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Ⅲ)

인제의 오지 산줄기 (남전약수-750.5봉-650.1봉-노루목)

킬문 2010. 1. 13. 11:50
2010년 1월 10일 (일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인제터미널(06:30-08:32)
남전약수(08:57)
358봉(09:16)
481.4봉(09:44)
505봉(10:09)
610봉갈림길(10:37)
암봉(11:18)
절벽안부(11:43)
713봉(12:30)
770봉(12:55)
750.5봉(13:07)
점심(-13:27)
산불초소(13:38)
717봉(13:49)
650.1봉갈림길(15:29)
650.1봉(15:39)
559봉(16:35)
31번국도(17:35)
인제터미널
홍천터미널(17:45-18:25)
용문
용문역
약수역(19:25-20:50)

◈ 도상거리
약 12km

◈ 산행시간
8시간 38분

◈ 동행인
캐이

◈ 산행기

- 481.4봉
사육장의 개들이 짖어대는 남전약수터에서 몸 치장을 하고 서낭당이 있는 오른쪽 능선으로 들어 잡목들을 헤치고 간벌된 나무들이 뒹구는 산길을 올라가 오래된 참호들을 통나무 다리로 건넌다.
넓은 공터가 있는 358봉으로 올라가 눈 덮힌 소양호와 44번 국도를 내려다보고 발목까지 신설에 빠지며 뚜렷한 능선을 따라가면 파란 겨울 하늘 아래 온통 백색의 설원이 펼쳐져 가슴이 두군거린다.
한적한 안부를 넘고 동물들의 발자국들이 어지럽게 찍혀있는 눈길을 지나 오른쪽의 지능선과 만나서 바위지대를 올라가니 마침 노루 두마리가 하얀 엉덩이로 겅중겅중 뛰면서 사면으로 도망을 친다.
구슬 땀을 흘리며 한 두평 공터에 삼각점(인제456/2007재설)이 있는 481.4봉으로 올라가면 눈 덮힌 소양호가 내려다 보이고, 오후에 지날 능선이 맞은 편으로 모습을 나타내며, 770봉으로 이어지는 산봉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송이 지역을 알리는 하늘색 끈들이 걸려있는 산길을 내려가니 오른쪽으로 아찔한 벼랑을 이룬 바위지대가 나오는데 분재 처럼 굽은 노송들이 곳곳에 우아하게 서있어 감탄사가 나온다.



▲ 남전약수 입구



▲ 44국도



▲ 남전약수



▲ 서낭당



▲ 481.4봉 정상



▲ 절벽가의 노송



- 암봉
찬 바람을 맞으며 오래된 벙커 두개가 있는 505봉으로 올라가면 벙커 사이의 석축에 뿌리를 내리고 중키의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그간의 연륜을 짐작하게 해준다.
나뭇가지 사이로 수리봉의 울퉁불퉁한 암릉을 힐긋거리며 눈속에서도 정확하게 등로를 찾아간 짐승들의 발자국을 보고 약초 재배지 경고판들이 서있는 가파른 설릉을 올라가니 6.25 때의 전사자 유해 발굴 비닐끈이 붙어있고 곳곳에 구덩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아름드리 적송들이 서있는 610봉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꺾어 여기저기 사면에 나있는 산짐승들의 잠자리 터를 안스럽게 바라보며 첫 봉우리를 사면으로 우회해서 넘어서면 앞에 멋지지만 험한 암벽들이 모습을 보인다.
가파른 바위지대를 올라 두번째 봉을 넘고 눈속에서 나무뿌리를 잡아가며 암릉을 기어올라 험준한 세번째의 암봉을 왼쪽 사면으로 미끄러지며 길게 우회해 어렵게 통과한다.
다시 위험한 절벽지대를 왼쪽으로 우회해 춘천 하나로산악회의 표지기 한장이 걸려있는 안부로 내려가 마지막 봉우리를 넘어서니 암릉이 사라지고 육산이 이어져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 505봉 정상



