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0일 (일요일)
◈ 산행경로
신내
용인산장(03:10-07:00)
시루봉(07:50)
능선갈림봉(08:44)
포장도로삼거리(09:38)
임도(10:10)
수락봉(10:45)
집재(11:36)
압곡봉(11:54-12:35)
깃대봉(13:42)
능선갈림봉(14:41)
716봉(15:30)
743지방도(16:53)
용인산장
장계
신내(18:40-21:50)
◈ 도상거리
약 12km
◈ 산행시간
9시간 53분
◈ 동행인
캐이, DDC
◈ 산행기
- 시루봉
흰눈이 펑펑 내려오는 장계의 편의점에서 궁색하나마 컵라면과 햇반으로 아침을 먹고 산행채비를 차려 26번 국도를 타고 13번국도와 만나는 용광삼거리까지 갔다가 되돌아와 절개지가 있는 들머리 맞은편에 차를 세우고 보니 앞에는 용인산장이 있다.
어둠속에 시루봉의 실루엣을 보면서 시멘트도로가 갈라지는 절개지가에서 무덤들을 지나 척척 늘어진 가시나무들을 헤치며 검은 케이블선이 따라오는 뚜렸한 산길을 올라간다.
좋은길은 또다른 무덤가에서 끝나고, 굵어진 눈방울을 맞으며 능선만 가늠해서 발이 푹푹 빠지는 눈 덮힌 바위지대를 넘어가면 험한 암벽이 둘러쳐진 가파른 능선이 이어진다.
낙엽에 쭉쭉 미끄러지며 나무들을 잡고 바위들을 피해 급사면을 지그재그로 올라가니 진땀이 눈으로 흘러 따갑고 안경에는 김이 허옇게 서려 몇번이고 서서 수건으로 딱는다.
완만해진 둔덕에서 숨을 돌리고 시루봉(637.1m) 정상으로 올라가면 무성한 억새속에 오래된 삼각점이 놓여있고 선답자의 표지기 한장만이 걸려있으며, 끝없이 내려오는 회색빛 눈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 용인산장
▲ 시루봉 정상
- 수락봉
북동쪽으로 방향을 잡아 간벌된 나무들이 걸기적거리는 외진 산길을 따라가며 남동쪽 갈림길을 찾아 여기저기를 들쑤시다 보니 눈발이 조금 약해지며 갈 능선이 앞에 나타난다.
개들이 짖는 금곡리 마을을 내려다보고 눈속에 숨어있는 쓰러진 나무들에 미끄러지며 여름에는 엄두도 못낼, 가시덤불들이 꽉 들어찬 묵은길을 내려가면 옆으로 수락봉이 모습을 보인다.
억새까지 가세한 사나운 덤불숲을 뚫고 앞의 봉우리를 넘어 다시 북동쪽으로 내려가다 잡목들이 막고있는 마루금을 피해 나무들이 성긴 오른쪽 사면으로 대강 내려가지만 호된 댓가를 치룬다.
잡목들을 뚫고 내려가다 깊게 패인 발아래의 골짜기를 피해서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왼쪽 능선으로 우회하고 빽빽한 가시나무들에 포위되었다가 간신히 오래된 벌목지를 만나 무덤가로 내려선다.
하염 없이 내려오는 눈발을 맞으며 포장도로 삼거리로 올라가 흰눈이 수북하게 덮혀있는 넓은 임도를 따라가다 묵은밭에서 능선으로 붙어 올라가서 다시 산자락을 돌아온 임도와 만난다.
막걸리에 간식을 대강 먹고 잡목들을 헤치며 눈덮힌 억새지대를 따라 올라가니 시야가 트여서 시루봉과 지나온 능선이 잘 보이고 장수읍 너머로 백두대간의 산봉들이 모습을 나타낸다.
