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Ⅲ)

사명산의 가을 (월명봉-사명산-수리봉)

킬문 2009. 10. 13. 20:50
2009년 10월 11일 (일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춘천터미널(06:00-07:04)
양구터미널(07:10-08:09)
도일(08:38)
605봉(09:48)
월명봉(10:11)
임도(10:54)
일반등로(11:13)
사명산(11:54)
점심(-12:29)
월북현(13:20)
안대리 임도(13:58)
684.8봉(14:10)
청량현(14:25)
683봉(14:50)
관암고개(14:59)
680.8봉(15:09)
678봉
불당고개(15:26)
사거리안부(15:57-16:07)
무명봉
월명임도(16:30)
548.7봉(16:34)
403도로고개(16:58)
수리봉(17:23)
403도로고개(17:49)
양구터미널
춘천터미널(19:00-19:55)
남춘천역
성북역(20:20-22:04)

◈ 도상거리
약 19km

◈ 산행시간
9시간 11분

◈ 동행인
캐이, 칼리토

◈ 산행기

- 월명봉
춘천고속도로의 덕분으로 춘천에서 여유있게 7시 10분 첫 버스를 타고 물 안개가 피어오르는 소양강 변을 달려 양구에 닿으니 한시간이 채 안걸려 이제는 8시 20분에 오미리 가는 버스도 충분히 탈 수 있게 되었다.
택시로 짓푸른 파로호를 따라 양구의 맨 끝인 도일에서 내리면 사명산으로 이어지는 험준한 산줄기들이 앞에 펼쳐지고 민박집의 강아지 두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외지인들을 반갑게 맞아준다.
아름드리 밤나무들과 서낭당이 있는 시멘트 도로로 들어 이슬에 젖은 잡초들을 헤치며 묵은 임도를 따라가다 월명봉에서 너무 오른쪽으로 벗어나는 것 같아 음침한 계곡을 건너 사면으로 올려친다.
나무들을 잡고 동물 길만이 보이는 미끄러운 급너덜을 진땀을 흘리며 네발로 올라가니 여기저기에 검은 바위지대들이 나타나고 건드릴 때마다 낙석이 우르르 쏟아진다.
노송들이 울창한 흐릿한 능선으로 붙어 산불 흔적이 있는 숲을 헤치고 올라가면 파로호가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고 사명산으로 이어지는 역동적인 산줄기가 앞에 펼쳐진다.
잡목가지들을 헤치며 605봉을 넘고 불 탄 나무들이 고사목처럼 도열해 있는 숲을 따라가니 맑은 가을 하늘이 눈시리게 펼쳐지고 미풍은 살랑거리며 불어온다.
울창한 억새와 두릅나무들로 덮혀있는 묵은 헬기장을 지나고 좁은 공터에 삼각점(양구309/2007복구)이 있는 월명봉(718.8m)으로 올라가면 파로호 너머로 일산과 재안산이 모습을 보인다.



▲ 도일



▲ 민박집 강아지들



▲ 서낭당



▲ 지능선의 바위너덜



▲ 능선길



▲ 전망대에서 바라본 사명산



▲ 월명봉 정상



▲ 월명봉에서 바라본 일산



- 사명산
얼음이 서걱거리는 막걸리를 한잔씩 마시고 남쪽으로 꺾어 불에 타 쓰러진 나무들을 타고 바위지대를 넘어 내려가니 시야가 트이며 사명산이 가깝게 모습을 보이고 파란 파로호가 멋지게 펼쳐진다.
짜증 나는 산불지대를 어렵게 통과하고 이정표가 서있는 잘 딱인 임도를 건너 호젓해진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추색에 물들어가는 마른 숲은 정적에 묻혀있고 빨간 단풍 잎들 사이로 햇살이 따뜻하게 비쳐온다.
파 묘들을 지나고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반질반질한 등로와 만나 나무 계단들이 놓여있는 가파른 숲을 올라가니 지금껏 숨어있던 월명봉이 뾰족한 모습을 보이고 수리봉과 403번 도로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한가롭게 나누며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 길을 땀을 흘리고 올라가면 빨갛고 노랗게 은근히 물들어 가는 숲이 너무나 호젓해 마음이 포근해진다.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배낭을 벗어놓고 사명산(1198.6m) 정상으로 올라가니 삼각점과 3년전에는 없던 정상석이 서있고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져 감탄사가 나온다.
죽엽산을 지나 오봉산과 용화산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산줄기와 멀리 펼쳐지는 설악의 실루엣을 바라보고 한편의 전망 바위로 나아가면 파로호쪽의 산봉들이 한눈에 들어오며 다음에 가야 할 오미리쪽의 산줄기와 성주봉도 가늠이 된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수리봉



