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ⅳ)

비 오는 날은 가평으로 가자! (수리봉-매봉-칼봉산-수정봉)

킬문 2012. 7. 17. 12:04
2012년 7월 15일 (일요일)

◈ 산행일정
상봉역
가평역(05:30-06:20)
경반리고개(06:36)
임도(06:51)
서낭당안부(07:06)
415.7봉(07:59)
수리봉(08:49)
504.9봉(09:18)
경반리갈림길(09:58)
두밀리갈림길(10:13)
송이봉(10:17)
깃대봉(10:58)
매봉(12:01)
회목고개(12:26)
점심식사(-12:42)
칼봉산(13:13)
880봉(13:18-13:41)
사거리안부(13:52)
773봉(13:58)
중산리갈림길(14:14)
우무동고개(15:21)
칼봉산휴양림갈림길(15:54)
447봉(16:19)
수정봉(16:24)
경반리(17:02)
가평역
상봉역

◈ 도상거리
20km

◈ 산행시간
10시간 26분

◈ 산행기

- 경반리고개
새벽녁 무섭게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잠시 갈등을 하다가 부랴부랴 준비를 해서 배낭을 메고 택시를 잡아 상봉역에서 막 문이 닫히는 첫 전철을 가까스로 잡아탄다.
가평군청 사거리에서 경반리로 넘어가는 고개에서 택시를 내려 나무계단들을 타고 J3클럽의 속칭 가평환종주 들머리로 올라서니 앞에 오후에 지날 수정봉이 모습을 보이고 반대쪽으로는 보납산이 우뚝 서있다.
주민들의 체육시설이 있는 반질반질한 산길을 따라가다 무덤 뒤로 능선에 붙어 비안개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야산길을 지나 왼쪽으로 농가가 있는 임도를 건넌다.
주룩주룩 내려오는 빗줄기 속에 어디선가 풍겨오는 소똥 냄새를 맡으며 서낭당 흔적이 있는 안부를 건너고 이따금씩 등로에 모습을 보이는 더덕들을 캔다.
갈림길마다 붙어있는 표지기들을 보며 능선만 가늠하고 잘나있는 산길을 한동안 부지런히 따라가 무성한 풀섭에서 415.7봉의 글씨 없는 삼각점을 확인한다.



▲ 경반리고개



▲ 들머리에서 바라본 수정봉



▲ 서낭당안부



▲ 415.7봉 정상



- 수리봉
잔봉우리들을 연신 넘어 그치지 않고 퍼붓는 빗줄기를 맞으며 모처럼 가파른 산길을 만나 족적이 어지럽게 나있는 수리봉(546m)으로 올라가면 넓은 헬기장에 작은 코팅판이 붙어있고 조망은 가려있다.
찬 막걸리 한컵 따라먹고 온길을 조금 되돌아 한갓진 산길 따라 무성한 나뭇가지들을 헤치며 삼각점이 놓여있는 504.9봉으로 올라가니 알만한 분들의 표지기 몇개가 반겨준다.
괴기스러운 송전탑을 지나 빗방울 덜 떨어지는 숲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고 찬바람에 젖은 몸을 떨며 고도를 점차 높혀서 죽죽 미끄러지는 진흙길을 나무들을 잡고 힘겹게 올라간다.
땀을 흘리며 둔덕으로 올라서면 바위 위에 웬 배낭 하나가 열린채 떨어져 있고, 코펠과 등산장비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으며 치솔에 치약까지 보여 변사체라도 있나 주위를 두리번거리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순간 모골이 송연해진다.
경반리로 이어지는 뚜렸한 산길과 만나 노송들이 서있는 미끄러운 암릉을 조심스레 통과해 이정표가 서있는 두밀리 갈림길로 올라가니 고도가 높아져서인지 안개속에서 차가운 바람만이 불어온다.



