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Ⅲ)

아름다운 산하 (영구산-성주봉-천반산-죽도)

킬문 2010. 3. 9. 13:47

2010년 3월 7일 (일요일)

◈ 산행경로

신내IC
솔재(03:40-07:00)
634.0봉(07:24)
도로고개(07:47)
능선갈림봉(08:25)
영구산(09:15)
능선갈림봉(09:35-10:12)
616봉(10:39)
고듬치재(10:51)
670.5봉(11:38)
13국도고개(12:08)
553봉(12:28)
성주봉(13:06)
553봉(13:41)
천향로고개(13:51-14:10)
임도고개(14:33)
593봉(14:49)
이정표안부(15:03)
천반산(15:24)
전망바위(15:40)
말바위(15:52)
성터(16:01)
뜀바위(16:20)
죽도변(17:01)
401봉(17:38)
죽도유원지
49지방도(18:57)
안성
신내IC(20:40-23:00)

◈ 도상거리
20.5km (능선 15.0km, 죽도일주 3.0km, 성주봉왕복 2.5km )

◈ 산행시간
11시간 57분

◈ 동행인
술꾼, 캐이, 높은산

◈ 산행기

- 솔재
조금씩 흩날리는 눈을 바라보며 안성에서 계북 넘어가는 19번 국도의 솔재 버스승강장 한켠에 차를 두고 절개지에서 가시덤불들을 뚫고 능선으로 오르니 덕유산쪽으로는 짙은 구름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회초리같은 매서운 가지에 뺨을 맞으며 잡목들을 이리저리 헤치고 무덤 한기가 있는 674.0봉으로 오르면 오래된 삼각점(무주450/1985재설)이 놓여있고 나뭇가지 사이로 갈 능선쪽의 영풍저수지가 모습을 보여 방향을 잡아준다.
조금 되돌아 북쪽으로 꺽어 간벌된 나무들이 덮고있는 사나운 산길을 지나 황토에 미끄러지며 인삼밭이 있는 2차선도로로 내려가니 영풍소류지가 바로 옆에 있고 영구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가늠이 된다.
푸릇푸릇한 보리들을 밟으며 발이 쑥쑥 빠지는 밭을 지나 가시덤불 사이로 이어지는 흐릿한 능선을 따라 올라가면 멋진 소나무들로 둘러쌓인 농가들이 펼쳐지고 언뜻 덕유산쪽으로 조금 시야가 트여 뾰족하게 솟은 삿갓봉이 모습을 보여준다.
점점 굵어지는 눈발을 맞으며 선답자들의 표지기들이 붙어있는 가파른 송림길을 천천히 올라 북동쪽으로 지능선이 갈라지는 봉우리(약690m)를 넘어 영구산에서 고듬치재로 이어지는 능선을 보며 북서쪽으로 꺽어진다.



▲ 솔재 승강장



▲ 솔재에서 바라본 덕유산자락



▲ 영풍소류지와 도로



▲ 농가



- 영구산
춘삼월에 아름답게 눈꽃을 맺고있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임도처럼 넓은길을 만나 무명봉(약730m)으로 올라서니 고산처럼 허옇게 눈을 덮고있는 영구산이 앞에 서있고 눈이 녹아 파란 야산들에 둘러쌓인 신송리의 농가들이 보여서 대비가 된다.
점차 많이 쌓여있는 눈을 밟으며 두리뭉실한 영구산(802.3m) 정상으로 올라가면 삼각점(무주316/1983재설)이 놓여있고, J3클럽의 작은 정상판 하나만이 나무에 걸려있으며, 명덕봉과 문필봉쪽으로도 길이 뚜렸하게 나있다.
의논 끝에 2.5km 떨어진 문필봉까지의 왕복은 포기하고, 돌배주와 막걸리로 땀을 식히고 약간 되돌아 남쪽 능선으로 들어가 흐릿한 산길을 내려가니 여기저기로 지능선이 갈라지고 짙은 안개가 사방을 가리고 있어 신경을 쓰며 방향을 잡는다.
벌써 축축하게 젖어 에이어 오는 발가락들을 꼼지락거리며 남동쪽으로 지능선이 갈라지는 봉우리(약730m)에 올라 용도 모를 노란 줄들이 쳐져있는 산길을 떨어져 내려가면 오늘 처음으로 마이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온통 간벌된 나무들로 덮혀있는 길 없는 능선을 짜증을 참으며 어렵게 내려가니 눈은 점차 그치고 나무에서는 눈녹은 물방울들이 마치 봄비처럼 뚝뚝 소리내며 떨어져 애잔한 흘러간 봄노래를 흥얼거려 본다.



