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ⅳ)

겨울비는 너무 싫어 (잣방산-좌방산)

킬문 2011. 2. 28. 16:11
2011년 2월 27일 (일요일)

◈ 산행경로
상봉역
남춘천역(06:00-07:05)
반곡교(07:25-08:08)
289봉(08:33)
잣방산(09:25)
통곡고개(09:50)
350봉(10:14)
393.1봉(10:47)
임도(10:57)
350봉(11:18)
381봉(11:34)
꼬깔봉갈림길(11:44)
411봉(11:49)
474봉(12:19)
497봉(12:32)
523.6봉(12:40)
한치고개(13:13)
약570봉(13:50)
580봉(14:03)
사거리안부
좌방산(15:04)
소남이섬(16:27)
황골승강장
강촌역(17:38-18:02)
상봉역(18:14-19:08)

◈ 도상거리
15km

◈ 산행시간
8시간 19분

◈ 산행기

- 잣방산
부슬부슬 내려오는 찬 겨울비를 맞으며 반곡교 앞에서 능선으로 들어 호젓한 송림 길을 올라가면 비 안개만이 뿌옇게 밀려오고 나무에서는 물방울들이 쉬지않고 떨어진다.
더운 땀이 흐르며 비 옷을 벗어 배낭에 넣고 멋진 바위지대를 넘어 내려가니 오른쪽으로 팔봉산의 암릉들이 펼쳐지고 왼쪽 맞은 편으로는 통곡리의 무명봉 하나가 다부진 산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비에 젖어 미끄러운 낙엽 길을 조심스레 내려가며 우측 지능선으로 계곡에 잘못 떨어지고, 시멘트 도로를 따라가다 자기 산이라 못들어 간다는 민가의 주인과 말다툼을 벌이며 능선으로 올려쳐 뚜렷한 산길과 만난다.
흐릿해진 잡목 숲을 지나서 주능선에 닿아 오른쪽으로 100여 미터 떨어져 있는 잣방산(266m)으로 올라가면 두리뭉실한 정상에는 아무 표식도 없고 선답자들의 표지기 두엇 만이 이름 얻은 봉우리 임을 말해준다.



▲ 도로에서 바라본 홍천강과 반곡교



▲ 289봉 지난 바위지대



▲ 왼쪽으로 보이는 통곡리의 무명봉



▲ 잣방산 정상



- 꼬깔봉 갈림길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무덤으로 이어지는 널찍한 야산 길 따라 2차선 도로가 넘어가는 통곡고개로 내려가니 통신탑이 서있고 차량통행이 없어 한적하다.
낙엽에 죽죽 미끄러지며 깔끄막을 힘겹게 넘고 나무들을 잡아가며 가파른 산길을 지나 땀을 흘리고 350봉으로 올라가면 큼지막한 바위들이 소나무들과 어우러져 멋진 모습을 보인다.
부쩍 심해진 한기에 다시 비 옷을 꺼내 입고 비 소리만이 축축하게 울리는 낙엽 길을 지나 삼각점(용두417/2005복구)이 놓여있는 393.1봉을 넘어 이정표가 하나가 외롭게 서있는 임도로 내려간다.
빗물이 흐르는 얼어붙은 임도를 몇분 따라가다 무덤이 있는 능선으로 붙어 급한 사면을 치고 350봉을 넘어 전신주 하나가 쓰러져 있는 사거리 안부를 지난다.
381봉을 넘고 안부에서 오른쪽 사면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산길을 만나 꼬깔봉으로 능선이 꺾어지는 갈림길을 지나고 411봉으로 올라 독한 소주를 벌컥이며 찬 몸을 달랜다.



