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ⅳ)

제천의 眞山 (송학산-용두산-백곡산)

킬문 2011. 12. 28. 13:41
2011년 12월 25일 (일요일)

◈ 산행경로
사슬치(06:14)
459.9봉(06:47)
593봉(07:12)
송학산(08:02)
개화마을갈림길(08:34)
450.2봉(08:48)
송한리고개(08:59)
456.7봉(09:56)
732봉(10:38)
용두산(11:14)
송한재(11:40)
860봉(11:51)
피재점(12:35)
피재(12:57)
까치산갈림길(13:34)
백곡산(14:07)
구름재(14:33)
삿갓봉(14:38)
606봉(14:54)
상아농장(15:36)
명도2리승강장(15:40)
제천역
청량리역(16:53-19:08)

◈ 도상거리
약20km

◈ 산행시간
9시간 26분

◈ 산행기

- 송학산
천방지축으로 떠들며 뛰어다니는 서너살배기 아들과 숨바꼭질까지 벌이는 젊은 아버지를 한심스럽게 쳐다보며 배낭을 뒤져 술을 더 마시고 간신히 눈을 붙힌 뒤 새벽녁에 찜질방을 빠져나온다.
미리 알아둔 김밥 집에서 이른 아침을 먹은 후 택시를 타고 아세아시멘트 공장까지 들어갔다 돌아나와 어렵게 사슬치 도로에서 내리면 올들어 가장 낮다는, 영하 16도의 추위에 몸이 오그라든다.
사과 과수원으로 들어가 얼마전 여름에 칡넝쿨을 뚫다가 포기하고 내려온 초입을 바라보며 왼쪽의 사면 길을 타고가다 잠깐 잡목들을 뚫고 능선으로 올라서니 뚜렷한 등로가 나타나 놀라게 된다.
발자국들이 찍혀있는 눈길을 타고 459.9봉으로 올라가 랜턴 불을 밝히며 삼각점을 찾다 포기하고 휘황찬 시멘트공장들의 불빛을 바라보며 찬바람 불어오는 산길을 따라간다.
더운 김을 내쉬고 593봉의 바위 전망대로 올라가면 막 여명이 밝아오며 잠을 깨어가는 제천 시가지가 내려다 보이고 어제 산행한, 골미산에서 가창산으로 이어지는 굴곡 많은 산줄기가 한 눈에 들아와 감탄사가 나온다.
예전의 산불 지대들을 지나고 언제부터인가 나타난 표지기들을 보며 693봉으로 올라가니 그제서야 흰 눈을 쓰고있는 송학산 정상부가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점차 많아지는 눈을 밟으며 안부에서 바위 지대들을 휘돌아 산불초소와 돌 탑 한 기가 서있는 송학산(818.1m)으로 올라가면 오래된 일등 삼각점(영월11/1995재설)이 반겨주고, 가야할 용두산이 앞에 모습을 보이며, 이정표에 사슬치까지 3.4km라 적혀있다.



▲ 459.9봉 오르며 바라본 영월쪽 야경



▲ 459.9봉 오르며 바라본 송학산



▲ 459.9봉에서 바라본, 골미산에서 승리봉을 지나 삼태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593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골미산에서 삼태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송학산 정상



▲ 송학산에서 바라본 용두산



- 용두산
바로 밑의 강천사를 지나서 북서쪽 능선을 기웃거리며 한동안 남서 쪽으로 뚜렷한 산길을 떨어져 내려가니 갈림길이 나오는데 나무에 '송한'이라 쓰여있는 작은 안내판이 걸려있어 금방 확인이 된다.
눈길에 미끄러지며 내려가 450.2봉의 삼각점(426재설/77.6건설부)을 찾아내고 부채살처럼 갈라지는 능선 중에 표지기가 걸린 좁은 마루금을 타고 82번 군도가 넘어가는 송한리고개로 내려선다.
이런저런 표시석들이 서있는 도로를 건너 개들이 짖어대는 외딴 집 뒤로 들어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 456.7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확인하며 무덤가에서 얼은 김밥에 막걸리를 마시고 있으니 혹한에 몸이 떨려온다.
잡목과 가시나무들을 헤치며 영월 신씨묘들을 연신 지나치고 삼각점(430재설/77.6건설부)이 있는 456.7봉을 올라 서쪽으로 숨어있는 능선을 찾아 내려간다.
안부에서 가팔라지는 능선 길을 쉬엄쉬엄 숨을 고르며 올라가면 고도가 높아지며 찬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고 앞에는 흰 눈을 쓰고있는 용두산 정수리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구슬 땀을 흘리며 왼쪽에서 오는 지능선과 합류하니 오래된 통나무 계단들이 눈속에 모습을 보여 예전에 이용하던 일반 등로라는 추측을 해본다.
732봉을 힘겹게 넘고 발목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며 의림지에서 오는 널찍한 길과 만나 오늘 처음으로 사람 구경을 하면서 용두산(871.0m)으로 올라가면 넓은 원형 공터에 삼각점(307재설/77.6건설부)와 정상석이 서있고, 시야가 훤히 트여 지나온 능선은 물론 제천 시가지 너머로 영춘지맥의 산줄기와 소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아스라하게 펼져진다.



