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ⅳ)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 (홍도산-국사봉-정금산)

킬문 2011. 3. 3. 12:32

2011년 2월 28일 (일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역
원주역(23:00-00:21)
횡성(05:28-05:50)
횡성읍사무소(06:21)
232봉(07:06)
280봉(07:21)
시멘트소로고개(07:40)
홍도산(07:59)
1차선도로고개(09:03)
소군리고개(09:31)
양안치(10:08)
국사봉(11:01)
마루금복귀(12:15)
오재울고개(12:28)
414봉(12:59)
쇠김재(13:38)
정금산(14:10)
493.5봉(15:32)
478봉(16:07)
고락고개(17:07)
횡성
원주역
청량리역(19:34-20:58)

◈ 도상거리
16km

◈ 산행시간
11시간 46분

◈ 산행기

- 홍도산
찜질방에서 잠깐 잠을 자고 새벽부터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원주역과 닿은 도로 왼쪽의 승강장에서 첫 2번버스를 타고 횡성에서 내리니 겨울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어 심란해진다.
우장을 단단히 차리고 읍사무소를 찾아가 옆의 보건소를 지나면 바로 '산수골등산로' 안내도가 나오고 나무계단길이 편하게 이어지는데 내리던 비는 점점 눈으로 변해 마음이 조금 놓인다.
금방 흰눈으로 덮히기 시작하는 주민들의 산책로를 한동안 따라가다 280봉에서 밤나무과수원으로 떨어지고 농가를 정문으로 슬며시 빠져나와 질가마골로 이어지는 시멘트소로 고개에서 무덤 뒤로 들어간다.
흐릿한 능선을 타다가 오른쪽에서 오는 일반등로와 만나 삼거리에서 북쪽으로 꺽어 작은 나무판이 걸려있는 마옥저수지 갈림길을 지나고 마루금에서 500미터 떨어져 있는 홍도산(334.7m)으로 올라가니 공터에 운동시설들이 있고 글씨를 알아보기 힘든 삼각점이 반겨준다.



▲ 들머리



▲ 밤나무농장



▲ 홍도산 정상



- 양안치
갈림길로 돌아와 나란히 뻗은 두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약간 북쪽에서 꺽어지는 능선으로 들어가면 곧 계곡이 나와 오른쪽 능선이 마루금이라 판단해 가시나무들을 헤치고 그냥 묵은 임도로 내려간다.
조금만 내려가면 곧 도로가 나올 거라고 생각만 하고 오른쪽으로 마을 사이의 무성한 덤불숲들을 횡단하고 낮은 봉우리로 올라가 개들이 짖어대는 마을로 내려가니 엉뚱하게도 고개에서 500미터는 떨어진 19번국도 사거리여서 어이가 없어진다. (나중에 복도를 해보니 잘 찾아갔는데 뚝 떨어지는 안부를 계곡으로 착각해서 오른쪽의 마을로 빠졌음)
쉬지않고 내려오는 눈을 맞으며 옥동마을을 지나고 오리식당이 있는 마루금상의 1차선도로인 고개로 올라가 북능으로 들어 278봉 가기 전에서 오른쪽으로 꺽어 시멘트도로에 농가가 있는 소군리고개로 내려간다.
여기에서도 판단을 잘못해 마루금과 나란한 오른쪽 도로로 꺽어져 한우농장들을 따라가면 곧 양안치쪽으로 도로가 갈라지는데 구제역 방역으로 출입통제가 되어 하는 수 없이 계속 멀어지는 도로만 따라가게 된다.
예상대로 다시 지나왔던 19번국도 사거리 쯤으로 떨어져 국도 따라 1.5km 위의 양안치로 힘겹게 올라가 막걸리를 한모금 마시고 있으려니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는 말이 생각나 쓴웃음이 나온다.



