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지맥 (Ⅰ)

감악지맥 1구간 (한강봉-은봉산-노고산-무건이고개)

킬문 2007. 10. 6. 11:13
2005년 12월 3일 (토요일)

◈ 산행일정
의정부
말머리고개(07:31)
한강봉(08:02)
느르미고개(08:36)
은봉산(08:52)
소사고개(09:06)
팔일봉갈림길(09:38)
팔일봉(09:58)
하우고개(10:21)
노아산(10:53)
사거리안부(11:07)
368번지방도로(11:53)
315번지방도로(12:48)
임도(13:01)
레이다봉(13:19)
노고산(14:00)
56번지방도로(14:56)
266.1봉(15:39)
바위봉(16:01)
수레네미고개(16:11)
무건이고개(16:54)
신암2리(17:16)
의정부

◈ 도상거리
약 21km

◈ 산행시간
9시간 23분

◈ 산행기

- 한강봉
의정부 북부역 앞에서 새벽 추위에 벌벌 떨며 송추 가는 버스를 3 0여분 기다리다 한 정거장 더 걸어 올라가 구파발 가는 36번 버스를 탄다.
엉뚱한 정류장에서 아까운 시간을 보내고 송추에서 내리니 그 흔한 택시 한대 안 보이는데 도봉산의 냉 바람은 얼마나 추운 지 길가를 헤메는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린다.
지나가던 택시로 말머리고개에서 내려 상점 뒤로 낙엽 길 따라 한북정맥 마루금으로 올라서면 전보다 많은 표지기들이 보여 한북정맥의 인기를 실감나게 해준다.
왼쪽으로 꺾어져 완만한 등로를 밟으며 한강봉(450m) 정상에 오르니 삼각점(문산470/1992재설)이 있고, 조망이 좋아서 양주의 진산인 불곡산이 바로 앞에 보이고 계명산으로 뻗어나가는 한북기맥의 산줄기 뒤로 도봉산과 북한산이 멋지게 솟아있다.



▲ 한강봉 정상



▲ 한강봉에서 바라본 첼봉너머의 도봉산과 북한산



▲ 한강봉에서 바라본 양주시와 불곡산



- 은봉산
한북정맥 종주를 하며 잘못 내려갔었던 북서쪽 뚜렷한 등로로 내려가 간간이 올라오는 산책 객들을 만나며 통나무 의자가 있는 소나무 봉을 넘는다.
남충희님의 표지기 한 장을 발견하고 반질반질한 길 따라 사거리 안부를 지나서 기산리와 가업리를 잇는 홈통 길 안부인 느르미고개를 넘는다.
덤불 지대를 지나서 큰 바위에 노송들이 앉아있는 봉우리로 올라서면 송전탑이 나오고 앞으로 은봉산이 제법 우뚝하게 보인다.
묘지들을 만나고 임도 따라 군 시설물들이 들어서있는 은봉산(379.8m)에 올라 나무 판자를 딛고 가장 높아 보이는 진지 위로 올라서니 글씨 없는 오래된 삼각점이 반겨주고 시야도 훤히 트여 팔일봉 너머로 가야 할 지맥 줄기가 잘 보이고 양주 시가지를 감싸안 듯 서있는 불곡산이 그 위용을 한껏 자랑한다.



