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Ⅲ)

최북단 護國의 땅 (산양리-중고개-대성산-다목리)

킬문 2008. 1. 9. 22:13
2008년 1월 6일 (일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
산양리(06:20-08:18)
가래교(08:38)
헬기장봉(09:26)
노송봉(09:58)
능선갈림봉(10:10)
632.6봉(10:34)
능선갈림길(11:02)
임도(11:08)
군삼각점봉(11:38)
능선갈림봉(11:42)
중고개(11:51)
헬기장봉(12:17)
말고개갈림봉(12:40)
도로삼거리
대성산(13:35)
절골고개(13:50)
1041.5봉(14:10)
수피령갈림길(14:17)
임도고개(14:55)
능선갈림봉(15:18)
632.9봉(15:25)
다목리(15:50)
동서울터미널(17:10-19:43)

◈ 도상거리
약 20km

◈ 신행시간
7시간 12분

◈ 산행기

- 산양리
와수리에서 잠시 멈췄던 버스는 왼쪽으로 비조봉을 바라보며 적근산과 대성산을 잇는 말고개를 넘고 그동안 어디인가 궁굼했던 52연대에서 군인 한명을 떨구고는 민통선을 역으로 지나 산양리에 닿는다.
지나온 5번국도를 거슬러 산양초등학교를 지나고 마현천이 가래골 지천과 합류하는 물어름을 겨냥해서 올라가면 머리 위로 철새떼들이 끼륵끼륵 소리를 내며 따뜻한 남쪽지방으로 부지런히 날라간다.
군부대가 있는 가래교 앞에서 마현천으로 내려가 꽁꽁 얼어붙은 내를 건너고 시든 갈대밭에서 쌍무덤으로 들어가 타이어계단을 타고 능선으로 붙는다.
사방에 널린 군부대들을 바라보며 가파른 능선을 올라가다 봄날 같이 더운 날씨에 두터운 재킷을 벗으려니 흐린 하늘 아래 맞은편의 635.6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산세가 더욱 좋아보여 은근히 아쉬움이 생긴다.
호젓하고 뚜렸하게 이어지는 낙엽길을 걸어가다 차곡차곡 접어 바위 틈에 끼어놓은 메모를 발견하고 호기심에 펼쳐보면 사경도라 쓰인 종이에 "븅신아 이건 왜 보니? 훈련이나 해라."고 적혀있어 당황스럽지만 실실 웃음이 터져나온다.
낙엽에 빠져가며 완만한 길을 지나고 헬기장이 있는 첫봉으로 올라가니 대성산은 보이지 않지만 가야 할 마루금과 삼각점이 있는 632.6봉이 시야에 흐릿하게 들어온다.



▲ 산양리



▲ 철새떼



▲ 마현천 들머리



▲ 맞은편의 산줄기



▲ 헬기장봉에서 바라본 오른쪽의 632.6봉




- 중고개
깊숙하게 패인 가래골을 내려다보며 녹슨 철조망을 넘어 참호와 벙커들이 연이어 나타나는 흐릿한 능선을 올라가면 누군가 매어놓은 흰 비닐끈들이 자주 보여 인적을 말해준다.
황량한 참호 위로 노송 한그루가 뿌리를 거의 드러낸 채 위태스럽게 서있는 봉을 지나서 상서면 쪽의 772.3봉에서 664.5봉을 지나 이어지는 능선과 합류하는 봉우리로 올라 북쪽으로 꺾어진다.
왼쪽 신월동의 산자락에 넓게 주둔하고 있는 부대들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타이어 봉을 넘고 왼쪽에서 올라오는 넓은 길과 만나 헬기장을 지나서 삼각점(화천303/2007재설)이 있는 632.6봉으로 올라서니 억새들이 들어차있고 시야가 터져서 지나온 능선과 중고개로 달려가는 산봉들이 잘 보인다.
잠깐 선 채로 간식을 먹고 군인들이 다녀 도봉산처럼 반질반질하게 나있는 훈련로를 따라 봉우리들을 넘어 시야가 트이는 기관총 진지로 내려가면 꾸불거리는 임도 너머로 중고개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지지만 적근산 쪽은 박무에 가려있다.
군 부대가 있는 봉우리(약710m)로 갈라지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깊은 참호들을 타고 작전도로로 내려가니 급한 절개지가 파여있고 널찍한 고개에는 찬바람만 불어온다.
서둘러 참호 따라 가파르게 봉우리들을 넘고 북쪽으로 꺾어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약690m)로 올라가면 군삼각점(G-2-7/1999매설)이 있고 비로서 공군부대가 있는 대성산이 전면에 그 모습을 보여준다.
바로 앞에 있는 진지 봉에서 서쪽으로 꺾어 임도를 만나고 아스팔트 도로가 지나가는 중고개로 내려가니 표시석과 전차 방호벽이 서있고 공군부대로 진입하는 시멘트도로가 이어진다.