▲ 눈꽃



▲ 영구산 정상



▲ 영구산 정상판



- 성주봉
616봉을 넘어 푹 패인 임도가 지나가는 고듬치재를 건너고 시야가 트이는 전망대로 올라서면 영구산에서 지나온 능선이 펼쳐지고 날이 점차 개이며 가려있던 능선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길도 없는 능선을 헤치고 삼각점(무주451/1983재설)이 있는 670.5봉을 넘어 젖은 낙엽에 연신 미끄러지며 남서쪽으로 사면을 치고 내려가니 등로는 점차 서쪽으로 자연스럽게 휘어진다.
멀리 성주봉 정상의 산불초소를 바라보며 갈림길에서 서쪽으로 꺽어 급한 절개지를 조심스럽게 내려가 13번국도를 건너고 진흙에 쭉쭉 미끄러지며 사면을 치고 능선으로 붙는다.
20여분 땀을 흘리며 가파른 능선을 치고 553봉에 올라 천반산쪽 마루금은 잠시 미루고 북쪽으로 꺽어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여서 지나온 영구산이 잘 보이고 영구산에서 진행할까 고민했었던 문필봉은 그저 약간 튀어나온 특징 없는 봉우리로 앞에 나타난다.
무명봉(약570m)을 넘어 잡목들을 헤치며 내려가니 온통 벌목된 산불지대가 나오는데 조망은 거칠 것이 없어 앞에 천반산의 자태가 가깝게 보이고 흰눈을 쓰고있는 고산과 죽도쪽으로 600봉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암릉이 한눈에 들어온다.
넝쿨에 발목을 걸려가며 벌목지대들을 통과하고 산불초소에 공사쓰레기들이 지저분하게 널려있는 성주봉(511.1m)으로 올라가면 삼각점(무주350/1988재설)이 있고 다녀간 분들의 표지기 몇장만이 걸려있다.



▲ 고듬치재



▲ 전망대에서 바라본, 영구산에서 이어온 능선



▲ 마루금에서 벗어나 있는 성주봉



▲ 전망대에서 바라본 깃대봉



▲ 13번국도



▲ 성주봉 전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천반산



▲ 성주봉 전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고산



▲ 성주봉 전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영구산



▲ 성주봉 정상



▲ 성주봉 삼각점



- 천반산
서둘러 553봉으로 돌아와 막걸리에 김밥 한줄로 점심을 먹고 잡목들을 헤치며 흐릿한 산길 따라 차량통행이 뜸한 2차선도로로 내려가니 '천향로'란 작은 안내판이 걸려있다.
왼쪽으로 억새 사이의 흐릿한 길로 들어 간벌된 나무들이 깔려있는 능선을 어렵게 뚫고 둔덕으로 올라서면 멀리 구름에 덮힌 남덕유산이 모습을 나타내고, 수락봉에서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산봉들이 가깝게 펼쳐지며, 뒤로는 금남호남정맥의 산줄기가 하늘금을 그린다.
쓰러진 나무들이 덮고있는 묵은 임도고개를 건너고 잡목들을 헤치며 가파른 능선길을 올라가니 점차 길이 뚜렸해지며 지역산악회의 표지기 한장도 걸려있다.
한동안 진땀을 흘리며 가파른 산길을 타고 593봉으로 올라가 천천면의 남서쪽 지능선에서 나타난 등로와 만나서 안부로 내려가면 이정표가 서있고 반질반질한 길이 이어진다.
밧줄이 걸려있는 가파른 바위지대를 한동안 지나 대동세상을 꿈꾼 정여립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천반산(646.9m)으로 올라가니 공터에 벤치 2개와 삼각점(무주314/1983복구)이 놓여있고 휴일인데도 텅 비어있어 적막한 분위기가 든다.



