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27일 (일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장평터미널(06:32-08:20)
방림교(08:48)
633.2봉(09:30)
말다리재(09:53)
728봉(10:31)
718.7봉(11:26)
732봉(11:33)
876봉(12:30)
960봉(12:39)
968.9봉(12:47)
960봉(12:56)
원당치(13:25)
임도(13:29)
984.7봉(13:52)
먹골재(14:02)
헬기장(14:40)
1263봉(14:50)
백덕산(15:03)
1258봉(15:32)
능선갈림길(16:01)
856.7봉(16:29)
973봉(17:10)
965봉(17:16)
중무치(17:21)
수정산(17:36)
임도(18:16)
음지말(18:21)
평창터미널
동서울터미널(19:05-21:48)
◈ 도상거리
18km
◈ 산행시간
9시간 33분
◈ 산행기
- 633.2봉
장평터미널에서 30분 뒤에 있는 방림행버스를 탈까 하다가 아무래도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아깝지만 택시를 탔는데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다. (24,000원)
가늘게 뿌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방림초교를 지나고 뇌운계곡의 입구인 방림교를 지나자 마자 공중화장실 앞에서 내려 배낭커버만 한채 절개지로 들어선다.
나무들을 잡고 능선으로 붙어 무덤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다 가파르게 사면을 치고 올라가니 예보와는 달리 빗줄기는 더욱 거세지고 숲은 후텁지근해 구슬땀만 줄줄 흐른다.
우중충한 바위지대들을 우회하며 올라가면 '평창읍계 종주' 표시기가 걸려있고 '평창군 하천기맥'이란 이상한 이름의 표지기도 보이는데 기맥이 많기는 하지만 무슨 뜻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잡목들을 헤치며 길 없는 능선을 넘어 좁은 정상에 낡은 삼각점만 있는 633.2봉으로 올라가니 운무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뇌운계곡쪽에서 포클레인이 공사하는 소리만 들려온다.
▲ 방림교
▲ 평창강
▲ 633.2봉 정상
- 728봉
북동쪽으로 방향을 잡아 연달아 나타나는 미끄러운 바위지대들을 조심스럽게 넘어 내려가면 노송들이 서있는 바위전망대들이 나오는데 평창강이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다 보인다.
티브이안테나들을 지나서 좌우로 길이 뚜렸한 말다리재로 내려가니 온쪽으로 '음지봉' 팻말이 서있고 갈쪽으로는 '양지봉' 팻말이 있어 주민들이 자주 찾는 곳임을 깨우치게 해준다.
간벌된 나무들이 깔려있고 누렇게 메마른 이파리들이 황량하게 보이는 능선을 가파르게 올라가다 잠시 숨을 고르고 서있으면 모자챙에서는 빗물이 뚝뚝 떨어지고 턱에서는 쉴새 없이 땀이 떨어진다.
능선을 막고있는 벌목들을 피해가며 아마 양지봉인듯 한 728봉으로 올라가니 큰 소나무 한그루만 서있고 베어진 나무턱이 앉은뱅이 의자처럼 가운데에 놓여있다.
뚜렸한 남릉을 조심해서 마구 간벌되어 쌓인 나무들을 뚫고 북서쪽으로 내려가 키를 넘는 숲을 헤치면 몸은 비에 완전히 적셔지고 안경은 물이 흘러 앞이 보이지 않는다.
▲ 말다리재
▲ 말다리재
▲ 암릉
▲ 728봉 정상
- 960봉
보라색 꽃을 맺고있는 울창한 싸리나무숲을 능선만 가늠하고 몸으로 밀어가며 흐릿한 족적을 이리저리 따라가니 이 적적한 산중 한구석에 누군가 나무들을 울타리처럼 끈으로 매어놓은 흔적이 보여 웃음이 난다.
한동안 앞도 트이지 않는 밀림을 뚫고가다 봉우리에 올라서서 혹시나 하고 나무들을 헤치면 오래된 삼각점이 숨어있어 718.7봉으로 확인되는데 벌목되지도 않아 여간해서는 찾기 힘들어 보인다.
다시 나타난 벌목들을 피해가며 앞에 있는 732봉으로 올라가면 처음으로 평창군의 '산불조심' 플래카드 한장이 붙어있고 조금씩 족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허벅지에 척척 감겨오는 바지자락을 떼어가며 적막한 산길을 따라가다 험준한 암릉들을 우회하며 덤불 무성한 가파른 바위지대를 나무들을 잡고 올라가니 힘들어 땀이 줄줄 흐른다.
바위지대들을 이리저리 우회하며 힘겹게 960봉으로 올라가면 울창한 수림속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무명봉인데도 의외로 '700산 신명호'의 표지기 한장이 걸려있다.
▲ 718.7봉 삼각점
▲ 960봉 정상
- 984.7봉
일단 동쪽으로 꺽어 거대한 암벽을 왼쪽으로 우회하고 검은 바위지대들을 돌아넘어 울창한 나무들을 뚫고 마루금에서 벗어나 있는 968.9봉으로 올라가니 삼각점이 있고 표지기 두어개가 산객을 맞아준다.
갈림길로 돌아와 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바위지대들을 우회하고 높은 벼랑을 왼쪽으로 길게 피해서 돌아 내려가면 암릉은 끝나고 완만한 육산길이 이어진다.
진록색으로 눈부시게 펼쳐지는 초지를 내려가다 소주 한컵으로 추위를 달래고 단 참외 하나를 까서 먹고 있으니 검은등뻐꾸기는 예나 다름없이 구성지게 울며 짝을 찾는다.