▲ 632.6봉 정상



▲ 632.6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산줄기



▲ 632.6봉에서 바라본, 군부대가 있는 약 710봉



▲ 참호에서 바라본, 가야할 산줄기



▲ 임도고개



▲ 헬기장에서 버라본 대성산



▲ 중고개로 갈라지는 봉우리



▲ 중고개



▲ 중고개 표시석



- 대성산
도로 한편에서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고 최근 조성된 작전도로를 타고가다 능선으로 올라가면 며칠 전 다녀간 사다리회원들의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들이 눈위에 찍혀있다.
간간이 참호들이 보이지만 때묻지 않은 산길을 타고 헬기장봉으로 올라서니 능선을 벗어나 정상의 군부대를 향하여 올라가는 작전도로가 내려다 보인다.
수북하게 쌓인 눈길에 빠지며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을 20여분 올라가 벙커들을 넘어 말고개에서 올라오는 군사도로와 합류한다.
철계단을 타고 넓은 헬기장으로 되어있는 바로 위의 봉우리로 올라가면 짙은 안개와 먹구름 사이로 대성산으로 이어져 올라가는 산봉들이 눈에 들어오지만 말고개 쪽으로는 시야가 트이지 않는다.
저벅거리는 내 발자국 소리가 크게 울리는 차량 대피호들을 지나고 얼어붙은 도로를 올라가다 남쪽으로 지능선 하나를 흘려보내고 중고개에서 시작했던 작전도로와 만난다.
운전에 대한 각종 경고문과 이정판들이 서있는 넓어진 도로를 올라가니 안개가 끼기 시작하고 몸을 휘청거리게 하는 찬바람이 불어온다.
상고대들이 피어있는 꾸불꾸불하고 가파른 도로를 한동안 올라 위병소가 있는 공군부대를 짙은 안개속에 통과하고 철조망 사이를 올라가면 '대성교회'표시석이 부대 안으로 보인다.
지척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안개가 끼고 거센 바람이 부는 도로 따라 철조망으로 가려있는 대성산(1174.7m) 정상으로 올라가니 삼각점은 볼 수 없지만 화강암 정상석이 눈속에 외롭게 서있다가 산객을 맞아준다.



▲ 주능선에서 바라본, 대성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작전도로



▲ 작전도로



▲ 대성교회 표시석



▲ 대성산 정상석



- 1041.5봉
추위에 몸을 떨며 도로를 내려가다 육단리 쪽의 937.7봉으로 시멘트 도로가 갈라지는 삼거리로 내려가면 '대성로' 표시석이 안개 속에 턱 하니 위세 좋게 서있다.
남쪽으로 꺾어져 바람이 잦아지는 도로를 마냥 따라 내려가니 양쪽으로 길이 있는 절골고개가 나오고 앞에 랜드마크가 될 1041.5봉이 모습을 보인다.
조금씩 푸른 하늘을 보이는 도로를 올라가다 잡목과 가시덤불들을 헤치고 참호들을 넘어 힘겹게 1041.5봉으로 올라서면 넓은 헬기장에 참호들만 어지럽게 파여있고 눈 위에 삼각점은 보이지 않는다.
도로가 수피령 방향인 서쪽으로 급하게 꺾어지는 곳에서 지겨운 시멘트 도로를 버리고 산으로 들어가니 반갑게도 바로 얼마 전에 간듯한 두사람의 발자국이 눈위에 선명하게 찍혀있다.
억새 무성한 황토 공터에서 잠시 간식을 먹고 남쪽으로 이어지는 잡목 숲 따라 다음의 봉으로 올라가면 발자국은 흰 비닐끈들과 함께 봉오리 방향으로 꺾어지고 다목리로 내려가는 능선은 약간 오른쪽으로 휘며 갈라진다.



▲ 대성로 표시석



▲ 절골고개



- 다목리
참나무들사이로 고즈넉하게 이어지는 잔설 깔린 능선 길을 상념에 젖어 따라가니 낙엽 밟히는 소리만이 숲을 울린다.
뚝 떨어져 내려가 임도고개를 건너서 좌우로 지능선이 갈라지는 봉우리에 올라가면 길이 뚜렷해지고 어느 틈엔가 군전화선이 옆을 따라온다.
봉오리쪽 지능선들을 조심하며 글씨 없는 삼각점과 지적도근점이 있는 632.9봉으로 내려가니 차소리가 들려오고 다목리 쪽으로 조금씩 시야가 트인다.
뚜렷한 능선길을 따라가다 오른쪽으로 움푹 패인 길을 보내고 방향만 잡아 흐릿해진 능선을 내려가면 군 사격장이 나타나고 앞에 461번 지방도로가 보인다.
흐지부지 길이 없어진 숲을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사격장으로 내려가 도로를 타고 얼어붙은 개천을 건너니 도로 삼거리가 보이고 다목리는 바로 앞이다.
다목쉼터라 쓰인 펜션들을 지나고 봄날처럼 따뜻한 날씨에 질퍽거리는 도로를 걸어가다가 생각보다 너무 일찍 끝난 산행에 아쉬움이 남아 주위의 산자락들을 자꾸 기웃거린다.



▲ 632.9봉 정상



▲ 날머리의 사격장



▲ 다목리 개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