▲ 수리봉 정상



▲ 504.9봉 정상



▲ 어느 산객의 잔해



- 매봉
작은 바위지대에 이정표가 서있는 송이봉(802m)을 올라 막걸리에 간식을 먹고 암릉들을 휘돌아 나직한 안부로 내려가면 초원의 식생이 너무 좋아 여기저기 뒤져보지만 역시 작은 더덕 밖에 보이지 않는다.
등뒤로 우뚝 솟은 송이봉을 바라보며 암릉들을 넘고 다시 두밀리 갈림길을 지나서 깃대봉(909.3m)으로 올라가니 낯익은 정상판과 삼각점(일동23/1983재설)이 반겨주고 대금산쪽만 흐릿하게 보인다.
굵은 산딸기들을 따먹으며 북쪽으로 꺽어 무성한 가시덤불들을 뚫고 매봉으로 향하면 가려져 있는 돌멩이와 나무들에 발목이 걸려 번번히 넘어진다.
더욱 거세진 빗줄기에 사납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헤엄치듯 덤불들을 뚫고 가시나무들을 잡아가며 죽죽 미끄러지는 진흙길을 엉거주춤 어렵게 통과한다.
곳곳의 큰까치수염과 동자꽃 군락들을 보며 '추락주의' 경고판이 서있는 암릉을 지나고 무성한 잡목과 덤불들을 헤치며 산불감시시설이 서있는 매봉(929.2m)으로 올라가니 정상석과 휘날리는 태극기가 산객을 맞아준다.



▲ 송이봉 정상



▲ 깃대봉 정상



▲ 능선



▲ 능선



▲ 큰까치수염



▲ 매봉 정상



- 칼봉산
왔다갔다 하며 삼각점을 찾아보다 포기하고 잘나있는 산길을 뚝 떨어져 내려가 바람 잔잔한 안부를 지나서 회목고개 임도로 내려가면 은근히 기대했었던 컨테이너 박스는 보이지 않고 빗줄기만 더욱 거세게 쏱아진다.
'국선왕' 안내판 옆 평평한 제석에 걸터앉아 우산을 펴고 잠시 점심식사를 하고는 다시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니 지금껏 잘 참아주던 등산화가 젖어오고 옷에 쓸린 사타구니에 신호가 오기 시작한다.
기억에 없는 기암 하나를 지나고 가파른 임릉길을 돌아 칼봉산(910m)으로 올라가면 전에 없던 큰 정상석이 서있고 낡은 삼각점(일동430)도 놓여있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용추휴양림 6.6km 이정표를 보면서 남릉으로 들어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산 쓴 산객 한분과 지나쳐 암봉으로 솟아있는 880봉을 넘는다.
이정표가 서있는 승안리 갈림길을 지나고 경반리쪽으로 내려가 좌우로 길이 뚜렸한 사거리안부를 넘어 힘없는 다리를 채근하며 773봉을 힘겹게 오른다.



▲ 회목고개



▲ 기암



▲ 칼봉산 정상



- 우무동고개
아기자기한 암릉들을 조심스레 통과해 중산리 갈림길로 내려가니 우무동까지 3.5km라 적힌 이정표가 서있는데 해석을 잘못해 나중에는 30여분을 헤메이게 된다.
지능선들을 조심하며 능선 갈림길로 내려가 남동쪽 지능선으로 잘못가다 돌아와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남서쪽 등로를 따라가지만 계곡의 물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와 다시 돌아온다.
처음 진행했었던 남동쪽 지능선으로 한동안 잘못 내려가다 오른쪽으로 능선을 발견하고는 가시덤불과 칡넝쿨들을 어렵게 뚫고 이정표가 서있는 우무동고개로 올라간다.
고개를 건너 잘나있는 산길을 따라가면 저멀리에 수정봉인듯한 봉우리가 구름 사이로 높게 서있고 점차 빗줄기가 약해지며 밑으로 우무동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칼봉산휴양림 갈림길을 지나고 ddc님의 낡은 코팅리본 하나를 보며 조망도 트이지 않고 특징도 없는 낮으막한 야산길을 따라가니 오른쪽으로 아침에 지나간 송이봉 능선이 듬직하게 펼쳐진다.



▲ 중산리 갈림길



▲ 우무동고개



▲ 전망대에서 바라본 수정봉



- 수정봉
연신 봉우리들을 넘고 지형도상의 수정봉인 447봉을 지나 시간이 일러 고개를 갸웃하며 바로 앞에 있는 수정봉(437.7m)으로 올라가면 자그마한 헬기장에서 낡은 삼각점(경기205호)이 반겨준다.
남은 찬 막걸리를 다 따라마시고 색 옅은 영지버섯들을 따며 반질반질한 산길을 마지막까지 따라가 무덤들을 지나서 허수아비 두개가 외롭게 서있는 밭으로 내려간다.
경반리 마을회관 앞 승강장에서 몸단장을 하고 독한 마가목주로 몸을 달래며 16시 50분에 용추에서 떠난다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니 비가 그치며 환한 햇살 한줄기가 수정봉자락을 잠깐 비추인다.



▲ 수정봉 정상



▲ 날머리



▲ 날머리에서 바라본 보납산



▲ 경반리 마을회관