▲ 전망대에서 바라본, 이어지는 산줄기



▲ 맞은편의 수리봉



▲ 짐승들의 잠자리터



▲ 약초재배지 경고판



▲ 전사자 유해발굴 비닐끈



▲ 등로



▲ 암봉



▲ 암릉



▲ 절벽



- 750.5봉
어느 틈엔가 눈길에 나타난 작은 신발 자국을 보며 잡목들을 헤치고 올라가 빈 움막 한채를 지나면 6.25 때의 격전지인 듯 능선 좌우로 유해발굴을 한 구덩이들이 줄줄이 파여있다.
양지 바른 파묘 터를 지나고 구덩이들이 있는 눈길 따라 713봉을 우회해서 앞의 봉우리로 올라서니 발자국은 오른쪽 지능선으로 내려가고, 오늘의 최고봉인 770봉과 750.5봉이 앞에 모습을 나타낸다.
반대에서 온 발자국들이 찍혀있는 가파른 설릉 따라 바람만이 매서운 770봉을 넘고 억새 밭에 삼각점(인제325/2007재설)이 있는 750.5봉으로 올라가면 박무 속에 1주일 전에 지나왔던 934.0봉 능선이 가깝게 보인다.
눈길에 서서 돌배주를 겯들여 잠깐 점심을 먹고 북동쪽으로 꺾어 원대리고개와 이어지는 임도로 내려서니 노송들이 울창하고 차 바퀴 자국이 패여있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혹독한 냉기가 품어져 나와 온몸을 에인다.
한뼘의 햇살에 고마워하며 임도 끝인 헬기장으로 올라가면 산불초소 옆에 한대의 갤로퍼가 서있고, 시야가 트여서 군축교와 44번국도가 내려다보이며 갈 산줄기 너머로 양구쪽의 산봉들과 도솔지맥의 대암산이 모습을 보여준다.



▲ 움막



▲ 전사자 유해발굴터



▲ 750.5봉 정상



▲ 임도



▲ 임도종점



▲ 임도끝에서 바라본 군축교



▲ 임도끝에서 바라본 양구의 산봉들과 뒤의 대암산



▲ 임도끝에서 바라본, 이어지는 산줄기와 650.1봉



- 650.1봉
원대리에 산다는 갤로퍼 운전자와 대화를 나누다가 능선으로 들어서니 같은 일행인지는 몰라도 얼마 전에 지나간 발자국들이 선명하게 찍혀있어 혹시 밀렵꾼들이 아닌가 추측을 해본다.
717봉을 넘고 찬바람 불어오는 음침한 바위지대를 돌고 우회하며 설릉을 따라가면 오른쪽으로 흰 눈을 쓰고있는 한석산과 매봉이 보이고, 깊게 패인 피아시계곡이 모습을 드러내며, 984.6봉과 한석산 사이의 쇠뿔 같은 기암도 가늠이 된다.
봉우리들을 뚝 떨어져 내려간 안부에서 바로 오른쪽의 지능선으로 선답자의 발길은 사라지고, 동물들의 발자국만이 외로운 눈길을 헤치며 올라가니 지나온 770봉에서 인제 쪽으로 길게 뻗어 나가는 지능선이 잘 보인다.
펑퍼짐한 능선에서 겨우살이를 따다 돌아와 585.7봉은 어디인지도 모르게 지나쳐 마루금을 조심해야 하는 능선 갈림길에서 일단 왼쪽으로 꺾어 봉우리로 올라서면 벙커가 놓여있고 산길도 나타난다.
깃대가 있는 헬기장을 지나서 역시 벙커가 있는 650.1봉으로 올라가니 고사목 한그루와 글씨 없는 삼각점(309/1977)이 있고 시야가 트여서 인제 읍내 너머로 양구의 산봉들이 펼쳐지며 대암산과 군부대가 있는 1304봉이 흐릿하게 모습을 보인다.



▲ 능선의 바위지대



▲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석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매봉



▲ 650.1봉 정상



- 내린천
헬기장에서 남은 간식을 먹고 갈림길로 돌아와 오른쪽으로 꺽꺾어 참호들이 파여있는 적적한 눈길을 따라가면 간간이 인적이 보여 다들 어디에서 올라왔나 궁굼한 마음이 든다.
석축 참호들을 지나고 잡목 무성한 전위봉을 넘어 뾰족한 암봉으로 솟아있는 마지막 559봉으로 올라가니 벙커가 있으며, 소양강과 내린천의 물어름으로 마지막 맥을 다하는 산줄기가 앞에 펼쳐지고, 31번 국도가 발 아래로 내려다 보인다.
559봉에서 바로 내린천으로 이어지는 급사면은 너무 위험해 보여 포기하고 능선 따라 건너야 할 다리를 바라보며 참호들이 길게 파여있는 절벽지대를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안부에서 무작정 사면을 떨어져 내려가 눈에 미끄러지며 오른쪽의 지능선으로 어렵게 트레버스해서 붙으면 가파른 둔덕에 반갑게 벙커 하나가 나타나 인적은 없어도 마음이 놓인다.
눈 속의 녹슨 철조망을 보며 가파른 바위지대를 휘돌아 내려가 오래된 임도를 만나서 얼어붙은 내린천으로 내려서니 시멘트 다리가 바로 앞에 있고, 노루목산장의 불빛이 반짝거리며, 한석산자락이 멋지게 펼쳐진다.
인제 택시를 부르고 다리를 건너 통나무 계단으로 시멘트 길로 내려가 힘겹게 내려온 559봉의 험준한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31번 국도와 내린천 협곡에는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한다.



▲ 559봉 정상



▲ 559봉에서 바라본, 소양강과 내린천의 물어름



▲ 내려가는 능선의 암릉



▲ 내린천을 건너는 시멘트교



▲ 내린천과 한석산줄기



▲ 내린천과 노루목산장



▲ 도로에서 바라본 559봉



▲ 31국도 날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