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Ⅱ)

대암산을 바라보며 (686.8봉-866.1봉-1175봉-1122.4봉-생태식물원)

킬문 2007. 10. 30. 12:11

2007년 10월 28일 (일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
원통터미널(06:29-08:55)
청계동(09:12)
385봉(09:32)
420봉(09:54)
사거리안부(10:01)
672봉(10:26)
676봉(10:42)
686.8봉(11:29)
644봉(11:43)
719봉(12:03)
809봉(12:48)
866.1봉(13:32)
능선갈림길(13:51)
능선갈림봉(14:00)
1175봉(14:23)
1145봉(14:46)
대암산임도(15:00)
1122.4봉(16:27)
후곡약수터갈림길(16:35)
생태식물원(17:03)
덕곡
양구터미널(17:57-18:32)
춘천터미널(19:00-20:05)
김유정역
성북역(21:53-23:25)

◈ 도상거리
약 18km

◈ 산행시간
7시간 51분

◈ 산행기

- 청계동
진부령 가는 버스가 매진되어 난감해하던 산이나뱅뱅님과 감악산님과 함께 원통행 버스를 타고 화양강휴게소에서 아침을 먹으려니 역시 설악산 가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원통에서 두분과 헤어져 택시로 광치령 넘어가는 31번국도 삼거리에서 내려 누군가 다리위에 놓고간 사과 하나를 집어들고 들머리를 기웃거리면 붉은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산록이 인북천에 아름답게 비춘다.
31번국도를 조금 올라가 현대주유소를 지나고 오른쪽으로 '청계동' 이정판이 걸린 도로로 들어가 식당옆의 무덤가로 올라가니 흐릿한 족적이 나타난다.
오래된 석축을 지나 벌통옆에서 능선으로 치고 오르면 암릉들이 나오고 소나무 우거진 절벽위에서는 쪽빛으로 흐르는 인북천과 을지부대의 군인아파트가 발아래로 멋지게 펼쳐진다.
전투식량 껍질 하나만 버려져있는 한적한 숲길 따라 무덤들을 지나서 참호가 파여있는 305봉을 넘어 내려서니 왼쪽으로 억새들이 들어찬 벌목지가 나타나고 맞은 편으로 인제에서 광치령으로 이어져 올라가는 가아리의 또 다른 산줄기가 모습을 보인다.
벙커들을 잇달아 만나고 420봉을 넘어 폐무덤 두기가 넓직하게 자리 잡은 안부를 지나며 허공에서 팔랑거리며 떨어지는 낙엽들을 쓸쓸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송전탑을 거푸 지나서 흰색 비닐끈 하나가 나무에 걸려있는 672봉을 넘으면 다시 참호들이 나타나고 언제부턴가 군전화선이 슬며시 뒤를 따라온다.



▲ 다리에서 바라본 인북천과 올라갈 능선



▲ 들머리인 청계동 안내판



▲ 암릉에서 내려다본 인북천



▲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인제에서 광치령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사색의 길



- 686.8봉
헬기장을 지나고 임도와 만나 마루금에서 약간 벗어나있는 오른쪽의 676봉으로 올라가니 무인산불감시시설이 서있고 비로서 앞이 트여 대암산으로 뻗어 올라가는 능선봉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임도를 타고 삼거리로 내려가 왼쪽으로 휘어지는 임도를 버리고 능선으로 올라 사면으로 이어지는 임도 수준의 넓직하고 깨끗한 길을 따라간다.
추색에 짙게 물들어가는 임도길을 한동안 따라가다 안부에서 능선으로 올라가도 웬 쓰레기들이 숲에 마구 버려져있고 녹슨 철조망들이 사방에 쳐져있다.
다시 임도를 타고가다 능선으로 붙어, 거세게 불어오는 찬바람을 맞으며 참호 파인 길을 올라가 정상도 아닌 둔덕에 놓여있는 686.8봉 삼각점(1999/3(4)/건설부)을 지나 '화생방 경고규정' 안내판이 서있는 봉을 넘는다.
흩날리는 황량한 낙엽들을 밟으며 헬기장으로 내려가면 뾰족 솟아오른 대암산이 정면으로 보이고, 올라갈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며, 2주전 진행했었던 대암산 정상쪽의 암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도 잘 보인다.
임도가 비로서 끝나는 안부에서 숲길로 들어 잘 관리되고있는 깨끗한 참호들을 지나고 왼쪽 사면으로 이어지는 평탄한 등로를 타고 644봉을 넘으니 도처에 붉은 비닐끈들이 지저분하게 걸려있고 '불법송이채취경고' 플랭카드가 자주 나타난다.
햇볕 가득한 헬기장을 지나서 벙커와 철조망을 지나 719봉으로 올라가면 녹슨 군부대 경고판이 서있고 오른쪽 소재골 방향으로 뚜렸한 지능선이 갈라져 나간다.



