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Ⅲ)

이름 붙은 봉우리도 놓친 산행 (망봉-무룡산-삿갓봉-시루봉)

킬문 2010. 7. 28. 12:22

2010년 7월 25일 (일요일)

◈ 산행경로
창동(03:10)
신내동
원통사교(03:35-07:04)
무명봉(07:52)
망봉(08:01-08:28)
1109봉(08:37-09:02)
삼거리안부(09:12)
1428봉(10:36)
무룡산(10:48-11:17)
삿갓골재(12:02)
점심(-12:50)
삿갓봉(13:19)
구멍바위(13:26-13:45)
1259봉(13:52)
1278봉(14:18)
능선갈림길(14:53)
원통사안부(15:30)
1154봉(16:04)
시루봉(16:23)
1154봉(16:40)
약1110봉(16:50-17:07)
계곡(18:16)
원통사교(18:30)
안성
창동(23:25)

◈ 도상거리
16km

◈ 산행시간
11시간 26분

◈ 동행인
캐이, ddc

◈ 산행기

- 망봉
매번 들르는 금산휴게소에서 변함 없이 라면으로 아침을 먹고, 오락가락하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덕유산IC를 빠져나와 칠연폭포 가기 전에 명천리마을로 들어가 원통사교를 건너 차를 세운다.
여기에도 4대강 사업의 영향을 받는지 명천호 댐의 증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플래카드를 씁쓰름하게 쳐다보며 개울을 건너 잡초들에 등산화를 적셔가며 수로를 건넌다.
일가인 남평문씨의 묘도 한 기 있는 무덤 자락으로 붙어 잡목들을 헤치며 선답자들의 표기기도 보이는 숲으로 들어가 능선만 가늠하고 올라가니 습도가 높아서인지 시작부터 진땀이 줄줄 흐른다.
임도를 건너고 국립공원의 표시석을 만나서 검은 그물 망이 걸려있는 철조망을 따라가면 점차 족적이 뚜렷해지지만 잔뜩 찌푸린 회색 하늘에 기운도 없어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거친 바위 지대들을 휘어돌아 공터가 있는 무명봉에 올라서 숨을 고르며 땀을 딱다 금새 날파리와 산모기들이 몰려들어 냄새 고약한 목초액을 모자와 배낭에 뿌린다.
가파른 산길을 지나고 멋진 전망대 바위에서 짙은 비구름만 바라보다 망봉(1046.5m)으로 올라가니 공터에 삼각점(무주328/1989복구)과 부러진 금속 막대가 있고 작은 정상판이 나무에 걸려있으며, 누군가 나무들도 잘라 주변을 정리해 놓았다.



▲ 망봉줄기



▲ 들머리의 무덤가에서 바라본 명천리마을



▲ 첫 무명봉



▲ 망봉 정상



▲ 망봉 정상판



- 1428봉
샤베트처럼 얼은 맥주를 돌려마시고 아름드리 적송들이 즐비한 완만해진 산길을 따라가면 청정한 바람이 땀을 말려주고 시야도 트이기 시작해 점차 컨디션이 돌아온다.
흰구름에 덮혀있는 양악리 일대와 영구산줄기가 잘 보이는 헬기장을 지나고 1109봉을 넘어 안부로 내려가니 왼쪽의 칠연폭포쪽으로 많은 표지기들과 함께 뚜렷한 등로가 갈라진다.
다시 왼쪽의 등로를 지나쳐 흐릿하게 이어지는 족적을 살펴가며 가파르게 산죽 숲을 뚫고 올라가면 밤새 맺힌 빗방울로 몸은 금방 흠뻑 적셔진다.
중간중간 족적이 사라지는 빽빽한 산죽 숲을 몸으로 밀며 무명봉으로 힘겹게 올라서니 전망 트이는 바위 지대가 나오고 비구름 사이로 주능선이 바라보인다.
억센 관목들이 들어찬 절벽 지대를 조심해서 통과하고 안부에서 험한 바위 지대를 왼쪽으로 우회하며 주능선 상의 1428봉으로 올라서면 새파란 하늘이 기분 좋게 나타나고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와 가슴이 트인다.



▲ 적송군락



▲ 헬기장에서의 양악리쪽 조망



▲ 1428봉 오르며 바라본, 지나온 산줄기



- 삿갓봉
바위에 앉아 찬 맥주를 마시고 있으려니 무룡산과 삿갓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과 시루봉으로 꺾어지는 지능선이 가깝게 펼쳐지고, 월봉산과 금원산으로 향하는 남강기맥의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며, 호음산줄기 너머로 대덕산 쪽 백두대간이 아련하다.
빗물이 고여있는 산길 따라 반대에서 오는 산님들을 지나쳐 조망 트이는 나무 계단들을 타고 무룡산(1491.9m)으로 올라가면 삼각점(무주27/1987재설)과 정상석이 반겨주고 북상면의 호음산과 시루봉줄기가 가깝게 펼쳐지며 월봉산의 수리덤이 멋지게 보인다.
햇살 따가운 나무 데크를 지나 노란 원추리들과 여러 야생화들이 피어있는 천상의 화원을 내려가니 밑으로는 다람봉과 또다른 시루봉을 지나 무룡산에서 산수교로 이어져 내려가는 지능선이 시야에 들어와 가슴이 설레어진다.
오랜만에 덕유산 주능선의 한가로운 정경을 만끽하며 단체 등산객들로 북적이는 삿갓골재 대피소로 내려가 김치찌개를 끓여 소주를 마시고 햇반과 라면으로 푸짐하게 점심을 먹는다.
부른 배에 힘들어하며 가파른 산길을 지나 우회로의 삿갓봉 이정판을 만나서 삿갓봉(1419m)에 올라 남덕유산과 서봉의 옹골찬 모습을 바라보고 이정판으로 돌아와 흐릿한 족적을 찾아 서릉으로 들어간다.