완만한 산길 따라 좁은 임도가 넘어가는 원당치를 지나고 임도 따라 산허리를 도는 넓은 임도와 만나서 나무들을 잡고 미끄러운 절개지를 간신히 올라 붙는다.
산악회의 표지기들이 보이는 뚜렸하고 가파른 산길을 따라가다 베어진 나무들과 빽빽한 가시덤불을 뚫고 984.7봉으로 올라가 숨어있던 삼각점(평창444/1989복구)을 확인한다.
▲ 968.9봉 정상
▲ 원당치
▲ 임도
▲ 984.7봉 정상
- 백덕산
뚜렸해진 산길 따라 976봉을 넘어 일반등로인 먹골재로 내려가면 이정표가 서있는데 백덕산까지 3.2km라 적혀있고 왼쪽의 원당계곡으로도 길이 뚜렸하게 나있다.
진훍에 죽죽 미끄러지며 가파른 능선을 올라 바위지대들을 우회하며 통신시설이 있는 넓은 헬기장봉으로 올라가니 건축자재들이 쌓여있고 먹골쪽으로 등산로가 갈라진다.
계속 바위지대들을 우회하며 문재쪽 등로와 만나는 1263봉을 지나 빗물에 쓸려서 점차 아파오는 살갗을 느끼며 인적 끊어진 산길을 서둘러 올라간다.
몇년전 눈덮힌 겨울에 지났던 기억을 되살리며 험한 암벽지대를 오른쪽으로 우회해서 백덕산(1348.9m)으로 올라가면 텅 비어있고 낯익은 삼각점과 정상석이 반겨준다.
멀리 배거리산과 삼방산쪽으로 조망이 좋았었던 생각을 부질 없이 떠올리다 찬바람만 불어오고 비안개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정상을 서둘러 내려간다.
▲ 먹골재
▲ 헬기장봉
▲ 백덕산 정상
- 856.7봉
안내판들이 걸려있는 산길 따라 암릉을 우회하며 안부로 내려가 간식을 먹으며 쉬고 '위험등산로' 안내판이 서있는 1258봉에 올라 이어지는 백덕지맥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꺽어 들어간다.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뚜렸한 산길을 따라가다 큰 암릉을 오른쪽으로 길게 돌아 내려가면 바위지대는 끝이 나고 시종 완만하고 호젓한 산길이 이어진다.
능선갈림길에서 941봉으로 이어지는 남릉을 조심해서 왼쪽으로 꺽어 흐릿한 족적을 내려가니 멈춘 듯 했던 비가 쏴아하고 숲을 울리며 다시 쏟아진다.
안부에서 송전탑이 서있는 낮은봉을 넘어 빽빽한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가파르게 856.7봉으로 올라 무성한 잡목들을 뚫고 숨어있던 삼각점(443재설/77.6건설부)을 찾는다.
조금 되돌아 나와서 북동쪽으로 능선을 찾아 '평창읍계 종주' 표지기들이 간간이 달려있는 흐릿한 능선을 신경 쓰고 따라가면 종일 비에 젖은 몸이 조금씩 떨려온다.
- 수정산
낮은봉을 넘고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가다 절벽처럼 가로막는 바위지대들을 돌아 나무들을 잡고 된비알을 한발한발 올라가니 입에서 단내가 나고 진땀이 떨어진다.
973봉을 힘겹게 넘고 조금 떨어진 965봉으로 올라가면 신랑봉과 각시봉에서 이어지는 능선이 만나는 곳인데 오른쪽 사면으로 돌았던 기억이 나고 역시 길은 보이지 않는다.
쓰레기들이 널려있는 중무치를 지나고 뚜렸해진 사면길 따라 수정산(989.6m)으로 올라가니 넓은 정상에 낡은 삼각점과 작은 정상석이 놓여있고 역시 비구름에 조망은 가려있다.
원래는 소고개와 핏대봉을 넘어 직접 평창으로 내려가려던 계획이었지만 날씨도 안좋고 몸이 여기저기 쓸리고 아파서 막차를 핑계삼아 음지동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음지동으로 이어지는 두갈래 길중에서 일전에 진행했었던 조둔리쪽의 등로 대신 이정표상 북쪽으로 이어지는 산길로 들어서면 뚜렸하고도 완만한 산길이 기분좋게 이어진다.
▲ 수정산 정상
- 음지동
멈췄다가 후두둑거리며 생각난 듯 떨어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밧줄들이 걸려있는 산책길을 따라가니 비구름이 걷히며 처음으로 수정산이 나뭇가지 사이로 뾰족한 모습을 보여준다.
음지동 맞은편의 산줄기를 바라보며 한적한 낙엽송숲을 뚝 떨어져 서둘러 내려가면 바람이 청정하기는 하지만 쓸린 넓적다리가 너무나 아파 신음이 나온다.
무덤들을 지나고 쇄석 깔린 임도와 만나서 음지동으로 내려가니 시멘트도로에 이정판이 서있고 저밑 마을 어귀에는 정자와 함께 큰 등산로 안내판이 모습을 보인다.
2006년 초겨울에 수정산에서 내려와 택시를 불러달라고 부탁하고 더운 커피까지 얻어 마셨던 노부부의 농가로 들어가 인사를 드리고 이런저런 산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그제서야 비는 그치고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평창터미널 화장실에서 후줄근하게 젖은 상의를 갈아입고 전에 없던 19시 5분 서울 버스표를 끊고는 캔맥주를 사러 가게를 찾아 다니다가 시간에 쫓겨 그냥 버스에 올라탄다.
▲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수정산
▲ 음지동
▲ 음지동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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