▲ 느르미고개



▲ 은봉산 정상



- 팔일봉
조금 빽해서 이어지던 임도로 내려가면 기산저수지가 가깝게 내려다보이고, 남쪽으로 휘어지며 98번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소사고개로 내려서니 전차 방호벽이 서있고 차량 통행이 빈번하다.
낡은 통나무 계단을 타고 잡목들이 꽉 찬 산마루로 들어가 촘촘하게 붙어있는 "기산유원지 상가 번영회'의 표지기들을 보며 쓸쓸하게 홀로 서있는 산불 초소를 지난다.
군 삼각점이 있는 무명봉에 오르면 앞에 팔일봉이 우뚝하고 낮게 이어지는 지맥줄기 끝에 감악산의 험상궂은 암봉들이 모습을 보인다.
백석 일대를 내려다보며 억새와 잡목들을 헤치고 나아가니 왼쪽으로 절이 가깝게 보이고 오른쪽으로 자작나무 조림지가 상큼하게 펼쳐진다.
사거리 안부를 지나 마루금은 팔일봉을 지나지않고 오른쪽 낮은 산줄기로 이어지지만, 가느다란 싸인펜으로 지형도에 마루금을 정확히 긋고는 조금이라도 벗어나 있으면 생략해 버리는 것도 이름을 얻은 봉우리에 대한 대우가 아니므로 800미터 정도 떨어진 팔일봉으로 향한다.
뚜렷한 등로 따라 올라가면 헬기장이 나오는데 너무나도 조망이 좋아서 군 시설물들이 있는 노아산과 노고산은 물론 감악산으로 이어지는 지맥 줄기가 한 눈에 들어오고 내려온 산줄기도 잘 보이며 도도하게 이어지는 한북정맥의 산봉들이 뚜렷하다.
군 삼각점이 있는 봉을 지나서 팔일봉(450m) 정상에 오르니 산악회의 플래카드 한장이 걸려있고 나무들로 조망은 막혀있으며 비암리 쪽으로도 등로가 뚜렷하게 나있다.



▲ 소사고개



▲ 팔일봉 오르다 헬기장에서 바라본 지맥과 가운데의 감악산



▲ 헬기장에서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 팔일봉 정상



- 노아산
갈림길로 돌아와 사면 길을 따라가다 임도와 만나고 널찍한 임도 사거리로 내려서니 군 훈련 시설들이 보이며 '하우고개'라 쓰인 작은 시멘트석이 서있다.
산책 나온 노인 한분과 인사하고 진흙에 바퀴자국들이 어지럽게 나있는 비포장도로를 올라가다 뒤돌아보면 유스호스텔이 있는 말머리고개 너머로 도봉산이 멋지게 솟아있고 내려온 지맥 능선은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줄곳 뒤를 따라오고있다.
계속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가니 넓은 공터가 나오고 왼쪽으로 꺾어 마루금에서 약간 벗어나있는 노아산(336.6m)에 오르면 정상은 큰 벙커인데 삼각점은 보이지않으며 역시 조망이 트여 포장도로 너머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잘 보인다.
갈림 길로 돌아와 좁아진 산길을 타고 내려가니 붉은 표지기 한장이 보이는데 한강기맥에서 자주 접했었던 '낙원 신정희'님의 것이다.
비암리와 연곡리를 잇는 뚜렷한 사거리안부를 지나서 시멘트 말뚝 두개 서있는 봉을 넘고 다시 사거리 안부를 지나서 폐 헬기장을 만난다.
갈림길에서 남충희님 표지기가 걸려있는 왼쪽으로 들어서면 곧 등로는 흐지부지해지며, 20여분 헤메다가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방향만 맞추고 내려가니 목장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마루금이 보여 트레버스한다.
목장 철선 따라 368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고개를 넘고 절로 이어지는 임도따라 능선으로 붙으니 잘 정돈된 무덤 지대들이 연신 나타난다.