▲ 1428봉에서 바라본 무룡산



▲ 1428봉에서 바라본 북상면의 시루봉



▲ 1428봉



▲ 전망대에서 바라본, 삿갓봉에서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 무룡산 올라가며 바라본, 위부터 호음산줄기와 833.7봉줄기 그리고 시루봉줄기



▲ 무룡산 정상



▲ 무룡산



▲ 초원



▲ 초원



▲ 전망대에서 바라본 남령과, 월봉산에서 황석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전망대에서 바라본 삿갓봉



▲ 삿갓골재대피소



▲ 삿갓봉 정상



▲ 삿갓봉에서 바라본, 산수교로 이어지는 지능선



▲ 삿갓봉에서 바라본 남덕유산과 서봉



▲ 삿갓봉에서 바라본, 서봉에서 또다른 삿갓봉(769.3m)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삿갓봉에서 바라본 금원산과 월봉산



- 시루봉
우려와는 달리 점차 뚜렷해지는 산죽 숲길을 신경을 쓰며 따라가면 표지기들도 걸려있고 잠시 후 선답자들의 산행기에서 봤던 큰 구멍이 뚫린 기암이 나타난다.
안부에서 1259봉을 넘고 빽빽한 산죽과 넝쿨들을 헤치며 바위 하나가 서있는 1278봉으로 올라가니 시야가 트여서 양악호가 잘 보이고 내려온 삿갓봉은 흰구름을 쓰고 우뚝하게 서있다.
흐릿하게나마 끊이지 않고 나타나는 죽적을 보며 특징 없는 산죽 숲을 뚫고 봉우리들을 넘어 내려가면 능선은 왼쪽으로 크게 휘어지며 이어진다.
전망대에서 뾰족한 1154봉과 납작한 시루봉을 바라보고 뚝 떨어져 안부로 내려가니 오른쪽의 원통사 방향으로 표지기들이 달린 뚜렷한 등로가 갈라진다.
다시 땀을 흘리며 명천안산 갈림길을 지나서 험한 바위지대들을 넘고 노송이 서있는 아찔한 절벽을 지나 암봉으로 이루어진 1154봉으로 올라가면 구덩이 하나가 파여있고 삿갓봉에서 이어온 산줄기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배낭을 벗어놓고 흐릿한 족적을 보며 500미터 떨어진 시루봉(1105.4m)으로 올라가니 넓은 헬기장에 삼각점(무주318/1988재설)이 있고 작은 정상판만이 나무에 걸려있으며 조망은 가려있다.



▲ 시루봉 갈림길의 안내판



▲ 구멍바위



▲ 전망대에서 바라본, 구름에 가린 삿갓봉



▲ 1259봉에서 바라본 삿갓골재



▲ 1278봉에서 바라본 양악호



▲ 1278봉에서 바라본 망봉과 지나온 능선



▲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루봉과 1154봉



▲ 1154봉에서 바라본, 오른쪽의 1278봉에서 이어온 능선



▲ 시루봉 정상



▲ 시루봉 정상판



- 명천안산
서둘러 1154봉으로 돌아와 달디단 참외 하나씩을 까먹고 갈림길에서 북동릉으로 들어가 바위지대들을 지나면 먹구름이 몰려오고 후두둑거리며 다시 빗줄기가 내려오기 시작한다.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완만한 산길 따라 공터가 있는 약 1110봉으로 올라가니 생뚱맞게도 나무에 대구 신암산악회의 명천안산 정상판이 붙어있어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봉우리에서 북서쪽으로 꺾어 내려가면 갑자기 폭우가 퍼붓기 시작하고, 빗물이 안경을 가려 내리막에서 두어번 미끄러지지만 다행히 등로가 뚜렷해 안심이 된다.
앞이 안보이는 빗속에서 바위 지대들을 돌고 우회하며 완만한 능선을 떨어져 내려가다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오른쪽 사면 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능선만 가늠하고 꺾어진다.
지형도 상으로도 애매모호한 명천안산(843.8m)의 위치를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도드라진 곳은 올라가 눈에 불을 밝히며 삼각점을 찾아보지만 뚜렷한 봉우리도 없고 삼각점이 있을만한 지형도 안나온다.



▲ 잘못 부쳐진 정상판


- 관수대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한동안 능선만 가늠하고 떨어져 내려가니 빗줄기는 약해지지만 명천안산을 찾지 못해 찜찜한 기분이 영 떨궈지지 않는다.
길 없는 잡목 숲을 헤치다 왼쪽의 계곡으로 떨어지고, 맑은물이 철철 흘러가는 계곡을 따라 내려가 상수원보호지 경고판을 지나면 곧 농가들이 나타나며 앞에 타고온 승합차와 망봉이 모습을 보인다.
옥수수밭을 가로질러 원통사교로 돌아와 명천호에서 누런 흙;탕물이 밀려 내려오는 계곡을 바라만 보다 그냥 식당 입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빗물로 대강 몸을 딱고 만다.
옆의 관수대라는 고색창연한 정자에서 옷을 갈아입고 안성으로 나와 달랑 한수만 캔 더덕으로 술을 만들어 맛갈진 돼지불고기로 저녁을 먹는다.



▲ 원통사교



▲ 관수대



▲ 관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