▲ 송한리고개



▲ 용두산 정상



▲ 용두산에서 바라본 송학산과 오른쪽의 승리봉에서 가창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당겨본 가창산



- 백곡산
몸을 휘청이게 하는 강풍을 맞으며 눈이 수북한 능선을 미끄러져 내려가 송한재를 건너고 다시 높이가 엇비숫한 860봉으로 가파르게 올라가니 앞에 용두산이 나란하게 마주 보인다.
노송들이 서있는 쉼터 벤치에 앉아 막걸리에 간식을 먹다가 추위에 못이겨 종종 걸음을 하며 이정표가 서있는 못재 안부를 지나 석기암산을 바라보며 잔봉우리들을 연신 넘는다.
기운을 내어 762봉 바로 전의 피재점으로 올라가 감악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을 버리고 피재로 꺾어지면 역시 뚜렷하고 널찍한 산길이 시종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기분이 좋아진다.
이정표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미끄러운 산길을 뚝 떨어지며 포장 도로가 지나가는 피재로 내려가 뜨거운 국물이라도 있을까 고갯마루의 도래식당으로 갔다가 혼자는 먹을 게 없어 돌아나온다.
세차게 광풍이 휘몰아치는 고갯마루에서 밧줄을 잡고 수로를 따라 올라가니 산악 사륜차의 바퀴자국이 찍인 넓은 산길이 능선의 좌우로 계속 이어져 눈살이 찌프려진다.
가파른 산길을 지나고 까치산 갈림길로 올라 잠시 고민을 하지만 날도 춥고 너무 멀어 편도 2.5km의 까치산은 생략하고 반대에서 줄줄이 내려오는 단체 등산객들을 보며 능선 한편에 서서 샌드위치를 억지로 먹는다.
더부룩한 속을 달래며 갈림길에서 지겹게 따라오던 산악 사륜차 길과 헤어져 한적한 산길을 타고 봉우리들을 우회하며 백곡산(763.8m)으로 올라가면 서너평 공터에 오래된 삼각점과 정상석이 있는데 앞이 훤히 트여있지만 의외로 바람도 없고 따뜻하기까지 해 신기한 생각이 든다.



▲ 노송 쉼터에서 바라본 송학산과 용두산



▲ 피재



▲ 백곡산 정상



▲ 백곡산에서 바라본 용두산과 송학산



▲ 백곡산에서 바라본 무등산과 왕박산



▲ 당겨본 왕박산과 뒤의 소백산줄기



- 명도리
정상에 서서 지나온 능선과 멀리 흰 눈을 쓰고있는 소백산줄기를 바라보다 뚜렷한 산길을 타고 내려가니 나뭇가지 사이로 감악봉 정상의 울퉁불퉁한 암벽들이 모습을 보인다.
산중의 시멘트 구조물들을 보며 억새 무성한 산길을 떨어져 내려가 구름재라는 사거리 안부를 지나고 뾰족 솟은 개념도상의 삿갓봉(618m)으로 올라가면 작은 코팅판 한 장만이 걸려있다.
울창한 송림 따라 넓은 헬기장으로 되어있는 606봉으로 올라가니 시야가 훤히 트여 감악봉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고 그 너머로 매봉산줄기가 아련하게 펼쳐지며 갑산지맥의 낮은 산줄기가 시야에 들어온다.
고도를 낮추며 마른 산길을 타고 내려가 산중의 무덤들을 줄줄이 지나고 굉음을 내는 중앙고속도로를 바라보며 묘 지대를 지나서 맑은 물이 흐르는 용암천을 상아농장의 간이교로 건넌다.
조금 떨어진 명도2리의 버스 승강장에서 대강 몸 단장을 하고 미련하게 찬바람을 맞으며 혹시나 하고 버스를 기다리다 시간만 20여분 버리고 택시를 불러 제천역으로 나간다.



▲ 삿갓봉 정상



▲ 606봉에서 바라본 갑산지맥의 산줄기



▲ 606봉에서 바라본 감악봉과 석기암산



▲ 606봉에서 당겨본 매봉산



▲ 날머리와 중앙고속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