신경도 쓰지 않았는지 스스로를 탓하며 마지막 남은 술을 입에 털어넣고 산봉들을 휘휘 둘러보다 한기에 쫓겨 산을 내려간다.
▲ 삼도봉 올라가며 바라본, 지맥의 마루금과 맨 뒤의 지리산
▲ 삼도봉 올라가며 바라본 가야산과 수도산
▲ 삼도봉 올라가며 바라본, 보해산과 금귀산 너머의 황매산
▲ 삼도봉 정상
▲ 삼도봉에서 바라본 삼봉산과 덕유산
▲ 대덕산 정상
▲ 대덕산에서 바라본 금오산과 금오지맥
▲ 대덕산에서 바라본 삼도봉
▲ 대덕산에서 바라본, 북쪽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 대덕산에서 바라본 삼봉산과 파도치는 산그리매
▲ 대덕산에서 바라본 덕유산
▲ 대덕산에서 바라본 가야산
- 삭골
망덕산으로 이어지는 지능선상의 무성한 잡목들을 보고 계획을 바꿔서 지형도상에 등로가 있는 것으로 나온 대덕산 다음 봉우리에서 만복사가 있는 삭골로 하산하기로 의견을 모은다.
대덕산을 내려가다 대간길을 버리고 수북하게 쌓인 눈을 헤치며 왼쪽의 급사면으로 이어지는 너덜지대를 치고 내려가면 곧 능선이 살아나고 잡목들도 순해진다.
동물들의 발자국만 나있는 눈길 따라 목표로 삼았던 첫 봉우리를 오르고 발밑으로 펼쳐지는 소사재의 마을을 바라보며 잡목 성긴 곳을 찾아 미끄러져 내려간다.
북쪽으로 이어지는 다음 봉우리에서 서쪽으로 자연스럽게 휘는 능선을 따라 내려가니 삭골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까마득한 절벽이 나와 되돌아온다.
왼쪽 능선으로 붙어 잡목들을 헤치며 급하게 떨어지는 눈길을 내려가면 물소리가 들려오고 계곡이 가깝게 보이지만 가시덤불이 너무 심해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한다.
깊게 패인 계곡으로 떨어졌다가 반대로 올라가 시멘트임도와 만나서 고목 한그루 서있는 삭골마을로 내려가니 내려왔던 절벽이 잘 보이고 반대쪽으로는 장사바위의 전설이 서려있는 망덕산이 낮으막하게 서있다.
대덕산과 삼도봉에서 흘려보내는 그 많은 물줄기를 품어내는 너른 계곡을 바라보며 수도지맥 답사를 끝내고 반딧불의 고장인 무풍을 지나 추억 어린 나제통문을 넘는다.
▲ 삭골로 내려가며 바라본 대덕산
▲ 절벽에서 내려다본 삭골마을
▲ 마을에서 바라본, 내려온 산사면
▲ 삭골마을에서 바라본 망덕산
◈ 산행일정
서초구청앞
배티고개(23:30-06:52)
능선갈림길(07:11)
배티고개(07:32)
하성이정판(07:43)
북서진봉(08:02)
시멘트고개(08:19)
경주최씨묘(08:42)
국사봉갈림길(08:54)
국사봉(09:03-09:17)
767봉(09:29)
시멘트도로(09:37)
남서진봉(10:26)
877.0봉(10:47)
907봉(11:14)
능선갈림봉(11:40)
시멘트도로(11:52)
빈집(11:53-12:23)
고랭지밭끝(12:33)
밀양박씨묘(13:23)
백두대간합류(13:27)
삼도봉(13:35)
망덕산갈림봉(13:55)
대덕산(14:16-14:26)
지능선갈림봉(14:33)
무명봉(15:09)
서진봉(15:27)
절벽(15:50)
시멘트도로(16:22)
삭골마을(16:38)
설천(17:10-18:55)
서초구청앞(21:50)
◈ 도상거리
약 16.0km (지맥9km, 국사봉왕복1km, 대덕산2km, 삭골하산4km)
◈ 산행시간
9시간 46분
◈ 동행인
벽산, 술꾼, 광인, 캐이, 높은산, 가난한영혼, 정대장, 상록수, 이사벨라
◈ 산행기
- 국사봉
아직 어둠에 잠겨있는 배티고개에서 내려 전번 구간에 잘못 하산했던 마루금을 확인하러 시멘트도로를 따라가다 안동권씨묘로 올라가니 뚜렸한 길과 함께 숨어있던 능선이 나타난다.
소로를 따라가다 산으로 올라붙어 잡목들을 헤치고 가파른 눈길을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내려오면서 왼쪽 지능선으로는 뚜렸한 길이 형성되어 있고 오른쪽으로 꺽어지는 마루금은 족적도 보이지 않아 혼돈하기 쉬워 보인다.
