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ⅳ)

횡성에서 오르는 치악산 (덕고산-삼봉-비로봉)

킬문 2011. 3. 8. 13:24
2011년 3월 6일 (일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역
원주역(06:00-07:18)
횡성여고(08:00)
225봉(08:25)
423봉(08:45)
덕고산(09:05)
498봉(09:10-09:16)
473봉(09:33)
임도(09:47)
407봉(10:01)
원주시계갈림길(10:09-10:15)
임도
291봉(10:26)
영동고속도로(10:38)
304봉(10:55)
지천이고개(11:05)
325봉(11:21)
350봉(11:27)
임도(11:39)
402봉(11:54)
점심(11:59-12:18)
384봉
525봉(12:53)
635봉
669.4봉(13:20)
683봉(13:53)
715봉(14:25)
701봉(14:50)
토끼봉(15:29)
투구봉(16:11)
삼봉(16:56)
쥐너미고개(17:13)
주능선(17:35)
비로봉(17:55)
세렴폭포(19:21)
신흥동(20:00)
원주역(20:15-20:50)
청량리역(21:30-22:50)

◈ 도상거리
약 24km (마루금 18.5km, 하산 5.5km)

◈ 산행시간
12시간

◈ 동행인
ddc

◈ 산행기

- 덕고산
원주역 앞에서 2번 버스를 타고 횡성여고에서 내려 정문 왼쪽의 능선 들머리로 들어가 잠시 송림 길을 지나니 벌목지가 나오는데 앞에 횡성의 진산인 덕고산이 우뚝 솟아있다.
반질반질하게 딱인 주민들의 산책로를 따라 '登山路'라 쓰인 쓰잘데 없는 오석을 만나고 산불초소가 있는 225봉으로 올라가면 글씨 없는 삼각점이 놓여있으며 횡성 읍내가 내려다 보인다.
곳곳의 벤치들을 지나 한동안 밧줄들이 걸려있는 급한 산길을 진땀을 흘리며 올라 송호대학 쪽에서 뚜렷한 길이 이어지는 423봉을 넘고 곧 바로 정암리 갈림길을 지난다.
까마귀들의 음산한 울음소리를 들으며 희끗희끗 깔려있는 잔설을 밟고 헬기장으로 되어있는 덕고산(521m)으로 올라가니 정상석과 지형도에 없는 이등삼각점(안흥21/1989재설)이 반겨주고 박무 속에 치악산과 원주 일대가 흐릿하게 펼쳐진다.



▲ 벌목지에서 바라본 덕고산



▲ 423봉



▲ 덕고산 정상



▲ 덕고산 삼각점



▲ 덕고산에서의 원주쪽 조망



- 영동고속도로
쌀쌀해진 바람을 맞으며 남동 쪽으로 방향을 잡아 무자비하게 베어진 송림을 통과해 498봉으로 올라가면 원주시계 종주 표지기 한장이 걸려있고 장뇌삼단지가 있는지 검은 그물망이 능선에 쳐져있다.
지능선들에 조심하며 491봉과 473봉을 넘고 온통 벌목되어 있는 거친 마루금을 약간 생략하고 얼어붙은, 억새 무성한 늪지대를 건너 마주 보이던 임도 가로 바로 치고 올라간다.
임도를 잠시 따라가다 능선으로 붙어 잡목들을 헤치며 동쪽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돌려 407봉으로 올라가 고속도로를 지나가는 차량들의 굉음을 들으며 막걸리 한모금 씩으로 갈증을 달랜다.
케른들이 만들어져 있는 둔덕에서 동쪽으로 꺾어지는 원주 시계와 헤어져 직진해 임도를 건너고 가시나무들을 뚫고 291봉으로 올라가니 영동고속도로가 발아래로 내려다 보인다.
왼쪽으로 사면을 내려가 밭들을 횡단해서 굴다리로 고속도로를 건너 지천이고개로 바로 이어질듯 한 시멘트 도로를 외면하고 시멘트 수로를 타고 능선으로 올려친다.



▲ 473봉



▲ 원주시계 갈림길



- 지천이고개
다시 오래된 포장 도로를 만나서 바로 길 없는 지능선을 치고 304봉으로 올라가면 산불초소가 있고 주인 잃은 의자 하나가 있는데 허옇게 눈으로 덮혀있는 치악산이 역동적인 모습을 나타낸다.
스펫츠를 안 가져온 찜찜함을 떨치며 동쪽으로 흐릿한 능선을 따라가 치악산 갈 때 지나가는 42번국도의 지천이고개로 내려가니 주유소가 있고 본격적인 치악산 산길이 시작된다.
햇살 따사한 무덤들을 지나고 뚜렷해진 산길 따라 325봉으로 올라가면 시야가 트여서 지나온 능선이 잘 보이고 고속도로 너머로 영춘지맥의 낮은 산줄기들이 펼쳐진다.
바위와 노송들이 어우러진 350봉을 넘고 임도를 건너 잡목들을 잡고 길도 없는 능선을 올라가다 삼각점이 있다는 ddc님의 말을 듣고 마루금에서 떨어져 있는 402봉으로 힘겹게 올라가 보지만 삼각점이 있을 지형이 아니다.
안부로 내려가 막걸리와 소주를 마시며 점심을 대강 먹고 384봉을 넘어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는 안부로 내려가니 앞에 669.4봉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능선이 벌떡 서있어 기를 죽인다.