▲ 676봉 정상



▲ 임도삼거리



▲ 686.8봉 삼각점



▲ 헬기장에서 바라본 대암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고사목



▲ 719봉 정상



- 1175봉
점차 족적이 흐려지기 시작하는 능선 따라 다음 봉에서 북쪽으로 꺽어 낮은 봉들을 차례로 넘어 올라가니 앞에 높게 솟은 809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낙엽에 쭉쭉 미끄러지는 된비알을 한동안 올려쳐 진땀을 흘리고 809봉에 힘겹게 올라서면 구덩이 하나만 파여있고 찌그러진 캔 하나만이 사람들의 자취를 알려준다.
더욱 가깝게 나타나는 대암산을 흘깃거리며 검은 바위지대들을 우회 하고 사방에 쓰러진 나무들을 피해 사면으로 내려가 잡목들을 헤친다.
곳곳의 고사목들을 지나고 계속 나타나는 바위지대들을 우회하며 삼각점(1979/3(4)/건설부)이 있는 866.1봉에 올라가니 벌목 되어있고 노송 한그루가 서있으며 박무로 조망은 시원치 않다.
바위지대를 넘어 거치장스러운 미역줄나무들을 헤치며 나무들을 잡고 미끄러운 낙엽길을 한동안 치고 오르면 능선이 오른쪽으로 꺽어지는데 반대에서 올때는 가늠하기 어려운 곳이다.
능선이 다시 북서쪽으로 꺽어지는 봉을 넘어 더욱 가까워진 대암산을 바라보며 바위지대들을 넘고 큰 암벽을 오른쪽으로 휘돌아 1175봉으로 올라가니 2년반전 짙은 비안개속에 대암산이라고 생각하며 잘못 올랐었던 그 봉우리인데 내가 붙힌 표지기는 떨어져 없어졌지만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웃음이 나온다.
점점 먹구름에 덮혀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붉은 비닐끈들이 묶여있는 뚜렸해진 길 따라 6.25때의 녹슨 탄약통이 놓여있는 넓은 참호를 지난다.
험한 암봉으로 되어있는 1145봉을 돌며 나무들을 잡고 다리 후둘거리는 절벽으로 올라서면 거센 바람이 불어오며 대암산이 정면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며 내려가 기억이 또렸하게 나는 산길 따라 대암산으로 이어지는 낯익은 임도로 내려가니 가슴이 확 뚫리고 밀린 숙제라도 끝낸양 개운해진다.



▲ 고사목



▲ 866.1봉 정상



▲ 녹슨 탄약통



▲ 1145봉의 암벽



▲ 1145봉 절벽에서 바라본 대암산



▲ 대암산 임도



- 생태식물원
왼쪽으로 꺽어 광치령과 이어지는 적적한 임도를 상념에 젖어 따라가면 어느새 헬기장이 있는 임도삼거리가 나와 1122.4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분기점을 지나친 것을 그제서야 깨닫는다.
20여분은 까먹고 갈림길로 돌아와 가파른 산길을 타고 벙커봉으로 올라서니 시야가 확 트여서 군부대가 있는 1304봉과 대암산은 물론 도솔산을 지나 대우산과 가칠봉으로 이어지는 도솔지맥의 산줄기와 오늘 올라온 길다란 지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도솔지맥과 헤어져, 누군가 심사가 뒤틀렸는지 표지기들이 붙은 나뭇가지들이 모조리 꺽여 바닥에 버려진 산길 따라 1122.4봉에 오르면 새로운 삼각점(인제408/2007재설)이 놓여있고 등산로 이정판이 서있다.
벌써 어두어지기 시작하는 하늘을 보며 잘 나있는 등로 따라 이정표가 서있는 갈림길에서 후곡약수터로 계속 이어지는 길을 버리고 오른쪽 지능선으로 꺽어 가까운 생태식물원쪽으로 내려간다.
호젓한 낙엽길을 내려가 노송들이 서있는 멋진 암벽을 밧줄을 잡고 넘어가니 가파르게 떨어지는 미끄러운 능선길에 길다란 밧줄들이 잇달아 쳐져있다.
완만해진 낙엽길을 바삐 내려가 임도와 만나서 생태식물원으로 내려가면 커다란 등산로 안내판이 서있고 맞은 편으로 두밀령 산줄기가 석양속에 제법 거친 산세를 보여준다.
어두어진 포장도로를 따라 노래를 흥얼거리며 3km는 떨어진 덕곡리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으니 종일 흐렸던 하늘에서 기어이 빗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 벙커봉에서 바라본 대암산과 도솔지맥



▲ 벙커봉에서 바라본, 올라온 산줄기



▲ 1122.4봉 정상



▲ 생태식물원에서 바라본 두밀령쪽 산줄기



▲ 등산로 안내판과 왼쪽의 내려온 산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