여기저기 나무들이 잔뜩 쌓여있는 가파른 벌목지대를 지나 수락봉(759.0m) 정상으로 올라가면 역시 억새숲에 낡은 삼각점이 있고 명산을 순례하는 분의 표지기 한장만이 걸려있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수락봉
▲ 포장도로 고개
▲ 포장도로 삼거리
▲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시루봉에서 이어온 능선
▲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장수 봉화산과 뒤의 백두대간
▲ 수락봉 정상
- 깃대봉
멀리 집재로 이어지는 낮은 산줄기를 바라보며 뚜렸한 눈길을 서둘러 내려가 능선갈림길에서 남동으로 꺽어지니 무덤들이 나오며 앞에 압곡봉과 깃대봉이 모습을 보여준다.
집재터널로 빨려들어가는 대진고속도로의 차량들을 바라보며 거센 눈보라가 불어오는 송림을 따라가 무덤에서 나무계단들을 타고 19번 국도상의 집재로 내려가면 집재산장이 있지만 아쉽게도 문은 굳게 닫혀있다.
길을 건너 과수원 창고에서 눈을 피하며 인삼주에 간식을 먹고 떨려오는 몸을 추수려 과수원으로 올라가 능선으로 붙으니 예상대로 뚜렸한 등로가 나타난다.
통신국을 지나서 온통 눈으로 뒤덮힌 산하를 내려다보고 낙엽에 미끄러지며 가파른 능선을 올라가면 싸락눈이 끊임 없이 날라와 얼굴을 아프게 때린다.
구덩이 하나와 무덤이 있는 전위봉을 지나고 억새만이 차있는 압곡봉(742m)을 넘어 긴 밧줄을 잡고 눈꽃이 멋지게 피어있는 설원을 서둘러 내려간다.
넓직한 산길을 마냥 따라가다 바위지대들을 우회해서 가팔라진 능선을 올라가면 살을 에이는 바람이 불어오고 눈보라가 맹렬하게 일어나 앞을 가린다.
고도를 높히며 묵은 헬기장을 지나고 바위지대들을 넘어 눈에 쭉쭉 미끄러지며 나무들을 부여잡고 급한 능선을 통과해 깃대봉(930.3m)으로 올라가니 오석이 반겨주지만 조망은 트이지 않는다.
▲ 무덤가에서 바라본 집재와 압곡봉
▲ 집재터널과 대진고속도로
▲ 집재
▲ 집재
▲ 깃대봉 정상
- 743지방도
눈에 묻힌 삼각점을 대충 찾다 말고 올라오며 봐두었던 갈림길로 뚝 떨어져 내려가다 뭔가 이상해 다시 깃대봉으로 돌아와 남쪽으로 내려가 보지만 더이상 봉우리가 없어 돌아온다.
깃대봉에서 정상석 옆의 삼각점을 확인하고 투덜거리며 100여미터를 돌아간 전위봉에서 동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가면 점차 능선의 윤곽이 살아난다.
왼쪽으로 교묘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잘 찾아 인적 드문 능선을 떨어져 내려가다 능력을 상실한 오래된 아이젠 탓에 몇번이고 눈길에 넘어진다.
나무들을 잡고 엉금엉금 기어 내려가 바람 잔 안부에서 찬바람에 떨며 술을 마시고 간식을 먹다가 대책 없이 늘어나는 산행시간에 삿갓봉은 커녕 서봉까지도 무리라는 판단을 한다.
716봉을 넘고 조망도 트이지 않는 야산길을 지능선들을 주의하며 따라가니 한동안 멈췄던 눈이 다시 떨어지기 시작하고 오후 들면서 기온이 낮아진다.
조금씩 방향이 틀리는 것을 느끼며 지형도에 나오지 않는 봉우리를 넘어서 끝까지 능선을 따라가면 743번 지방도로가 나오는데 역시 고갯마루는 몇백미터 오른쪽으로 떨어져 있다.
백두대간 등산객들을 육십령까지 태워주고 돌아오는 택시를 타서 집재를 넘어 용인산장에서 차를 회수해 수더분한 아주머니가 안들렀으면 후회했을 거라고 허풍을 떠는 장계의 맛집식당에서 얼은몸을 녹인다.
▲ 743지방도
▲ 돌아온 용인산장
▲ 용인산장에서 바라본 시루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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