▲ 통곡고개



▲ 350봉 정상



▲ 임도



- 한치고개
지루한 야산 길 따라 474봉을 넘고 줄줄이 나타나는 봉우리들에 힘들어 하며 497봉으로 올라가니 짙은 비안개 저 밑에서는 웅웅거리는 차 소리가 들려온다.
삼각점(용두22)과 안내문이 있고 측량 막대가 쓰러져 있는 523.6봉을 넘어 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가면 빗줄기는 거세지지만 능선은 더욱 뚜렷해져 마음이놓인다.
415봉과 468봉을 거푸 넘고 남쪽으로 휘어지며 2차선 도로가 지나가는 한치고개(한발령)로 내려서니 한적한 도로 한쪽에는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고 나무계단 길이 이어진다.
세찬 바람과 함께 쏟아지는 진눈깨비를 맞으며 밧줄들이 걸려있는 가파른 나무 계단을 천천히 올라가면 종일 아무 것도 안 먹어서인지 기진맥진해진다.
밧줄이 걸려있는 큰 바위를 통과하고 가파르게 주능선상의 570봉으로 올라서니 이정표 하나가 서있으며 짙은 비안개가 사방에 깔려 괴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 523.6봉 정상



▲ 한치고개



- 좌방산
한기에 몸을 떨며, 2km 떨어진 좌방산을 왕복하고 한덕리로 내려가려던 애초 계획을 바꿔 왼쪽으로 400여미터 떨어져 있으며 혹자는 진짜 좌방산이라고도 한다는, 오늘의 최고봉인 580봉만 다녀와 소남이섬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봉우리 하나를 넘고 험한 바위지대들을 휘돌아 절벽에 노송들이 서 있는 580봉으로 조심스레 올라가면 아무런 표식도 없고, 홍천강 가의 조망이 좋을 듯 하지만 오늘은 한치 앞도 안 보인다.
570봉으로 돌아와 이정표들이 서있는 등로를 천천히 따라가니 거센 빗줄기가 얼굴을 때리고 간간히 진눈깨비가 날리며 또 잔 우박이 쏟아지기도 한다.
힘겹게 528봉을 넘고 태양사로 이어지는 사거리 안부를 지나서 가파른 산길을 타고 좌방산(502.4m)으로 올라가면 정성석과 삼각점(용두305/2005재설)이 있고 케른들이 많이 만들어져있다.
벤치 가에서 작동이 않되는 카메라를 이리저리 만져보다 휴대폰으로 정상 사진을 몇장 찍은 후 밧줄을 잡고 바위 침니를 내려가 이정표가 가리키는 소남이섬 방향으로 향한다.
사다리바위라고 하는 큰 바위를 돌아 넘고 발산리로 등로가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소남이섬 방향으로 내려가니 완만하고 뚜렷한 산길이 내내 이어지고 나뭇가지 사이로 홍천강이 보이기 시작한다.



▲ 580봉 정상



▲ 좌방산 정상



▲ 홍천강



- 소남이섬
안부에서 마지막 봉우리를 올라 능선을 뚝 떨어져 내려가면 얼어붙은 홍천강과 차들이 질주하는 춘천고속도로가 가깝게 내려다 보인다.
계곡으로 이어지는 등로를 버리고 마지막 능선을 타고 시멘트 도로로 떨어져 내려가니 '소남이섬휴게소'가 바로 앞이고 들머리에 '좌방산 1.6km' 이정표가 서있다.
개들만이 짖어대는 휴게소에서 주인을 애타게 불러보다 모곡으로 이어질 것 같은 왼쪽의 비포장 도로를 따라가면 얼어붙은 홍천강과 소남이섬이 가슴 저미는 겨울 풍경을 만들어낸다.
왼쪽으로 멋진 암봉 하나를 둘러보다 진흙에 빠지며 빗물이 줄줄 흐르는 임도를 20여분 따라가 개들만이 지키고 있는 빈 농가와 유원지를 지나니 길은 사라지고 앞에는 너른 훙천강가가 펼쳐진다.
거센 진눈깨비를 맞으며 휴게소로 돌아와 시멘트 도로를 올라가 고속도로를 지나고 403번 지방도로를 따라가 황골주유소에서 대강 젖은 옷을 갈아 입는다.
우산을 쓰고 바로 앞의 승강장에서 몇분 기다리다 가정리를 돌아나오는, 하루 몇대 밖에 없는 시내버스를 운좋게 타고 강촌역에서 내려 왁자지껄 술에 취해 떠드는 등산객들과 함께 전철에 오른다.



▲ 홍천강



▲ 소남이섬



▲ 소남이섬과 춘천고속도로



▲ 강변의 암봉



▲ 모곡 방향의 홍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