마루금을 확인하고 돌아와 마을의 시멘트도로를 따라가다 무덤가와 대숲사이로 산으로 올라가니 안내판이 서있는 백제시대의 '하성'이란 성터가 나오는데, 임진왜란때 왜병들에 맞서 마을사람들이 돌멩이를 던지며 싸웠다는 기록이 있어 얼마나 많은 양민들이 속수무책으로 도륙을 당했을 지 측은한 마음이 생긴다.
앞을 막아서는 빽빽한 잡목과 관목들을 어렵게 헤치며 성터가 남아있는 좁은 능선을 따라가면 산줄기는 북서쪽으로 꺽어지고, 무성한 산죽들을 헤치며 내려가니 무덤들이 나오며 낮은 구릉지대가 이어지고 앞에 대덕산이 우뚝한 모습을 드러낸다.
한기저수지를 바라보며 신기마을과 밭사이로 이어지는 농로 따라 시멘트도로를 건너고 앞에 솟아있는 국사봉을 향하여 산으로 올라가니 이장한 무덤을 지나며 아주 가파른 된비알이 시작된다.
나뭇가지들을 잡고 진땀을 흘리며 급한 능선을 한동안 올려치면 석축을 쌓은 경주최씨묘가 나오는데 발아래로 한기리 일대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내려왔던 봉산 너머로 보해산, 금귀산과 지리의 연릉이 잘 보인다.
흐릿한 눈길 따라 능선에 올라서서 마루금에서 오른쪽으로 약간 떨어져있는 국사봉(875.1m) 정상에 올라가니 삼각점(무풍308/1983재설)과 깃대가 서있고 조망이 시원하게 트여서 월매산에서 수도산으로 이어져 올라가는 능선과 가랫재를 넘어 삼방산으로 이어지는 금오지맥의 산줄기가 가깝게 펼쳐지며, 멀리 황매산과 지리산이 하늘금을 그리고, 눈을 덮고있는 덕유 삼봉산과 종착점인 대덕산이 가깝게 보인다.
▲ 배티고개에서 바라본 삼도봉과 국사봉
▲ 성터
▲ 신기마을에서 바라본 국사봉
▲ 국사봉 정상
▲ 국사봉에서 바라본 삼도봉과 대덕산
- 877.0봉
시계 방향으로 크게 원을 그리며 달려가던 마루금이 정점을 이루는 대덕산을 코앞에 마주보며 사방으로 펼쳐지는 조망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 갈림길로 돌아와 두리뭉실한 767봉을 넘고 흐릿한 잡목길 따라 한기마을과 내감마을을 잇는 시멘트도로를 건너는데 내감쪽은 아직 비포장으로 남아있다.
도로를 건너 잡목을 헤치다가 왼쪽에서 올라오는 넓은 임도와 만나 국사봉쪽으로 시야가 트이는 양지 바른 경주김씨묘에 모여 찬 맥주를 한잔씩 돌려마시고, 잡목을 헤치며 오른 봉에서 남서쪽으로 꺽어 내려가니 나뭇가지사이로 눈을 쓰고있는 877.0봉이 모습을 보인다.
잡목으로 시야가 가리는 다음 봉에서 오른쪽으로 꺽어 옷깃을 잡아채는 관목들을 헤치고 내려가면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얼은 뺨을 매섭게 때려댄다.
억새들이 무성한 877.0봉에 올라 삼각점을 찾다가 포기하고, 점점 울창해지는 잡목과 싸리나무들을 어렵게 헤치다 좌우로 삼봉산과 삼도봉을 바라보며 오랫만에 나타나는 바위지대를 넘는다.
벌목된 봉을 넘으며 잠시 길이 좋아지지만, 잡목과 덤불로 꽉 차있는 907봉을 만나 표지기가 붙어있는 오른쪽 설사면으로 길게 우회해서 어렵게 마루금으로 붙는다.
억새지대에 싸리나무와 미역줄나무들이 꽉 들어찬 밀림을 기다시피 어렵게 통과하고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꺽어 다시 벌목봉을 오르면 그동안 수도산에 가려있었던 가야산이 머리를 빼꼼하게 내밀고 있다.
잡목을 헤치며 밭으로 내려가 시멘트도로를 만나서 삼도봉 밑 개활지에 홀로 서있는 농가로 들어가니 농사철에만 쓰는 듯 비어있어 햇볕 따사한 마당에서 라면을 끓이고 소주를 돌리며 수도지맥의 마지막 구간을 아쉬워한다.
▲ 무덤에서 바라본 월매산과 수도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삼봉산
▲ 벌목봉에서 바라본 가야산
▲ 잡목지대
▲ 농가와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 대덕산
농가에서 나와 시멘트도로에서 바라보면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앞에 나란히 3개가 보이지만 마루금은 좌우의 뚜렸한 능선이 아니고 가운데로 이어지는 낮은 능선이다.