▲ 바위지대에서 바라본 사명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맞은편의 수리봉 능선



▲ 임도



▲ 추색



▲ 사명산 올라가며 바라본 월명봉



▲ 사명산 정상



▲ 사명산에서 바라본 죽엽산과 용화산



▲ 사명산에서 바라본 일산



▲ 사명산에서 바라본 오미리쪽 산줄기



▲ 사명산에서 바라본, 봉화산으로 이어지는 도솔지맥



▲ 사명산에서 바라본 맨뒤의 설악산



- 청량현
삼거리로 돌아와 막걸리와 마가목주를 곁들여 점심을 먹고 동쪽의 도솔지맥 길로 꺾어져 내려가니 지난 주에 갔었던 설악산보다 더 곱게 물들은 단풍나무들이 연신 발길을 붙잡는다.
반질반질한 산길을 바삐 내려가 웅진리 갈림길들을 지나고 월북현 임도를 건너서 눈에 익은 헬기장을 지나 석현리와 안대리를 잇는 홈통 길을 넘는다.
왼쪽으로 군부대들을 보며 이정표 하나가 서있는 수리봉 갈림길을 지나고 얼마 안 떨어진 684.8봉으로 올라가면 예상대로 군 삼각점은 없어지고 새 삼각점(양구463/2007복구)이 놓여있지만 철주 하나는 여전히 꽂혀있다.
갈림 길로 돌아와 잘 딱인 산길 따라 비어있는 군부대로 내려가니 시야가 훤히 트여 양구읍 너머로 봉화산이 지척이고, 대암산에서 광치령을 지나 역시 군부대가 있는 915.2봉으로 이어지는 도솔지맥이 시원하게 펼쳐지며, 수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굴곡있게 보인다.
학조리에서 임도가 올라오는 청량현으로 내려가면 등산로 안내도가 서있고 갈 능선 쪽으로 활공장 표시가 되어있으며 산책로 수준의 좋은 길이 나타나 맥이 빠진다.
시야가 트이는 전망봉에서 내려온 사명산과 아침에 올랐던 능선을 바라보고 파로호로 함몰하는 수리봉을 가늠하니 벌써 산행이 다 끝난 것 같은 편한 생각이 든다.
헬기장을 지나서 683봉을 넘어 직진하다 돌아와 서쪽으로 꺾어져 내려가 사거리안부인 관암고개를 지나고 또 다른 헬기장을 지나 삼각점(양구307/2007재설)이 있는 680.8봉으로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의선사 가는 길이 갈라진다.



▲ 단풍



▲ 수리봉 갈림길



▲ 군부대



▲ 군부대에서 바라본 대암산과 도솔지맥



▲ 군부대에서 바라본 수리봉 능선



▲ 청량현



▲ 전망봉에서 바라본 사명산



▲ 전망봉에서 바라본, 가운데의 월명봉 능선



▲ 전망봉에서 바라본 수리봉



- 수리봉
좌우로 길이 흐릿한 불당고개를 지나고 첫 봉우리에서 무심코 활공장으로 이어지는 좋은 길을 따라가다 돌아와 20여분 헤멘 끝에 수리봉 가는 길을 찾는다.
내려온 사명산과 양구읍 너머의 봉화산을 바라보며 숲에 퍼질러 앉아 남은 간식들을 먹고, 흐릿해진 산길을 타고 사거리안부를 지나 무명봉(약670m)을 올라 공수령으로 이어지는 직진 길을 버리고 방향만 맞춰 서쪽 사면으로 내려가니 의외의 족적이 나타난다.
점점 뚜렷해지는 산길 따라 '월명임도' 표시석이 서있는 임도를 건너고 잠시 가파른 산길로 548.7봉으로 올라가면 글씨 없는 삼각점(1977/3(4))이 반겨주고 차소리가 들려온다.
오른쪽으로 403번 지방도로를 바라보며 안부로 내려가 급한 절개지를 피해 오른쪽 소로를 타고 도로로 떨어져 잠시 걸어서 공수리와 월명리의 경계인 고개로 올라가니 외딴 집이 있고 월명리 표시석이 서있다.
빽빽한 칡넝쿨과 잡목가지들을 헤치며 산으로 들어가 왼쪽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만나 산악회의 표지기들도 간혹 걸려있는 적막한 산길을 땀을 흘리며 올라간다.
지능선들이 갈라지는 무명봉을 넘어 조금씩 어두어지는 산길을 바삐 따라가 암봉으로 되어있는 수리봉(596.2m)으로 올라가면 마구 벌목되어 있지만 삼각점을 못 찾아 앞에 있는 엉뚱한 봉우리로 내려서다 뒤늦게 올라온 칼리토님의 고함을 듣고 돌아온다.
글씨 없는 삼각점이 있는 정상에 서서 잠시 파로호를 바라보다 고개에서 아침에 탔던 택시로 양구로 돌아와 앳된 군인들이 북적거리는 터미널 뒤의 중국집에서 삼선짬뽕 한그릇으로 뒷풀이를 마친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사명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양구읍과 봉화산



▲ 월명 임도



▲ 403번 지방도로 고개



▲ 고개



▲ 수리봉 정상



▲ 고개에서 바라본 사명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