▲ 옥동마을과 이어지는 도로고개



▲ 양안치



- 국사봉
가파른 절개지를 기어올라 시멘트임도를 만나고, 하염 없이 내려오는 눈을 맞으며 임도를 따라가면 온통 설국이 펼쳐지며 눈을 쓰고있는 낙엽송 군락들이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 핑계김에 배낭을 내리고 막걸리를 벌컥인다.
한동안 임도를 따라가다 능선으로 붙어 간벌된 나무들을 헤치며 국사봉(497.0m)으로 올라가니 무인산불시설과 산불초소가 있고 삼각점은 수북한 눈에 덮혔는지 찾을 수 없다.
조망이 좋을듯한 정상을 기웃거리다 남쪽으로 내려가 북동으로 휘어져 다시 동쪽으로 꺽어지는 애매한 지점들을 찾다보면 능선에는 눈만 쌓여있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아 난감해진다.
다행히 처음으로 선답자의 표지기 한장이 걸려있는 능선을 찾아 방향만 맞추며 한동안 내려가니 계곡이 나오고 농장들이 보이는데 오른쪽으로 마루금이 보인다.
지계곡을 힘겹게 치고 능선으로 붙어 땀을 딱으며 내려가면 움푹 패인 비포장임도가 넘어가는 오재울고개가 나오고 잘못 내려가며 보았던 녹색 농가가 지척으로 보인다.



▲ 국사봉자락



▲ 국사봉자락



▲ 국사봉 정상



▲ 오재울고개



- 정금산
미끄러운 습설에 몇번이고 넘어지며 414봉으로 올라가 추위에 몸을 떨며 남은 막걸리를 다 마시고 잦은 실수로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해 죽림산까지 가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눈 덮힌 바위지대들을 지나 가파른 낙엽길에 벌벌 기며 임도가 지나가는 쇠김재(용둔재)로 내려가니 밭들이 가깝고 앞에 정금산이 구름에 가려있다.
연신 낙엽과 눈에 미끄러지며 가파른 능선을 지나고 남쪽으로 꺽어 눈꽃이 맻혀있는 정금산(478m)으로 올라가면 외로운 케른에 작은 안내판 하나가 꽂혀있으며 조망은 가려있다.
북동쪽으로 꺽어지는 능선을 찾으려 돌아다니다 정상 바로 전에서 방향만 맞추고 내려가며 앞에 보이는 마루금으로 치고 올라가는데 아마 정상에서 뚜렸한 남릉으로 등로가 이어지는 것 같다.
간간히 서있는 안내판들을 보며 새말재를 지나고 북쪽으로 올라가니 눈이 그치면서 오랫만에 날이 개어 너른 횡성호가 내려다 보이고 국사봉과 지나온 마루금이 흐릿하게 펼쳐진다.



▲ 정금산 정상



▲ 새말재



▲ 횡성호



▲ 국사봉과 지나온 산줄기



- 493.5봉
동쪽으로 방향을 돌려 응골재와 석고지골이란 안내판들을 거푸 지나고 발목까지 눈에 빠져가며 493.5봉으로 올라가면 푯대봉이라 적혀있고 삼각점(청일319/1989복구)이 놓여있으며 고락고개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내려다 보인다.
정상을 조금 되돌아 내려가 남쪽으로 꺽어 노송들이 서있는 478봉을 넘고 칼날암릉을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해서 통과해 다음의 봉우리에서는 뚜렸한 길을 버리고 동쪽으로 꺽어진다.
급한 능선길에 아이젠을 했다가 바닥에 눈이 크게 뭉치며 더 잘 미끄러져서 벗게되지만 죽림산을 포기하니 이제 여유가 생겨 나무들을 잡아가며 천천히 조심스레 내려간다.
흐릿한 치악산을 바라보며 간벌된 나무들이 거치장스러운 능선을 따라가다 둔덕에서 왼쪽으로 갈라지는 뚜렸한 지능선을 버리고 계속 동릉을 내려가면 고락고개 절개지가 모습을 보이고 차소리가 들려온다.
밑에서 나는 사람 목소리들 들어가며 흐릿한 능선을 떨어져 2차선도로가 지나가는 고락고개로 내려서니 '해성화공'이란 건물이 있고 남정네 몇명이 모여 수다를 떨고 있다.
바로 밑의 정림1리 버스승강장에서 대강 젖은 옷을 갈아입고 앞에 죽림산자락을 바라보며 웬지 금방 고갯마루에 모습을 보일 것 같은 버스를 50분이나 기다리다 추위를 못 이기고 횡성택시를 부른다.



▲ 493.5봉 정상



▲ 493.5봉에서 바라본 고락고개



▲ 고락고개 내려가며 바라본 영월지맥의 산줄기와 뒤의 치악산



▲ 고락고개



▲ 고락고개에서 바라본 죽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