▲ 하우고개



▲ 임도를 오르다 뒤돌아본 마루금



▲ 노아산 정상



▲ 노아산에서 바라본 지맥과 감악산



▲ 368번지방도로 고개



- 노고산
햇살 따뜻하게 내려오는 망자들의 안식처에 앉아 어머님의 김장 것절이에 소주 한 잔 마시고 천원 짜리 김밥 한 줄로 점심을 먹고있다가 땀이 마르며 몸이 으실으실 추어져 일어난다.
낙엽들만 가득한 적막한 산 길 따라 봉우리를 넘고 북쪽으로 꺾어지는 갈림 길을 찾아 인적 없는 산길을 마냥 걸어간다.
까마득한 절개지를 만나서 한창 공사중인 315번 지방도로를 터널 위로 건너고 노고산 군부대를 염려하며 시멘트수로 따라 마루금으로 붙는다.
잡목들을 헤치며 곧 임도를 만나고 코가 땅에 닿을 듯한 급 사면 낙엽 길을 나무들을 잡고 올라가면 바위 지대가 나오며 지뢰지대 경고판이 세워져있다.
지금은 사용하지않는 레이다가 서있는 봉우리에서 군부대가 있는 노고산(400.9m)으로 향하니 곧 철조망이 가로막고 정상 일대는 온통 부대가 들어서있다.
오른쪽 사면으로 내려가 오래된 교통호와 철조망사이를 타고 잡목과 가시나무들을 헤치며 부대를 길게 우회한다.
30여분 걸려 가시와 칡 넝쿨들을 헤치고 부대를 완전히 우회해 지맥으로 생각되는 산줄기로 내려가다 길도 없고 왼쪽으로 마루금이 보여 되돌아온다.



▲ 공사중인 315번지방도로 고개



▲ 레이다봉



▲ 노고산 정상



- 266.1봉
지능선을 하나 더 넘어 철조망을 타 넘고 억새와 가시 덤불들이 꽉 찬 묵은 벙커로 어렵게 내려가니 군 교육물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지뢰지대 경고판을 넘어 뚜렷한 산길을 타고 내려가면 임도가 나오고 다시 신정희님의 표지기가 반겨주는데 오른쪽으로 내려가다 왼쪽으로 더 높은 봉우리가 보여 되돌아 오지만 끊어지는 줄기이다.
오른쪽 임도로 몇분 내려가다 능선으로 붙어 빽빽한 잔솔들을 헤치고 내려가니 다시 임도가 나오고 인삼밭이 오른쪽으로 가깝게 보인다.
공동묘지를 지나고 잡목들을 헤치며 목장 철선을 따라가 정확하게 56번지방도로가 지나가는 고개로 내려간다.
도로를 건너고 임도 따라 능선을 오르다 제설함 나무판데기 위에 자리를 잡아 것절이에 남은 술 한 잔을 마시며 건강도 안 좋으신 노모를 생각하니 눈시울이 흐려진다.
신발에 진흙 칠을 하며 쓸쓸한 도로를 한동안 걸어가면 두리뭉실한 266.1봉이 나오는데 둘러쳐진 철조망을 넘어 올라가니 삼각점(1977)이 보이고 마치 매가 비상하는듯 고개를 들고 서있는 감악산이 가깝게 보인다.



▲ 56번지방도로 고개



▲ 266.1봉 정상



- 무건이고개
꾸불꾸불 돌아가는 도로 따라 커다란 바위들이 서있는 무명봉에 올라서면 감악산이 지척이고 전답들이 내려다보이며 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조금씩 오른쪽으로 휘는 산길을 잘 찾아서 참호를 따라 시멘트 임도가 지나가는 수레네미고개로 내려서니 벌써 사위가 어두어지며 추어진다.
왼쪽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산길을 올라가면 사격장 통제판과 붉은 깃발이 보이고 감악산의 암봉들이 간간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미군들이 발전기를 돌리고 있는 훈련장을 지나서 임도를 내려가니 군 초소가 서있고 앞에 시멘트 도로가 지나가는 무건이고개가 나오는데 농부 한분이 일을 하고있다 유심히 바라보며 말을 건넨다.
이곳에서 오늘의 목적지인 설머치고개까지는 4km정도 이니 갈 수는 있지만 날이 곧 저물기도 하고 오늘이 장인의 제삿날인지라 일찍 하산하기로 한다.
오른쪽으로 꺾어져 목장과 신앙골마을을 지나고 적성에서 남면을 잇는 323번지방도로로 내려가 '신암2리' 표지석이 서있는 정류장에서 의정부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니 날이 저물며 삭풍이 매섭게 몰아친다.



▲ 무명 암봉



▲ 암봉에서 바라본 감악산



▲ 수레네미고개



▲ 임도에서 바라본 감악산



▲ 무건이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