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ⅳ)

비에 젖은 명지산

킬문 2011. 9. 15. 11:26
2011년 9월 11일 (일요일)

◈ 산행경로
상봉역
가평역(06:00-06:45)
가평터미널
논남(09:30-10:33)
무명봉(11:34)
792봉(11:59)
암릉전망대(12:13)
사향봉등로(13:02)
명지산(13:16)
점심(-13:28)
명지2봉(14:01)
안부
헬기장(15:06)
백둔봉(15:10)
헬기장(15:29)
애향헬기장(15:38)
957봉
952봉(15:51)
능선갈림길(16:15)
834.4봉(16:21)
임도안부
510.9봉(17:22)
구나무산정상석(17:46)
513봉(17:54)
백둔교(18:26)
가평역
상봉역(19:22-20:06)

◈ 도상거리
14km

◈ 산행시간
7시간 53분

◈ 산행기

-792봉
9시 30분에 가평터미널을 출발하는 군내버스를 타고 용수동 종점에서 10여분 기다리다 돌아 나오며 논남마을에서 내리니 벌써 11시 다 되어가는 시각이라 마음이 무거워진다.
시멘트길로 동원산장으로 들어가 왼쪽의 임산계곡을 징검다리로 건너고 나무들을 잡아가며 급사면을 치고 능선으로 올라서면 처음부터 땀 범벅이라 오늘의 산행이 걱정이 된다.
흐릿한 족적을 살피며 조망도 전혀 트이지 않는 능선을 잡목들을 헤치고 이리저리 올라가니 전날의 산행으로 다리는 무겁고 습도가 높아서인지 구슬땀이 뚝뚝 떨어진다.
뾰족 솟아오른 귀목봉이 잘 보이는 바위에 앉아 얼음 막걸리 한컵을 마시고 쓰러진 아름드리 거목들이 앞을 막는 능선을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허둥지둥 올라가다 두릅나무 가시를 잡고서야 정신을 똑바로 차린다.
답답한 조망을 아쉬워하며 빽빽한 두릅나무 군락지를 통과하고 무명봉을 넘어 밟으면 무너져 내리는 급한 너덜지대를 나무들을 잡고 지그재그로 힘겹게 올라가면 선녀폭포길과 만나는 792봉인듯 표지기 달린 산길이 나타난다.



▲ 가평읍내



▲ 용수동



▲ 논남 동원산장과 능선초입



- 명지산
점차 뚜렸해지는 산길을 따라 조망이 좋을듯한 바위지대에 퍼질러앉아 간식을 먹고 키낮은 초본류들이 드넓게 펼쳐지는 식생 좋은 능선을 올라가니 후두득거리며 여우비가 쏟아지고 비구름에 가린 명지산 정상부가 이따금씩 모습을 보인다.
한동안 가파르게 이어지는 초원을 땀을 쏟으며 숨가뿌게 올라 사향봉에서 이어지는 일반등로의 나무계단과 만나서 옛 추억을 떠올리며 한여름을 지나 가을을 준비하는 무성한 초지를 따라간다.
10여년전 다녀온 기억에도 없는 나무계단들을 지나 명지산(1252m) 암릉으로 올라가면 새 정상석이 세워져 있고 짙은 비구름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아쉬워진다.
바위에 앉아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고 막걸리를 마시며 인사를 건네는 등산객 두사람들을 지나쳐 뚜렸하고 한갓진 산길을 바삐 따라가니 쏴아하고 빗줄기 머굼은 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오는 젊은 남녀 한쌍을 지나쳐 정상석과 삼각점(일동22/1983재설)이 있는 명지2봉(1259.9m)을 오르고는 귀목봉으로 갈라지는 능선을 확인하지도 못하고 자연스레 동쪽 능선으로 들어간다.



▲ 명지산 정상



▲ 능선



▲ 명지2봉 정상



- 백둔봉
비에 젖은 바위지대를 미끄러져 내려가 첫번째 이정판에서는 익근리 방향으로, 두번째 이정판에서는 백둔리 방향으로 꺽어 암릉들을 우회하며 능선만 가늠해 안부를 넘는다.
건드릴 때마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에 온몸을 적시며 헬기장을 지나고 '생태계보존지역' 안내목이 서있는 백둔봉(962m)을 넘어 조망도 트이지 않는 흐릿한 산길을 신경 쓰며 따라간다.
헬기장을 지나고 녹슨 '애향' 철판이 서있는 또다른 헬기장을 지나서 끊이지 않고 나타나는 암릉들을 이리저리 우회하고 조심스레 넘으면 적막한 산중에는 쉬지않고 찬 가을비가 쏟아져 내려온다.
952봉을 넘고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암릉들을 통과해 고도를 낮추며 익근리로 능선이 꺽어지는 갈림길로 내려가니 10여년전 봤던 케언이 서있어 반갑기도 하고 마음이 놓인다.
홀대모인 권태화님의 표지기 한장이 걸려있는 남동릉으로 들어가 글씨 없는 삼각점이 있는 834.4봉을 지나고 지능선들을 조심하며 흐릿한 능선을 뚝 떨어져 내려간다.



▲ 백둔리 갈림길



▲ 암릉



▲ 백둔봉 정상



▲ 애향 헬기장



▲ 능선갈림길의 케언



▲ 834.4봉 정상



- 백둔교
연이어 나타나는 바위지대들을 지나고 절벽같은 암릉을 힘겹게 우회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무너져가는 옛 모덤터를 지나서 왼쪽의, 오목골로 이어지는 임도가 가까운 안부로 내려간다.
가파른 벌목지대를 지나 봉우리를 넘고 어디선가 나타난 군전화선과 함께 잡초들만 무성한 510.9봉으로 올라가면 삼각점은 보이지 않고 쓰레기 몇점만이 사람들의 왕래를 이야기해 준다.
계속 나타나는 암릉들을 넘고 뜬금없이 둔덕에 놓여있는 구나무산 정상석을 만나서 513봉을 넘어 마지막 내리막길을 찾아가니 흰 무명 비닐끈들이 곳곳에 매여있어 도움이 된다.
점차 낮아지며 두루뭉실해지는 능선을 찾아 길 없는 왼쪽 사면을 내려가다 개망초 무성한 묵밭을 지나서 요란한 물소리를 내며 흘러가는 가평천을 백둔교로 건너 도로가에서 몸치장을 한다.
20시 가까워야 있는 가평버스를 기다리며 내려오는 차량들에 기약 없는 손짓을 하다 빈택시를 잡아타고 읍내에서도 20여분은 족히 떨어져 있는 가평역으로 향하면 온통 다 젖은 옷으로 그저 좌불안석이다.



▲ 구나무산 정상석



▲ 백둔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