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ⅳ)

수리는 날아가고 (제석산-오봉산-호사산-금전산)

킬문 2012. 2. 1. 13:27
2012년 1월 29일 (일요일)

◈ 산행경로
태백산맥문학관(05:24)
대치재(06:27)
남끝봉
신선대
제석산(07:19)
헬기장
북동점(08:07)
임도(08:18)
생태도로(08:30)
우령재(08:38)
310.6봉(08:53)
배재(09:24)
사거리안부(09:56)
내동마을표시석(10:02)
오봉산삼각점(10:24)
오봉산정상(10:30)
임도(10:52)
불재갈림길(11:07)
안부(11:13)
호사산(11:24)
불재갈림길(11:42)
점심(-11:50)
불재(12:23)
구능수(12:50)
590봉(13:11)
궁굴재(13:20)
금전산(13:43)
오공재(14:17)
342봉
406봉(14:55)
호남정맥(15:14)
519봉(15:20)
482봉(15:40)
빈계재(15:59)
낙안읍성(16:42)
순천터미널
강남터미널(18:00-21:35)

◈ 도상거리
23km

◈ 산행시간
10시간 35분

◈ 산행기

- 태백산맥문학관
벌교의 유일한 대마찜질방에서 하루밤을 쉬고 새벽부터 서두르며 터미널 옆의 편의점에서 아침을 먹고 이것저것 준비를 하지만 시간이 많아 남아 30여분은 앉아 기다린다.
불꺼진 주유소 옆의 도로로 들어가 '소화의집'이 있는 태백산맥문학관을 지나고 벌써 산에서 내려온다는 노부부를 만나니 혼자 어두운 산에 들어간다고 걱정을 많이 해주신다.
이정판들이 서있는 넓직한 임도를 한동안 올라가다 '조정래등산길'이라 쓰인 플래카드를 보며 산으로 들어 즐비한 공동묘지를 지나면 알맞게 차가운 밤공기가 얼굴을 감싸고 벌교읍내의 불빛들만이 내려다 보인다.
산자락을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편한 산길을 한동안 따라가며 30여분은 일찍 출발한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발걸음을 좀 늦추고 잇달아 나오는 바위지대에서 간간이 벌교를 바라보며 쉬어간다.
왼쪽 사면길을 버리고 조망 좋은 봉우리를 올라 연신 밤하늘을 올려보며 대치로 이어지는 대치재로 내려가니 이정표가 서있고 길도 좌우로 뚜렸하며 표지기들이 굿당처럼 바람에 펄럭거린다.



▲ 태백산맥문학관의 들머리


- 제석산
실루엣으로 나타나는 험한 신선대를 바라보고 혹시라도 제석산을 어둠속에 통과하지나 않을까 걱정하며 시커먼 암릉들을 조심스레 올라가면 조금씩 먼동이 트이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툭 튀어나온 남끝봉 암벽 밑에서 다시 바다쪽을 바라보다 푸두득거리는 날개소리에 하늘을 올려다 보니 인기척에 놀랐는지 큰 독수리 한마리가 막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고 있다.
차거워진 바람을 맞으며 갈림길에서 남끝봉은 우회하고 암릉을 휘어 돌아가면 앞에 제석산 정상부가 모습을 보이고 동쪽 산자락의 목장지대가 어둠속에 펼쳐진다.
시야가 트이는 암릉지대들을 지나 신선대로 올라서니 역시 조망이 시원하게 트여 막 아침을 여는 제석산 일대가 시야에 들어오고 너른 다도해가 낭만적으로 펼쳐진다.
찬바람에 몸을 떨며 암릉들을 지나 제석산(560.3m)으로 올라가면 정상석과 삼각점(순천311/1986재설)이 있고 가야할 오봉산과 금전산쪽으로 시야가 트인다.