▲ 천향로로 내려서며 바라본 고산



▲ 천향로



▲ 전망대에서 바라본 깃대봉, 수락봉, 시루봉



▲ 임도고개



▲ 천반산 정상



- 암릉
정상주 한모금씩을 마시고 아기자기한 바위지대 따라 죽도쪽으로 내려서면 전망바위가 나오는데 쫑긋한 두귀를 가진 마이산이 정면으로 모습을 보이고 금남호남정맥의 산줄기들이 시원하게 펼쳐져 발길을 잡는다.
안부에서 우회길을 버리고 말바위라고 하는 아찔한 벼랑으로 올라가니 구불구불한 구량천이 내려다 보이고 고산으로 이어지는 덕유지맥의 산봉들이 한눈에 들어와 감탄사가 나온다.
이어지는 바위지대를 지나 밧줄을 잡고 575봉의 성터를 지나서 죽도로 이어지는 한적한 산길을 따라가면 정여립장군이 말을 타고 넘었다는 두개의 뜀바위가 앞에 나타난다.
수려한 암봉을 바라보며 밧줄들이 걸린 바위지대를 휘돌아 노송들이 서있는 암봉 위로 올라서니 진녹색으로 굽이치며 흐르는 금강이 발아래로 보이고 앞에는 독재봉에서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험한 암벽들이 멋지게 펼쳐진다.
아름다운 산하에 연신 감탄하며 비장한 마지막 소주를 꺼내 돌려마시고 끝없이 나타나는 바위지대를 뚝 떨어져 내려가면 점점 죽도가 발아래로 모습을 보이고 인삼밭들과 섬자락을 휘도는 임도가 눈에 들어온다.



▲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마이산



▲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금남호남정맥의 산줄기



▲ 전망바위에서의 장수쪽 조망



▲ 말바위에서 바라본 고산과 구량천



▲ 말바위에서 바라본 고산과 덕유지맥의 산줄기



▲ 뜀바위



▲ 뜀바위 정상



▲ 뜀바위에서 바라본 금강과 마이산



▲ 뜀바위에서 바라본 독재봉



▲ 암릉에서 바라본 죽도 절개지



▲ 암릉에서 바라본 대덕산과 죽도



- 죽도
조금 까다로운 미끄러운 바위지대를 조심해서 통과하고 완만해진 산길 따라 이정판이 서있는 죽도변 임도로 내려가니 인공으로 뚫었다는 바위절개지가 앞에 보이고 주위의 깍아지른 암벽들이 절경을 이룬다.
임도를 따라가 등산화를 벗고 찬물에 잠긴 시멘트다리를 건너서 인삼밭과 간벌된 나무들이 쌓여있는 시멘트임도를 올라가다 안부쯤에서 너덜사면을 치고 올라가면 비박하기 좋은 빈 동굴 하나도 나타난다.
나무들을 잡아가며 이끼 낀 바위지대를 넘어 죽도 최고봉인 401봉에 올라 석양에 물들어가는 구량천을 내려다보며 마지막으로 간식을 먹고 있으려니 찬바람이 불어와 갈길 바쁜 산객들의 등을 떠민다.
잡목들로 들어찬 흐릿한 능선 따라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무너져가는 흙무덤 두기를 거푸 지나서 금강과 구량천의 실제 합수부를 가늠하여 내려간다.
절벽가에서 금강의 상류부를 바라보다 능선끝의 밭으로 내려가면 금강과 구량천의 물어름이 바로 앞이고 쏴아 하며 흘러가는 이른 봄날의 물소리가 낭랑하게 들려온다.



▲ 인공 절개지



▲ 암벽



▲ 구량천



▲ 시멘트다리



▲ 동굴



▲ 401봉 정상



▲ 금강과 구량천의 물어름



- 49지방도
차바퀴 자국이 나있는, 물들이 넘쳐나는 임도를 따라 몇 안되는 농가들을 만나고 큰바위들이 놓여있는 밭을 지나 대덕산자락의 깍아지른 암벽들을 바라보며 임도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들어선다.
죽도를 건널 생각에 골몰하며 서둘러 절개지까지 갔다가 조금 되돌아 가느다란 죽도폭포를 바라보며 물길을 건너 반대쪽 험한 바위지대로 가보니 수심 깊은 천변에 물에 잠긴 시멘트소로가 보인다.
다시 등산화를 벗고 물에 잠긴 소로를 조심스레 통과해 이어지는 소로를 타고 임도로 올라와 민박집들을 지나 어두어진 49번 지방도로로 나아가면 바로 죽도마을 입구의 안내판이 보인다.
한대 밖에 없는 동향택시 대신 진안택시를 부르고 찬바람에 몸을 떨며 전에 고산에서 내려왔던 지점을 두리번거리고 있으려니 건너편 산자락의 불빛 몇개가 산중의 오아시스처럼 오지를 밝히고 있다.



▲ 농가



▲ 밭



▲ 절개지와 죽도폭포



▲ 절개지



▲ 물에 잠긴 시멘트소로



▲ 시멘트소로



▲ 죽도마을 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