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ⅳ)

잘못된 선택 (약수봉-핏대봉산)

킬문 2012. 1. 11. 12:28
2012년 1월 8일 (일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녹전(06:10-10:40)
석회석광산삼거리(10:57)
무명봉(11:59)
약수봉(12:14)
813봉(12:50)
핏대봉산갈림길(13:08)
핏대봉산(13:31)
핏대봉산갈림길(14:02)
임도안부(14:30)
795봉(14:54)
741.4봉갈림길(15:42)
두위지맥(16:19)
921.9봉(16:35)
뱃재(17:16)
예미광업소정문(17:46)
예미역
청량리역(19:21-22:38)

◈ 도상거리
13km

◈ 산행시간
6시간 49분

◈ 동행인
더산, 베리아

◈ 산행기

- 약수봉
원주에서 25분, 제천에서 20분, 영월에서 다시 25분이나 쉬어가는 버스안에서 온갖 열을 받다가 4시간 30분이나 걸려 목적지인 녹전에서 버스를 내리니 해가 중천에 뜬 10시 40분이다.
첫 버스로 영월로 와 택시를 타야했다는 후회를 뒤늦게 해가며 다른 지능선으로 오른다는 두분과 헤어져 잠깐 택시를 불러 3km 떨어진 석회석광산 입구로 가 무덤 한기가 있는 능선 들머리로 들어서면 얕은 적설에 등로가 뚜렸하게 나있다.
오른쪽으로 단풍산을 바라보며 잔너덜들이 깔려있는 가파른 능선을 쉬지않고 올라가니 따뜻해진 날씨에 땀이 줄줄 흐르고 안경에는 내내 김이 서려 애를 먹는다.
송전탑을 지나 첫 봉우리를 넘고 마른 낙엽에 쭉쭉 미끄러지며 한동안 된비알을 치고 바위지대들을 통과해 남동쪽으로 지능선이 갈라지는 두번째 봉우리를 오른다.
차거워진 바람에 땀을 말리며 완만해진 산길 따라 꼭두봉이라고도 하는 약수봉(860m)으로 올라가면 둥그런 공터에 석축이 쌓여있고 표지기 몇개 뿐 그나마 조망도 가려있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단풍산



▲ 약수봉 정상



- 핏대봉산
북동쪽으로 꺽어 수북하게 쌓인 눈에 빠지며 잡목들을 헤치고 능선을 내려가니 허옇게 눈을 덮고있는 백운산에서 매봉산을 지나 단풍산으로 이어지는 굵직한 산줄기가 나뭇가지 사이로 모습을 보인다.
왼쪽으로 황폐한 광산터를 바라보며 봉우리들을 넘어 첨봉으로 솟은 813봉 앞으로 가보면 이 아름다운 산의 왼쪽은 광산터로 참혹하게 잘려나가 있어 그만 욕이 튀어나온다.
절개지를 조심해서 바위들을 잡고 813봉으로 올라가니 시야가 훤히 트여 망경대산에서 예미산과 질운산을 지나 두위봉으로 이어지는 두위지맥의 산줄기가 장쾌하게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운교산 너머로 백두대간의 산봉들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광산절개지 따라 무성한 가시나무들을 헤치며 다음의 봉우리로 올라 핏대봉산이 있는 오른쪽 능선으로 꺽어지면 눈덮은 험한 바위지대들이 줄줄이 나타난다.
정상을 두른 암벽들을 바라보며 뚝 떨어져 내려가 잔봉우리들을 넘고 멋진 노송 한그루를 보며 핏대봉산(651.9m)으로 올라가니 한두평 공터에 낡은 삼각점(371/1995복구?)이 놓여있고, 전망이 시원하게 트여 단풍산과 813봉이 지척으로 보이며 직동리 일대가 막힘없이 펼쳐진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813봉



▲ 전망대에서 바라본, 질운산에서 두위봉으로 이어지는 두위지맥의 산줄기



▲ 광산터



▲ 813봉에서 바라본 약수봉



▲ 813봉에서 바라본 운교산과 망경대산



▲ 813봉에서 바라본 망경대산과 예미산



▲ 핏대봉산 노송



▲ 핏대봉산 정상



▲ 핏대봉산에서 바라본 오른쪽의 813봉



▲ 핏대봉산에서 바라본, 뒤의 목우산



- 두위지맥
서둘러 갈림길로 돌아와 막걸리 한컵으로 갈증을 달래고 두위지맥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가시나무와 잡목들만 울창하고 족적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녹슨 경고판을 지나 발목을 채는 올무들을 걷어가며 오른쪽으로 임도가 나있는 안부를 건너 거친 바위지대들이 있는 가파른 능선을 나무들을 잡고 땀을 흘리며 올라간다.
힘겹게 넓은 공터가 있는 795봉으로 올라가니 일행들이 진행한다던 741.4봉이 앞에 보이고 가파르게 두위지맥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서있어 기를 죽인다.
무성한 미역줄나무들을 뚫고 북서쪽으로 휘는 곳에서 남서쪽으로 잘못 가다 돌아와 741.4봉 지능선과 합류하는 봉우리로 올라가면 앞서간 일행들은 보이지 않고 찬바람만이 거세게 불어온다.
여기저기 더덕을 캔 흔적들을 보며 벽처럼 서있는 짧은 된비알을 작은 나무들을 잡고 지그재그로 힘겹게 넘어 두위지맥으로 올라서니 수북한 눈위에 뚜렸한 족적이 이어진다.



▲ 광산터와 운교산



▲ 경고판



▲ 795봉 넘은 전망대에서 바라본 예미산



▲ 795봉 넘은 전망대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과 뒤의 백운산에서 단풍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뱃재
서둘러 삼각점에 여울봉이라 적혀있는 921.9봉을 넘고 눈길에 미끄러지며 봉우리들을 우회해서 넘으면 짧은 해는 산마루에 걸려있고 아무래도 예미산을 못갈 것 같아 그저 버스에서 버린 시간이 아쉬워진다.
한동안 잘나있는 눈길을 떨어져 낯익은 뱃재로 내려가니 17시가 넘고 벌써 어두어지기 시작해 핑계김에 예미산 깔끄막을 포기하고 오른쪽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전신주들이 서있는 산길을 내려가 임도를 건너고 물길 옆의 너덜길을 따라 내려가면 석탄들이 쌓여있고 듬성듬성 불이 켜진, 큰 건물들이 서있는 넓은 예미광업소가 나타난다.
사람 한명 보이지 않는 을씨년스러운 광업소를 빠져나와 전화도 받지않는 예미택시를 연신 수소문하다 그냥 어두어진 도로를 따라가니 날이 어두어지며 찬바람이 몸을 에인다.
추위에 떨며 컴컴한 도로를 한동안 걸어 예미역 앞의 새로 생긴 식당으로 가 일행들을 만나서 향 진한 생더덕주를 몇컵이나 벌컥이며 잘못된 선택을 두고두고 후회한다.



▲ 뱃재



▲ 뱃재 내려가며 바라본 광업소



▲ 광업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