▲ 암릉에서의 별량쪽 조망과 별량 첨산



▲ 뒤돌아본 신선대와 남끝봉 그라고 뒤의 동강 첨산



▲ 제석산 정상



▲ 제석산에서 바라본 신선대와 남끝봉



▲ 제석산에서 바라본 남도목장과 별량 첨산



- 우령재
억새들이 출렁거리는 능선 따라 또다른 정상석이 서있는 헬기장으로 올라가니 역시 금전산쪽으로 조망이 좋고 일반등로는 오른쪽의 동화사와 남도목장으로 갈라져 나간다.
직진하는 산길로 들어 흐릿한 족적을 놓치지 않고 북쪽 능선만을 가늠해서 따라가면 억센 철쭉들이 앞을 막고 연신 뺨을 때리며 눈을 찌른다.
헤엄치듯 나무들을 벌려가며 거친 능선길을 따라가다 간간이 붙어있는 표지기들을 확인하고 암릉들을 우회하며 한동안 긴장해서 내려가니 산길은 자연스레 북동쪽으로 꺽어진다.
임도삼거리로 떨어져 막걸리 한컵을 마시고 잡목들을 헤치며 생태통로가 있는 포장도로를 건너서 나무들을 잡고 이차선도로가 넘어가는 우령재로 내려간다.
왼쪽 절개지로 산으로 들어 무덤들을 지나 삼각점(순천434/1996재설)이 있는 310.6봉을 넘고 멀리 펼쳐지는 오봉산과 호사산을 바라보며 안부로 내려서면 빽빽한 가시지대가 시작된다.



▲ 다른 정상석이 있는 헬기장



▲ 임도



▲ 생태통로



▲ 우령재



▲ 310.6봉에서 바라본 오봉산과 호사산



- 오봉산
어지럽게 널려있는 검은색 호스들을 보며 물통 하나를 지나서 울창한 가시덤불을 뚫고 우회해서 힘겹게 능선길을 이어가니 목장의 철망이 나타난다.
쓰러진 나무들이 걸쳐져 있는 배재 임도를 건너고 가파른 벌목지대를 올라가면 힘은 들지만 오른쪽으로 은사시나무 조림지들이 마치 설경처럼 흰색으로 펼쳐져 눈길을 끈다.
점점 가까워지는 오봉산을 바라보며 한동안 흐릿한 능선을 이리저리 치고 올라가니 좌우로 길이 뚜렸한 안부가 나오고 이후 산길이 좋아진다.
잠시 능선을 따라가면 내동마을 주민들이 작은 표시석을 세운 조망처가 나오는데 낙안읍성쪽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트이고 금전산 암벽들이 멋지게 펼쳐진다.
한켠에 앉아 거센 바람을 맞으며 다시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잡목들을 헤치며 조금 흐릿해진 산길을 타고 삼각점(순천310/1986재설)이 있는 오봉산(588.9m)으로 올라가니 표지기 몇개 뿐 나무들에 가려 조망도 가려있다.
무성한 산죽들을 뚫고 암릉을 지나 바위지대들이 있는 실제 오봉산 정상을 지나서 불재로 이어지는 갈림길을 찾아보며 점점 심해지는 가시덤불들을 뚫고 내려간다.



▲ 뒤돌아본 제석산



▲ 배재



▲ 은사시나무 조림지



▲ 내동마을 주민들의 표시석



▲ 표시석 조망대에서 내려다본 낙안면 일대



▲ 오봉산 삼각점



▲ 오봉산 정상



- 호사산
벌목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능선을 이리저리 우회하고 간간이 붙어있는 선답자의 표지기 몇장을 확인하며 꽉 막힌 가시덤불숲을 헤치고 내려가 기다리던 임도와 만난다.
잠시후 쇄석 깔린 임도를 만나고 앞에 우뚝 솟은 호사산을 바라보며 임도를 따라가면 불재로 이어지는 임도 갈림길을 만나는데 반갑게 '호련사 1.5km' 안내판이 서있다.
원래는 다시 능선 갈림길을 찾아 올라가야 하지만 지나온 징그러운 가시덤불숲을 뚫을 용기도 없고 또 갈림길까지 가도 길이 있다는 보장이 없어 이곳에서 가는 게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임도 따라 다시 호련사로 이어지는 흐릿한 갈림길을 지나고 쓰레기 널려있는 안부에서 임도를 버리고 호사산으로 향하니 생각보다는 산길이 뚜렸하고 누군가 최근에 지나간 흔적도 보인다.
지나온 오봉산과 금전산을 바라보며 가파른 능선을 지나 호사산(522.3m)으로 올라가면 펑퍼짐한 정상에는 표지기 몇개 뿐이며 덤불들을 뚫고 여기저기를 뒤져봐도 삼각점은 보이지 않는다.