인건비도 안 나와 수확을 포기했는지 밭에서 얼어가는 무를 바라보며 오른쪽으로 산으로 올라가니 능선을 가늠하기 힘든 펑퍼짐한 잡목숲이 이어지지만 흐릿한 족적도 간간이 보인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잡목길을 한동안 올라가면 시야가 확 트여서 발아래로 수도산에서 이어 온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고산처럼 서있는 삼봉산에서 소사재로 떨어지는 백두대간과 스키장 슬로프가 있는 덕유산 향적봉이 한눈에 들어오며, 거칠봉 너머로 멀리 서대산자락이 아스라하게 보인다.
거센 바람을 맞으며 억새사이로 잘 나있는 등로를 따라 올라가니 밀양박씨묘를 지나고 바로 백두대간과 합류하며 소사재에서 탄탄한 등로가 이어진다.
몇년만에 다시 찾은 추억 어린 대간길을 걸으며 덕산재에서 올라온다는 대간종주자들을 지나쳐서 삼도봉(1249m)에 오르면 초점산이라 쓰인 정상석이 반겨주고 역시 조망이 확 터져 구미의 금오산이 처음으로 보이며 팔공산 라인이 하늘금을 그린다.
하산로로 계획된 맞은 편의 망덕산으로 이어지는 낮은 산줄기를 바라보며 억새와 관목들이 차있는 대간길을 올라가니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오고 까까머리 대덕산이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보인다.
억새길 따라 넓은 헬기장에 2등삼각점(무풍22/1988재설)이 놓여있는 대덕산(1290.0m)에 오르면 성난 바람이 몸을 휘청이게 하지만 조망은 그야말로 일망무제로 펼쳐져 지리산에서 덕유산을 지나 삼도봉으로 달려오는 백두대간과 오도산을 지나 가야산과 수도산으로 이어 온 수도지맥의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삼도봉에서 황악산으로 흐르는 산줄기가 뚜렸하게 보인다.
예전 백두대간 종주를 할 때는 왜 이런 장관을 보지도 못하고 또 신경도 쓰지 않았는지 스스로를 탓하며 마지막 남은 술을 입에 털어넣고 산봉들을 휘휘 둘러보다 한기에 쫓겨 산을 내려간다.
▲ 삼도봉 올라가며 바라본, 지맥의 마루금과 맨 뒤의 지리산
▲ 삼도봉 올라가며 바라본 가야산과 수도산
▲ 삼도봉 올라가며 바라본, 보해산과 금귀산 너머의 황매산
▲ 삼도봉 정상
▲ 삼도봉에서 바라본 삼봉산과 덕유산
▲ 대덕산 정상
▲ 대덕산에서 바라본 금오산과 금오지맥
▲ 대덕산에서 바라본 삼도봉
▲ 대덕산에서 바라본, 북쪽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 대덕산에서 바라본 삼봉산과 파도치는 산그리매
▲ 대덕산에서 바라본 덕유산
▲ 대덕산에서 바라본 가야산
- 삭골
망덕산으로 이어지는 지능선상의 무성한 잡목들을 보고 계획을 바꿔서 지형도상에 등로가 있는 것으로 나온 대덕산 다음 봉우리에서 만복사가 있는 삭골로 하산하기로 의견을 모은다.
대덕산을 내려가다 대간길을 버리고 수북하게 쌓인 눈을 헤치며 왼쪽의 급사면으로 이어지는 너덜지대를 치고 내려가면 곧 능선이 살아나고 잡목들도 순해진다.
동물들의 발자국만 나있는 눈길 따라 목표로 삼았던 첫 봉우리를 오르고 발밑으로 펼쳐지는 소사재의 마을을 바라보며 잡목 성긴 곳을 찾아 미끄러져 내려간다.
북쪽으로 이어지는 다음 봉우리에서 서쪽으로 자연스럽게 휘는 능선을 따라 내려가니 삭골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까마득한 절벽이 나와 되돌아온다.
왼쪽 능선으로 붙어 잡목들을 헤치며 급하게 떨어지는 눈길을 내려가면 물소리가 들려오고 계곡이 가깝게 보이지만 가시덤불이 너무 심해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한다.
깊게 패인 계곡으로 떨어졌다가 반대로 올라가 시멘트임도와 만나서 고목 한그루 서있는 삭골마을로 내려가니 내려왔던 절벽이 잘 보이고 반대쪽으로는 장사바위의 전설이 서려있는 망덕산이 낮으막하게 서있다.
대덕산과 삼도봉에서 흘려보내는 그 많은 물줄기를 품어내는 너른 계곡을 바라보며 수도지맥 답사를 끝내고 반딧불의 고장인 무풍을 지나 추억 어린 나제통문을 넘는다.
▲ 삭골로 내려가며 바라본 대덕산
▲ 절벽에서 내려다본 삭골마을
▲ 마을에서 바라본, 내려온 산사면
▲ 삭골마을에서 바라본 망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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