▲ 304봉 정상



▲ 지천이고개



▲ 325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 325봉에서 바라본 영춘지맥의 산줄기



- 669.4봉
온갖 가시나무들을 헤치며 사면을 휘돌아 왼쪽으로 붙어 찬바람을 맞으며 가파른 능선을 힘겹게 올라가면 오른쪽에서 움푹 파인 산길이 나타난다.
땀을 흘리며 525봉을 넘고 처음 나타난 표지기들을 보며 얕은 눈이 깔려있는 미끄러운 깔끄막을 나무들을 잡고 한발한발 힘겹게 딛으며 635봉으로 올라가니 그제서야 669.4봉이 뾰족한 모습을 보인다.
몇번씩이나 미끄러지며 점점 깊어지는 습설을 헤치고 좁은 공터에 납작한 삼각점이 있는 669.4봉으로 올라가면 앞에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긴 산줄기가 흐릿하게 펼쳐진다.
완만해진 능선길 따라 잔봉들을 넘고 힘 빠진 다리를 독려하며 가파르게 683봉으로 올라가니 앞에 715봉이 듬직한 모습으로 서있고, 바람도 그리 차갑지 않아 절기의 변화를 새삼 느끼게 해준다.
적적한 눈길을 지나 표지기들이 달린 왼쪽 사면으로 봉우리를 우회하다 나무들을 부여잡으며 급사면을 치고 헬기장인 715봉으로 올라가면 앞에 토끼봉과 삼봉을 지나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와 탄성이 나온다.



▲ 525봉 오르며 바라본, 지나온 능선



▲ 669.4봉 정상



▲ 715봉에서 바라본,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삼봉
남동쪽으로 꺾어 사면을 지나온 산길과 만나서 안부를 지나 둔덕으로 올라서니 신흥동 쪽 지능선으로 발자국은 없지만 표지기 한장이 붙어있다.
701봉을 우회하고 758봉과 756봉을 거푸 넘어 가파른 산길을 힘겹게 치고 토끼봉(899m) 암릉으로 올라가면 지나온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투구봉과 삼봉이 지척이며, 비로봉에서 천지봉을 지나 매화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하늘금을 긋는다.
마지막 기차 시간을 의식하며 수북하게 쌓여있는 눈을 뚫고 암릉들을 우회해서 서둘러 키 낮은 산죽길을 따라가니 늦은 오후의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가파른 눈길을 지나서 투구봉(997m)을 올라 노송들이 서있는 절벽지대로 나아가면 앞에 삼봉과 도깨비 뿔 같은 비로봉 돌탑들이 모습을 보이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초조해진다.
정상에서 되돌아 나와 절벽지대를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해서 넘고 손에 들고다니던 체인 끊어진 아이젠 한짝을 흘리고는 사람 얼굴 닮은 기암 하나를 돌아 앞에 우뚝한 삼봉으로 향한다.
앞을 막는 눈덮힌 암봉을 왼쪽으로 돌아 나무들을 잡고 급사면을 넘어 삼봉(1073.4m)으로 올라가니 오래된 삼각점이 있으며 남대봉에서 비로봉과 매화산으로 이어지는 치악의 주능선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 토끼봉에서 바라본 비로봉



▲ 토끼봉에서 바라본 천지봉과 비로봉



▲ 토끼봉에서 바라본 매화산



▲ 투구봉 정상



▲ 투구봉에서 바라본 삼봉과 오른쪽의 낚시봉



▲ 기암



▲ 삼봉 정상



▲ 삼봉에서 바라본 비로봉



- 신흥동
뚝 떨어지며 산죽길 따라 흐릿한 안부인 쥐너미고개로 내려가면 구룡사로 이어지는 도실암골로는 발자국 하나 없고 범골 쪽으로는 길이 뚫려있다.
러셀 자국이 남아있는 가파른 설릉을 한동안 치고 건드릴 때마다 옥구슬 같은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빙화들을 보며 줄을 넘어 드디어 주능선으로 올라간다.
반질반질한 눈길 따라 철계단들을 타고 텅 비어있는 비로봉(1282m)으로 올라가니 돌탑들이 반겨주고 박무속에서도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지지만 찬 바람이 사납게 불어오며 등을 떠민다.
아이젠 하나가 없으니까 비로봉에서는 능선 따라 사다리병창으로 내려갔어야 하는데 문득 생각도 없이 더 빠를 것 같은 계곡길을 선택해 한바탕 곤욕을 치루게 된다.
한쪽 아이젠 만으로 이리저리 미끌어지고 넘어지며 얼어 붙은 계곡들을 건너서 랜턴까지 켜고 1시간도 넘게 지겨운 계곡 돌길을 기다시피 하며 내려가 능선길과 만난다.
세렴폭포 길을 만나서 넓어진 임도를 뛰듯이 내려가 구룡사를 지나 신흥동 주차장에서 대강 얼굴을 딱고 짐을 정리하고 있으면 바로 원주 가는 시내버스가 불을 밝히고 들어온다.



▲ 비로봉



▲ 비로봉 정상



▲ 비로봉 정상석



▲ 날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