▲ 임도



▲ 임도에서 바라본 호사산



▲ 불재 갈림길



▲ 호사산 오르며 바라본 오봉산과 금전산



▲ 호사산 정상



- 금전산
갈림길로 돌아와 잠깐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고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가니 얼어붙은 계곡이 몇번 나오고 햇볕 따사한 덤불지대에서는 새들이 요란하게 날아다니며 장난을 친다.
점점 오봉산쪽으로 방향을 트는 임도를 끝까지 따라가 목장들을 지나고 58번도로가 넘어가는 불재로 올라가면 버스승강장과 주차장이 있고 금전산 등산로 안내판들이 서있다.
마른 먼지 풀풀 일어나는 가파른 임도를 땀을 흘리며 올라가다 능선으로 붙어 구능수라는 샘터를 지나고 사면으로 우회하며 제 능선으로 붙어 가파른 암릉을 올라간다.
험한 암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며 조망 트이는 바위지대들을 힘겹게 통과해 작은 돌탑들이 서있는 590봉으로 올라가니 그제서야 앞에 금전산 정상부가 모습을 보인다.
웬지 시간이 부족할 것 같은 불안감에 서둘러 궁굴재 안부를 지나고 진땀을 떨어뜨리며 힘을 내어 오늘의 최고봉인 금전산(667.9m)으로 올라가면 글씨 없는 오래된 삼각점과 정상석이 있고 큰 돌탑 한기가 지키고 서있다.



▲ 임도에서 바라본 금전산과 불재



▲ 불재



▲ 구능수



▲ 암릉에서 바라본 우산



▲ 암릉에서 바라본, 운동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금전산 정상



- 호남정맥
금전산 옆구리의 험준한 암벽들을 쳐다보며 북서쪽으로 넓직하고도 푹신한 산길을 뛰듯이 내려가다 이어지는 흐릿한 능선길을 버리고 약간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일반등로를 따라간다.
고동산을 바라보며 계곡들을 건너고 산장들이 있는 857번 도로로 내려가 바로 앞의 오공재에서 나무계단들을 타고 무덤으로 들어가지만 다시 임도와 만난다.
무덤들이 있는 벌목지대에서 지나온 금전산을 바라보며 다시 막걸리에 소주 한모금을 마시고 외딴 무덤을 지나 342봉으로 올라가니 벌목들이 능선에 잔뜩 쌓여있어 욕이 튀어나온다.
가시나무와 벌목들을 뚫고 어렵게 바위 몇개가 놓여있는 406봉을 넘어 누군가 여기저기 가지런히 쌓아놓은 나무들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벌목지대를 올라가면 고동산과 고동치가 시야에 가깝게 들어온다.
다시 윙윙거리며 차갑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능선을 차지하고있는 빽빽한 잡목들을 오른쪽으로 우회해 올라가 드디어 반질반질한 호남정맥길과 만난다.



▲ 오공재로 내려가며 바라본, 호남정맥으로 이어지는 능선



▲ 오공재로 내려가며 바라본 고동치와 고동산



▲ 오공재



▲ 벌목지대에서 당겨본 금전산



▲ 다른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고동산과 고동치



- 빈계치
바람도 잦아든 편한 산길 따라 519봉을 넘고 남쪽으로 꺽어 뾰족 솟은 백이산을 바라보며 억새 무성한 안부에서 482봉으로 올라가니 목장의 철조망이 나온다.
시종 철조망을 따라가는, 전보다 한결 뚜렸해진 산길을 지나 불재에서 헤어졌던 58번도로상의 빈계치로 내려가면 기억과는 달리 식당이나 휴게실이 없어 고개가 갸웃해진다.
낙안읍성 택시에 연신 전화를 걸다가, 택시도 없지만 시간도 남고 외서에서 넘어올 순천 가는 18시 버스는 두시간도 넘게 기다려야 해 4.6km 남은 낙안읍성을 향해 고개를 내려간다.
찬바람을 맞으며 요양원들이 있는 도로를 터벅터벅 내려가니 왼쪽으로는 금전산이 우람하게 솟아있고, 오른쪽으로는 가시덤불에 뒤덮힌 오봉산과 암릉이 멋진 제석산이 모습을 보이며, 멀리 첨산에서 두방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흐릿하게 펼쳐진다.
낙안읍성에서도 버스는 한시간을 기다려야 해 순천만을 간다는 여학생 두명과 택시로 순천으로 나가 비싼 KTX 열차는 취소하고 막히지 않는 버스로 예정보다 일찍 서울로 돌아온다.



▲ 519봉 내려가며 바라본 백이산



▲ 빈계치



▲ 도로에서 바라본 금전산



▲ 도로에서 바라본 오봉산



▲ 도로에서 바라본, 첨산에서 두방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낙안읍성



▲ 낙안읍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